'과장', '부장'이라는 직급 대신, '형님'소리를 듣는 남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가족 사랑만은 남다르지 않은 대한민국 가장 '강인구'(송강호). 오늘도 그는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우아하게 살고 싶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조직 일도 열심, 아빠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조직 일을 그만두라는 가족들의 냉대와 조직의 2인자 노상무와의 껄끄러운 관계는 그의 인생을 전혀 우아하지 못한 곳으로 끌어 내리는데...
1. 시대가 사랑하는 배우 송강호 시대를 사랑하는 감독 한재림을 만나다
배우 송강호. 이름만으로 빛나는 배우이지만 함께 작업한 감독들의 면면을 들여다 볼 때 과연 최고의 배우임을 확고히 한다. 최근 <괴물>로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을, <공동경비구역 JSA><복수는 나의 것>으로 박찬욱 감독과, <조용한 가족><반칙왕>으로 김지운 감독, <초록물고기> 이창동 감독까지. 명실상부 대한민국 간판감독들과의 작업은 모두 그의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감독들과 각각 <박쥐>(박찬욱),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김지운), <밀양>(이창동) 작업을 예정 중이거나 진행 중에 있어 감독들의 송강호에 대한 신뢰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송강호는 데뷔작 <연애의 목적>으로 연애에 대한 촌철살인의 직격타를 날리며 관객과 평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대종상 신인감독상까지 수상한 한재림 감독과 만났다. 대한민국 대표배우와 개성 넘치는 감독의 이와 같은 만남은 <우아한 세계>를 더욱 신뢰하게 만드는 초석이 된다. 이처럼 시대가 사랑하는 배우 송강호와 가장 밀접하면서도 직접적인 주제를 다루며 시대를 사랑하는 감독이 만나 발생시키는 시너지는 온전히 관객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2. 한국형 느와르의 탄생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 느와르
<우아한 세계>의 장르인 '생활 느와르'는 한국형 느와르의 탄생을 알리는 함축적인 단어이자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이다. '느와르'의 사전적 의미는 범죄와 파멸, 암흑가를 그린 영화의 한 장르. 때문에 느와르라는 장르로 관객들과 마주했던 숱한 영화들은 조직 폭력배인 주인공들이 한 방 인생을 꿈꾸다 스러져 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그러나 한국형 느와르를 표방하는 <우아한 세계>는 다르다. 기존의 느와르가 폼에 살고 폼에 죽는 남자들의 세계를 그렸다면 <우아한 세계>는 가족에 살고 가족에 죽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세계를 그린다. 비 내리는 거리, 어둡고 무거운 화면 이미지로 대변되는 느와르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우아한 세계>는 오히려 메마름 속에 간헐적으로 목을 축여야만 하는 각박함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그린다. "현실과 동떨어져 멋있게만 보이는 느와르가 아닌 일상의 눈으로 보는 느와르를 보여주고 싶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보통 사람의 시선에 맞춰져 있다. 사고사(死)가 아닌 과로사(死)로 죽을 가망성이 높은 '조폭 가장'을 통해 여느 샐러리맨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은 버린 채 가족들을 위할수록 가족들과 어긋나고 소외되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비애를 담아 공감대를 형성한다. 바로 내 이웃일 수도 있는 가장의 생활 느와르 <우아한 세계>을 마주하는 순간, 가정이 곧 치열한 전쟁터이자 생활이 곧 느와르라는 비범한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조폭, 샐러리맨, 그리고 아버지 배우 송강호 캐릭터의 총망라
'송강호'라는 이름 석자는 연기를 통해 영화 속의 모든 것을 현실로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고, 연기만으로도 영화 전반을 꿰뚫게 만드는 놀라움이 숨겨져 있다. 배우 송강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해 갔고 그 영역 안에 관객들은 빠져들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평단까지도 그의 연기에 대한 호평으로 화답했다. <넘버3> '불사파'의 우두머리로 '송강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래, '얕은 지식, 더듬는 말투, 그러함에도 기죽지 않는 카리스마'로 표방되는 송강호의 연기 스타일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우아한 세계>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그가 <넘버3> 이후 9년 만에 조폭 연기로 복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초록 물고기><넘버3>의 조폭 역할 외에 <복수는 나의 것><효자동 이발사><괴물>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 <반칙왕>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샐러리맨 등 그간의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있듯이 가족들과의 우아한 삶을 위해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조직 생활을 하는 <우아한 세계>의 '강인구'는 송강호가 연기했던 캐릭터를 총망라한 역할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역할이든 맞춤옷처럼 소화해 내는 그이지만 '강인구' 역할은 그야말로 송강호를 위한, 송강호만이 할 수 있는 배역이다. 역할 하나하나에 특별함을 부여하고 각인시켰던 그에게 있어 <우아한 세계>는 자신의 연기를 집대성하는 특별한 기회이자 또 다른 도전이다.
4. 같은 표현, 다른 목적 새로운 목적시리즈의 탄생
<연애의 목적>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은 알면서 모르는 척 그러면서 아닌 척 했던 사람들의 치부를 벗겨내듯 사실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연애'에 대한 환상을 깼기 때문이다. 환상을 깬다는 것, 그 연장선상에 <우아한 세계>가 있다. <우아한 세계>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조직생활을 하는 조폭이 있고, 그 조폭에게는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인 그는 가족을 위해 조직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해도 쉽지만은 않고 또 그럴수록 가족들과는 멀어진다. 가정생활도 직장생활도 순탄한 일은 없다. 평범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평범한 가장이 직장, 가정, 개인 사를 통해 겪는 곤경과 아이러니는 '행복'이라는 틀 안에 가둬두었던 가정의 허상을 벗은 모습이기에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연애의 목적>이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포장을 거둬낸 사랑의 현실을 보여주었다면 <우아한 세계>는 가정이라는 틀과 가장이라는 굴레가 만들어 놓은 정체성과 목적론에 대해 가족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곱씹어 볼 만한 묵직한 주제를 제시할 것이다. 때문에 <우아한 세계>는 덮어두었거나 피해갔던 문제를 직시하게 만드는 첨예함은 같지만 인생에 있어 또 다른 목적에 대해 해부하는 새로운 목적시리즈 탄생을 예고한다.
1. 한국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추격 씬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 한국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추격 씬이 촬영되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인구가 조직에 의해 쫓기게 되는 이 장면은 승용차가 역 주행하다가 대형버스 등 승용차의 4중 충돌하게 되는 영화 속 가장 긴박감 넘치는 하이라이트 장면.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받아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 장산역의 왕복 6차선 도로를 전면통제하고 촬영되었다. 부산의 도로를 전면통제한 것은 사상 최초의 전례 없는 일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촬영 당시 서면 백화점 앞 4개 차로를 부분 통제하고, <태풍> 촬영 때 해운대 해안도로 일부를 막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교차로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처음. 또한 규모에 있어서도 한국영화 사상 최대규모로 버스와 승용차 등 총 76대의 차량이 동원되었고 60여명의 배우와 100여명의 스탭이 참여하였고 해운대경찰서에서 파견된 경찰 30여명을 포함 70여 명의 안전요원이 동원되었다. 꼬박 48시간이 소요되어 완성된 이 장면은 영화 속 주인공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더욱 스펙타클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2. 송강호 연기인생 최초의 생활액션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자리 잡은 송강호가 연기인생 최초의 생활 액션을 연기했다. 생활액션이란 하늘을 날아 이단옆차기를 선보이거나 18대 1의 허황된 결투가 아닌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액션으로 <우아한 세계>가 표방하는 생활 느와르를 고스란히 재현한 액션이다. 건설회사 공사장의 인부들이 공사를 거부하자 인구가 부하들과 30만원의 일당을 주고 고용한 조직원들을 이끌고 싸움을 벌이는 장면. 울산의 한 공사장에서 진행되었는데 특히 이날은 38도를 넘나드는 고온의 날씨로 배우, 스탭 모두 고생이 많았다고.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곤 땀을 닦을 수 있는 수건 한 장과 꽝꽝 얼린 물 한 병뿐, 각목, 벽돌, 바리케이드 그리고 맨 주먹을 무기로 멋도 무게도 없이 오직 살기 위해 벌이는 싸움은 관객들에게 무척이나 현실적이지만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부하들에게 싸움을 맡기고 목에 수건을 두른 채 얼린 물 한 병을 든 송강호의 모습은 영화의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감독이 꼽는 최고의 명 장면이다.
3.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칸노요코 합류
<우아한 세계>를 위해 세계적인 영화인이 합류했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일본의 영화음악가 칸노요코가 송강호의 탁월한 연기력과 한재림 감독의 연출력을 믿고 흔쾌히 <우아한 세계>의 음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TETSU 100%'라는 밴드의 키보드와 작곡을 담당하며 음악계에 데뷔한 후 게임과 광고, 애니메이션으로 영역을 넓히며 천재 작곡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1994년 27의 나이로 애니메이션계 블록버스터 <마이크로 플러스>를 담당한 그녀는 1996년 광고음악대상, 1998년 미키 도리로 광고음악상, 1999년 13회 일본 골든디스크대상 애니메이션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음악인이다. 특히 <카우보이 비밥>의 음악으로 애니메이션의 천국 일본에서도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음악감독으로 명성 높은 그녀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허니와 클로버><불량공주 모모코> 등의 영화를 통해 개성 넘치는 음악세계를 펼쳤다. 아시아와 유럽, 북남미 음악의 조화, 오페라에서 팝, 어쿠스틱에서 일렉트로닉까지 전통과 현대 등 모든 형태의 음악이 엮인 독특함으로 세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든 이를 사로잡는 그녀의 음악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아한 세계>와 더없이 어울리는 짝이 아닐 수 없다.
4. 송강호, 오달수 <괴물>에 이어 한강에서의 회동
송강호와 오달수, 그들이 <괴물>에 이어 또 다시 만났다! 더군다나 그들이 만남의 장소로 택한 곳은 바로 한강이다. 이미 <괴물>에서 '강두'와 '괴물'로 쫓고 쫓기는 관계로 만났던 두 사람은 <우아한 세계>에서도 죽마고우이자 라이벌 조직이라는 독특한 관계로 등장해 한강에서 대면하게 된 것이다. 송강호는 말할 것도 없이 오달수는 근래 충무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성파 배우의 표본. 그런 둘이 하나의 영화를 통해 만났다는 것은 관객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영화 속 둘의 관계는 영화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하면서 아이러니하다. 오래된 고향친구이면서 상대편 조직원 관계라는 설정은 송강호와 오달수이기에 심각하거나 비극적이지 않고, 작위적이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는 타당성을 얻는다. 또한 친구의 모임도, 타 조직 간의 설전도 아닌 애매모호한 둘의 만남은 영화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조폭이면서 아버지, 생활이면서 느와르, 친구이면서 적인 영화의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할 것이다. 특히 극중 현수의 첫사랑에 관한 놀림으로 시작된 물장난 장면은 배우 송강호와 오달수의 천진함을 느낄 수 있는 명 장면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