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프렌치 식당은 고급 서양요리라는 선입관이 두텁고 대체로 비싸죠.
세계적으로도 프랑스 음식은 동양의 일본 음식과 더불어 잘 포장된 문화 상품으로서 투톱의 헤게모니가 확고합니다.
문화강국에 대한 정서적 사대주의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불식과 일식...
음식을 넘어 문화를 먹는다?
개 풀 뜯어 먹는 소리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음식에 대한 인문학적 환경과 요리 장인을 사회적으로 우대하는 문화적 분위기, 그리고 탁월한 마케팅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서양인 입맛에 맞추어 양념만 몇가지 퓨전화해서 뉴욕에 대형식당 열면 한식도 세계화될 거라며, 피같은 국가 예산을 낭비했던 어떤 전직 대통령과 그 싸모님의 천박함이 한심하기도 합니다.
한식도 잘 포장하면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 중 하나지만, 그러기 위해선 식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진보가 우선 필요한 것 같습니다.
누가 그랬다죠, 한국인은 책도 안 읽으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음식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사회적으로 누적되고, 로컬식당과 요리장인에 대한 예우가 공동체 내에서 굳건히 형성될 때 한식의 세계화는 자연스럽게 가능하리라 봅니다.
꼰대질 죄송하구요, 얘기가 더 이상 산으로 가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가죠.ㅎㅎ
최근 프렌치 식당들이 가벼워지는 추세는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가정식 프랑스 식당을 표방하는 단품 위주의 비스트로도 많고, 파스타를 전면에 내세워 대중성을 강조하는 캐주얼 프렌치도 꽤 생기고 있죠.
이번에 가볼 식당은 정통 파인다이닝 프렌치 레스토랑과 가정식 비스트로의 중간쯤 되는 소위 '비스트로노미'의 대표선수 격인 <비스트로 드 욘트빌>입니다.
지근 거리의 <레스쁘아 뒤 이부>와 더불어 청담동 네오 프렌치로는 쌍벽을 이루는 곳이죠.
<욘트빌>에 예약을 한 직후, 벌룬님께서 <레스쁘아> 벙개를 올린 것은 우연치고는 참 절묘하죠.ㅎㅎ
(이미 예약을 한 상태라 양해는 드렸습니다.)
사실 많은 프렌치 명가들 중에서 어디로 해야 하나 고민 많이 했는데요,
정통 프렌치 레시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
파인 다이닝 코스 요리를 위주로 하는 곳,
플레이팅과 가니쉬가 일정 수준은 되는 곳,
그러면서도 런치 코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곳,
선택 기준은 이러하였습니다.
점심이라 약식 코스이긴 하지만 수쁘 - 앙뜨레 - 쁠라 - 데세르에 이어 커피까지 우아하게ㅋㅋ 먹어보겠습니다.
조금은 느끼해진 속을 잡아주기 위해 2차는 떡볶이집으로 갑니다.
커다란 가래떡에 오뎅 국물과 약간의 고추장만으로 맛을 낸 전형적인 부산식 떡볶이죠.
악세사리는 파 몇조각만 있고, 떡 안에 배어 있는 고추장 맛으로 정면승부하는 돌직구 스타일로, 맵고 자극적임을 강조하는 트렌디한 떡볶이와는 조금 달라요.
매운맛 포비아인 저도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희망자가 있으면 도산공원 산책하면서 차한잔 하다가, 저녁까지 함께 합니다.
괜찮은 식당의 밀집도가 어마어마한 지역이라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이 되겠네요.
1. 일시 : 10월 1일 토요일 1시
2. 장소 : <비스트로 드 욘트빌>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출구 3분 거리)
3. 회비 : 1차 35~42천원 + 2차 2천원
4. 인원 : 6~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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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이 원칙이지만 벙주확정자벙개입니다.
확정 여부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모시지 못하는 분들께도 직접 연락드려 설명과 사과말씀 전하겠습니다.
다른 스케줄 잡으실 수 있도록 신속한 답변이 벙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