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어이, 그거 병이라 안 카나. -
권다품(영철)
사람 중에는 입을 댈 필요가 없는데, 오지랖 넓게 아무데나 입을 잘 대는 사람이 있다.
아는 척 하고 싶고, 똑똑한 척 과시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이 있단다.
나도 실제로 그런 사람을 몇 사람 보기도 했다.
특히 바둑이나 장기판에서 그런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당구장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가끔 있다.
바둑이나 장기를 막상 자기가 두면 잘 두지도 못하고, 또, 당구도 자기가 치면 잘 치지도 못하면서, 일일이 입을 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바둑이나 장기, 당구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입을 잘 댄다.
자기도 평소 하는 말에 문제가 많고, 행동도 바르지 못하면서, 남의 잘잘못을 지적을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무슨 재판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남의 잘못을 지적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에서 오는 증세라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뭔가 아는 것이 없어서 자존감은 부족한데,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식함과 부족함이 탄로날까봐, 그렇게 아는 척하고, 똑똑한 척을 하는 증상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아무 말에나 입을 함부로 대는 사람은 무식하다는 말이다.
눈치없이 나설 데 안나설 데도 구별 못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아무데나 나선다.
그런 사람이라면, 여러 사람들은 눈치없고 짜증스럽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은 자신이 똑똑한 줄로 알고, 어떤 우월감을 느낀단다.
또, 그런 사람은 자신의 그런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도 하고 싶어한단다.
"전에 한 번, 자기 딴에는 공부를 많이 했다는 어떤 사람이 하고 똑똑한 척 하길래, 내가 완전히 박살을 내 버렸지. 나는 박사라도 틀린 말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딱 논리정연하게 반박을 해서 박살낼 자신이 있거든. 나는 그런 것 때문에라도 평소에 항상 책을 읽는다고."라며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하고, 책 많이 읽음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은 정말 싫다.
책을 왜 그런 목적으로 읽는단 말인가?
그런 사람은, 책을 읽어서 습득한 지식으로 다른 사람의 말에 브레이크를 걸고,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하고 싶어 한단다.
그러니까,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통해서 자신이 그 사람보다 더 똑똑한 사람임을 과시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갑자기 끼어들어서 따지며, 과시하고 싶고.
피곤한 사람이겠다.
나는 그런 사람을 절대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재수없다 싶어서 피하는 편이다.
그런 사람은 상대가 자기보다 차이가 나게 우수하면 감히 말을 못하면서, 자기가 아는 분야에서는 자꾸 끼어들어야 무식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자기는 그 똑똑한 사람과 대화가 될 정도로 똑똑한 사람임을 과시하고 싶고, 우월감을 맛보고 싶다는 말이겠다.
우리 주위에도 그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미안해 할까봐 말을 않고 참고 있으면, 그 사람은 또 자기가 너무 똑똑하고 아는 것이 많아서, 다른 사람들은 감히 대화에 끼어들 생각을 못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자리에 가서 자기 자랑을 한단다.
정신병의 한 종류겠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그런 사람이 금방 보인다.
나도 많이 부족하기는 하다.
그런데도, 지 잘난 척 할라꼬 아무데나 끼어들고, 나오는 대로 씨부리고 아는 척하는 고런 인간, 정말 갖잖더라꼬.
어이, 그거 병이라는 거 아나?
그렇게 아는 척 하고싶고, 말 많이 하고 싶으면, 너거 마누라한테나 너거 아들딸 앉혀놓고 해라꼬.
아무데나 끼어들어서 다른 사람 피곤하고 질리게 만들지 말고.
어이, 우리도, 혹시 쓸데없는 말 안 하는지 생각해 보자꼬.
2023년 3월 30일 오후 1시 11분,
권다퓸(영철)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