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로동신문으로 본 오늘의 평양 (1)
도쿄 조선대학교 리병휘 교수의 영상강의 ‘팬데믹 시대, 지금의 조선’이 평통TV에 소개되었다. 강의 내용을 참조하여 조선로동당 8차대회 이후 북한(조선)의 오늘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1) 북한 붕괴론은 망상이다
(2) 우리만 몰랐던 북한의 국력
(3) 앞으로 15년, 꿈은 이루어질까?
북한(조선)에 3대 악재가 닥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사회에서 ‘붕괴론’이 또 고개를 든다. 코로나 팬데믹, 미국의 경제제재, 홍수 피해라는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북한(조선) 경제가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조선)이 붕괴한다는 진단은 현실과 동떨어진 욕망에 불과하다.
붕괴론은 망상
태풍이 분다고 모든 나무가 뽑히는 것은 아니다. 나무의 운명은 바람의 세기(객관적 상황)가 아니라 뿌리의 견고함(주체적 힘)이 좌우한다.
그렇다면 북한(조선)에 3대 악재를 견딜 수 있는 내적 동력이 있을까?
우선 북한(조선)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 경제구조를 가졌다. 북한(조선)은 나라가 생길 때부터 경제에서 자립노선, 제 발로 걷는 경제를 추진해 왔다. 자력갱생이 체질화된 북한(조선)은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경제교류가 완전히 멈춘다 해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마치 오늘날 코로나 팬데믹을 예측이나 한 것처럼 자립 경제의 토대를 마련해 둔 것이다.
홍수 대책은 작년 피해를 교훈 삼아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2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조선)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국가비상재해 최고단계를 선포하고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작년에 입은 피해로 가을까지 식량 공급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조선)으로선 이 정도의 난관은 감기를 앓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큰 악재는 미국의 대북 제재일 수 있다. 하지만, 제재는 이미 북한(조선)이 각오한 선택이다.
태풍에 이는 바람의 세기를 미리 가늠해서 견딜 수 있을 만큼 뿌리를 깊이 파 뒀다는 의미다.
대북 제재, 이미 각오한 악재
2010년 9월 후계자로 추대된 김정은 총비서는 초기 일심단결에 기초한 유일적 영도체계를 수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고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핵무력을 완성함으로써 전략국가 지위를 확보했다. 이어 2018년 4월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 발전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 마련과 평화를 위한 주변국들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4.27판문점선언’과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이 모두 이런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회담들이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회담이 결렬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에 12월 말, 김정은 총비서는 전원회의를 다시 열고 ‘정면돌파전’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때 김정은 총비서는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는 없다”며, “현 정세는 우리가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후 조선로동당 8차대회를 열고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8차 당대회 이후 지난 6개월, 북한(조선)은 계획대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지난 6월 3차 전원회의에서 내놓았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원회의에서 “상반기 공업 총생산액 계획을 144%, 지난해 동기에 비해 125%로 넘쳐 수행하여 나라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일어서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농업부문에서 지난해의 태풍피해로 알곡 생산 계획을 미달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조선)은 현재 경제 발전에 불어닥친 3대 악재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정비 보강 전략’이라고 표현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본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