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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화폐의 회류
노동생산물의 물질대사가 수행되는 형태변환 W-G-W는, 동일한 가치가 상품으로서 과정의 출발점을 이루고, 또한 상품으로서 동일한 점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상품들의 이러한 운동은 따라서 순환이다. 다른 한편에서 이 운동형태는 화폐의 순환을 배제한다. 그 결과는 화폐가 끊임없이 그 출발점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지, 그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다.(193)
*판매자가 화폐를 가지고 있으면, 상품의 변화는 첫 번째 단계에 그치게 됩니다. 전체 유통과정의 일부분만이 진행된 것입니다. 아마포 판매자가 성경을 구매한 뒤 아마포를 다시 판매한다면 화폐는 그의 수중으로 돌아오지만 처음의 화폐는 더더욱 멀리 가 있습니다.(193-194)
화폐는 새로운 상품을 위한 동일한 유통과정의 갱신 혹은 반복을 통해서만 되돌아오는 것이고, 이번에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결과로 끝난다. 그리하여 상품유통을 통해서 화폐에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운동형태는 화폐가 그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지는 것, 화폐가 어떤 상품 소유자의 수중에서 다른 어떤 상품 소유자의 흘러가는 즉 화폐의 회류이다.(194)
화폐는 상품의 가격을 실현함으로써 상품을 판매자의 수중에서 구매자의 수중으로 옮기는데, 반면에 자신은 동시에, 동일한 과정을 어떤 다른 상품과 더불어 반복하기 위해서, 구매자의 수중에서 판매자의 수중으로 멀어져 간다. 화폐운동의 이러한 일면적 형태가 상품의 양면적인 형태운동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사실은 은폐되어 있다.(194)
상품의 제1의 변태는 단지 화폐의 운동으로만이 아니라 상품 자신의 운동으로도 보이지만, 그 제2의 변태는 단지 화폐의 운동으로만 보인다. 상품은 그 유통의 전반에서 화폐와 위치를 바꾼다. 그와 동시에 상품의 사용자태는 유통으로부터 탈락하여 소비로 들어간다.상품의 가치자태 혹은 화폐가면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유통의 후반을 상품은 더 이상 그 자신의 자연적 외피가 아니라 자신의 금외피를 쓰고 통과한다.(195)
그와 더불어 운동의 연속성은 전적으로 화폐 측에 있게 되고, 상품으로서는 두 개의 상반된 과정을 포함하는 동일한 운동이 화폐 자신의 운동으로서는 언제나 동일한 과정을, 즉 언제나 다른 상품과의 그 위치변환을 포함한다. 상품유통의 결과, 즉 다른 상품에 의한 상품의 대체는 그리하여 상품 자신의 형태변환에 의해서 매개되는 것이 아니라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의해서 매개되는 것처럼 보이며,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가 그 자체로서는 운동하지 않는 상품들을 유통시켜 상품을 그것이 비사용가치인 사람의 수중에서 그것이 사용가치인 사람의 수중으로, 화폐 자신의 진행과는 언제나 반대의 방향으로 옮기는 것처럼 보인다. (195)
*화폐는 처음 자신을 사용한 사람에게서 멀어집니다. 판매자의 손에서 구매자의 손으로 들어간 상품은 최종구매자의 손에 들어간 경우, 더 이상 유통되지 않습니다. 화폐는 상품들을, 유통영역 바깥으로 보내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화폐운동은 단지 상품유통의 표현에 불과함에도, 반대로, 상품유통이 단지 화폐운동의 결과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195-196)
다른 한편에서 화폐에 유통수단의 기능이 귀속되는 것은 단지 화폐가 상품들의 자립화된 가치이기 때문일 뿐이다. 그리하여 유통수단으로서의 그 운동은 실제로는 상품들 자신의 형태운동일 뿐이다. 이 형태운동은 따라서 감각적으로도 화폐의 회류에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196)
그리하여, 예컨대, 아마포는 우선 자신의 상품형태를 자신의 화폐형태로 전화시킨다. 아마포의 제1의 변태 W-G의 최후의 극인 화폐형태는 그 다음에는 그것의 최후의 변태 G-W, 즉 성경으로의 그 재전화의 최초의 극이 된다. 그러나 이 두 개의 형태변환은 어느 것이나 상품과 화폐 간의 교환을 통해서, 즉 그것들의 상호 위치전환을 통해서 수행된다. 동일한 화폐조각들이 상품의 양도된 자태로서 판매자의 수중에 들어왔다가 상품의 절대적으로 양도 가능한 자태로서 그 수중을 떠나간다. 그것들은 두 번 위치를 바꾼다. 아마포의 제1의 변태는 직포자의 주머니 속으로 이 화폐조각들을 가져오고, 제2의 변태는 그것들을 다시 끄집어낸다. 따라서 동일한 상품의 상반된 두 형태변환이 화폐의 두 번에 걸친 위치변환에 상반된 방향으로 반영된다.(196)
*단순히 두 명이 물건을 사고팔게 되면 화폐가 위치를 바꾸는 것뿐이지만, 화폐는 수많은 거래에서 활용됩니다. 상품은 무수히 많은 수가 새로이 유통영역에 진입하고 사라지지만, 화폐는 계속 유통역역에서 활약을 지속합니다.(196-197)
따라서 유통영역은 어느 만큼의 화폐를 끊임없이 흡수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197)
(…)상품들은 이미 일정한 표상된 화폐량에 등치되어 있다. 지금 여기에서 고찰하는 직접적인 유통형태는 상품과 화폐를, 하나는 판매라는 극에, 다른 하나는 구매라는 그 대극에, 서로 언제나 육체적으로 대립시키고 있기 때문에, 상품세계의 유통과정을 위해서 필요한 유통수단의 량은 이미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서 규정되어 있다. 실제로 화폐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이미 관념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금의 총액을 단지 현실적으로 재현할뿐이다. 따라서 이들 총액이 서로 같다고 하는 것은 자명하다.(197)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상품들의 가치가 불변인 경우 그 가격은 금화폐재료 자체의 가치와 더불어 변동해서,금의 가치가 떨어지면 비례적으로 올라가고, 금의 가치가 올라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상품들의 가치가 불변인 경우 그 가격은 금화폐재료 자체의 가치와 더불어 변동해서, 금의 가치가 떨어지면 비례적으로 올라가고, 금의 가치가 올라가면 비례적으로 떨어진다. 상품들의 가격총액이 그렇게 하여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유통하는 화폐의 량도 그와 같은 정도로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197-198)
상품의 가격이 먼저 화폐의 가치에 반비례하여 변동하고, 그 후 유통수단의 량이 상품의 가격에 정비례하여 변동한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상품의 유통영역에는 하나의 구멍이 있어서, 그 구멍을 통해서 금(은, 요컨대 화폐재료)이 주어진 가치를 가진상품으로서 유통영역으로 들어온다. 이 가치는 가치척도로서의 화폐의 기능에서는, 따라서 가치규정에서는 전제되어 있다.(198)
우선 귀금속의 원산지에서 상품으로서의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들의 가격변동에 나타난다. 특히 부르주아 사회가 보다 덜 발달한 상태에서는 다른 상품의 대부분은 아직도 상당히 오랜 동안 가치척도의, 이제는 환상적으로 돼버린 낡은 가치에의해서 평가될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한 상품은 다른 상품을, 그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계를 통해서 감염시켜 가는 것이고, 상품들의 금가격이나 은가격은, 마침내 모든 상품 가치가 화폐재료의 새로운 가치에 상응하여 평가될 때까지, 그것들의 가치자체에 의해서 규정되는 비율로 서서히 조정된다. 이 조정과정은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들을 대신하여 유입되는 귀금속의 지속적인 증대를 수반한다. 그리하여 상품들의 가격 수정이 일반화되는 것과 같은 정도로, 혹은 상품들의 가치가 귀금속의 새로운, 이미 저하된, 그리고 어떤 일정한 점까지 계속 저하하고 있는 가치에 적합하게 평가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상품들의 가격의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귀금속의 추가량도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금·은 생산지의 발견에 뒤이어일어난 사실들을 일면적으로 관찰했기 때문에, 17세기와 특히18세기에는, 물가가 오른 것은 보다 많은 금과 은이 유통수단으로서 기능했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추론에 빠졌다. 아래에서는 금의 가치는 주어져 있는 것으로 전제하는데, 실제로도 그것은 가격을 평가하는 순간에는 주어져 있다.(198-199)
이러한 전제 하에서는 유통수단의 량은, 상품들의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에 의해서 규정되어 있다. 나아가서 이제 각 상품종류의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전제하면, 상품들의가격총액은 명백히 유통 중에 있는 상품량에 달려 있다.(199)
상품량을 주어진 것으로서 전제하면, 유통하는 화폐의 량은 상품들의 가격변동에 따라서 증감한다. 그 량이 증감하는 것은, 상품들의 가격총액이 그 가격변동의 결과로서 증감하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서는 모든 상품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거나 내릴 필요는 결코 없다. 유통하고 있는 모든 상품의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따라서 또 보다 많은 혹은 보다 적은 화폐를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한 경우에는 일정 수의 주요 물품의 가격등귀가 있으면, 다른 경우에는 그 가격저하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상품들의 가격변동이 실제의 가치변동을 반영하든, 혹은 시장가격의 단순한 동요를 반영하든, 유통수단의 량에 대한 그 효과는 동일하다.(200)
동일한 화폐조각들의 이러한 반복적인 위치변환은 상품의 이중의 형태변환, 즉 두 개의 상반된 유통단계를 통한 상품의 운동 및 다양한 상품들의 변태의 뒤엉킴을 표현하고 있다. 76 이 과정이 진행되는 대립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단계들은 공간적으로 병존할 수 없고, 단지 시간적으로 서로 잇달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기간이 이 과정의 지속의 척도가 된다. 즉, 추어진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동일한 화폐조각들의 회류수(廻流數)에 의해 화폐회류의 속도가 측정된다.(201)
앞에서의 네 가지 상품의 유통과정이 예컨대 하루 동안 지속된다고 하자. 그러면, 실현할 가격총액은 8파운드 스털링이고, 그 날 하루 동안의 동일한 화폐조각들의 회류수는 4번이며, 유통하는 화폐의 량은 2파운드 스털링이 된다. 혹은, 어떤 주어진 기간의 유통과정에 관해서는,
상품들의 가격총액 / 동일 명칭의 화폐조각들의 회류수 =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량
이 된다.(201)
유통 속에 존재하는 동일한 명칭의 모든 화폐조각들의 회류 총수로부터는 그러나 개개의 화폐조각의 평균회류수, 즉 화폐회류의 평균속도를 알 수 있다. 예컨대, 하루의 유통과정이 시작될 때에 그 유통과정에 투입되는 화폐량은 당연히 동시에 그리고 공간적으로 나란히 유통되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서 규정된다. 그런데 과정의 내부에서는 하나의 화폐조각은 다른 화폐조각에 대해서 말하자면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하나의 화폐조각이 그 유통속도를 높이면, 다른 하나의 화폐조각은 그 속도가 느려지거나, 혹은 완전히 유통영역 밖으로 날아가버리는 바, 왜냐하면 이 유통영역은 단지, 그 개개의 요소의 평균적 회류수를 곱하면 같아지는,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 만큼의 금량만을 흡수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202)
따라서 화폐조각들의 회류수가 증대하면, 화폐의 유통량은 감소한다. 그 회류수가 감소되면, 그 량은 증대한다. 유통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는 화폐의 량은, [화폐회류의 역자] 평균속도가 주어져 있다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일정량의 1파운드 금화들을 유통으로부터 빼내기 위해서는 같은 량의 1파운드 지폐들을 거기에 투입하기만 하면 되고, 이는 모든 은행이 잘 알고 있는 술책이다.(202)
화폐회류 일반에는 상품들의 유통과정, 즉 대립적 변태들을 통한 상품들의 순환만이 나타나는 것처럼, 화폐회류의 신속성에는 상품들의 형태변환의 신속성, 변태계열들의 연속적인 상호 맞물림, 물질대사의 분주성, 유통영역으로부터의 상품들의 급속한 소멸과 새로운 상품들에 의한 마찬가지로 급속한 교체가 나타난다. 화폐회류의 신속성에는 따라서 사용자태의 가치자태로의 전화와 가치자태의 사용자태로의 재전화라고 하는 상반되고 상호보완적인 단계들의, 즉 판매와 구매라고 하는 두 과정의 유동적인 통일이 나타난다.(202-203)
반대로, 화폐회류의 감속에는 이들 과정의 분리 및 대립적인 자립화, 즉 형태변환의, 따라서 물질대사의 정체가 나타난다. 이 정체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는 당연히 유통 그 자체로부터는 알 수 없다. 유통은 단지 현상 그 자체만을 보여줄 뿐이다. 화폐회류가 완만해짐에 따라 유통 주변의 모든 지점에서 화폐가 뜸하게 출몰하는 것을 보고 통속적 견해가 이 현상을 유통수단의 량의 부족으로 설명하는 것도 당연하다.(203)
따라서 각 기간에 유통수단으로서 기능하는 화폐의 총량은, 한편에서는 유통하고 있는 상품세계의 가격총액에 의해서 규정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품세계의 대립적 유통과정의 보다 느리거나 보다 빠른 흐름에 의해서 규정되는데, 그 가격총액의 어느 만큼이 동일한 화폐조각에 의해서 실현될 수 있는가는 이 흐름의 완급(緩急)에 달려 있다.(204)
그러나 상품의 가격총액은 또한 각 상품종류의 가격에도 그 량에도 달려 있다. 이 세 요소 즉 가격운동, 유통하는 상품량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폐의 회류속도는 그러나 다양한 방향과 다양한 비율로 변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 따라서 그것에 의해서 제약되는 유통수단의량은 아주 수많은 조합을 경험할 수 있다.(204)
*상품가격이 불변인데 유통수단 양 증대한 경우
->유통상품량 증대
->화폐 회류속도 감소
->혹은 두 요소 모두의 발생
상품가격이 불변인데 유통수단 양 감소한 경우
->유통상품량 감소
->유통속도 증대(204)
*상품가격 상승했는데 유통수단 양 불변한 경우
->유통상품량 감소
->화폐 회류속도 감소
상품가격 하락했는데 유통수단 양 불변한 경우
->유통상품량 증대
->화폐 회류속도 증가(205)
다양한 요소들의 변동들은 서로 상쇄될 수 있고, 그 때문에 그 요소들의 끊임없는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어야 할 상품 가격의 총액은 불변일 수 있으며, 따라서 유통화폐량 역시 불변일 수 있다. 그리하여 특히 다소 장기간을 고찰하면, 각국에서 유통하는 화폐량의 평균수준은 외관상 예상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일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한 생산공황 및 상업공황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드물게는 화폐가치 자체의 변동에서 발생하는 격렬한 교란들을 제외하면, 이 평균수준으로부터의 편차가 외관상 예상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205)
유통수단의 량은 유통하는 상품들의 가격총액과 화폐회류의 평균속도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법칙은, 상품들의 가치총액이 주어져 있고 그것들의 변태의 평균속도가 주어져 있는 경우 회류하는 화폐 즉 화폐재료의 량은 그것 자신의 가치에 달려 있다고도 표현될 수 있다.(206)
거꾸로 상품가격은 유통수단의 량에 의해서 규정되고 유통수단의 량은 한 나라에 존재하는 화폐재료의 량에 의해서 규정된다고 하는 환상은, 그 최초의 대표자들의 경우에는, 상품은 가격을 갖지 않은 채 그리고 화폐는 가치를 갖지 않은 채 유통과정에 들어가고, 그러고 나서 거기에서 잡다한 상품더미 중의 어떤 분할 가능한 부분이 산더미같은 금속의 어떤 분할 가능한 부분과 교환된다고 하는 황당무계한 가설에 근거하고 있다.(206-207)
c) 주화, 가치표장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으로부터는 화폐의 주화형태가 발생한다. 상품들의 가격 즉 화폐명속에 표상되어 있는 금의 중량부분은 유통 속에서는 같은 명칭의 금조각 즉 주화로서 상품들과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격의 도량표준의 확정과 마찬가지로, 주화제조 업무는 국가에 귀속된다. 주화로서의 금과 은이 입었다가, 세계시장에서는 그러나 다시 벗어버리는 다양한 국민적 제복 속에 상품유통의 국내적 즉 국민적 영역과 그것의 일반적 세계시장 영역 사이의 구별이 나타난다.(209)
따라서 금주화와 금지금(金地金)은 본래부터 단지 외형상으로만 구별될 뿐이며, 금은 언제나 하나의 형태로부터 다른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조폐국에서 나오는 길은 동시에 용해로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회류 중에 금화들은 어떤 것은보다 많이, 어떤 것은 보다 적게, 마모되기 때문이다. 금명칭과 금실체, 즉 명목함량과 실제함량의 분리과정이 개시되는 것이다. 동일한 명칭의 금화들이, 무게가 서로 달라지기 때문에, 그 가치가 동일하지 않게 된다. 유통수단으로서의 금은 가격의 도량표준으로서의 금으로부터 괴리되고, 또한 그와 동시에 가격을 실현할 상품들의 진정한 등가물일 수도 없게 된다.(209-210)
화폐회류 그 자체가 주화의 실제함량을 그 명목함량으로부터,즉 그 금속존재를 그 기능적 존재로부터 분리시킨다면, 화폐회류는 금속화폐를 그 주화기능에서는 다른 재료로 이루어진 표장이나 상징 에 의해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포함하고 있다.(210)
고급한 금속 대신에 보다 저급한 금속이, 즉 금 대신에 은이, 은 대신에 구리가 가치척도로 쓰이고 따라서 보다 고급한 금속이 그것들을 퇴출시키는 순간까지 보다 저급한 금속이 화폐로서 유통한다고 하는 사정이, 금화의 대체물들로서의 은제의 그리고 동제의 표장들의 역할을 역사적으로 설명해준다.(210-211)
그것들(은화, 동화 : 발제자)이 금을 대체하는 것은, 주화가 가장 빨리 유통하고 따라서 가장 빨리 마모되는 상품유통 영역들, 다시 말해서 매매가가장 소규모로 끊임없이 갱신되는 영역들에서이다. 이들 위성(衛星)이 금 그 자체의 지위에 고착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지불에서 금 대신에 오직 그것들만을 수령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율이 법률적으로 아주 낮게 규정된다. 상이한 종류의 주화들이 회류하는 특수한 영역들은 물론 서로 뒤섞여 있다. 보조주화는, 최소 금화의 몇 분의 1인가를 지불하기 위해서 금과 나란히 나타난다. 금은 끊임없이 소매유통에 들어오지만, 그러나 보조주화와 교체됨으로써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거기에서 배출된다.(211)
은제 또는 동제의 표장들의 금속함량은 법률에 의해 임의로규정된다. 회류하는 중에 그것들은 금화보다도 훨씬 더 빨리마모된다. 따라서 그것들의 주화기능은 그것들의 무게와는, 즉모든 가치와는 사실상 철저히 무관한 것으로 된다. 금의 주화존재가 그 가치실체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무가치한 물건인 지권(紙)들이 그리하여 금 대신에 주화[유통수단 역자]로서 기능할 수 있다.(211)
1파운드 스털링, 5파운드 스털링 등의 화폐명이 인쇄되어 있는 지권들이 국가에 의해 외부로부터 유통과정에 투입된다. 그것들이 현실적으로 같은 이름의 금액을 대신하여 유통하는 한, 그 운동에는 화폐회류 자체의 법칙들만이 반영된다.(211)
지폐유통의 특유의 법칙은 단지 금에 대한 지폐의 대리관계로부터만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 법칙은 단순히 이것, 즉 지폐의 발행은 그것에 의해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금(또는 은)이 현실적으로 유통하지 않으면 안 될 량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통영역이 흡수할 수 있는 금량은 사실은 어떤 일정한 평균수준의 상하로 끊임없이 변동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주어진 나라에서 유통하는 매개물의 량은 경험적으로 확인되는 어떤 일정한 최소한 이하로는 결코 내려가지 않는다. 이 최소량이 끊임없이 그 구성부분들을 교체한다고 하는 것, 다시 말해서, 그것이 끊임없이 다른 금조각들로 구성된다고 하는 것은 물론 이 최소량의 크기나 유통영역 안에서의 이 최소량의 회전에 아무런 변화도 초래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최소량은 종이로 만든 상징들에 의해서 대체될 수 있다.(212-213)
오늘 만일 모든 유통수로(流通水路)들이 그 화폐 흡수능력의 최대한까지 지폐로 채워져 버린다면, 상품유통의 변동의 결과로 내일은 그 유통수로들이 범람할 수도 있다. 모든 한도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지폐가 만일 그 한도를, 즉 유통할 수 있을 같은 명칭의 금주화의 량을 초과하면, 전반적인 신용붕괴의 위험을 도외시하면, 지폐는 상품세계의 내부에서는 다만 그 내재적인 법칙들에 의해서 규정된 금량만을, 그리하여 또한 오로지 대리할 수 있는 금량만을 표시한다.(213-214)
만일 지권의 량이, 예컨대, 1온스씩의 금 대신에 2온스씩의 금을 표시한다면, 실제로는, 예컨대, 1파운드 스털링은, 이를 테면, 온스의 금 대신에 온스의 금의 화폐명이 된다. 그 효과는, 마치 가격의 척도로서의 금의 기능에 변화가 생긴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이전에는 1파운드 스털링의 가격으로 표현되던 동일한 가치들이 이제는 2파운드 스털링의 가격으로 표현된다.(214)
지폐는 금표장 즉 화폐표장이다. 상품가치들에 대한 지폐의 관계는 단지, 지폐에 의해서 상징적, 감각적으로 표시되는 동일한 금량에 상품가치들이 관념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데에 있을 뿐이다. 지폐는 오로지, 다른 모든 상품 분량과 마찬가지로 역시 가치량인 금량을 그것이 대표하는 한에서만 가치표장이다.(214)
왜 금은 자신의 단순하고 무가치한 표장에 의해서 대체될 수 있는가? 그러나 금이 그렇게 대체될 수 있는 것은, 이미 본 바와 같이, 금이 주화 즉 유통수단으로서의 그 기능에서 고립화되는, 즉 자립화되는 한에서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의 자립화는, 마모된 금조각이 계속 유통하는 데에서는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별적 금주화들에 대해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금조각들은, 실로 그것들이 현실적으로 회류하고 있는 동안에만, 단순한 주화 즉 유통수단이다. 그러나 개개의 금주화에 대해서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 지폐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최소량의 금에는 해당된다.(215)
이 최소량의 금은 끊임없이 유통영역에 머물면서 지속적으로 유통수단으로서 기능하고, 그리하여 오로지 이 기능의 담지자로서 존재한다. 따라서 그 운동은 상품변태 W-G-W의 대립적인 과정들의 계속적인 상호전환들만을 표현할 뿐인데, 이 과정 속에서 상품의 가치자태 [=상품이 전화한 화폐 : 역자]는 단지 재차 곧바로 사라지기 위해서만 상품과 상대한다.(216)
상품의 교환가치의 자립적인 표현은 여기에서는 단지 일시적인 계기일 뿐이다. 이 자립적 표현은 곧바로 다시 다른 상품에 의해서 대체된다. 그리하여, 끊임없이 화폐를 한 사람의 손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멀어져 가게 하는 과정 속에서는 화폐의 단순히 상징적인 존재로도 충분하다. 이를테면, 화폐의 기능적 존재가 그 물질적 존재를 흡수하는 것이다. 상품가격의 순간적으로 객체화된 반영이기 때문에, 화폐는 단지 그 자신의 표장으로서 기능할 뿐이고, 따라서 또한 표장에 의해서 대체될 수 있다.(216)
화폐의 표장은 오직 그 자신의 객관적으로 사회적인 타당성을 필요로 할 뿐이며, 종이로 된 상징은 이 타당성을 강제통용력에 의해서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국가적 강제는 오직 한 국가의 경계선에 의해서 둘러싸인, 즉 국내의 유통영역 내에서만 유효한데, 그러나 또한 단지 여기에서만 화폐는 유통수단 즉 주화로서의 그 기능에 완전히 몰두하고, 그리하여 지폐에서 화폐는 자신의 금속실체로부터 외적으로 분리되어 단순히 기능적인 존재양식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216-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