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봄타령들이 늘어졌다
그 봄의 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근무 하는 빌딩의 광장에 늘어선 벚꽃 나무들이
꽃바침만 남긴채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으로
서 있다
빨갛지도 벌겋지도 않은 엉거주춤한
색깔들의 꽃바침이 몇잎 남지 않은 벚꽃들을
매달고 봄의 시간들이 가는것을 지켜보고 있는것이다
광장 보도 위에는 연분홍의 꽃잎들이
이리 저리 뒹굴다 이 구석 저구석에
몰려 햇빛에 바래지고 있다
한 꽃들이 지고 또 다른 꽃들이 바통을 이어받둣이
피어나는 봄 풍경이 시간이 흘러 가고
있음을 일깨워주는것 같다
시간 참 잘간다
월요일인가 싶으면 수요일, 수요일인가
싶으면 주말이 코앞인걸 느낄때면
봄 만 지나가고 있는것이 아니라 나도 이 계절과
함께 지나가고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봄 다 가기전에 꽃 구경 이라고 일부러
찾아다닐 시간이 없어 그냥 먼산의 산벚꽃이
피나 바라보기도 하고, 도시 길바닥에
심어놓은 벚꽃이나 남의 집 담장 너머로
보이는 목련을 보며 어김없이 돌고 도는
계절의 섭리에 새삼 감탄하기도 하고
봄 가을 답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봄 풍경 안에 있는 내가 왜 그리 어설프고
생경스러운가 몰라 ㅋ
가끔 계절에 둔해져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야 세월 가는것도 덜 느끼게 될거 같아서 말이다
지난 주일 교회 성가대에 선다고 가운을 입고
계단을 오르던 친구의 엉거주춤한 걸음 걸이가
무겁게 보이던데, 그 친구도 내게서 그런것들이
느껴지지 않겠나
마음은 봄이라고 목놓아 부르짖어도
봄 과는 다르게 보이는 모습을 감추기는 어렵다 ㅋ
어쨌거나 아직 봄 한가운데 살고 있으니
남은 봄 동안 어떡 하든지 봄 같아져봐야겠다고
늙은 얼굴 가죽을 어루만져 본다 ㅋ
첫댓글 ㅎ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시인은 노래하였던 것 같습니다.
벚꽃도 목련도 모두 아름다움을
감춰가고 있네요
산에 연두빛 나무들과 어우러진 벚꽃들이
그리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진달래도 곱고요~
꽃들도 사람들도
각자의 봄이 있는 듯 합니다
봄 소식이 차례로
남으로부터 전해져 오지요.
해가 갈수록
꽃이 한꺼번에 피듯 합니다.
벚꽃은 이제 꽃비를 내리고
작은 푸른 잎이 나기 시작했네요.
봄의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봄은 눈 깜작 할 사이입니다.
빨리 서두르듯이 봄을 즐겨야 하지요.
필담님, 오래만에 오셨네요.^^
어제 도로변에 활짝 핀 라일락꽃을 보니
봄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 지더군요.
일어나서 성경 한 장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봄속에 살면서 마음은 겨울이지 않기를~
필담 님, 늙은 봄풍경이 아닌
젊은 봄풍경으로 남은 봄 즐기시기
바랍니다.
몸이야 세월따라 계절처럼 순환하면서
차츰 낡아가겠지만...
마음이야 세월로 나이 먹게할 수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ㅎ
그저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봄을 봄으로 즐기시지요.
봄은 해마다 오건만
보는 사람은 해마다 늙어가나 봅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항상 봄이고 싶습니다
같은 느낌을 가졌지만 글로 풀어 보지 못했습니다.
오고 가는 계절 계절마다 경이로움과 아쉬움이 늘 함께 하던데..
담백하게 풀어내신 찬란한 봄을 대하는 마음이 전해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