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비가 올까 걱정했으나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사이클을 몰아 ‘카파도키아’로 갔다.
‘카파도키아’는 도시 이름이 아니라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반도에 있는 암석지대를 일컫는 고대의 지명이었다.
세상의 많은 곳을 가 보았지만 이곳처럼 신기한 곳은 없는 듯 했다.
오래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암석들이 풍화작용에 의해 다양한 버섯 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유라시아 횡단을 시작할 때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터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황현정이라는 사람이 터키에 오면 꼭 들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는 ‘카파도키아’ 지방의 중심 지역인 ‘괴레메’를 찾았다.
‘괴레메’에 도착하니 황현정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리는 황현정씨의 소개로 ‘케이브 하우스’에 이틀을 묵고 ‘스톤 하우스’에서 이틀을 묵었다.
‘케이브 하우스’는 말 그대로 동굴 속에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든 곳이고
‘스톤 하우스’는 돌을 벽돌처럼 만들어 지은 집이었다.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상품이 열기구 체험이었다.
황현정씨가 예약해 준 덕분에 가성비가 뛰어난 열기구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열기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언제나 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람이 잔잔한 날이라야 탈 수 있었다.
새벽 4시 10분이 되자 미니버스가 숙소 앞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가자 널찍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100여대가 넘는 열기구들이 웅성이며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정된 열기구를 타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조종사의 조종 실력이 여간 아니었다.
스칠 듯 말 듯 건물 지붕 위를 지나고 닿을 듯 말 듯 요리조리 버섯 바위들을 피해 가며 계곡 사이를 날았다.
특히 열기구에서 바라 본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제야 왜 이렇게 이른 시각에 사람들을 태우는지를 알 수 있었다.
높은 곳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시간 이상을 비행하고 착륙장에 도착하니 샴페인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이 알코올 성분이 없는 것이라서 지훈이도 마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