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다이소가 새로 생겼다. 서울 외곽에 새로 형성된 주거단지라 시장도 없고 마트도 하나있는게 더럽게 비싸고 하여간 노인네 입장에서는 별로 재미없는 지역이다. 여기에 다이소가 하나 새로 생기니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매장도 넓은 편이고 냉방도 잘되있다. 집하고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지라 한두번 가다보니 이것도 중독이 된다.
물건을 보다보면 다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생활소품들이라 집안에 이미 갖고 잇는 경우가 많지만 물건을 보면 바로 사야될 것같은 충동을 받는다. 이것저것 사다가 집안 여기저기 늘어놓으니 좀 정리가 되는 듯도 싶다. 젊어서는 집안에 꽃도 키우고 이리저리 뭔가 치장하려 했는데 나이들다보니 그저 간단한게 최고다. 그런데 이게 어찌보면 삭막한기라.
전기용품을 이것저것 구입했지만 사실 지금까지 없어도 잘 살와왔던 것들이다. 여기는 부인네들한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남자도 다녀보니 이게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기억에 남는게 두가지다. 하나는 청포도 사탕이요 또 하나는 대파와 상추 재배하는 화분이다. 청포도사탕은 누구나 한번씩은 깨물어 본 사탕이다. 이걸 한봉지 사서 하루죙일 모물짝 거려보니 그 맛이 기특하다.
사탕은 치아에 안좋다고 멀리해 왔는데 사탕을 입안에서 굴리는 맛은 신선노름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그 상태로 뽀뽀를 한다면 기가막히게 달짝찌근한 뽀뽀가 될 것이다. 어찌 그놈의 뽀뽀는 쉬지도 않냐. 하여간 사탕의 맛을 다시한번 느꼈다. 상추틀은 심심풀이로 사본거고 집안에서 키워 본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밥상에 올릴 정도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대파는 다르다.
파는 음식에 여기저기 없어서는 안될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 양파는 없이 살아도 대파없이는 아쉬울 때가 많다. 이 것도 씨를 뿌려놓고 잘 자라기만 바랄 뿐이다. 라면에 넣을 정도는 크지 않겠는가. 시장가서 대파사는 것도 남새스럽고 잘 컸으면 좋겠다. 집안에서 대접받는 분들이야 딴 동네 이야기지만 원래 혼자 살림도 많이 해 본지라 나에게 요리는 익숙하다.
다이소에 한 보름다니다 보니 이제는 어디에 무슨 물건이 있는지 대충 감이 잡히고 필요한 물건과 아닌 물건도 구분이 된다. 그저 대파가 잘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첫댓글 열심히 사시는 파랑새님이 보기 좋아요....ㅎㅎ
태양님 없는 세상 앙꼬없는 찐빵이유
님의글 열심히 잘보고있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