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력 진출의 길이 있었던 김지석 9단(오른쪽)이 박영훈 9단에게 잡히면서 한 장 남은 결승 티켓의 주인공은 박정환 9단이 됐다.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 최종국
박영훈, 김지석 잡고 '박정환 특급도우미'
마지막 28번째 대국에서 결승 진출자와 모든 순위가 정해졌다. 26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최종 28국의 승자는 박영훈 9단. 결승 티켓은 박정환 9단의 손에 쥐어졌다.
냉엄한 승부세계였다. 김지석 9단으로서는 이기면 결승 진출, 패하면 탈락. 박영훈 9단으로서는 이 판의 결과와 관계없이 8위가 확정된 후에 벌인 대국이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한 두 기사. 초읽기에는 김지석 9단이 35분가량 먼저 들어갔다. 101수째였다. 박영훈 9단은 이례적으로 종국시에 1분 19초를 남겼다.
▲ "어제 인터뷰를 보니 박정환 선수가 응원을 너무 약하게 하더라(웃음). 제 입장에서도 모든 판이 소중하니까 최선을 다해 두었는데 어떻게 고춧가루가 되어 어떻게 보면 죄송하기도 하고…." (박영훈 9단)
박영훈이 박정환의 '특급 도우미'가 됐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우하귀 패를 걸어간 수가 승인이 됐다. 그 패를 둘러싼 바꿔치기 결과로 박영훈의 승리가 유력해졌다.
괴로워하던 김지석이 개시 4시간 33분, 166수 만에 돌을 거둬 들였다. 앞서 전 대국을 소화하고 '진인사대천명'하는 심정으로 최종전을 지켜보고 있던 박정환 9단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 박영훈 9단은 "패 바꿔치기를 하고 나서는 워낙 두터워서 약간은 좋다고 생각했다"는 감상을 말했다.
최종 순위는 1~8위 순으로 신진서(6승1패), 박정환(5승2패), 신민준(4승3패) 김지석(4승3패), 변상일(3승4패), 이동훈(2승5패), 강동윤(2승5패), 박영훈(2승5패). 동률을 이룬 기사 간에는 승자승에 따라 순위가 가려졌다.
1위 신진서 9단과 2위 박정환 9단이 결승5번기를 벌이고, 5위 변상일 9단까지 차기 본선시드를 획득했다. 6위 이하는 차기 대회의 예선부터 출전해야 한다.
▲ 김지석 9단은 결승 진출이 유력한 상황을 만들었으나 마지막 두 판에서 신진서 9단, 박영훈 9단에게 패하면서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5번기로 겨루는 결승전은 6월 15일에 1국을 시작한다. 랭킹 1위와 2위가 벌이는 결승전이다. 두 기사 간의 5번승부는 처음. 상대전적에서는 2위 박정환 9단이 1위 신진서 9단에게 16승6패로 앞서 있다.
지난 1월 개막 이래 랭킹 1~8위 간의 풀리그, 이어서 결승5번기 단계로 초대 챔프를 가리는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의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이다. 상금과는 별도로 본선리그의 매판 승자에게 200만원, 패자에게 100만원이 지급됐다.
▲ 결승5번기를 벌이는 신진서 9단(왼쪽)과 박정환 9단은 본선리그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한 대마공방전으로 큰 재미를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