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원 크림 카페 앞에
빵 굽는 트럭이 있다
일주일에 두번 온다
아줌마는 언어 장애인이라
차량에 붙여놓은 메뉴판을 보고 빵을 시킨다
공갈빵 이천 원, 국화빵 오천원 이다
어느날 예술의 전당에 전시보러 갔더니 정문 앞에 그 빵 트럭이 와 있었다
이곳에도 와 장사를 하는 모양이다
코로나 때는 빵 값이 천원이었는데 갑절이 올랐다
장애인이 해서 그런지 장사가 제법 잘된다
아줌마는 늘 표정이 없다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말을 못하니까 말을 안 섞어도 되고
손님들이 가격을 물어오면
손가락으로 메뉴판만 가르키면 되고
돈 주는 대로 빵을 주면되니까 장사가 편하다
그런데 나는 가격이 오른 다음부터 빵을 사지 않는다
총신대역 남성 시장
빵 트럭에서도 공갈빵을 판다
3개에 이천원 하나에 칠백원 꼴이다
우리동네에서는 이천원이라고 했더니 놀랜다
천원 받아도 남는데 그건 폭리라고 혀를 내두른다
자기네도 3개 이천원 받아도 남는다고 했다
장애를 이용하여 너무 비싸게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로는 동네 공갈빵은 안 사먹기로 했다
밀가루 반죽에 속빈 강정같은 배불뚝이 공갈빵을 이천원 받는 것은 좀 심한듯 싶어서다
내가 좀 심하게 괴장하는 것 인가 자문도 해 본다
나는 유년시절부터 봐오던 빵이라 공갈빵을 좋아한다
바사삭 부서지는 빵 속은 늘 허공이다
먹음직스러워 보여도 속은 늘 비어있다
그 허망함을 은근히 즐기는 것 같다
중앙공원 빵 아줌마에게 따지고 싶다
"남성시장은 3개에 이천 원인데 한 개에 이천 원은 너무 폭리 아닌가요?ᆢ"
"그럼 거기서 사먹어ᆢ"
그럴까봐 얘기를 못하겠다
하긴, 불우 이웃 돕는 거라 생각하면
내가하는 생각은 불순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많이 못된 건가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