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가 몰려온다.’
국내 프로야구에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들이 몰려오고 있다. LG가 알 마틴(36)과 계약을 하며 불을 지르자 삼성은 트로이 오리어리를 영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들은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현역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국내에 들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지난 98년 이후 빅리그 출신들이 국내 무대에서 종종 뛰기는 했지만 명성은 물론이고 현재의 기량과 나이 등을 종합해볼 때 이들은 최고 거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선수 전쟁
LG는 구랍 25일 왼손 거포 알 마틴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박찬호 킬러’로 국내팬들에게도 이름이 꽤 알려진 선수다. 지난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100경기를 뛰었다. 지난 92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샌디에이고~시애틀~탬파베이 등을 거치며 11년 동안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통산 1232경기에 출장해 132홈런 173도루에 통산 0.276의 타율을 기록한 강타자다. 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과 5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호타준족이다.
오리어리는 마틴보다 한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3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한 뒤 보스턴, 몬트리올, 시카고 컵스를 거치며 11년간 1198경기를 뛰면서 타율 0.274, 127홈런, 59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손목 부상으로 부진하기는 했지만 99년에 28홈런 103타점을 올렸고, 95년부터 2001년까지 7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날렸다. 보스턴 시절 국내팬들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는 LA 다저스에서 뛴 앙헬 페냐를 새로 영입했고, 롯데는 펠릭스 호세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구단도 대부분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을 영입해 올 시즌은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거물?
지난해까지는 9월 1일 40인 확대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데려올 수 없었으나 규약 변경으로 올해부터는 이같이 풀타임 현역 메이저리거를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삼성과 LG가 영입한 마틴과 오리어리가 올해 폭풍을 일으킨다면 내년부터는 다른 구단도 현역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아나 SK 등 자금 동원력이 있는 구단이라면 마틴이나 오리어리보다 더 뛰어난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것이 틀림없다. 결국 마틴과 오리어리의 활약 여부가 다른 구단의 외국인선수 영입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외국인선수라면 투수로는 20승을 보장하고 타자로는 40홈런 이상을 때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각 팀의 공통된 생각이다.
◇몸값 상한선 필요한가
지난해 프로야구 이사회에서는 외국인선수 제도를 손질하면서 몸값 상한선은 그대로 뒀다. 그래서 삼성과 LG는 오리어리와 마틴의 몸값을 20만달러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팬들도 당장 ‘0’이 하나 빠졌다며 코웃음을 치고 있다.
물론 규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어기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8개 구단 중 외국인선수의 몸값 상한선을 한번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단이 있을까.
따라서 몸값 상한선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낫다. 스포츠정신에도 맞다. 외국인선수는 자기들끼리 정보를 공유한다. 롯데에서 영입하려고 하는 호세는 절친한 사이인 마틴이 얼마를 받고 LG에 입단했는지 알고 있다며 롯데의 제시액에 콧방귀를 뀌고 있다고 한다.
이재국기자 key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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