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菊坡 衡植(국파 형식, 1849 己酉-1906 丙子)
■溪堂餞春辛丑 (계당에서 1901년 봄을 보냄)
爲惜春風上水樓 춘풍을 아껴 수루에 오르니
江城花雨使人愁 강성의 꽃비 사람을 수심에 젖게 하네
樽前相對還無語 술동이 앞에서 서로 대화하되 도리어 말이 없네
謾把淸詩鎭日留 부질없이 청시만을 지으려 종일 머물구나
步步登如攀北辰 걸음걸음으로 오르니 북극성처럼 더위 잡을듯
最高軒坐欲飛身 가장 높은 마루에 앉으니 몸이 나를듯하네
千竿細瀑溪噴雪 천간의 가는 폭포 계천이 눈을 뽑고
數曲淸琴風着筠 두어곡조 맑은 거문고소리 바람이 대에 부딪치네
趨世人情難可測 세상 따른 인정은 가히 헤아리기 어렵고
偸閑吾意敢誰均 한가함에 빼앗긴 내 마음이 감히 누구와 평등할까
此遊非但芳樽會 이 놀이는 단지 방준의 모임은 아니니
一爲淸詩一養神 한편으론 청시짓고 한편으론 수양하네
■溪堂除夕辛丑 (계당에서 1901년을 보냄)
新年還續舊年開 신년이 돌아 구년을 이어 열리고
明日又將今日來 명일도 또한 장차 오늘처럼 오리라
一理循還無私意 한 이치 돌고 돌아 사의가 없는데
浮生謾酌送迎盃 부생이 부질없이 송영의 잔을 드는구나
■溪堂煮伏壬寅 (계당에서 1902년 복다름을 함)
穿雲攀壁上溪樓 구름을 뚫은 더위를 잡으려 계루에 올라
爲斥庚炎賦一遊 한더위를 물리치려 일유를 부하였네
桃源不是他方在 도원이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文酒佳緣超世流 글과 술 좋은 인연 세류를 뛰어넘었네
■溪堂惜別 (계당에서 이별을 애석해함 )
蟬聲禽語惹人愁 매미소리 새소리 사람의 수심 자아내니
願欲斯筵連連遊 이 자리에사 계속 놀기를 바라노라
際是帶方高躅至 때 맞추어 대방에서 고사가 이르니
豈無更作好風流 어찌 다시 좋은 풍류 만듬이 없으리오
■溪堂詩吟癸酉 (1903년 계당에 모여 시를 읊음)
樹多洞自陰 나무가 많으니 골이 자연히 그늘지고
雨過澗添音 비가 지나니 개울물 소리가 더 세지누나
此日來相聚 이날 여기 와서 서로 모이니
津津各吐心 진진하게 각자의 심정을 토로하네
■翌日敍懷 (다음날 생각함)
洞邃林深雪又深 골짜기도 깊고 수풀도 깊고 눈 또한 깊으니
世紛不敢此山侵 세상의 어지러움 감히 이 산에 들어오지 못하는구나
渾忘門外多新說 문 밖에서 많이 생긴 발 흐르듯 잊고
却向樽前話舊心 도리어 술통 앞에서 옛 마음을 이야기 하네
天理從來今是古 천리를 쫓아옴에 지금이 바로 옛날이오
人情太半古非今 인정은 태반이 옛과 같고 지금이 아니네
幸因守歲會南北 다행이 가는 해를 지키려고 남북에서 모이니
珍重宗盟輕萬金 진중한 종맹 만금보다 가볍구나
■溪堂會話甲辰 (1904년 계당에서 이야기함)
斯筵爲慰老人開 이 자리는 노인을 위로하고자 마련하니
政喜少年爭劬盃 소년들이 기뻐하며 다투어 술잔을 분주히 나른구나
李園春樂還多笑 도이원의 봄놀이 도리어 가소로우니
但願斯綠年復來 다만 이 인연 해마다 다시 오길 바라네
■溪堂除夕乙巳 (1905년 한 해를 보냄)
爲送今年此席開 금년을 보내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니
椒盃還是賀春盃 초배가 도리어 봄을 축하하는 잔이로다
世人莫嘆添霜鬢 세인은 흰머리 더 한다고 탄식치 말라
一理循還去復來 하나의 이치 돌고 돌아 갔다가 다시오리
■溪堂元旦丙午 (1906년 새해 첫날을 맞아)
晨鷄一唱便元朝 새벽 닭 우는 소리에 문득 초하루 아침이니
新歲瑞光日正高 새해의 서광 해가 바로 높이 뜨네
溪上團欒花樹席 계상에 단란하게 모인 일가들 자리로다
把盃談笑意雄豪 술잔잡고 담소하니 생각이 웅호하네
(144-111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144-110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110일차에는 '국파공(형식)의 유고'가 밴드에 게재됩니다.
※ 국파공(형식)의 글이 2번(110-111일차)에 걸쳐 게재됩니다.
[본문내용- 국파(형식) 유고]/ 무곡
계당에서의 이별, 詩作, , 복달임 등 일상을 연대별로 작가의 감정을 이입한 시로서 표현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벽천
국파공께서 말년에 지은 시라 제가치국평천하보다 오히려 자연친화적인 면이 돋보이네요./ 벽천
觴庵處士 璉祚 상암처사 연조 5대조부님의 風儀俊邁하고 德器宏豁하며 從事文苑에 筆法이 超倫하심을 닮으신것같네요/ 성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