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용기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런 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맑고 깨끗해 지는데..
혼탁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
사회정의는 사라졌다는 글을 썼을 때..
마무리에 정의를 찾는 사람은 웬지 덜떨어진 사람.. 혹은 철이 덜 든 사람 처럼
비춰지는게 현재의 모습 아닌가 라는 글을 썼죠.
정의를 외치다.. 지쳐 떨어지고.. 사라지고..
그러면서 개인이 막을 수 없는 큰 힘이 존재 한다는 걸 느끼죠.
립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철저히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해군참모총장이
어느 떨떨어진 장교의 자기 영달을 위한 사소한 사건으로 폄하 하는 걸 보고...
에구구...설마 총장님께서도 ???
김영수소령의 pd수첩 내용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 갈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저게 김영수소령님 주변만에서 벌어진 문제로 좁혀 보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겠음은
과거 군대를 댕겨온 내 입장에서 ... 쉽게 짐작을 하고도 남음 이 있죠.
군대 비리?
문득 30년전 군대 생활이 기억 납니다.
마침 병참에 근무 했었나... 병참... 비리 온상 ..
저는 군대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생각을 가끔 하죠.
저희 부대엔 직종간에 귀족 서열이 있었나... 지금 생각해 보니 귀족 서열..
제일 바닥이 2종 .. 군바리들 입고 걸치는 것을 담당하는 부서 였고.. 크게 돈 될거 없었죠. (전투복, 팬티 런닝구.전투화)
진짜 재미 없는 동네 였죠.
바닥에서 두번째 4종 .. 사무비품에서 일반 비품취급을 해서 그래도 2종보단 쪼매 나았다는 생각입니다.
입고 신는거 빼고 거의 모든 생활 비품을 취급했는데 하필 이쪽에 내가 근무 했죠.
근데 돈 될건 2종과 같이 없더군요.
돈 쪼금 되는 1종 : 먹는거 몽땅 취급하니.. 외출이나 외박때 쪼매 들고 나가면 간단한 용돈 정도..
그럭 저럭 돈 됐던 3종 : 이건 기름 취급하니.. 나갈 때 휘발유 한드럼만 챙겨도 꽤 큰돈이 되었나..
얘네들 기름 삥 치는게 아주 재밌죠..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3종창고 (정말 규모가 꽤 컸기에 기름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었음)
휘발유가 필요하면 드럼통에서 휘발유를 조금씩 빼는 거죠..
몇개만 빼면 금새 한드럼 만들고... 뺀 만큼 물을 채워 넣죠..
그럼 검열이 나와도 뚜껑을 열면 기름이 꽉 차여 있으니... 검열 통과..
가끔 정신 나간 검열관들이 무작위로 드럼통을 지목하고 드럼통 거꾸로 세우고 마개를 살짝 열어 보라고 합니다.
이때 물이 나오면 여럿 죽는데...제가 군생활 하는 동안에 그런 불상사는 없었죠.
물빼고 기름 다시 채워 넣었다는 이야긴 들어 보지 못했나..
대충 예하 부대에 보내면 걔네들이 알아서 하는데 궂이 물 뺄 필요까진 없었나..(30년전 군대 이야김)
예전에 물먹은 비행기가 추락한 적이 있을 때... 저는 대충 감이 있었죠...
기름탱크에서 결로 현상이 생겨 물이 생겼고... 등등 소리가 났을 때...
으흠... 걔네들도 우리와 같지 않았나 하는 생각...
정말 큰 돈이 되었던 직종은
수집소... 사회로 치면 고물상..
수집소 소장이야 말로 황금 같은 직종였나..
제가 입대 하기 직전 까지 수집소에 근무하던 사병들이 제대를 할 땐 집을 하나 살 만큼
돈을 벌어 나갔다는 전설이 .. 부대원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번졌죠.
왜? 고물상이..
다른 창고장들의 계급은 "상사" 였는데
수집소 장은 중사..
그런데 이 수집소 장을 부대 누구도 건들지 못했고 파워가 대단했다는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죠.
자기 마음에 드는 대위는 돈을 싸들고 가서 소령으로 진급 시키고..
상사 진급명령이 떨어지면 돈을 싸들고 가서 취소 시키고..
진급 하면 수집소를 떠나야 하기에..
누구나 진급하는 걸 좋아 할 때 유독 이사람만 진급을 원하지 않았죠.
다 늙은 사람이 중사 자리를 고수...
왜 고물상 주인이..그런 파워가..
전라 남북도의 모든 부대에서 발생하는 폐품은 모두 우리 부대 수집소로 집결하였죠.
엄청난 쇳덩이가 늘 수집소 가득 차 있고..
이걸 정리 한다며 매일 방위병을 수십명씩 할당 받아 얘네들에게 뻰치와 드라이버 망치를 주죠..
얘네들 하루종일 하는 일은 구리, 알미늄, 신주... 돈되는 쇳덩이만 수집하게 하죠..
그걸 드럼통에 차곡 차곡 모아 놨다가..
매주 한번씩 고철 불하 업자가 커다란 트럭에 몇대씩 실어 나가죠.
돈되는 신주, 알미늄, 구리는 트럭 가운데 적재 하고.. 그 위를 값싼 고철로 살짝 덮어 버리면
상황 종료..
헌병대 정문을 통과 할 때 반출증엔 고철로 기재 되어 있고, 실재 눈에 띄는 건 고철 뿐..
그리고 동네 계근장에 가서 계근을 하죠..
계근 된 만큼 고철 불하업자는 국방부에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음 육본였나 국방부 였나) 고철값 입금..
이럼 상황 종료죠... 그럼 그 비싼 비철금속은..
그게 바로 수집소장과 불하업자가 분빠이...
그리고..
불하업자는 수집소 근무사병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뿌렸던 기억..
불하업자가 올때 마다 수집소 근무사병들의 지갑엔 반짝 반짝 빛나던 10만원권 수표 하나씩..
삼십년전 수집소에 근무 하던 애들이 참 부러웠던 기억..
쟤네들 주머니엔 돈이 떨어질 날이 없어... 모 ...이런..
근데 조직사회란 것이 혼자 먹으면 늘 탈이 나죠.
이걸 먹이 사슬 고리라고 하는데...
그 당시 기억엔 이 먹이 사슬 고리에 여러 높은 사람들이 엮였었다는 건 아주 쉽게 짐작했죠..
일개 중사가 상사 알기를 우습게 알고.. 대위와 소령과 야자 트던 기억들..
병참대장였던 중령은 뭔가 늘 부탁하던 모습들... 알죠...몬 소린지..
김영수소령님 사건을 보니...저의 옛날 군대 생활이 떠 오릅니다.
계약담당 상사가 혼자 뚝딱 ... 간이 부었지... 그랬다간 죽을라고...
저.. 군대 가기 전 까지 참 순진했던 사람입니다.
군대에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방법을 터득하고 제대 했나..삼십년전에..
김영수소령님 사건..
자기 부대만의 사건이 결코 아니란 것은 저의 옛날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답니다.
모든 껀 마다 최초로 먹은 놈은 하나인데.. 그 연결 고리가 어디까지 뻗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
김영수 소령님..
너무 큰 껀을 건든거 같더군요.
그게 파헤쳐 지면 .. 여기 저기 터질게 한두개가 아닐텐데..
옳고 정의롭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가 필요한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높고 큰 벽이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20년 정든 군대를 떠나게 할 것은
뻔한 스토리 아닌가 생각 됩니다.
그들만이 이룬 큰 벽을... 개인 누구도 허물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가장 가까운 시일내에 김영수 소령님 같은 분이 또 한분 나타나길 바랄 뿐이고..
만약 내가 대통령이라면..
김영수소령을 한꺼번에 세 계급 승진 시켜서..
내 있을 때 한번 뿌리 뽑으라고 하겠지만...
에고 그 벽이 워낙 두텁고 높은 벽이라..
계급 가지고 될란가 모르겠네요.
정말 용기 있는 일 했고...극찬에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끝으로 이명박정권... 김영수소령 처리를 합리적으로 한다면..
뽀뽀 백번이라도 해 주겠습니다.
기영씀.
첫댓글 아름다운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숙연한 마음으로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