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ULNATION─────────────────────────A
[퍼니렌소][[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41~50)
* 제 목 -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연재방 - 맑은하늘①
* 닉네임 - 퍼니렌소
* 이메일 - candyahj@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funyrenso
* 작가말 - 잘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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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1
"그만 좀 마셔."
"이거 놔아~ 왜 목 먹게 하눈 곤데. 나 이거 먹을 거라고오~ 더 내놔아~"
"아오. 괜히 술 먹였나?"
이젠 술도 못 먹게 하냐. 후- 술을 마시면 괴로운 거 다 잊을 것 같았는데. 기분은 좋지만... 가슴 한 켠이
무진장 쓰라린다. 정신도 점점 희미해지긴 커녕 멀쩡해진달까. 그리고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느낌.
원래 술을 마시면 이랬던가?
"야. 꼬봉. 너 많이 취했어. 그만 처 먹어."
"킥- 내가 왜 니 꼬봉인데? 오늘로 꼬봉은 끝이야. 나 귀찮아. 그냥... 기간 다 채울라고 했는데 말야. 돈
아껴서 어디 쓸 때가 있었었는데 말이야. 그거 이제 다 필요없다. 100만원. 큭- 내일 주면 되지? 그럼 난
이만."
나는 그대로 뒤로 돌아 손을 살짝 흔들어 주었다. 최근에 들어서 하늘이에게 선물을 주려고 돈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내 비상금 통장. 그 곳에는 돈이 꽤 많았는데 투투나 백일이 되면 그 때 크게 쓰려고 놔둔
돈이었는데. 이젠 다 필요없다. 이제 그 누구도 나를 구속 시킬 수 없다. 나는 나 일뿐. 그 누구도 나를
구속 시킬 수 없어.
타악-
"하악하악... 드디어 찾았군요."
"...!!!"
내 팔을 잡고선 드디어 찾았다고 말하는 이 아이는 오늘 우리 반에 전학 온 소비하였다. 왜 나를 보고선
드디어 찾았다고 말하는 거지? 별 일도 다 있네.
"사람 잘못 보셨겠지."
"제 눈이 틀릴 리 없습니다. 래드 엔젤님. 다시 복귀하셔야죠."
"래드 엔젤...?"
또 다시 비하의 입에서 나오는 래드 엔젤. 생소하지 않다. 예전에도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느낌. 진짜 별
일이 다 있네. 그런데 주위에서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깍두기들이 비하 쪽으로 오더니 대뜸 공격을 하
기 시작했다. 내 앞에서 이딴 걸 보여주다니. 좋은 구경 시켜주네. 5 : 1. 비하가 불리하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분명 비하가 불리해보였지만 지금은 깍두기들이 불리해 보인다. 되도록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 않고 필요한 공격만 척척 해댄다. 순식간에 깍두기들이 넉다운됬다.
"방해꾼들도 사라졌겠다. 자리를 옮길까요?"
"..."
나는 분명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는 나의 팔을 잡고선 질질 끌고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비하.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 거지?
"있잖아... 래드 엔젤이 뭐야? 나 래드 엔젤이 뭔지도 몰라."
"후- 당신은 래드 엔젤님입니다."
"어째서? 왜?"
"제가 아주 잘 압니다. 당신을 오래동안 모셔왔으니까요."
"이... 이봐. 나는 당신을 오늘 처음 본다구."
학교에서 이미 한 번 봤지만 원래 내 모습으로는 이게 처음이니깐... 래드 엔젤이라... 래드 엔젤...
〃으윽... 살려줘...〃
〃쿡- 살려주라구? 걱정마. 누가 죽인데? 우후후〃
〃으아아아아악!!!〃
순간 떠오른 영상. 여러 명의 남자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데 한 여자만이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피로
얼룩진 각목을 들고선 시린 웃음을 짓고 있었다. 오싹하다... 이내 아무 감정없는 눈빛으로 움직이지 못
하는 남자들을 하나씩... 하나씩. 고통스럽게 했다.
"......엔젤님. 래드 엔젤님."
"...아. 나 불렀어?"
"무슨 생각에 잠기셨는지..."
"정말로 내가 래드 엔젤이야? 그렇지만 그 증거도 없는걸."
"그건 차차 알게 되실겁니다. 기억을 잃으셨다니 정말이신가 보군요."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말도 안돼. 이 영상이 조금. 아주 조금 신경 쓰이긴 하지만... 내가 기억을 잃었다
니 말이 될리가 없잖아. 전에 기억들도 모두 다 나는 걸. 그렇지만 왠지 비하가 내게 존대를 쓰고 대하는
게 너무 익숙하다. 내가 정말로 래드 엔젤인건가?
"일단은 래드 엔젤님이 이 곳에 계신다는 것은 저만 알고 있으니 일단은 안심하십시오."
"일단은...?"
"예. 다른 곳에서 노리고 있을 테니까요. 아직 기억이 돌아오지도 않은 래드 엔젤님을 없애기만 한다면
그쪽 지역이나 파가 저희 쪽 지역들을 모조리 흡수해서 세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깐 말이죠."
후- 내가 그렇게 유명한 인물이었던가? 래드 엔젤이라. 좀 유치하긴 하지만 그런데로 마음에 들어. 왠지
모르게 말이야.
"그런데 그 교복은... 한빛고에 다니십니까?"
"아... 저. 그게..."
"제가 한빛고에 전학을 왔으니 학교에서 만나거든 잘 부탁드립니다."
"아... 저..... 내가 래드 엔젤이란 것도 확실하지 않은..."
"제가 확신합니다.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런. 시간을 너무 뺏은 것 같군요. 그럼 저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어...어."
이내 손목에 찬 시계를 보더니 신속하게 자리를 뜨는 비하였다. 큭- 내가 래드 엘젤이라니... 래드 엔젤
이 누군지 간단하게 조사나 해볼까? 일단 아주 간단하게 PC방에를 가봤다.
* 푸름 PC방
"한 시간이요."
"...////.. 네. 26번으로 가세요."
왜 얼굴은 붉히고 난리야? 큭- 오랜만에 PC방에 오는 건가. 일단 검색창에 래드 엔젤을 쳐보았다. 별
쓰잘떼기 없는 것들만 잔뜩 뜬다. 그냥 칼라에서 래드. 엔젤도 만화의 부분적으로... 래드 엔젤에 대해
여기저기 사이트를 찾아봤지만... 없다. 후- 그냥 가기에도 뭐하고 오랜만에 캠이나 찍어볼까? 대충 각
도 설정하고 하나. 둘. 셋! 찍다보니 두 장을 찍었다. 처음엔 그냥 찍었는데 나중에는 기억이 안 난다.
찍힌 모습을 보니. 분명 같은 사람이건만 사진 속의 나에게서 또 다른 모습이 보였다. 엄청 차가워... 한
쪽은 평범하다면 다른 한 쪽은 너무 차갑다. 꼭 얼음을 떠올린다고 해야할까? 대충 다른 곳에 올리기도
뭐하고 도민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려봤다. 도민이가 우리들 사진을 올려놓는 곳에. 우와~
조회수들이 장난이 아니다. 내가 올렸는데 조회수 0이면... 섭섭한데. 인기가 없으면 또 삭제해도 아무도
모르겠지. 이제 할 것도 없고 그냥 집에나 가야겠다.
* 집
"누나. 누나가 도민이 누나 홈페이지에 사진 올렸어?"
"으...응? 왜?"
"이리로 좀 와봐."
집에 오자마자 세진이가 나를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불렀다. 어째서 그러지? 사진 올린지 고작 해봐야
30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술 냄새 지우려고 걸어서 왔다.)
"누나. 반응 장난이 아니야. 벌써 조회수가 1000을 훨씬 넘었어. 그리고 댓글들도 엄청 많고..."
"그게 좋은 거야?"
"당연하지. 누나. 이것들 좀 보라구. 누나 이름도 지금 실시간 검색어 10위에 들었다구."
"말도 안돼. 30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너무 지나친거 아니야?"
"누나. 눈으로 보고도 이해 안되?"
"..."
인터넷이란게 참으로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부터는 사진은 안 올리도록 해야겠다. 댓글들이 정
말 많다. 그렇지만 세진이가 옆에서 뭐라고 하는 게 오늘은 그 소리들이 짜증이 나서일까? 내 방에 와서
내 방 컴퓨터를 켰다.
/와... 엄청 이쁘세요. 두 사진 모두 동일인물인가요?
/ 이미지가 다르네요. 이런 표정을 소화해 내시다니... 대단하세요.
/ 남자친구 있어요?
/ 어디에 사세요?
/ 언니. 너무 예뻐요.
... 모두들 칭찬이다. 이거 왠지 기분이 좋아지네. 실시간 검색... 헉. 진짜 10위 안에 들었다. 딱 10위로...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내 얼굴이 그렇게 신기한가? 이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깐 래드 엔젤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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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영아~"
"아. 도민이구나. 언제 왔어?"
"바~앙금. 헤- 내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와방 이뻐."
왜 이리 자랑스러운지 원. 다시 봐도 내 사진. -_-* 이쁘게 잘 나왔네.(공주병...) 두개 중 하나는 어떻게
나온 표정인지... 나도 모르겠다. 완전 차가운 얼음 덩어리 그 자체. 아... 맞다. 도민이라면 홈페이지도
관리하고 컴퓨터도 많이 하니깐 래드엘젤에 대해 잘 알지도 모르겠다.(그게 무슨 상관?)
"도민아. 혹시 래드 엘젤이라고 들어 봤어?"
"래... 래드 엔젤?"
"응."
얼레? 왜 말을 더듬는 거지? 뭔가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나.
"그건 왜?"
"응. 누가 나보고 래드 엔젤님이라고 하길래. 나는 래드 엔젤이 뭔지도 모르고 해서 아니라고 했는데 그
사람은 계속 내가 래드 엔젤님이라는 거 있지? 도민이 너라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주인님! 전화 받으세요~
갑자기 도민이의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쳇- 타이밍 한 번 기막히군. 저 앙증맞은 벨소리가 오늘따라 왜
이리도 짜증이 나는 건지...
"응. 응. 어. 알았어. 곧 갈께. 조금만 기다려."
탁-
"세영아. 미안한데. 그 일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하자. 나 어디 가볼 데가 있거든."
"그래..."
핸드폰을 닫더니 다급하지만 똑부러지게 말을 하고선 가는 도민이. 차마 그 목소리에 도저히 잡을 엄두
가 나지 않았다. 차가운 느낌이랄까? 후- 비하는 도대체 누구고 래드 엔젤은 또 누구야. 아오. 머리가 다
지끈거리네. 그냥 한 숨 푹 자야지.
<한편 도민은...>
세영과 다른 얘들과 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차가운 못브의 도민. 어디론가로 급히 뛰어가듯이 걸어
갔다.
"너.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세영이 아직 그 일들 하나도 기억 못한다구. 심지어 하늘이까지도."
"그래. 알아.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빨리 복귀하시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저쪽에선 이미 비밀리에 킬러
까지 고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그 킬러에 대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전혀 갈피가
안 잡히고..."
"그래도... 이번에 너무 성급했어."
도민이 도착해서 앉은 곳은 한 커피숍이었는데 열띤 대화중인 상대방은 비하였다. 둘이 제법 잘 어울려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런 시선들을 무시한 채로 자신들의 이야기
만을 했다.
"세영이 지금 평범하고 조용하게 잘 살고 있어. 다시 예전처럼 되라는 거야?"
"박도민."
"내가 세영이 대신 하면 되잖아. 어차피 그 새끼들 세영이 얼굴도 잘 모르고."
"너도 어느 정도 한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그 분과의 차이는 너도 잘 알텐데. 나도 그 분과 제법 차이가
난다. 너는 나보다도 약하고."
도민은 입을 조금 내밀었다. 도민 말대로 한다면 세영은 계속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맘 편히 지낼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게 악랄하고 비열한 놈들이 자주쓰는 방법 중 하나
가 그 부근의 친구나 가족등을 가지고 인질극을 벌이는 것이다. 그 인질극에 세영이 인질로 잡혀갈 조금
의 가능성도 신경이 쓰이기에 비하는 생각에 빠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걸리는 게 한 가지 있는 데 말야. 혹시 한빛고 한세영이 그 분이냐?"
"큭- 역시. 소비하야. 용케도 아는 구나? 맞아. 그 한세영이 니가 모시는 래드 엔젤이시지. 어? 벌써 시간
이 이렇게 됬네. 나 류하랑 영화보기로 했었는데. 그럼 이만."
"어. 다음에 연락하지."
이렇게 도민과 비하의. 둘만의 은밀한 대화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채 비밀리에 끝이 났다.
<다시 세영 시점>
내가 조금만 잔다는 게 너무 많이 자버렸네. 시계를 보니 1시다. 새벽인가? 새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도 밖이 밝다. 설마.... 설마....!!! 방에서 나가보니 세진이가 없다. 주방에 가보니 밥과 함께 쪽지 한 장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 누나. 오늘은 푹~ 쉬어도 되. 내가 누나 담임선생님께 누나가 무지 아프다고 말해놨으니깐. 맘 편히
푹 쉬어. 알았지?
역시... 나를 생각해 주는 건 세진이 밖에 없구나. 밥을 먹고선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거실에서 뒹굴거리
며 TV를 시청했다. 오늘따라 도민이가 자주보는 개그 프로그램도 안 한다. 최악이군. 심심해~ 심심해~
띵동-
"누구세요."
"나야..."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싸가지...? 왜 이 시간에 우리 집에 온 거야?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라니깐.
와락-
나를 보자마자 안아버리는 이 녀석. 이거 미쳤나?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더욱 꽉 조이는 통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 녀석도 남자인지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씨발... 꼬봉 안해도 되니깐. 그냥 내 옆에 있어."
".......뭐?"
얘가 지금 나한테 뭐라는 거니. 하... 지금 뭐라고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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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3
"이... 이봐. 너 뭐 잘 못 먹었냐?"
"꼬봉도 안 시키고 그럴테니깐 내 옆에만 있어라."
밀어내고는 싶지만 내 힘으론 역부족이다. 이 놈도 남자인지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 어휴- 그런데 얘가
지금 계속 무슨 소리를 해대는 거야. 옆에만 있어라니. 뭔 헛소리를 하나 몰라.
"야. 너 술 마셨냐?"
"그래. 조금 마셨다. 왜."
"술 처먹고 남의 집에 와서 행패 부리지 말고 조용히 너의 집으로 돌아가려무나."
"싫....어."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오는 데 어찌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지 아주 다른 여자라면 넘어갔겠다. 목소리가
참 슬프게도 들리네. 지금 이 시간에는 우리 집에 올 사람이 아무도 없고. 조용한데... 이거 좀 민망하다.
"내가 존나.... 존나 잘 해줄테니깐. 내 옆에 계속 있어라. 어?"
"야. 이거 좀 놓고 말하지?"
"대답할 때 까지 못 놔."
"당연히 옆에 있겠지. 너는 세진이의 친구인 걸. 그러니 자연적으로 너와 많이 만날 거고. 뭐 옆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어?"
"너한테 나는 뭐로 보이냐?"
"인간."
"-_- 이 상황에 장난이 나와. 지금?"
뭐가 어쨌다고 난리야. 너무 어색해서 요거 좀 풀라고 한 것이거늘. 정말 어색하다. 너무 어색하다. 생각
하고 또 생각해도 어색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파.
꼬르륵-
하핫.... 밥 먹은지 얼마나 됬다고 벌써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건지 원...
"아직 밥 안 먹었어?"
"어? 엉..."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금 전에 밥을 먹었다고 하면 얼마나 비웃어 댈지... 근데 오늘따라
싸가지가 왜 이리 달라보이냐. 나한테 엄청 신경써주는 것 같아. 에이- 설마.
"그럼 밖에 나가서 뭐라도 사 먹자."
"엉?"
드디어 풀렸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내 손을 잡는다. 빼려고 하면 할 수록 더 꽉 잡는 싸가지 덕에 손이
빨개졌다. 아오. 아파라. 힘이 얼마나 센 거야. 눈물이 다 나올라고 그러네. 응? 갑자기 앞으로 가다가 뒤
로 돌아가버리는 싸가지. 큭- 저거... 보여주기 싫어서 그런거야? 그런데 어쩌냐 나 이미 다 봐버렸는데.
시내에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하늘이와 장미. 욱씬- 가슴 한 켠이 욱씬 거리고 아프다.
"야. 싸가지."
"왜."
"나 술 사주면 안되냐?"
"..."
싸가지는 아무 말 없이 술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어제 온 곳이네. 날려버려. 큭. 어제와 같이 간단하게
주문을 마친 싸가지. 몇 분 되지도 않았건만 초스피드하게 안주와 술이 나왔다. 나는 술병을 따자마자
병채로 마셨다.
"적당히 먹어."
"오냐~"
싸가지가 싸가지 같지가 않네. 왜 내가 하는 말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했으면서 이젠 너무 조용하다.
정말 뭐를 잘못 먹은게 아닐까? 캬~ 역시. 이런 날에는 술이 최고지. 채하늘. 그래. 장미랑 둘이 잘 먹고
잘 살아라. 나도 새 인생 찾으면 되는 거야! 흑... 그래도 많이 슬프잖아.
"또... 또 울어?"
"흐으앙... 채하늘 이 나쁜 새끼. 흐흡..."
"...씹-"
웁!!! 갑자기 내 옆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내게 별안간 키스를 하는 싸가지. 이 새끼야. 너는 실연 당한
사람한테 이 짓거리(?)를 하고 싶어?! 밀어내려고 하지만 밀어지지 않는다. 이내 싸가지가 입을 떼고선
내게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울지마."
"..."
어느새 울음이 딱! 그쳐버렸다. 오늘따라 싸가지 네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구나. 후- 하도 울어서 내 눈
이 어떻게 된 건가? 귀도... 너무 슬퍼해서 다르게 들리는 걸까?
"울지마라고. 한세영."
"..."
"네가 울면 이 새끼도 존나 슬퍼하니까. 울지 마라고."
"..."
자신의 심장을 가리키며 말을 하는 이 녀석. 잠깐 그럼 이게 무슨 뜻이야? 이 새끼도 존나 슬퍼하니까 울
지 마라고? 왜 싸가지 녀석의 심장이 존나 슬퍼하는데? 어째서? 왜. 와이!(둔해도 너무 둔하다.)
"아오...씹. 계산은 하고 갈테니깐 니 마음껏 먹다가 가라."
이내 지 얼굴을 보여주지도 않고 나가버리는 싸가지였다. 짜식이 괜히 사람 마음 어지럽히고 있어. 그렇
지 않아도 나 힘든 거 뻔히 알면서... 역시 넌 싸가지다. 나혼자 테이블에 남았네. 큭- 설움이 더욱 붇받
친다. 오늘만. 지금만. 울고서 깨끗하게 있는거야. 한세영. 지금. 아니 내일부터는 새로운. 당당한 한세영
으로 살아가자.
"여기 맥주 3병 추가요."
기본적으로도 술은 꽤 많았지만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시켰다. 중간에는 발음이 꼬였었는
데 이젠 다시 돌아왔다. 정신이 점점 또렷하고 말짱해졌다. 이내 마지막 술 한잔까지 입에 넣고선 그대
로 그 술집에서 나왔다. 돈을 안내도 붙잡지 않는 걸 보면 정말로 싸가지가 돈을 다 낸 건가? 술집에서
나오니 여러 골목이 가득 메워져있다. 어디로 가야되지? 나 길친데...
"여어- 이쁜 걸~ 혼자서 어디가?"
"오빠들이랑 놀지 않을래?"
"무슨 헛소리질이야."
"오빠들이 안 아프게 빨리 끝내줄께."
이것들이 정말 정신이 나갔나. 아오. 크게 다치던 작게 다치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할 것 아냐. 후
내가 다친 상처도 채하늘이라는 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 하겠지? 아...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 얼른
집에나 가야겠다.
스윽-
슈웅- 퍽!!!
내 엉덩이 쪽으로 다가오는 손. 깜짝 놀라서 그대로 팔꿈치로 내리 찍어버렸다.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뭐 어때. 치한될 뻔 한 놈 구해줬으니 지가 나한테 고마워 해야겠지? 이내 내 팔꿈치에 맞은 놈이 벌떡
일어나더니 인간들을 다 모았다. 위층에도 복장이 특이한 학생들이 가득 메우고. 출입기도 완전히 막아
버리고... 후- 스윽-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너 눈동자 색깔 바뀐 거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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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온다. 어쩌다가 내가 이리로 오게 됬지? 아... 술 때문에 비틀거리는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겠다. 한세영. 너... 괜찮은 거냐? 어? 후... 이내 인간들이 나를 에워싸고선 그대로 선빵을
날렸다.
퍼억-
"아무래도 너 같이 얼굴만 믿고 깡만 쎈 척 하는 것은 꼭 혼이 나야되."
"아오. 팔꿈치 한 번 졸라 아프네. 그렇게 가녀린 팔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 훗- 여자도 때리나봐?"
오싹-
움찔-
"왜. 더 때려보지 그래? 분명 선빵은 니들이 날렸다. 난 정.당.방.위.야. 어떻게 할래? 너부터 나랑 재미
있게 놀아주지 않으련?"
큭- 왜들 저러나 몰라. 내가 그렇게 무서운 건가? 어딜 불쌍하게 비에 젖은 쥐새끼마냥 열나게 온몸을
떨어대네. 단체로 진동이라도 왔냐? 그렇게 움직이기 힘들면 이 몸이 날려주지.
퍼억- 빠악!!!
"우욱..."
"커억-"
"야. 니들 미쳤냐? 어디 저런 거한테 맞고 쓰러져."
"얘네... 진짜로 기절했는데...?"
"뭐... 뭐야?"
기절 좀 시킨 거 가지고 뭘 그리 놀래고 그래? 니들 얼굴로는 사람 죽이는 것도 해봤을 것 같고만.(한 두
대 맞고 기절했다는 건 놀랄만 한 일이거든?) 생긴 것은 무슨 조폭같이 생겼으면서 행동은... 어휴. 한 숨
만 나오는 군.
휘잉-
타악!
퍽!!
아슬아슬했네. 한바터라면 저 돼지새끼의 각목에 큰일날 뻔 했네. 치사한 새끼. 뒤에서 각목을 들고
날라오다니. 그 몸뚱아리에 스피드가 장난이 아니군. 그렇다고 내가 모를줄 아냐? 땅이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오는데.(사실 각목을 든 세영이 돼지라 칭하는 남자는 그다지 찐 편이 아니었다. 세영에
비해 쪄보일 뿐.)
"피식- 여튼 각목은 땡큐~♡ 그럼 상으로 이거나 줄까?"
빠악!!!
[세영은 차갑게 웃으면서 그대로 자신이 돼지라 칭한 남자의 명치를 화려한 발차기로 날려버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주변에 있던 남자들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선 멍-하니 세영의 행동
을 지켜보았다. 그 틈을 그냥 넘길 세영이 아니었다. 상대가 무방비인 상태였던 지라 세영이 살짝(빡
소리가 나는 것이 살짝?)씩 때려주어도 금세 풀썩- 하고 쓰러졌다. 그러면서도 뭐가 좋은지 실실 처 웃
는 모습이 화가 나 세영은 한 번씩 발로 더 밟아주는 센스까지 보여주었다.]
"바보 같은 새끼들. 감히 한세영님에게 도전을 해? 그것도 헬렐레 하고 정신은 어디다가 팔아 먹었데?
실실 처 웃기나 하고. 다음부터 건들기만 해봐. 그때는 이정도에서 안 끝내."
후- 별로 재미가 없었... 지 않아. 왠지 뭐랄까? 인간들은 하나하나 상대하면서 때릴 때 느껴지는 그 느
낌은... 새로웠어. 아니. 재밌고 즐거웠어. 후훗-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를 쳐다보고서 멀리 떨
어져서 가려고 한다. 내가 뭐가 어쨌다고...
"엄마. 저 누나 왜 저래요?"
"저런 건 보면 안 되는 거에요. 어서 가자~"
이 상황... 지난 번에 미친x 취급받았는데 설마 오늘도 미친x 취급 받는건가... 젠장. 지나가다 유리에 반
사된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얼굴. 그래 얼굴은 아무 이상이 없다. 다만 나의 교복 상의와 하복에 살짝씩
튄 피들과 손에서 살짝 흘러내리다가 굳어버린 피. 그리고 언제부턴가 들고 있던 각목... 상당히 불량스
럽고 무섭게 보인다. 큭- 하긴 누가 이 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니겠어. 각목은 대충 바닥에 던저버렸다.
빨리 집에 가서 옷이나 갈아입고 씻어야지.
"...!!!"
젠장... 하늘이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 거지? 눈이 마주쳐버렸다. 오늘은 되는 일이 없어. 이내 내
쪽으로 오는 하늘이. 아니. 그대로 내 옆을 지나쳤다. 나와 눈이 마주치려하지도 않고.
"하늘아~ 조금 늦었네?"
"아. 미안."
으... 왜 이러지? 심장이 아플 듯 아프지 않아. 장미에게는 그렇게 따사로운 웃음까지 줄 수 있는 거지?
나 같은 건 그저 너의 장난감이자 인형일 뿐. 그런데 왠지 인형이란 거...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 때론
따뜻한 듯 하면서도 차가운. 아무런 감정조차 없는 인형. 그렇지만 꼭두각시는 되지않아. 누구도 나를
구속 시킬 이유도. 그럴 힘도 없을테니깐.
"킥-"
마지막으로 하늘이를 보며 차갑게 웃어주었다. 봤을라나 몰라. 채하늘. 이제 나 차가워질꺼야. 이제는
아무리 네가 매달려도 꽁꽁 얼어버린 내 마음은 녹이지 못할걸? 내가 그냥 한세영이 아닌 인형으로써의
한세영이라면 말이야. 내 눈빛을 봤을까? 살짝 동요하는 듯 했지만 이내 장미와 함께 내 눈 앞에서 사라
져버린 하늘이. 그래. 잘 가라. 되도록이면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말아줘.
* 집
"누... 누나!!"
"아. 세진아."
"누나. 어떻게 된 거야?"
"세영아. 어디 다쳤어? 괜찮아?"
"큭- 아니. 그냥 시비건 새끼들 살짝 때렸는데... 무방비로 그냥 지 몸을 대주더라구. 이상하게 오늘따라
몸이 가벼워진 것 같길래. 세진이가 하듯이 좀 휘둘러 봤는데 의외로 주먹이 잘 뻗어나가졌어. 그리고
이것들 다 내 피 아니야. 그러니깐 너무 걱정마."
"누나....."
"세진아. 나 좀 볼래?"
"그럼 나는 내 방에 가서 좀 씻고 옷도 갈아 입고 올께."
"응."
이내 세진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버리는 도민이. 무슨 할 말이 있기에 세진이의 입을 막고서 그대로
방에 들어가나 몰라. 꿀꿀한 이 기분... 욕조에 몸을 담구니 아무 생각도 없어지는 듯 하다. 아... 편하다.
너무 편해. 이내 개운하게 씻고서 옷을 갈아 입었다.
<세진이 방>
"웁...우우우우!(이것 좀 놔!)"
"조용히 내 말만 들어. 알았지?"
"(--)(__)(--)(__)"
"있잖아. 혹시 래드 엔젤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__)"
"그게 세영이란 것도 알고 있어?"
"....!!!"
"역시... 몰랐구나?"
도민은 의자를 끌어다가 앉고선 편한 자세로 얘기를 이어갔다. 세진이는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표정이
어두워져지만 도민의 얘기를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세영이는 래드 엔젤이야. 그런데... 2년 전에 너희 아버지 돌아가셨잖아..."
"....(--)(__)"
"그 때 충격으로 세영이... 자신이 래드 엔젤이라는 거... 몰라."
"하지만 누나는 그 때에도 조용히 지내려고...."
"그래. 그건 가족들에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그랬던 거야. 이중생활을 한거였지. 세영이 별명이 뭔 줄
알아? 그 때 얘들 사이에선 한 때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이라는 소리가 나왔었어."
"..."
"동생인 너는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서 얘기 한거야. 그러니깐 누나한테 신경 많이 써."
도민은 조금 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영이의 기억은 아직 불분명해. 아까도 봤지? 세영이 눈이 빨간 거. 자신도 모르게 점점 옛날의 기억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느끼고 있어. 그러니깐 되도록 큰 충격을 줘선 안돼. 알았지?"
"응... 누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겐 얘기 하지마. 알았지?"
"그럼. 나 입 무겁다고. 왜 이래."
"그래. 세진이 널 믿으니까 이렇게 말한거야. 세영이 벌써 다 씻었겠다. 이만 나가자."
"응."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4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5
"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리 은밀하게 하고 방에서 나오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누나. 그치~ 도민이 누나?"
"으..응. 그렇구말구. 세영아. 나는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볼께. 안녕~"
쾅!
뭐가 급한지 저렇게 뛰어가다니... 어지간히도 급한 약속인가 보네. 세진이를 보니 슬금슬금 주방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걸음걸이가 어쩐지 세진이 같지가 않다. 평소에 당당하게 어깨를 쫘악 펴고 걷던
모습에서 등을 구부린채로 살금살금 가는 포즈란... 너무 어울리지가 않다. 싸가지가 만일 저 포즈였다
면 아마도 다른 애들은 배를 잡고 바닥을 뒹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세진이의 포즈. 그다지
웃음이 터져나오지는 않다. 다만 상상이 즐거울 뿐.
"세진아."
"응?"
"나 해장국 좀 끓여주라~ 술 먹었더니 속 쓰려."
그러고보니 나도 참... 해장국은 내 전문(?)인데. 내가 직접 하는 수 밖에 북어를 내리치면서 뭐. 쌓인 스
트레스들도 풀고 하면 좋으니까. 흐흐흐. 마침 냉장고에 북어가 있으니 시작해 볼까? 주방에서 엉금엉금
다니는 세진이에겐 방에 들어가서 쉬라고 하고선 나는 사정없이 북어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벅!
퍽~~~~!!!
"누... 누나. 무슨 일 있어?"
"응?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북어를 내리치고 있었을 뿐이야."
"그래...? 누나. 그냥 내가 할께."
왜 저러지? 너무 소리가 컸나? 갑자기 채하늘이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더 가버렸다. 큭-
하여튼 한세영. 못 말린다. 정말. 억지로 등 떠밀려서 거실로 나왔다. 주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는 세
진이. 세진아. 왜 그래... 설마 내가 칼을 던지거나 접시를 깨리라는 생각을 한 거야? (그런 생각한 적 없
거든?) 여튼 머리카락이나 말려야겠다.
"세진아. 드라이기 어디있어?"
"전화기 옆에!"
전화기 옆에라... 찾았다! 구석때기에 처 박혀 있는 드라이기. 누가 너를 그 곳에 놔두었니? (그건 바로
너란다.) 흠흠... 대충 먼지를 털어냈다. 오우~ 장난이 아니네. 바닥이 금세 더러워졌다. 머리카락 떨어
진 거 주우면서 다 청소해야겠네.
위이이이잉~
"더럽게도 안 마르네!"
나는 머리카락을 말릴 때 이렇게 간혹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긴다. 머리카락이 숱도 많고 두꺼워서 좋기는
한데. 그 두께 덕에 물을 흡수하는 것이 뛰어나는 건지 금방 마르지가 않다. 드라이기로 해도 10분 정도
가 가볍게 소요된다. 오버라고 하겠지만 속에까지 다 말리려면 평균 10분 정도 걸린다. 다른 애들은 어
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오래 걸려서 짜증이 난다. 어쩔 때에는 별로 기분이 변하지 않지만.
"누나! 국 다 끊였어!"
"응. 곧 갈께!"
대충 빗으로 머리카락을 빗고선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한 곳에 모아두었다. 빨리 먹고 와서 치워야겠다.
주방에 가니 구수한 향기가 나의 코를 자극시킨다. 음~ 이 향기로운 음식 냄새... 잘 먹겠습니다! 스윽-
오물오물... 후루룩- 오늘따라 국물이 더 시원하고 맛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진아. 어떻게 끊인거야? 이거 너무 맛있네."
"그렇지? 그거 누나가 하도 때려서 더 부드럽게 된 것 같은데?"
하핫... 때리다니. 세진아. 누나는 때리는 것이 아니라 장난 치는 거란다. 아니... 때리는 게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리쳤을 뿐인데... 어쨌든 맛있으니깐 상관없겠지. 뭐.
"세진아. 진짜 맛있다. 어쩜 이렇게 잘 만들어?"
"아니야. 누나. 그럼 맛있게 먹어."
이상하네? 세진이가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하긴 뜨거운 국을 끓였으니 많이 힘들었겠지. 세진아. 수
고했다. 훗-
'누나... 누나가 내리친건 흐물흐물해서 내가 처음부터 다시 했다고!'
[세진이의 마음은 알리 없는 세영은 세진이의 실력이 좋다고 생각하고 다음에도 자신이 북어는 내리쳐
야 겠다고 생각하며 맛있게 국물을 먹었다.]
"음... 다 먹었다."
대충 설거지를 마치고 방에나 가볼까? 후- 푹~ 자야지.
드르르르르-(진동오는 소리)
막 자려는 데 누구야. -_- 발신자도 안 뜨네?
"여보세요."
= 래드 엔젤님.
"엥? 내 핸드폰 번호는 어떻게 알고?"
= 그거야 다 수가 있죠. 지금 어디십니까?
"여기? 내 집인데. 왜?"
= 아닙니다. 집 밖에서 절대로 나오지 마십시오. 그럼 이만.
이... 이런. 왜 집 밖에 절대로 나오지 말라는 거야. 나오지 말라고 하면 나가고 싶은게 사람 심리라구.
미세하지만 목소리가 떨고 멀리에서 뭔가가 치고 박는 소리가 났는데... 혹시 싸움이라도 일어난 건가?
만약에 싸움이 일어난 거라면 어째서 내가 나오면 안 된다는 거지? 내가 래드 엔젤이라며. 그런데 왜?
어째서?
드르르르르-
전화를 끊자마자 또 전화가 하나 더 온다. 훗- 발신자를 보니 이번엔 도민이?
"어. 도민아. 왜?"
= 아... 아니야. 다행이다.
"왜? 무슨 일 있어?"
= 아니. 아무 일도 아니야. 지금 어디야?
"여기? 집인데. 왜?"
= 아... 그래? 알았어. 아참. 절대로 집 밖에 나오지는 마. 알았지? 그럼 끊을께~
-_- 두 번이나 먼저 끊겼다. 왜 전화를 하고선 집밖에는 나오지 말라는 거야. 몰래 나가봐? 어차피 내가
집에서 잠시 나갔다 오겠다는 데 무슨 상관이야. 안 그래?(누구한테 하는 말이니?)
살금살금
"누나."
"악!!! 깜짝이야."
"흐익! 누나. 내가 더 깜짝 놀랬어."
"아... 그래? 왜?"
"누나. 나가려고?"
"아니~ 운동 중이었어. 운동!"
왜 나가려고 하는데 딱 맞춰서 나를 세우지? 흠... 도민이가 나 집밖에 못 나가게 세진이한테도 연락을
취했나? 에이- 심심한데... 그런데다가 무슨 일인지 너무 궁금하잖아. 쳇-
"누나. 그냥 집에 있어. 다 생각들이 있겠지."
"역시 도민이가 나 집밖에 나가지 말래?"
"(화들짝) 어? 응... 누나. 도민이 누나 말 들어. 절대로 집 밖에 나가면 안돼. 알았지? 나가도 되면 그 때
다시 연락 한댔어 누나."
"심심한데..."
"누나~"
하는 수 없지. 몰래 나가려고 해도 어떻게 나갈 방법이 없으니. 이럴 때 꼭 세진이는 귀신같이 내가 나갈
타이밍과 장소 등을 어찌나 속속들이 잘 아는지... 귀신이 따로 없다. 그럼 하는 수 없지. 컴퓨터나 하는
수 밖에...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5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6
컴퓨터를 켜고 오랜만에 메신저를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창을 가득메운 이 쪽지들은 다
뭐다냐... -_- ... 미치겠네. 어떻게 내 메신저 아이디를 안거지? 쪽지를 사정없이 보내놨다. 내용들은 다
내가 올린 사진에 대한 내용들. 칭찬해 주고 그러면 좋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해주면 나 미친단다. 응? 그
중에서 내 눈에 띄는 쪽지 하나. 아이디가 skyblue? 내용은... '너의 과거를 다 알고 있다.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가?'
"-_- 놀고 있네."
어라? 또 쪽지를 보냈다. 접속 중이었나 보네.
-=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가?
=- 궁금은 한데. 댁은 뉘슈?
-= 그건 비밀이다.
=- 지금 나랑 장난하냐?
-= 래드 엔젤.
=- 그래. 뭐 어쨌다고.
래드 엔젤? 나를 알아? 그런데 뭐 어쨌다고 저 난리야? 짜증나게 시리. 에잇- 그냥 꺼버려야겠다.
-= 지금 이렇게 여유로울 때가 아닐텐데?
=- 그게 뭔 소리야.
-= 니 친구와 부하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대빵이란 녀석이 가만히 놀다니. 참 어이없는 일이로군.
=- 거기가 어디지?
-= 찾아봐.
-_-... 이게 아주 내 성질을 박박 긁어 대는 구나. 너 걸리기만 해봐라. 내 손에 뒈질 줄 알아!
=- 빨랑 불어. 아니다. 그럼 안 가련다.
-= 뭐... 뭐야? 아... 알았어. 가르쳐주면 될 거 아냐.
=- 어디.
-= 푸름 공원이다.
아예 컴퓨터 코드를 뽑아버렸다. 그런데 이 놈은 푸름 공원이라면서 메신저는 또 어떻게 해? 큭- 핸드폰
으로 했나? 지금 이대로 나가면 세진이가 뭐라고 할텐데... 아. 맞다. 우리집은 주택이니깐 그냥 창문을
넘어서 가면 되겠다. 일단 모자를 쓰고 옷도 좀 편한 추리닝을 입고. 좋았어!
스르르르-
되도록 조용히 창문을 열고서 넘어갔다. 나이스! 세진이한테 안 걸렸어. 슬금슬금. 조심스레 마당을
나와서 대문을 열었는데... 세상에나. 우리 집 앞을 지키고 있는 검은 무리들... 지금 당신들 뭐하는 거?
"앗. 나오시면 안됩니다."
"-_- 댁들이 뭔 상관이야. 비켜. 나 가야되."
"가시면 안 됩니다."
"죽.을.래?"
슬금-
내 말에 한 발짝씩 멀어지는 검은양복 아자씨들. 좀 그렇군... 이렇게 금방 물러날 줄 몰랐는데 말야... 그
럼 이대로 달려가겠습니다~
"으앗! 거기 거십시오!"
"메~롱."
나는 사정없이 달려 제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좀 따라오는 가 싶더니만 이젠 따라오지도 못하고 저 멀
리에서 헐떡이고 바닥에 주저 앉아있다. 좋아. 이대로라면 푸름공원은 금방이야.
퍽- 퍼버벅- 빠악!!!
오우... 처참하군. 서로 때리고 맞고. 무기까지 사용하네. 앗. 저기 있다. 뭐야. 도민이....너. 아까 이 싸움
때문에 빨리 나갔던 거야? 하... 비하도 나한테 나오지 말라더니... 이렇게 힘들게 싸우는 거였으면 나
불러도 상관 없잖아.
"...!!! 도민아!"
뒤에서 각목으로 도민이의 뒤통수를 때린 어떤 한 녀석. 그에 도민이는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쓰러지고 말았다. 안돼... 안돼.....
<작가시점>
"도민아!!!!!!!!"
"아...."
풀썩-
"이런...."
"래드 엔젤이 쓰러졌다. 소비하. 너도 항복 하지 그래?"
"큭- 무슨 헛소리를 하고 지랄이냐. 도민이가 래드 엔젤? 꼴깝 떨지마."
"너는 누구지?"
"나? 내가 바로 래드 엔젤이다."
세영은 그대로 모자를 벗어버렸다. 그리고선 도민을 친 녀석의 각목을 뺏어다 더욱 세게 때렸다. 이미
기절했지만 몇 대 더 가격한 후에야 진정을 좀하는 세영이었다.
"큭- 이제 시작이지?"
"래드 엔젤님... 어떻게."
"후- 미안미안. 이런 거였음 진작에 나 부르면 되잖아. 괜히 걱정끼쳐서 미안.^-^"
"...//.... 아..... 아닙니다."
이 후 세영은 따뜻한 미소가 아닌 차가운 미소만을 지으며 가차 없이 공격했다. 그에 여태 이겼던 상대
쪽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세영이 나선지 불과 몇 분 뒤. 푸름 공원에는 래드 엔젤을 따르는 무리들만이
남아있었다.
"방금 뭐였어?"
"아... skyblue 라는 곳으로 래드 엔젤님께 상당히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놈들입니다. 현재 래드 엔
젤의 뒤를 바짝 추적해 오고있는 조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래? 나는 도민이 데리고 갈께."
"예."
세영이 가고나자 비하는 조직원들에게 말했다.
"방금 본 그 분이 진짜 우리들의 주인이시다. 앞으로 실수하는 일 없도록."
"예!"
정신이 남아있는 그들은 큰 소리로 대답을 하고선 쓰러진 조직원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한편 세영은...
<병원>
"도민이... 어떤가요?"
"다행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수술은 성공리에 마쳤고, 며칠 간 안정을 취하시면 됩
니다."
"네...."
세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병원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선 모두에게 전화를 걸었
다. 그리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6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7
세영이 가고 얼마 안 있어 모두들 급하게 병원을 찾아왔다.
"도민이는. 우리 도민이는!!!"
평소에 흥분을 잘 안하는 류하는 꽤 많이 흥분을 했다. 그에 모두들 표정이 좋지 않았다. 간호사는 당황
해 하더니 도민이 입원한 병실을 가르쳐주고선 도망치듯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아... 박도민 환자는 102호에요. 각목에 맞은 환자 맞죠? 수술이 잘 되서 일반 병실에 있어요."
"혹시 한 여학생 못 봤어요? 긴 생머리..."
"아. 그 여학생은 박도민 환자 수술이 끝나자 마자 어디로 가버리셔서.... 그럼 전 이만!"
모두들 한숨을 쉬고선 도민이 입원되어 있는 병실로 자리를 옮겼다.
* 102호
"도민아!"
류하는 대뜸 도민의 곁으로 다가갔다. 머리에 감겨 있는 붕대. 그 붕대가 이상하리만큼 미워보였다.
류하는 도민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넘겨주었다. 도민은 무슨 꿈을 꾸는 지 인상을 찌푸렸다. 자세히
보니 머리만이 아니라 온 몸에 멍이 들었다. 래드 엔젤. 세영을 대신해서 싸운 만큼 그 결과는 참혹했다.
아무리 도민이 싸움을 잘 한다 한들 세영만 못했다. 잘 싸운다고는 하지만 그 많은 주먹들을 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시내야. 그 과일 어디에 놓을 거야?"
"아... 이건 냉장고에..."
"그래? 사과 과일 먹고 싶었는데."
"하긴... 빨갛게 잘 익었으니까."
"야. 니들은 저기 환자 안 보이냐? 좀 닥쳐. 오랜만에 류하 흥분했는데. 니들 그러다 맞는 수가 있다."
여느 때와 같이 떠드는 사과. 시내가 검은 봉지에서 꺼낸 사과를 보더니 입을 꾸욱 다물었다. 괜스레 계
속 병실에 있기 뭐했는지 태현은 병실에서 나갔다. 그 뒤를 이어 사과와 시내. 휴하도 조용히 병실에서
나왔다.
* 한편 세영은...
"어라? 여기가 어디지?"
젠장... 여기가 어디냐... -_- 어딘지도 모를 곳에 오다니. 한세영. 아주 돌았구나. 돌았어. 다시 돌아가기
도 길이 너무 복잡하잖아.... 하는 수 없지.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수밖에. 훗- 내가 길치라고 뭐라 해대
는 도민이가 설정해 준 네비게이션. 참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그나저나 도민이 괜찮겠지? 뭐. 수술을
잘 됬다고 했으니까.
"여어~ 귀여운 숙녀분이 이런 곳엔 어인일로 오셨을까?"
"혹시 길을 잃어버린 거야? 오빠~들이 찾아줄까?"
갑자기 나타난 그지같은 것들. 지금 니네 얼굴 보고서 하는 말이냐? 내가 껌으로 보이나. 후- 골목도
무지 복잡한데 양아친가? 아님 불량배? 생긴 건 불량밴데 뭐가뭔지 모르겠군.
퍽-
"야. 이 새끼들아. 아직도 정신 못 차려?"
"아오. 왜 때려!"
... 분명 내가 때린 게 아니다. 어떤 손이 갑자기 나와서는 한 놈의 머리를 대뜸 때렸다. 저건 내 손이 절
대로 아니다. 이내 모습을 드러내는 한 인간. 누구냐. 넌.
"... 소비류..."
"어? 넌 누군데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냐?"
"뭐? 니 이름이 뭔데?"
"방금 니가 내 이름 불렀잖아."
이게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나 아무 말도 안 했거든. 근데 어디에서 많이 본 듯 한데... 기억이
날 듯 말 듯. 아오. 미치겠군. 근데 이 새끼들보단 쎈 놈인가? 얼굴이 굉장히 어려보이는데... 아오. 몰라.
어찌됬든간에 도민이한테나 가야겠다.
"근데 너 어쩌다가 여기에 왔냐?"
"나도 몰라. 내가 왜 여기왔지?"
분명히 도민이가 걱정이 되서 갔는데 도민이가 각목에 맞아서.... 그 다음에 어떻게 됬더라? 하여튼 간에
도민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수술이 잘 됬다는 말만 듣고는 그 다음부터 지금까지 또 기억이 없다. 후-
어떻게 된거지?
"참. 별난 녀석이군. 얼른 가봐."
"너 역시 별나다. 양아치냐. 불량배냐?"
"큭- 남들은 양아치라는데. 나는 보통 양아치완 다르거든."
"그래. 니 옆의 두마리(?)는 보통인데 너는 좀 다른 것 같다."
"푸하하하"
이것이 돌았나. 왜 처웃어. 처웃기를. 짜증 나네. 뭐. 한 눈에 봐도 보통 양아치는 아닐 거라는 느낌이 팍
온다. 그 옆에는 나도 몰라~ 다 거기에서 거기겠지. 뭐. 이내 웃다가 갑자기 웃음을 멈 추는 이 보통 양
아치와 다른 이 아이.
"네 이름이 뭐냐?"
"왜."
"넌 참 별나서. 대체로 이런 골목에 오면 당황하거나 두려워 하던데 말이야."
"그래? 그 인간들이 너무 겁이 많은 거겠지. 뭐. 내 이름? 내 이름은 한세영이다만은. 왜?"
"한세영이라... 괜찮은 이름이네. 내 이름은 소비류다. 존나 뽀대나지 않냐?"
이름에 엄청난 자신감을 가진 소비류. 그래. 니 이름 존나 뽀대난다. 그런데 나 여기에서 지금 뭐하고
있지? 이런 꼬불꼬불한 골목에서 친구를 사귀다니. 참. 신기하네.
"야. 나 이만 가야겠다. 친구 병문안 가야되."
"길 찾을 수 있겠냐?"
"엉. 나에겐 네비게이션이 있거든."
어라? 그런데 핸드폰이 안 켜진다. 젠장... 배터리가 다 됬다 보네. 이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어떻게 빠져
나간담. 미치겠네.
"왜 그래. 안 가?"
"저... 나 길 좀 가르쳐 주지 않으련? 배터리 다 닳았어."
"큭- 좋아. 니네는 먼저 가. 알았지?"
"하지만..."
"어허~ 그럼 난 이만. 자. 가자."
"엉."
왜 저러지? 나머지 애들... 뭐. 못볼 거라도 본 거 마냥 신기로워 하고 있다. 훗. 이 한세영님의 미모에
반한거냐? 이 몸이 워낙에 빛이 나야 말이지.(공주병은 고칠 수가 없다더라.)
"와- 길 엄청 복잡하다."
"그래. 처음에 잘 못 발을 디디면 다시 돌아가는 건 엄청 힘들거든."
"고마워. 니 덕에 빨리 나온 것 같아."
"아니야. 오랜만에 재미있는 애를 만나서 재밌었어. 다음에 만나면 아는 체 하자고."
"어. 잘 가."
후- 운이 좋았나봐. 10분도 채 안되서 그 무시무시한(?) 골목길에서 빠져나왔다. 별의 별 지름길을 다
지나서 왔다. 아까 그쪽에서 조금만 더 가면 무슨 공터가 나오는 것 같았는데. 여기에서 조금만 가면 병
원이다. 지금쯤이면 도민이가 일어 났으려나...
* 102호
"어? 세영아. 왔어?"
"어. 도민아. 괜찮아?"
"응. 괜찮으니까 이렇게 세영이 너랑 얘기하고 있지."
"다 나으려면 얼마나 걸린데?"
"이주 정도면 다 낫는다던데?"
"아... 그래? 너도 고생이다."
"별 말씀을."
이주라니... 힘들겠다. 하긴 머리뿐만이 아니라 대충 보기에도 몸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보이니깐.
그런 상처까지 나으려면 그 정도 시간은 걸리겠지...
"도민아. 근데 왜 그렇게 다친거야?"
"어? 왜 그렇게라니... 설마. 너 기억 안 나는 거야?"
"응? 뭐가?"
"아냐. 아무것도..."
"그래? 나 이제 너 괜찮은 거 봤으니깐 집에 갈께. 이크. 세진이가 나 나온거 눈치 채기 전에 얼른 들어가
봐야겠다. 그럼 내일 봐."
"응...."
병실에서 나갈 때 도민이의 눈동자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세진이가 눈치 채기 전에 얼른 들어가야 돼.
벌써 알아버렸으면 어떡하지?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7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8
"헥헥. 흐익!"
퍼억!
집에 들어가려는데 아직도 검은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엎어져 있다. 쩝- 근데 갑자기 내 발을 잡는 건
뭐냐구요. 그래서 얼른 걷어 차고선 유리창을 가뿐히 넘어가....지 못했다.
쿠웅!
"누나. 무슨 일이야!!!"
"하하... 아무 일도 아니야."
"아무일도 아니긴. 그 옷에 묻은 피들은 뭐야? 누나가 자학을 했다느니 그런 건 아닐테고..."
"저... 저..."
"말하기 싫으면 하지마. 어차피 누나가 안 나간다는 건 말이 안돼니깐. 병원에서 연락 받았어. 도민이
누나는 괜찮아?"
"어. 수술 잘 됬어. 지금은 일어날 수도 있고."
"후- 그럼 누나 얼른 씻고 옷 갈아입고 와. 밥 다 차렸어."
"어."
젠장... 시끄럽게 안 했어도 다 아는 거였잖아? 하긴. 얘들이 세진이한테 얘기를 안 할리가 없지. 그럼.
그렇고 말고.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고. 후- 몰랐는데 정말 피가 묻어 있었잖아? 그래도 그닥 많이
묻은 건 아닌데... 왜 이리 피가 묻었나 몰라.
"와- 내가 좋아하는 거네?"
"응. 누난 갈비라면 사족을 못쓰잖아."
"하긴... 그럼. 잘 먹겠습니다!!"
젓가락을 들고선 사정없이 입에 갈비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아니. 젓가락도 필요가 없다. 아예 손으로
잡고 뜯어 먹었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배가 많이 고픈 걸 어찌하리. 캬~ 냄새도 좋고. 그러고보니 싸가
지랑 갈비집에 갔던게 생각나네. 큭- 닭발도 맛있었는데... 후- 싸가지는 잘 있으려나 몰라.
"세진아."
"어? 이거 엄청 맛있다."
"그래? 실은 그거 태현이가 가져온거야. 가게에서."
"싸가지가?"
"응. 누나가 엄청 좋아한다던데? 이거 먹고 힘내라고."
"그...으래? 그럼 걔도 와서 같이 먹지 그래? 먹는 거 같이 먹으면 더 좋잖아."
"정말? 그럼 누나 그대로 가만히 있어. 알았지?"
"어? 어..."
세진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 처음이다. 근데 싸가지 얼굴 어떻게 보냐. 젠장... -//- 아씨... 또 후끈
거리는 것 같잖아.
"누나. 태현이 곧 온데. 나 얘들이 만나자고 해서 나갈께."
"뭐?"
"그럼. 좀 이따가 봐. 누나."
의미모를 표정을 짓고선 그대로 나가버린 세진이. 세진아. 네가 나가버리면 어쩌라구. 분위기 엄청 무거
울텐데... 젠장. 이내 세진이가 나가고 몇 분 뒤. 느긋하게 걸어오는 싸가지. 이내 내 맞은 편에 앉았다.
"..."
"..."
무슨 말을 걸어보고는 싶어도 말을 걸 수가 없다. '나한테 말 걸지마.'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것만 같아서
도저히 말을 걸수가 없다. 하는 수 없지. 식기 전에 갈비나 먹는 수밖에. 뭐 먹다보면 맛있다. 등등의 간
단한 얘기도 오갈테고.(네가 배고파서 그런거잖아.)
"쩝쩝- 냠냠."
"..."
아. 울고 싶어라.(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가...갈비도 맛있지만은... 아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금 이 분위기가 싫단 말이다. 후- 싸가지 넌 입에 지퍼를 달았냐? 뭔 말이 없어.
"야. 넌 안 먹어? 네가 사왔다며."
"..."
"무슨 말이라도 하던가. 어이."
설마... 죽은 건가? 흐익! 조심스레 일어나서 싸가지 얼굴에 바로 내 얼굴을 들이댔다. 순간 움찔하더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뭐야. 죽은 건 아니잖아. 근데 귀는 왜 빨개지는 거니... -_-.... 아. 나 미쳤나보네.
어디 얼굴을 들이밀고 난리지.
"야. 말 좀 해봐!"
당황해서 목소리 커졌다. 이런... 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냐구요-오. 난 심심한거 못 참는단 말
이다. 내가 친히 갈비를 손으로 먹여주리? 앙?
털썩.
"야... 야. 싸가지!"
"..."
아무말도 못한채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는 싸가지. 참내... 식탁에서 쓰러지는 인간 처음 보네. 왜 저래?
이마를 손으로 대보니. 세상에나. 열이 장난이 아닌데~ 오우. 낑낑...대지 않고 가뿐히 싸가지를 내 방에
옮겼다. 세진이 방까진 너무 멀었다. 대충 눕혀놓고선 세숫대야에 물을 받고 얼음과 수건을 찾았다. 후-
다행히도 얼음은 가득하구나. 수건도 많이 있군. 꼭 일부러 준비해 놓은 것 같다만은 이럴때가 아니지.
"...."
"참. 고생이다. 아프면 병원에나 갈 것이지. 왜 우리집에 오냐?"
"....나도.. 몰라."
"... 드디어 말을 하는 구나. 열이 심한데. 혹시 감기 걸렸냐? 일단은 이 수건 이마에 올리고 있어. 얼른
나가서 감기약 사다가 줄께."
덥썩-
"나가지마..."
"뭐?"
"나가지 말라고."
"이게 미쳤..."
"씹- 나한테 등 돌리고 나가지 말라고..."
... 나가려다 멈췄다. 오늘따라 싸가지의 목소리가 더 갈라진 것 같다. 후- 얘 왜 이래. 병원에 가던가.
아니면 그냥 푹- 자면 될꺼 아냐. 왜 눈은 뜨고 나를 쳐다보느냔 말이다.
"나 하나도 안 아파."
"안 아프기는..."
"이런 것쯤 아무 것도 아니야. 씨발- 감기가 대수야? 이 새끼가 더 아프다고 지랄인데."
지 심장있는 데를 쥐는 싸가지. 후- 말을 말자꾸나. 그냥 나가려는데 이게 나를 잡은 손을 더 꽈악 잡고
안 놔준다. 힘으로 억지로 빼려해도 안 빠진다. 내가 미친다. 미쳐. 하는 수 없이 싸가지 옆에 앉았다.
그러다가... -_-... 나도 잠이 들어버렸다.
<작가시점>
세영이 잠이 들자 태현은 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영을 바라봣다.
"후- 씨발.. 아프다... 엄청... 아프다. 이 새끼가 너만 보면 발광해대. 나 존나 아프다고."
"쌔근쌔근"
혼자 중얼거리지만 세영에겐 들릴리 만무했다. 이내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세진이 들어왔다.
"야. 여기 감기약이랑 물. 아프면 병원에 갔어야지. 어떻게 된 게 우리 집에 오냐? 휴하랑 시내가 안 가르
쳐줬으면 몰랐을 거 아니야. 얼렁 먹어."
"..."
태현은 안 먹으려다 억지로 감기약을 먹었다.
"후- 진짜 미치겠다. 누나는 채하늘. 하늘이 형이랑 절대 사랑 못해.... 아니. 하면.... 안돼."
"왜."
"그건 비밀이다~"
"-_-"
"어쩔 수 없어. 남한텐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란 게 있잖아. 너는 그런 과거 없냐?"
"몰라..."
태현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세진은 작은 목소리도 잘 알아들었다. 세진은 태현의 이마에
있는 물수건을 빨아다 다시 갈아줬다.
"빨랑 누워. 누나는 내 방에다 눕힐 테니깐. 감기약 먹어서 피곤할꺼다. 엄청 독한거 주라고 했거든. 큭-
그럼 푹 쉬다가 가."
세진이 세영을 데리고 방문을 닫고 나갔다. 태현은 그 모습을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침대에 누웠다. 약
이 정말 독한 듯 스르륵 눈이 감기는 것을 느낀 태현이었다.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8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9
<태현시점> (꿈입니다.)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있는 한 아이. 저 애는 누구지?
"흑....흑...."
고요한 정적을 깨는 울음 소리. 후- 저건 어릴 때의 내 모습인가.
<태현의 번외>- 외톨이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파티장.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한 모자.
"엄마. 어디로 가는 거에요."
"태현아. 엄마는.... 음.... 외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야되."
"외할아...버지요?"
"응. 엄마의 아버지야."
"... 같이 가면 안 되요?"
"....안돼. 엄마도 같이 가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구나. 싱긋- 엄만 엄청 기대가 되. 엄마 아버지를 만나
는 건 엄청 오랜만이거든. 태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만나고 이번이 처음이야."
그 미소가 태현에겐 마지막인 어머니의 미소였다. 다음 날 태현의 어머니는 목을 매단 채로 발견이 되었
다. 태현의 외할아버지는 몇 년 전 돌아가셨다. 그렇지만 태현의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없었던 태현의 어머니. 몇 번이나 가게 해달라는 부탁을 무참히 거절했다.
"엄마... 엄마...."
"..."
어린 태현은 엄마의 시체를 흔들며 엄마라고 말해보지만 전처럼 부드럽게 웃으며 태현을 안아줄 수는
없었다. 그저 싸늘하게 식었을 뿐.
"태현아. 비키려무나."
"아빠. 엄마 왜 이래요? 엄마 외할아버지 만나러 간다고 좋아했단 말이에요. 엄마가 불러도 아무말도 안
해줘요. 안아주지도 않아요."
"흠..."
그렇지만 태현의 아버지는 태현의 어머니의 주검을 본 체 만 체 하고 지나가 버렸다. 장례를 치루고 몇
달. 아니 한 달도 채 안되어서 태현의 아버지는 한 여자와 아들을 데리고 왔다.
"태현아. 인사하려무나."
"누구...신데요?"
"네 엄마다."
"엄마는 죽었다면서요. 우리 엄마 아니잖아요."
"태현아. 안녕?"
어린 태현은 아빠의 뒤에 숨어버렸다. 그렇지만 바쁜 일이 있었는지 태현의 아버지는 그대로 나가버리
셨다. 아무리 태현이 아빠라고 외쳐도.
"뭐야. 우리 규현이 보다 어리잖아."
"안녕. 네가 태현이라고?"
"..."
"뭐. 잘 부탁해.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깐 앞으로 형이라고 불러."
'아빠... 아빠...'
태현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아빠를 외쳤는지 모른다. 하도 수 없이 외쳐서. 그렇지만 마음 속이 아닌
입으로 직접 부를 때에도 태현의 아버지는 태현에게 뒷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얘. 그만 먹어. 우리 규현이가 먹을 게 없잖니. 규현아. 많이 먹어~"
"응!"
"... 잘 먹었습니다."
일부러 일하는 아주머니가 많이 주는 음식은 거들떠도 안 보고 태현에게 있는 음식만 뺏어가는 규현과
새 엄마. 태현은 울고 싶었다. 울고 싶었지만.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때문에 억지로 울지 않으려
했다. 아니 정말로 울지 않았다. 그저 아무도 없는 독방에서 마음속으로 울었을 뿐.
"내일 파티를 할까하오."
"정말요? 좋아요. 그럼 애들 옷을 해야겠네요."
"아니. 그럴 것 없소. 이미 준비는 끝내놨으니까."
"그...래요? 알았어요."
* 다음날
"우리 규현이. 태현이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려무나."
"네!"
"네."
태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같이 다니며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다녔다. 규현은 태현을 데리고 어린이들
이 많은 곳으로 갔다.
"우리 엄마 너무 미워하진마."
"?"
"너 우리 엄마 싫어하는 거 아는데. 너무 그러지 마라고. 우리 엄마도 무지 착하단 말이야."
"..."
"으앙~"
갑자기 한 여자아이가 우는 소리에 태현과 규현은 그 쪽을 쳐다보았다. 그 곳에는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괜찮니?"
"웅! 고마워!"
규현이 내민 손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낸 여자아이. 그에 내
밀었던 손이 민망해진 규현은 그 손으로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였다.
"네 이름이 뭐야?"
"...나?"
"그래."
"난 태현이야. 박태현."
"어머. 정말? 이름 이쁘다. 난 새하얀이야."
"새?"
"응! 내 이름도 이쁘지?"
규현은 거들떠도 안 보고 태현과 이야기만 해대는 하얀. 이내 규현에게도 인사를 했다.
"안녕. 네 이름은 규현이지?"
"나를 알아?"
"물론~ 아참. 나보다 나이가 많은 데. 이거 실례~ 아마 15살이었지?"
13살이라고는 보기 힘든 말투. 그리고 대담함이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알면서도 반말에 무시
라니. 정말 대단한 아이였다.
---
"....현아. 태현아...."
"으음..."
"드디어 정신 차렸냐? 무슨 꿈을 꾸는 데 식은땀을 그렇게 흘러."
"아..."
"가려구?"
정신이 든 태현은 잠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땀에 흠뻑 젖은 자신의 모습에 괜스레 머리
를 흔들고선 세진에게 인사 한마디 없이 그대로 집에서 나갔다.
'후- 왜 또 그 꿈을 꾼거지?'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49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50
으음... 어라? 내가 언제 잠이 들었지? 여기는 세진이 방이잖아... 싸가지는 어떻게 됬나 몰라.
"하암...."
"아. 누나. 일어났어?"
"응. 깜빡 잠이 들었나보네. 근데 싸가지는?"
"아. 태현이는 약 먹고 자다가 조금 전에 갔어."
"그래? 엄청 아파보이던데."
후... 싸가지는 알 수가 없다니깐. 괜히 걱정이나 끼치고 말이야. 아... 내가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나 미쳤나봐. 밥을 덜 먹어서. 배고 파서 그런 걸꺼야. 얼른 밥이나 먹어야지. 아주 밥달라고 아우성이네.
"누나. 밥 반도 안 먹었던데? 내가 다시 차려놨어."
"고마워. 세진아. 너 밖에 없다~"
"에이. 누나. 그게 무슨 말이야. 얼른 먹어."
"응!"
아... 배터지게 잘 먹었다. 역시 갈비는 맛있다니깐. 아~ 왜 이러나 몰라. 왜 이렇게 잘 먹고 나면 잠이
술술 잘오는 거야. 요샌 계속 잠만 오네. 대충 씻고 자야겠다.
"세진아. 누나 이만 잘께."
"벌써?"
"응. 하~암."
"알았어. 누나. 잘 자."
"응~"
내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킁킁... 이게 뭔 냄새야. 싸가지한테 나던 냄새잖아? 땀 냄새도 조금 섞였
네. -_-... 이불을 빨아야겠다. 그렇지만 지금은 귀찮으니깐. 내일 빨아야지.
* 다음날 아침
"하~암."
"누나. 잘 잤어?"
"어. 오랜만에 푹 잤더니 너무 개운하다."
아... 학교에 가야겠네. 분장부터 해야지. 가발도 쓰고. 좋았으! 전따로 변신 끝. 슬슬 학교에나 가야겠다.
집밖을 나오니 얼레? 싸가지가 집 앞에 있다. 그냥 지나갈까. 마침 누군가가 지나가는군. 스윽-
"-_-"
"..."
이제 됐나? 살짝 싸가지가 있는 곳을 보니. 얼레? 그새 사라졌네. 어디로 간거지? 뒤에서 왠지 모를 이상
한 느낌이 와서 뒤를 돌아보니 헉! 싸가지가 바로 앞에 있다. 얼굴이 단 몇 cm 차이. 젠장맞군. 나는 재
빨리 고개를 돌렸다.
"다 가려질 줄 아나봐?"
"엉."
"..."
얘 왜 이러니... 난 다 가려질 줄 알았다구. 씨-이. 나보다 더 두껍진 않아보였는데. 그렇게 살이 쪘나...
그나저나 싸가지 많이 나아졌나 보네. 얼굴이 확- 폈어.
"많이 나아졌네?"
"어."
"후후- 이 한세영님이 간호해 주신 덕분이지."
"간호? 나보다 더 잘 자던데?"
"흠흠. 학교 다왔다. 난 이만 간다!"
휴- 학교에 다 왔다. 아니었으면 엄청 뻘쭘했을 상황. 한세영 재수가 참 좋구나. 학교가 왜 이리도 가기
가 싫은지 모르겠네. 그렇지만 이중생활을 위해서라면야 까짓거 학교에서 조용히 지내야겠지?
"야. 거기 피해!"
"어?"
쟤네 왜 저래? 아오. 뭐야. 아침부터. 내 얼굴 처음 보는 것도 아니면서. 다들 체육복 입고 아침부터 뭣들
하는 짓이다냐.
슈우웅-
펑!
으에? 이게 뭔 소리지? 순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남자 아이들. 그런데다가 등교 중인 학생들까지도 나를
쳐다본다. 왜들 저래. 아침부터 짜증나게. 그러다 입에 파리 들어갈라. 에라. 그냥 교실에나 가야지. 나.
참. 기가 막혀서리.
"오우~ 세영. 안녕~"
"어...어."
"너. 방금 대단하던데?"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오자마자 나에게 인사를 하는 왕빛나. 아직도 이거 무지 어색하다. 근데 우상은 너 그게 무슨 말이
더냐. 내가 방금 대단하다니. 그러자 빛나가 상은이의 말을 중간에서 잘라서 친절하게 얘기 해 주었다.
어이. 왕빛나. 옆에서 두 눈을 반짝이는 우상은의 사나운 눈초리가 안 보이더냐. 아주 야생에서 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사납다. 흠. 갑자기 누군가가 생각나려 했다만은 그냥 넘기련다.
"나랑 상은이가 심심해서 운동장을 쳐다보고 있었거든? 마침 우리 학교 남자애들이 축구 연습하길래."
"어."
"근데 갑자기 네 쪽으로 공이 세게 날라간거야."
"응."
"그걸 네가 한 손으로 가볍게 튕겨냈으니 누가 안 놀래. 그것도 축구부 부장 우상흔 오빠가 찬 건데."
"빛나야. 우상흔 오빠라니. 그냥 우상흔이라고 해도 돼."
"흠흠... 그렇지만~ 그러면 나 나이들어 보인단 말야."
왕빛나. 저래 보여도 어릴 때 무지 아팠었단다. 그래서 학교를 9살에 들어와 나보다 한 살 많으면서 같은
학년의 같은 반으로 나와 한 반이질 않은가. 그런데다가 소위 얼짱이니 일진이니 해서 인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만은 내가 보기엔 별로다.(너는 더 별로다.) 이게 콱! 큼큼. 그나저나 우상흔? 우상은이랑 이름
이 엄청 비슷한데. 설마...
"뭘 그런 눈으로 쳐다봐. 기분 더럽게 시리. 네가 생각하는 거 맞아. 울 오빠가 축구부장이거든. 공을 어
찌나 세게 차는지 스치기만해도 무서운 공을 한 손으로 팅겨내다니. 넌 괴물인가봐."
"...-_-"
"하하. 왜들 그러냐. 내가 쏠 테니깐 매점이나 가자고~"
이게 어디서 화나게 만들고 있어. 공을 튕겨내든 말든 뭔 상관인데! 느낌도 안 났는데. 아... 그러고보니
하늘이랑 만난 게 이렇게 만났었는데. 후- 축구공으로 내가 쳐버렸지. 아무 느낌도 없이... 아. 젠장. 왜
또 생각이 나는 건데.
"세영아. 괜찮냐?"
"어? 어."
"역시. 우상흔 공 스치기만 해도 무섭다니깐. 얼굴이 창백해졌어."
"... 상은아. 좀 조용히 하자."
"쳇-"
테이블 하나에 앉았다. 근데 어디선가 웃음 소리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
꺼야. 우리 학교도 아닌 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니. 하늘이가 장미와 팔짱을 낀 채로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있다. 장미랑 하늘이. 큭- 서로 행복해 죽겠다는 눈빛이구만? 순간 장미와 눈이 마주쳤
는데 왠일로 먼저 피해버린다. 이내 하늘이와도 마주쳤지만. 후- 지금 너무 행복하니깐 건들지 마라는
눈빛. 내가 먼저 피했다. 저 눈빛... 볼 자신이 없다.
"세영아. 이 언니야가 맛있는 거 사왔다. 얼렁 묵어."
"어? 어. 고마워."
"나도 먹을 꺼야."
"야. 야. 우상은. 네가 다 먹으면 어떡해!"
그나저나 하늘이가 여기에 왜 온거지? 여기에 올 일은 없을 텐데. 원래 학교에 있어야 되지 않나? 가만.
왜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거야. 설마... 전학이라도 왔다는 거야? 끔찍하군. 만날 확률이 높아졌다.
평소엔 학교도 다르니까 만날일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같은 학교에 다니면 자주 부딪칠 꺼 아냐. 아오...
"장미야. 그 옆엔 누구?"
"응. 채하늘이라고 내 약혼자야."
"아. 네가 항상 자랑하던?"
"응! 이번에 우리 학교로 전학왔어. 내가 계속 여기 오라고 졸랐거든~"
"남자친구랑 같이 다니고 잘됬네. 잘하면 같은 반 되겠다?"
"아니. 같은 반이야. 선생님이 같은 반에 넣어 주셨거든."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어."
빛나와 잘도 웃으며 얘기를 하는 장미. 나를 쳐다보고선 가소롭다는 듯 비웃더니 이내 하늘이의 팔을 잡
아 당겨서 매점에서 나갔다. 매점에 온 이유가 무엇이냐? 나 약 좀 올리겠다. 이 심산이야? 후- 저런 애
랑 꼬이다니. 한세영. 앞 길이 훤하다. 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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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렌소][[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41~50)
*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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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0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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