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조이스 킬머(Joyce kilmer)
나 생각하느니 저 나무 한 그루처럼
아름다운 시를 대할 수는 없으리.
굶주린 입 대지에 박고
그 가슴의 단 젖을 빨아 먹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 우러러보며
두 팔 들어 경건히 비옵는 나무
여름이면 무성한 그 품속에서
로빈 새가 둥지를 꾸미는 나무
눈이 오면 그 가슴에 눈이 한 아름
비 오면 비를 맞는 다정한 나무
나처럼 못생긴 건 시나 쓰지만
저 나무 한 그루야 하느님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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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킬머가 말한 나무가 무슨 나무건,
그 나무는 자연의 산야에서 자라난 자연목을 두고 시를 읊었겠지요.
마지막 구절,
자연의 나무가 자신의 詩歷(시력)보다 더 풍격이 높음을 설파한 부분에서
시인의 겸허한 마음을 하느님 앞에 열어 보였습니다.
그 만큼 자연 속에서 나무 스스로가 만드는 조형미는
뛰어난 시인의 작력보다 더 우수한 것일까요?
나무를 벗 삼는 분재인으로서 한번은 곱씹어 볼 만한 부분입니다.
그런가 하면 사육신이신 성삼문과 유응부가 읊은
다음의 두 시조속의 소나무는 확실히 격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성삼문)
간밤에 부던 바람 눈서리치단 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울어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유응부)
눈보라를 이기고 살아남는 나무는 다~ 위대하지만
독야청청한 낙락장송의 모습은 하느님의 솜씨 중 걸작중의 걸작이지요.
그중에서 그 낙락장송보다 더 낙락장송의 모습으로 살다 간
성삼문, 유응부의 정신을 담은 낙락장송을
불이도량의 회원들이 분속에서 만들어 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 2014년엔 모두가 각자의 의경(意境)을 담을 멋진 낙락장송 한 점씩
착수해 보면 어떨까요?
새해 늘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하나님의 은총과 부처님의 가피가 듬뿍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멋진 새해인사입니다.^^
가슴에 품은 낙락장송을 꼭 꺼내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좋은글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올 한해 만사형통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