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오빠가 가고
작은언니가 가고
아버지가 가고
나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데
둘째 오빠가 갔다고 하고
넷째 오빠가 갔다고 한다.
둘째와 넷째 아들을 너무 일찍 잃고 그 사이에 낀 아들도 잃을까 노심초사하며 길렀건만 60살도 못 채우고 그 금쪽같은 아들을 앞세우니 매일이 고통이요. 밥을 먹고, 마실 다니는 것도 죄다 싶으니 매일을 안정제로 연명하시던 엄마가
“니 오빠들이 새가 됐다냐? 간밤에 꿈에 새가 세 마리 날아왔다. 기다란 빨랫줄에 한 마리가 날아와 앉더니 잠시 뒤에는 또 다른 한 마리가 날아오고 어데서 또 다른 한 마리가 날아와 앉더니 셋이 같이 놀더라.”
참으로 신기하기도 엄마 곁을 떠난 아들 셋 숫자와 어찌 이리도 숫자가 딱 맞는지.
맞으면 어떻고 틀리면 어떤가?
“그래? 신기하네. 진짜 오빠들은 새가 됐나 봐.”
우리 아버지는 당신도 자식 잃은 설움이 목까지 찼을 텐데... 불쌍한 엄마한테 은혜 갚아야 한다고 10년을 병수발하시더니...
일요일 오후 음료수를 쪽쪽 소리까지 내며 드시고
옆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 일으켜 세워 아프다고 하소연도 하시고
이제 좀 위로가 되셨는가... 한숨 크게 들이키시고
큰아들 드르륵 문 여는 소리에 다리를 바닥에 턱 하니 떨구셨는데...
그게 이별이 됐다.
우리 아버지 이제는 만났으려나?
이 아들도 보고, 저 아들도 보고, 그 아들도 보았으려나?
불쌍하다 불쌍하다 노래처럼 되뇌이던 그 딸내미도 봤겠지?
우리 아버지 좋으시겠다.
좋아서 그러시나?
자꾸만 엄마 꿈에
“나봐, 얼른 나랑 같이 가세.”
“아유, 나는 더 놀다가 갈라는디...”
첫댓글
에고고.....
무슨 글을 이렇게도 절절하니 잘 쓰신대유......^^
우리도 내일 의성 아버님 산소에 다녀옵니다, 기일에 맞춰서요 ^^
아...
잘 다녀오세요
엄니는 아주 많이 더 놀다가셔야지요, 꼭 !!
더...
놀다가 가겠다고 하셨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