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FENGSHUI
한국영화, 장르:시대극 개봉:2018.09.19.
감독:박희곤, 각본:정자영, 제작:주피터필름,
주연:조승우,지성,김성균,백윤식,문채원, 관객:2,084,811명(2018.10.29.현재)
1. 조선의 역사는 군약신강의 세상이다.
조선시대는 중앙집권의 왕권강화가 극치를 이룬 시대이다. 명문가도를 향하는 권문세도가라 할지라도 왕 위에 있지는 않다. 김좌근은 아들 김병기에게 교살당한 것이 아니라 고종 즉위후까지 조정의 원로로서 영향력이 있었다. 김좌근이 사망했을 때 대원군은 묘비명을 직접 하사하였다. 김병학은 고종 초기 영의정으로 개혁정책을 지원하였고, 동생인 김병국은 사창제를 실시하며 이조판서와 호조판서를 역임했다. 승유억불정책의 조선이지만 사찰에 대한 화재는 여전히 극형이다. 흥선군은 가야사와 거래를 통한 부지를 매입하고 사찰 터 전체를 묘지로 사용하였다. 헌종의 후왕은 10년집권의 철종이다. 흥선대원군은 그 후의 집권세력이다. 파묘는 모두 허구다. 왕조의 묘는 특히 더욱 그렇다. 기록에 의하면 조선왕조의 묘에는 100여벌의 옷과 이불이 사용되고 사대부의 묘에도 이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2. 영화 “명당”
생존시에는 좋은 환경을 갖춘 자리에서 살기를 원하고 사망시에는 땅의 기운을 얻어 영원토록 살기를 원하였던 사람들의 땅에 대한 생각이 논리화 한 것을 “풍수지리설”이라고 말한다. 명당은 현세대 뿐만 아니라 후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신앙하는 삼국시대로부터 고려시대에는 전성기를 이루었다. 조선시대에도 이러한 명당사상은 민심의 뿌리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권문세도가들에겐 하늘의 기운을 담는다는 뜻으로 더욱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과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은 풍수지리 사상에서 가장 좋은 명당이라는 평판이 있다. 영화 “명당”은 2013년 “관상”, 2018년 “궁합”에 이어 역리학 영화의 3부작으로 연결선상에 있다. 영화 명당은 역사적인 고증보다는 풍수지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조명한 것이다.
내의원에서 올린 탕약을 마신 “효명세자”(김민재역)가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순조”(이윤건역)가 신하들과 지관들의 조언에 따라 명당터에 효명세자의 능을 조성하려 하지만 지관 중 한 명이 흉지라고 강력하게 반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료들과 지관이 명당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효명세자는 그곳에 자리하게 된다. 충직한 간언을 올린 “박재상”(조승우역)의 자택에 친구 “구용식”(유재명역)이 찾아와 술상을 받는다. 집안에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어서 뒷산에 올라가 소변을 보는 순간 장동 김씨의 사병들이 박재상의 집을 불태우고 가족들을 참살한다. 갑작스런 습격을 당한 박재상이 달려왔지만 가산과 가족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13년의 시간이 흐른다.
박재상은 구용식과 함께 지관으로 영업을 하여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다. 지관자금으로 장동 김씨의 묘 위치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성과가 없다. 기생들에게 자금을 뿌리며 정보를 알고자 했던 어느날, 기생집 대방 “초선”(문채원역)이 “김좌근”(백윤식역) 대감이 우리집 최고의 단골이라며 박재상을 쫓아 내 버린다. 그후 박재상의 집에 장동 김씨의 묘자리를 알려 달라는 “흥선군”(지성역)이 찾아 온다. 흥선군은 몰락한 왕족의 힘없는 풍운아였다. 장동 김씨와 동일한 원한을 갖고 있는 박재상과 흥선군은 상호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친구가 된다. 박재상은 흥선군과 함께 온 왕족 “이원경”(강태오역)을 통하여 “헌종왕”(이원근역)에게 장동 김씨의 계략으로 효명세자는 흉지에 묻히고 명당터에는 김좌근의 아버지 김조순이 묻혀 있다고 고하였다. 사실확인에 나선 헌종이 내금위병사들과 함께 파묘를 하자 관속에는 물이 차 있고 뱀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한편 김조순의 묘에는 시신이 온전히 보존된 상태로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은밀하게 심어둔 궁녀를 통해 김좌근은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책임전가에 급급한 관료들을 숙청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한다. 김좌근은 궁에 입궐하여 죄를 청하였지만 모든 권력자들을 대동한 그의 입궐은 헌종을 두렵게 한다. 결국 효명세자의 묘를 이장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감 지어야 했다. 박재상과 흥선군은 장동 김씨의 다른 가묘들에게서도 동일한 명당터를 이용하였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은밀한 조사에 돌입한다. 이 일에 가장 핵심적으로 가담한 인물이 바로 초선이다. 초선은 장동 김씨의 횡포로 부모를 잃었지만 흥선군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박재상을 기생집에서 쫓아 내었을때도 박재상의 실언으로 자신의 위치가 공개되는 것을 방지한 것이었고 흥선군에게 박재상을 소개한 것도 초선이었다.
박재상은 부친의 새로운 묘터를 찾으려는 김좌근의 테스트에 응시하여 그의 눈에 들어온다. 박재상은 김좌근의 주변에서 은밀한 보물창고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묘도를 찾아낸다.충격적인 것은 장동 김씨의 조상묘는 모두 왕릉이었다. 장동 김씨는 왕릉의 묘를 파묘하고 국왕의 관위에 조상들의 관을 암장하고 봉분을 덮는 극악한 죄를 저지른 것이다. 박재상과 흥선군은 화살에 밀서를 달아 헌종왕 앞으로 날려 보낸다. 밀서를 읽은 헌종이 내금위병력을 동원하여 김좌근의 자택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김좌근은 두려움 하나 없이 “조카 왔는가?”하며 대역죄의 언행을 저질렀다. 문제는 헌종이 굳게 믿고 데려온 내금위 병력들 모두가 칼 끝을 헌종에게 겨눈 것이었다. 체포하러 갔다가 체포를 당한 헌종은 김좌근에게 무릎을 꿇었고 김좌근은 헌종이 미신 따위에 신봉되었다고 오히려 책망한다. 더 나아가 장동 김씨의 묘도를 도적질한 죄를 물어 이원경을 고문 끝에 죽여 버린다.
장동 김씨는 새로운 묘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장동 김씨의 최측근 지관 “정만인”(박충선역)을 찾은 “김병기”(김성균역)는 새로운 명당터를 요구하고 정만인은 이미 김조순의 시신은 파묘하여 다시 내었기 때문에 부정을 탔다면서 그 부정을 덮을 강력한 기운을 가진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를 전한다. 김병기의 이야기를 들은 초선이 박재상과 흥선군에게 알려 주었지만 박재상은 전국 어디에도 이대천자지지는 없었다고 말한다. 초선은 김병기를 통해 정만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정만인은 초선과 함께 방문한 김병기에게 김조순의 시신이 너무 많은 부정을 탔다고 이대천자지지에 매장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한다. 전혀 새로운 인물을 매장하고 김좌근이 직접 왕위에 오를 것을 권유한다. 김병기에게는 패륜을 권하고, 초선에게는 입조심을 하면 왕후가 될 것이지만 입 때문에 결국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다.
김병기가 떠난 후 초선을 미행하던 흥선군 일행이 전격적으로 정만인의 거처를 급습하여 그를 데려간다. 정만인의 말을 듣고 아버지인 김좌근의 살해한 김병기는 정만인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 초선을 고문하지만 초선은 자결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다. 이를 바라본 흥선군이 끝내 모른체 하고 돌아와 정만인을 윽박지른다.
흥선군의 반전이 시작된다. 본래 흥선군의 목적은 장동 김씨 세력의 파멸이 아니라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권좌를 위해 박재상과 손을 잡았던 것일뿐 그와 온전한 동지는 아니었다. 정만인을 만난 흥선군은 그와 함께 이대천자지지로 향하고 박재상은 이를 말리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때늦은 시간 김병기는 이곳을 찾았지만 흥선군과 정만인은 가고 없고 박재상만 남아 있다. 김병기는 박재상을 급박했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용식이 이대천자지지의 위치를 말해주며 김병기는 그들을 추적한다.
이대천자지지는 땅의 강력한 기운을 막기 위해 건립한 가야사였다. 흥선군과 일행은 승려들을 추방하고 가야사에 불을 지르려고 한다. 때마침 김병기 일행이 도착하여 양측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결전 끝에 흥선군이 승전하고 패전한 김병기는 현재 왕의 묘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흥선군의 동의를 받는다. 흥선군의 묵인하에 순종이 김병기의 의관들로부터 독살당하는 등 명당을 놓고 무차별 살인이 자행된다. 박재상은 흥선군에게 마지막으로 2대에 걸쳐 왕이 등장하는 곳이지만 그 후엔 장자가 멸절하는 흉지라고 말하지만 흥선군은 이를 듣지 않는다.
가야사를 불태운 흥선군이 남연군의 묘터를 잡는다. 땅과 묘터에 대하여 설명을 하던 정만인이 흥선군의 말에 올랐음을 확인해 주지만 흥선군은 정만인의 목숨을 거두어 간다.김병기는 박재상을 찾아가 흥선군에 대한 복수를 말한다. 아버지 묘터를 청하고 박재상이 정해준 터에 김좌근의 묘를 이장한다. 그러나 가세는 끝없이 기울어 가고 다른 지관들에게도 묘터를 부탁한다. 그런데 현재의 묘터는 물이 흘러 관이 부서지고 시신이 유실되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묘를 파보니 지관들의 말처럼 관은 사라지고 시신마져 유실되어 버린다. 이로서 박재상은 장동 김씨에 대한 복수를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
세월이 흐른후 경술국치를 넘어 일제강점기, 양복을 입은 젊은 남성 두명이 노년의 박재상을 찾는다.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젊은이들을 교육할 학교를 세울 명당터를 찾고 있다. 박재상은 지도에서 간도를 가리키고 구용식은 그들에게 그동안 모아 놓은 재산과 땅을 학교건축에 사용해 달라고 학교 이름을 지어준다. 박재상은 새로운 기운이 흥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학교이름을 신흥이라고 지어 준다.
영화는 끝이 났다. 명당이란 어디일까? 명당에만 터를 잡으면 모든 일들이 만사형통할까?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의 욕구가 바로 명당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리스도인에게 명당은 어디일까? 그리스도인에게는 모든 곳이 명당이다. 모든 세계가 하나님으로부터 도래하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든 곳을 평화롭게 건설하셨다. 단지 사람들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땅을 독차지하고 자기 소유라고 떼를 쓰는 것이다. 모든 욕심을 내려 놓으면 모든 곳은 명당이 된다. 그러나 욕심이 시작되는 곳에 모든 곳은 황폐하고 저주받은 땅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