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이튿날이에요.
아침 일찍 가고시마 중앙역으로 출발합니다.
구마모토로 가는 표를 예약하고,
조식을 먹을 곳을 찾다 발견한 '사츠마 식당'!
사츠마는 가고시마의 옛말이랍니다.
알고보니 아침 뷔페를 한다는 안내판은
인근 호텔 조식을 대행한다는 안내였어요.
일본은 한국처럼 아침식사를 먹을 곳이
흔치 않았답니다.
다행이 돈을 내고 먹을 수 있었는데,
중간에 있는 튀김 보이시나요?
가고시마의 명물, 고구마(사츠마이모)튀김 이랍니다.
가고시마는 화산지대라 땅이 비옥하여
고구마가 맛있게 재배된다고 해요.
기차타고 구마모토역으로 출발합니다.
기차에서 먹으려고 산 음료수에요.
물 / 버터우유 / 카페오레 음료 / 아쿠아리우스(포카리스웨트같은 맛)
밑에는 지정석 티켓이에요.
JR 전큐슈 레일티켓(한국의 내일로같은, 외국인을 위한
철도 자유이용권)을 구입해서 여행하고 있지만
지정석을 예약하면 좀 더 넓고 편한 좌석에 앉아 갈 수 있죠.
요 귀여운 귤은 어제 사쿠라지마에서 산 귤이에요.
사쿠라지마의 특산물로서, 한국 귤과는 조금 다른 맛이에요.
껍질이 두껍고 살짝 헐렁하며
축소시킨 오렌지같은 맛으로 달콤하고
중간에 간혹 씨도 있답니다.
처음 귤을 살 때는 많아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여행 내내 맛있게 먹었답니다.
기차를 갈아탑니다.
구마모토역에서 내려서, 아소산으로 가기 위해
아소역으로 들어가는 기차를 갈아탔어요.
일본 기차의 명물 중 하나는 '에키벤'이죠.
점심을 에키벤으로 먹기로 했기에 어떤 걸 먹을까~ 하고
구마모토역에서 구경하다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신랑이 이거다! 하고 골랐답니다.
구마모토의 명물, 쿠마몬 캐릭터가 들어간
도시락이에요.
쿠마몬은 구마모토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었어요.
그야말로 구마모토의 상징이랄까요?
도시락 안에는 이렇게 어린이 도시락스러운 구성품이
잔뜩 들어있었어요.
빨간 체리는 체리라기보다는 버찌에 가까웠고,
쿠마몬 얼굴 비닐에 싸여진 것은 오니기리였어요.
곰 도시락이라는 컨셉답게, 연어와 해조류가
짭짤하게 들어있었답니다.
내려서 찍어본 아소산으로 우릴 데려다준 열차, 카와세미 야마세미입니다.
카와세미는 물총새, 야마세미는 뿔호반새로
물과 들을 상징하는 새라고 해요.
이름처럼 카와세미의 남색 차량,
야마세미의 초록색 차량 2량으로 구성된
아주 예쁜 열차에요.
저는 새를 좋아해서,
일본에서 새를 테마로 한 열차를 타게되어
아주 행복했답니다.
왜 새를 상징으로 했느냐고 하면,
사람들이 교통이 불편해서 오가기 힘들었던 옛날에도
들새와 물새들은 자유롭게 오갔던 것을
스토리로 담고 있다고 해요.
차량 내부도 카와세미 물총새차는 파란색 의자,
야마세미 뿔호반새차는 녹색의자 등 테마에 충실했어요.
귀여운 새 로고를 찍어보았어요.
2017년 처음 운행을 시작한 차량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무엇보다 원목으로 만들어진 예쁜 열차였습니다.
저희가 일본에 오기 전에 눈이 많이 내려서
다들 여행을 걱정했는데,
오히려 눈이 와서 눈 쌓인 사쿠라지마도 보고
눈 쌓인 아소산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가 아소산에 온 날은 크리스마스라서
크리스마스 산타복을 껴입은 쿠마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소산은 등산버스로 화구 근처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화구버스로 화구까지 이동해요.
아소산은 구마모토의 상징같은 화산이고
살아있는 활화산이라서, 화구 근처로 가면
달걀을 삶는 듯한 냄새의 유황가스가 자욱하게 퍼져나와요.
신랑이 대기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안내책자를 보고
어떤 대기 성분들이 나오고 있는지 설명해줬어요.
영화 인터스텔라의 뮐러 행성 처럼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풍경이 끝도 없이 펼쳐져요.
유황가스와 끊임없이 날아오는 화산재 등으로
화구 가까이로 갈수록 어떤 생명도 살지 못하는 불모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화산재는 멀리 날라가서 땅을 비옥하게 만들죠.
우리를 화구까지 데려다준 화구버스 입니다.
쿠마몬이 그려진 버스에요. 너무 귀엽죠?
재밌는 사실은 구마모토에는 곰이 별로 없대요.
옛날 사무라이가 구마모토의 한자에 '곰 웅'자를 넣어
이름을 살짝 바꾸면서 곰이 상징이 되었대요.
(발음은 똑같다고 합니다)
차 안에서 찍어본 환상적인 아소산의 풍경.
산 밑에선 그렇게 춥지 않았는데,
산 위에 올라오니 영하로 내려간 듯 아주 추웠어요.
밑에는 눈은 커녕 따뜻했는데
여긴 갑자기 한겨울이에요.
차 안에서는 아소산에 대한 설명을
다양한 언어로 방송해줬어요.
아소산은 사계절 풍경이 다 다르다고,
다음에도 또 방문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겨울에 눈이 잔뜩 쌓인 아소산은
눈이 귀한 큐슈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라고 생각해요.
사진만 봐도 손이 시린 느낌이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신비로운 풍경을 가진 곳에
나와 신랑이 다녀왔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들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네요.
내려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사먹은 타코야끼.
그렇게 훌륭한 맛은 아니었지만,
추웠던 몸을 녹여주었답니다.
돌아오는 길, 갈 때는 카와세미 차량을 탔지만
올 때는 야마세미를 탔어요.
카와세미 야마세미는 관광차량이기 때문에
VR도 이용할 수 있고,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권한답니다)
이렇게 사탕도 나눠주고,
사진촬영 서비스도 있어요.
유료 서비스도 있지만 대부분 무료이고,
화장실도 넓고, 원목으로 만들어진 열차 내부를 보는 맛도 쏠쏠하죠.
사탕은 평범한 레몬사탕이에요.
한국에선 나무로 된 기차를 타본 적이 없어서,
원목 기차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저녁으로는 구마모토의 명물, 말고기를 먹으러 왔어요.
먼저 매화 츄하이로 입맛을 돋웁니다.
하이볼에 매화츄, 즉 매화술을 담아낸 음료인데
달콤하면서 매실향이 가득했답니다.
사쿠라낫토에요.
말고기와 무싹을 올린 낫토인데,
신랑은 낫토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저는 좋아해서
맛있게 해치웠어요.
그리고 말고기 육회!!
말고기는 육회로 먹으면 소고기보다 부드럽지만
살짝 느끼한 맛도 있어요.
둘이서 작은 접시로 한 접시를 먹고,
가고시마로 돌아와 야식으로 컵라면을 먹었어요.
더 먹기엔 느끼할 것 같았답니다.
그래도 꼭 먹어볼 명물이라고는 생각해요.
돌아오는 길에 찍어본 쿠마몬 역장.
구마모토 역에 있는 기념품 가게 앞을 지키고 있었어요.
기념품 가게도 천천히 구경하고, 가고시마로 돌아왔답니다.
여행기 3편도 곧 써보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