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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팸투어 포스팅(후기) 스크랩 [경북/영천] 흙내 없는 진한 맛, 영천 돌메기 매운탕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566 11.04.26 07:56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분위기마저 진한 산초의 향과 같은 토속집,

원조 돌메기 매운탕

경북 영천시 화남면 선천리 1124  /  054-337-9953~4

 

제각각 아무렇게 널려진 우리의

옛것들이 있습니다.

아득한 기억속에 잊혀졌던 물건들,

그리고 기억에 없었던 매운탕의 맛이 있습니다.

진한 육수의 거친맛이 좋고,

뒷맛까지 개운한 돌메기 매운탕의 독특한 맛을 만나고 왔습니다.

 

영천 원조 돌메기매운탕

 

 

매운탕이라면, 특히 민물고기 매운탕이라 한다면,

잡내, 즉 흙내를 없애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경북 영천에 자리한 원조 돌메기 매운탕집은 그 흙내를 기어이 잡아내었으며, 거기에 더하여 진한 국물까지 맛들어 낸 일석 이조의 효과를 만들어 내니 산초가루다. 

산초나무의 열매를 건조시켜 분말로 만들어 낸 천연양념으로 지방마다 젠피, 초피라고도 불린다. 추어탕이나 매운탕의 흙내와 비린내를 잡아주는데 좋으며 때로는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없애는데 활용을 하기도 한다. 다만, 산초 특유의 향으로 인하여 거부하는 이들이 많아 음식을 조리할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고, 길손들의 입맛에 직접 맞추라는 의미로 보통은 상위에 따로 두는 것이 보통이다. 아주 살짝 간으로 하면 진한 국물을 맛 볼수 있으나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신맛과 함께 매운맛이 돌면서 강한 향으로 인해 음식 자체를 즐기기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영천 원조 돌메기매운탕,

30년 전통을 가진 집이라 한다. 장곡산에서 발원한 금호강이 지나는 선천교의 바로 옆에 자리한 식당으로 간판만 없다면, 어느 장인의 작업공간으로, 또는 골동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보일 정도의 정신 사나운 집이 한채 서있으니, 이 집이 돌메기 매운탕 30년 경력의 원조 돌메기매운탕집이다.

주인장이 직접 지은 집에 주인장이 일일이 모은 옛 물건들이 가득한 곳이다.

무질서 하게 자리잡은 옛 물건들은 오히려 더 정감이 있다. 오와 열을 맞추어 유리장속에 갖추어 있는 모습보다는 더 자연스럽고 향수가 어린다. 식당이라 하기엔 독특하고, 박물관이라 하기엔 정신 사납다.

그 만큼 독특한 주인장의 나름의 철학이 담겨 있는 집으로 주인장을 닮은 또 하나의 명물이 있으니 담장 밖, 세움간판의 뒤로 자리한 버드나무다.

주인장이 집을 지으며 계속 걸리적거리자 죽으라고 밖에 버리며 거꾸로 박아 놓은 버드나무, 그러나 버드나무는 지금 잘 자라고 있다. 뿌리를 하늘에 두고 살기 위한 몸부림은 또 하나의 뿌리를 만들어 냈다. 살아가기 위한, 살아나기 위한 식물 스스로의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독특한 주인장에 독특한 버드나무, 원조 돌메기 매운탕집의 첫인상은 그러한 독특함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방에 들어서면 산초내음이 진동을 한다.

그러나 어디에도 산초가루 통은 보이지 않는다. 산초내음에 민감한 분들도 있기에 대부분은 상에 따로 두어 제 입에 맞추는 것이 보통인데,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방안에는 진한 내음으로 가득하다.

무말랭이와 배추김치, 그리고 된장박은 고추,

이렇게 소박한 찬을 내어 주는데, 가만 맛을 보니 찬에서도 산초의 향이 난다. 거부할 정도는 아니지만 싫어하는 이들이라면 맛 보기에 고역일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지나친 주인장의 산초사랑(?)이 엿보인다. 그래고 식감 좋은 무말랭이의 아작스러움이 좋고, 김치의 사각거림이 좋았으며, 고추의 향 풍부한 짭쪼름한 된장박은 고추의 맛이 싱싱하다. 

 

화학조미료 없는 자연 그대로의 맛,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산초만으로로 진한 국물을 만들어 냈다.

잔가시를 발라내었기에 먹기에 편한데, 그 이유가 육수를 충분히 고아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메기의 살집이야 끓는 물 근처에만 가도 익는 것이고 보면 진한 국물을 내기 위한 주인장이 들인 시간을 생각 한다면 그 맛의 진가는 한수저의 국물로 판가름 나게 된다.

대파와 무와 양파, 우엉의 야채가 가득하며 한참을 우려낸 육수다. 적당히 가미가 된 맛은 천일염만을 사용한 결과물이고, 진한 국물맛은 오랜시간 우려낸 불맛과 산초가루가 결합된 맛이다.

이 좋은 음식을 두고 그냥 지나치기엔 섭하여 오랜만에 낯술 한잔 걸쳐준다. 소주 한잔과 함께한 매운탕의 맛, 홀로 여행길에서는 절대 할수 없는 미각여행이다. 음식 궁합이란 말이 있다. 기각 막힌 안주감을 두고 맨밥에 그것을 맛본다면 제맛이 나지 않듯, 어울리는 것이 있다면 함게 맛 보는 것이 음식에 대한 예의가 되겠다. 

충분히 끓여낸 메기의 속살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가시 없는 메기살과 국물의 어울림은 수저를 들고 내는 수고로움에 충분한 보상이 된다. 밥공기 마저 비우고 나니 남은 국물에 계속 손을 대고 이내 공기에 덜어 후르륵 마신다. 

이마와 등줄기에서 기분 좋은 땀이 흘러 줄 때쯤에 식당의 밖으로 나서 영천의 찬 강바람을 맞는다.

 

에헤라 디야~

진한 국물에 반하고, 잘 익은 속살에 반했다. 깊은 산초의 향이 입에서 달달 돌기는 하지만 나름 그리 싫은 정도도 아니다.

소주한잔에 공기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더 이상은 움직거리기도 싫다. 잔뜩 쌓아놓은 옛 물건들의 틈바구니에서 늘어지게 오수나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해진다.

그러고 보면 '금강산도 식후경?', 이 말은 순전히 뻥이다. 왜? 배부르면 꼼짝도 하기 싫었던 것이 길손의 일상 보통적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by 박수동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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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4.26 08:47

    첫댓글 산초의 향 원없이 맛본곳이네요^^

  • 작성자 11.04.26 09:03

    어제는 사무실에서 추어탕 먹으러 가자고..
    다른때는 안그러지만 어제는 산초 안넣고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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