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30년에 내 업 15년 도합 45년간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었다. 말단이였던 시절에는 선배나 상사가 하늘같이 보였고 숨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살아 온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때가 되니 나도 승진을 하고 평사원에서 간부 그리고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CEO까지 해 볼 것은 다 해 본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부하직원에게는 대체로 너그러웠지만 뜻이 맞지 않는 상사에게는 순종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마음공부를 통해 뒤늦께 깨달은 것이지만 사람을 가리지 않고 대했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봤다.
그래서 만일 내가 내 회사를 꾸려간다면 절대 직원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지 하는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지금까지 회사를 꾸려왔다. 직장생활만 하다가 아무런 준비없이 떠밀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러한 속성을 알았더라면 절대로 내 업을 하지 않았을 것을 하고 가끔 뒤늦은 푸념을 해 보기도 한다.
자영업이나 회사를 창업해서 그것을 안정화시키기 까지에는 최소 5~10년은 걸리는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남모른 고통으로 때론 울기도 하고 술로 달래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오너들의 생리이기도 하다. 오늘 내가 언급하고져 하는 것은 리더의 역활과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 논해 보고져 한다.
우리회사는 십여명 정도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회사생활에서 품었던 나의 생각 때문에 난 가급적이면 우리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남들이 보면 참으로 답답해 보이고 유유부단한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나도 인간 인지라 도가 지나치면 심하게 질책하기도 한다.
나의 직원관리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은 회사는 그렇게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 주기도 하지만 내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은 나의 성격적인 면도 있지만 순간적인 상황대처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다고 본다. 내가 봐도 지구력은 있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나마 우리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내 뜻을 잘 따라주고 협조해 주는 편이다.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 보면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에 쏙 들게 할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더들은 자기가 생각한대로 구성원들이 따라 주지 않으면 충고나 피드백이 아닌 호통이나 질타로 이어지는 경향이 높다.
직장생활 30년을 보내고 내 업을 15째 맞이하고 내 인생 60이 지나 가는 시점에서야 나의 사고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직원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너인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옛말에 자녀가 잘못하면 부모가 매맞아야 한다는 그 이론을 말이다.
그래서 직원들을 모아 놓고 내 생각을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이전에는 왜? 이리도 직원들이 내 마음을 몰라줄까 하는 답답함과 미운감정도 있었다. 그러한 것들이 쌓이면 어느순간에 폭발이 되면서 심한 질타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마도 대다수의 리더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자신들의 역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방법보다는 티타임이나 면담시간을 마련해 자신의 생각을 악감정없이 피드백 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그 속에 바로 답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1개월 전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1:1 면담 시간을 가지고 대화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다.
평상시에도 직원들과의 면담을 해야지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은 서로간에 시간이 많이 빼았기기 때문에 생각으로만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직원들과 면담을 하면 최소 한 사람당 1~2시간 정도 소요가 되므로 내 입장에서는 20~30시간 정도 할애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도 그 시간만큼 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것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평소 내가 느낀 불편함이나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들어 주지 않고 그저 열심히 해 보자고 해서는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 더우기 시대가 바뀐 지금엔 더 더욱 그러하다.
면담을 통해 드러난 것이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호통이나 질타보다는 개선차원의 피드백을 바라고 있었고 또한 면담이후 많은 행동의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살아 오면서 그 누구도 자신에게 피드백을 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모르면서 살아왔을 뿐이였다.
질책이나 질타가 아닌 긍정의 피드백으로 직원들의 기를 살려 주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 생각의 틀에 갇혀 남탓을 하고 살아 온 나 자신을 반성하고 피드백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면서 1년후 재평가를 해 볼 것을 약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