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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3~4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모차르트테움 대공연장 실황>
=== 프로덕션 노트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VOL.1
1번, 10번, 13번 '환상곡에 준하여', 17번 '템페스트', 18번 '사냥'
5번, 12번, 22번, 4번, 14번 '월광'
피아노 : 루돌프 부흐빈더
칠순을 앞둔 베토벤 전문 피아니스트의 위업
201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행사 중의 공연으로 8월 3~4일 모차르트테움 대 공연장 실황.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완주를 시도한 피아니스트는 루돌프 부흐빈더 이전에 아무도 없었다. 체코 출신으로 10세 때 베토벤의 협주곡으로 데뷔한 이래 수십 년을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살아온 그는 칠순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도 기량이 쇠퇴한 기색이 전혀 없이 대가다운 음악성으로 곡의 분위기에 따라 어린이 같은 순진무구함에서 깊은 내적 성찰과 격렬한 감정적 동요까지 막힘없이 유창하게 오가는 연주를 들려준다.
1946년생인 루돌프 부흐빈더는 체코 태생이지만 출생 직후 빈으로 이주했다. 다섯 살 때부터 빈 음악 아카데미에서 피아노를 배웠으며 열 살 때 베토벤의 협주곡으로 공식 데뷔했다. 1961년에 빈 삼중주단의 일원으로서 뮌헨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실내악과 독주 양면으로 꾸준히 활발하고 있으며, 특히 그의 베토벤 해석은 정평이 나 있다. 이 영상물은 201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8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모차르테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담은 것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완주를 시도한 피아니스트는 부흐빈더 이전에 아무도 없었으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흐빈더의 공연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부흐빈더는 칠순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도 전혀 기량이 쇠퇴한 징후를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이따금 모차르트의 후기 소나타를 연상케 하는 단정하고도 명징한 스타일로 악상에 따라 어린이 같은 순진무구함에서 깊은 내적 성찰은 물론이고 격한 감정적 동요까지 자유롭게 오가면서 막힘없이 유창하게 연주한다. 평생을 음악에, 그리고 베토벤에게 헌신한 노대가의 진면목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Beethoven Piano Sonatas Vol. 1
Salzburg Festival 2014, Mozarteum
Piano Sonata No.1 in f minor, Op.2 No.1
Piano Sonata No.10 in G major, Op.14 No.2
Piano Sonata No.13 in E flat major, Op.27 No.1 'Quasi una fantasia'
Piano Sonata No.17 in d minor, Op.31 No.2 'Tempest'
Piano Sonata No.18 in E flat major, Op.31 No.3 'The Hunt'
Piano Sonata No.5 in c minor, Op.10 No.1
Piano Sonata No.12 in A flat major, Op.26 'March Funebre'
Piano Sonata No.22 in F major, Op.54
Piano Sonata No.4 in E flat major, Op.7
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2014년 8월 3~4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모차르트테움 대공연장 실황>
=== 프로덕션 노트 ===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VOL.2
3번, 6번, 7번, 16번, 19번, 24번, 26번, 28번, 29번
201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현존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부흐빈더가 연주하는 '고별'과 '함머클라비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12세에 빈 음악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저명한 교수인 브루노 자이들호퍼를 사사한 그는 지금까지 독일-오스트리아 레퍼토리에 묵묵히 헌신해왔다. Teldec 시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첫 녹음한 뒤 2011년 SONY 레이블에서 두 번째 전집을 발매하고 빈 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영상물을 내놓으며 진정한 베토베니안으로서 기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생애 세 번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레코딩을 도전했으니, 그것이 바로 C Major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영상물이다. 2014년 8월 모차르테움 그로서 잘에서의 실황을 담은 것으로 이 2집에는 26번 '고별'과 29번 '함머클라비어'를 비롯해서, 3,6,7,16,19,24,28번이 수록되어 있다. 비교할 대상이 없는 절대적인 명연
Piano Sonata No.3 in C major, Op.2 No.3
Piano Sonata No.7 in D major, Op.10 No.3
Piano Sonata No.16 in G major, Op.31 No.1
Piano Sonata No.19 in g minor, Op.49 No.1
Piano Sonata No.24 in F sharp major, Op.78
Piano Sonata No.26 in E flat major, Op.81a 'Les Adieux'
Piano Sonata No.28 in A major, Op.101
Piano Sonata No.29 in B-flat major, Op.106 'Hammerklavier'
Piano Sonata No.6 in F major, Op.10 No.2
<2014년 8월 3~4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모차르트테움 대공연장 실황>
=== 프로덕션 노트 ===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전곡 Vol.3
피아노 : 루돌프 부흐빈더
부흐빈더의 세 번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타고난 비르투오소였던 베토벤의 음악세계에 가장 정확하고 진실되게 다가간 피아니스트로 역시 타고난 비르투오소이자 오스트리아 피아니즘의 적자인 루돌프 부흐빈더를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부흐빈더는 냉철한 테크닉과 가공할 만한 터치, 완벽하게 계산된 순간, 엄격하게 통제되는 음향, 현존하는 모든 악보 에디션에 대한 철저한 비교, 분석을 통해 베토벤이 원래 의도했던 표현과 리듬, 대비의 묘를 적확하게 구현한 현존 최고의 베토베니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최초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실황으로서 2, 9, 15, 11, 20, 8, 25, 21, 27, 23, 30, 31, 32번이 수록되어 있다.
보너스로 부흐빈더의 작품 인터뷰 수록[한글자막]
Piano Sonata No.2 in A major, Op.2 No.2
Piano Sonata No.9 in E major, Op.14 No.1
Piano Sonata No.15 in D major, Op.28 'Pastorale'
Piano Sonata No.27 in e minor, Op.90
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Piano Sonata No.11 in B flat major, Op.22
Piano Sonata No.20 in G major, Op.49 No.2
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Piano Sonata No.25 in G major, Op.79
Piano Sonata No.21 in C major, Op.53 'Waldstein'
Piano Sonata No.30 in E major, Op.109
Piano Sonata No.31 in A flat major, Op.110
Piano Sonata No.32 in c minor, Op.111
BONUS: 36 minutes interview with Rudolf Buchbinder about the Beethoven Piano Sona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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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f단조 Op.2-1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이 하이든에게 헌정한 초기 소나타로 독자적인 개성이 드러나는 음악 어법들이 사용되었다. 이 소나타는 〈열정 소나타〉와 더불어 베토벤이 내면의 비극적인 정서를 상징하는 조성으로 자주 사용한 f단조로 씌어졌다.
하이든에게 헌정한 최초의 피아노 소나타
1795년, 베토벤은 빈에서 처음으로 공개 연주회를 열어서 피아니스트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음악가로서 막 도약을 시작할 이 무렵,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작곡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모두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완성했다. Op.2에 수록된 〈3개의 피아노 소나타〉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쓰인 곡으로 1793년에서 179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20대 초반의 베토벤은 하이든을 깊이 존경했고, 1792년에는 그에게 음악을 배우기도 했으나 그 가르침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베토벤은 하이든의 수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이듬 해, 하이든의 문하를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은 처음 쓴 피아노 소나타를 하이든에게 헌정했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끝났지만 존경하는 음악가에게 받은 영향은 작품 안에 엿보인다.
3곡의 피아노 소나타로 구성된 Op.2 중에 첫 번째로 수록된 〈피아노 소나타 1번 f단조〉는 Op.2에 수록된 세 곡 중에서 가장 깊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베토벤은 이 곡과 더불어 ‘열정’ 이라는 부제가 붙은 〈피아노 소나타 23번〉도 동일한 f단조 조성을 지니고 있다.
바덴의 숲 속에서 떠오른 3악장의 영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은 전체 4악장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 알레그로의 주제 선율은 스타카토로 도약하며 상승하는 두 마디 모티브이다. 이 모티브는 독일 만하임 오케스트라에서 자주 사용한 일명 ‘로켓 모티브’ 형태(분산 3화음의 상행 진행)이며,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g단조〉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선율을 볼 수 있다. 2주제는 1주제와 반대로 부드러운 레가토로 하행하는 형태로 나오면서 두 주제 사이의 상반되는 대조를 볼 수 있다.
2악장 아다지오는 같은 으뜸음을 사용한 장조인 F장조로 전개된다. 발전부가 생략된 소나타 형식으로 제시부와 재현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1주제는 1785년에 작곡한 〈피아노 4중주 C장조〉에서 가져온 것이다. 3악장은 미뉴에트 알레그레토이지만, 미뉴에트라기보다는 유쾌하고 가벼운 스케르초풍이 느껴진다. 이후 미뉴에트 악장을 스케르초로 대신하는 베토벤의 혁신을 예견하게 하는 악장이다. 마지막 4악장은 빠른 프레스티시모 악장으로 경쾌하면서도 당당하고 극적인 분위기로 활기차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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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번 A장조 Op.2-2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3곡을 모은 〈Op. 2〉 가운데 가장 밝고 경쾌한 음악이다.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에서 처음으로 미뉴에트 악장 대신 스케르초 악장을 도입한 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 세 곡은 1793년부터 1795년 사이에 작곡되어 1796년 오스트리아 빈의 출판사인 알타리아 사에서 〈Op. 2〉로 출판되었다. f단조의 깊고 극적인 비극적 정서가 지배하는 〈피아노 소나타 1번〉과는 대조적으로 A장조로 쓰인 〈피아노 소나타 2번〉은 경쾌하고 밝고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Op. 2〉를 구성하는 세 곡의 소나타는 모두 하이든에게 헌정한 것으로, 하이든의 영향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18세기 중반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독일 감정과다양식과 전고전주의 만하임 악파의 음악 어법, 하이든과 모차르트 같은 선배 작곡가들의 음악적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서 아직 베토벤의 독자적인 개성과 성격이 완연히 드러난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타카토와 16분음표의 빠르고 경쾌한 리듬, 간간히 등장하는 꾸밈음과 트릴 등은 소나타 전체의 분위기를 밝고 가볍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3악장에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 사용
이 곡은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2악장 라르고 아파시오나토, 3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레토, 4악장 론도 그라치오소까지 전체 네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4악장 구조의 피아노 소나타는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들에서 나타나며 이후로 베토벤은 3악장 구조를 사용했다.
베토벤은 이 곡에서 자신의 소나타에서는 처음으로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 악장을 도입했다. 우아한 궁정 풍의 춤곡인 미뉴에트를 3악장으로 쓰는 관습에서 과감히 탈피, 보다 가볍고 희극적이며 익살스러운 음악인 스케르초를 사용하는 시도를 선보인 후 베토벤은 자신의 작품에서 종종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를 사용했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는 스타카토 위주의 짧은 주제의 단편들이 정교하게 전개되는 구성미가 돋보인다. 느린 2악장 라르고는 ‘열정적으로’라는 뜻을 가진 ‘아파시오나토’라는 지시어가 함께 있으나 격정적인 느낌보다는 서정성이 짙은 악장이다. 스케르초로 씌어진 3악장은 가볍고 경쾌한 모티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음악 사이에 보다 부드러운 트리오 부분이 등장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마지막은 밝고 우아한 론도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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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소나타 3번 C장조 Op.2-3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793년에서 1795년 사이에 완성된 베토벤의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 작품집 〈Op. 2〉에 수록된 세 곡 중에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작품이다. 기교적으로 화려한 이 소나타는 음악 애호가와 학습자, 피아니스트들에 의해 자주 연주되고 있다.
발트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소나타
공식적으로 출판된 베토벤의 첫 번째 작품집은 피아노 트리오가 수록된 〈Op. 1〉이었다. 피아노 소나타 세 곡을 묶은 〈Op. 2〉는 트리오 작품집 이후에 출판된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 작품집’이자 두 번째 작품집으로, 피아노의 대중화와 그로 인해 증가한 아마추어 연주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1796년, 오스트리아 빈의 알타리아를 통해 출판된 〈Op. 2〉에는 소나타 1, 2, 3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초기 작품들은 훗날에 탄생하는 대작 소나타의 음악적인 뿌리가 되고 있다. f단조에 상승하는 모티브로 시작하는 1번 소나타가 ‘열정’을 예견한다면, C장조의 3번은 같은 조성을 사용한 21번 소나타 ‘발트슈타인’의 그 중에 3번은 가장 길고 규모가 크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부분이 곳곳에 등장하는 이 곡은 협주곡과 유사한 구성을 보인다. 작곡가 이전에 피아니스트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베토벤의 역량이 잘 나타나는 부분으로 특히 1악장 후반에는 카덴차를 연상시키는 비르투오소적인 패시지가 나오면서 긴장을 고조시킨다.
화려한 기교를 강조한 협주곡 풍의 구성
1번, 2번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3번 소나타 역시 4악장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는 두 마디의 짧지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동기와 함께 활기 넘치게 제시된다. 아르페지오의 화려한 경과구를 지나 G단조의 서정적이고 우수에 젖은 선율이 나온 후 G장조로 제2주제가 제시된다. 이 선율은 베토벤이 앞서 작곡한 피아노 4중주 C장조의 1악장에서 인용한 것으로, 베토벤은 동일한 작품의 단편을 1번 소나타에도 사용했다.
느린 2악장 아다지오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강조되며 3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는 대위법적인 전개 방식을 사용해 주제가 시간차를 두고 등장하는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4악장 알레그로 아사이는 6도 간격의 화음이 스타카토로 빠르게 상승하는 만하임 ‘로켓 모티브’로 강렬하게 시작해서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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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4번 Eb장조 Op.7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이 작품은 1796년에서 1797년 사이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악장으로 이루어진 구성에 초기 소나타 중에서도 장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어 ‘그랜드 소나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독자적인 음악 세계 확립의 시작
1796년 베토벤은 이런 글을 적었다. “나도 이제는 스물다섯 살이다. 인간으로서의 모든 역량을 드러내야 할 나이가 되었다.” 만 스물다섯이 된 베토벤은 이때를 기점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확고한 다짐을 했다. 이 무렵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4번〉은 베토벤의 이런 다짐과 의지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확실히 장대해진 규모와 짜임새 있는 구성 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앞서 완성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에서는 선배 작곡가 하이든의 영향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면, 〈피아노 소나타 4번〉에서는 그러한 그늘에서 벗어나 청년 베토벤의 개성과 열정이 표출되어 있다. 극적인 전개와 풍부한 감성을 담아낸 이 곡을 기준으로 베토벤은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작곡 연대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1797년 10월 7일자 신문에 이 곡에 대한 광고가 실린 것으로 미루어볼 때 그 이전에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제자였던 헝가리 출신의 케글레비치 백작의 딸 바르바라에게 헌정되었다. 20대의 젊은 바르바라는 당시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였으며, 베토벤은 그녀에게 이 곡 외에도 〈피아노 협주곡 1번〉과 〈6개의 변주곡〉 Op. 34 등을 헌정했다.
화려한 기교를 강조한 협주곡 풍의 구성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4번〉은 앞서 작곡된 세 곡의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4악장으로 구성되었다. 8분의 6박자로 활기차게 시작하는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에 콘 브리오’는 8분음표의 연속적인 음형이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1주제의 음형이 대위적으로 전개된다. 이후에 등장하는 2주제가 화성적인 호모포니로 등장하는 것과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3부 형식으로 작곡된 2악장 ‘라르고, 콘 그란 에스프레시오네’에서도 화음의 울림을 강조하는 모티브가 등장하며 3악장 ‘알레그로’는 미뉴에트나 스케르초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알레그로의 템포 지시어만 등장하는 가운데 주제를 카논풍으로 전개된다. 마지막 4악장 ‘론도. 포코 알레그레토 에 그라치오소’는 론도풍으로, 점차 하행하는 선율로 시작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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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5번 c단조 Op.10-1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비창’ 소나타〉와 더불어 c단조로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5번〉은 극적이고 깊은 정서를 담고 있다. 음악 애호가이자 베토벤의 지지자였던 안나 마르가레테 백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c단조의 소나타
베토벤의 작품에서 c단조로 쓰인 곡은 많지 않지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곡들이 많다.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교향곡 5번 〈운명〉도 c단조였으며,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는 단 두 곡만이 c단조로 작곡되었는데 하나는 3대 소나타에 속하는 〈‘비창’ 소나타〉이며 다른 한 곡이 바로 〈피아노 소나타 5번〉이다.
이 곡은 1785년에 작곡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의 영향을 받아서 작곡한 곡으로, 조성은 물론이고 도약하며 상승하는 주제 음형 등 음악 곳곳에서 모차르트 작품과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이 곡은 뒤에 이어지는 6번, 7번 소나타와 함께 〈Op. 10〉으로 출판되었는데, 정확한 작곡 연도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1796년부터 1798년 여름 사이에 완성되어 이듬해인 1798년 9월 오스트리아 빈의 에다 사에서 출판되었다. 작품집은 베토벤의 열렬한 후원가이자 음악 애호가였던 요한 게오르크의 아내인 안나 마르가레테에게 헌정되었다.
3악장이 생략된 4악장 구조
〈소나타 5번 c단조〉는 전체 3악장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짜임새가 형식면에서는 초기 소나타에서 나타나는 4악장 구성에서 스케르초 또는 미뉴에트가 들어가는 3악장을 생략한 형태로 보인다.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에 콘 브리오’는 베토벤이 즐겨 사용하던 일명 ‘만하임 로켓 모티브’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점 리듬으로 도약하는 멜로디는 강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형성시키는데, 이런 형태는 베토벤이 이 곡의 모델로 삼았던 모차르트의 소나타 c단조에서도 볼 수 있다. 강렬한 1주제와 대조적인 2주제는 나란한조인 E♭장조로 서정적으로 등장한다. 느린 템포의 2악장 ‘아다지오 몰토’는 부드러운 주제 선율을 풍부한 화성의 울림이 뒷받침해준다. 마지막 3악장 ‘피날레 프레스티시모’는 소나타 형식으로 122마디의 짧은 악장이다. 경쾌하고 짧은 동기가 반복되면서 긴장감을 형성하는 이 악장은 흡사 스케르초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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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6번 F장조 Op.10-2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796년부터 1798년 사이에 작곡된 베토벤 소나타 〈Op. 10〉 중에 두 번째로 수록된 곡으로 초기 소나타 중에 길이는 가장 짧지만 음악적으로 아름답고 활기찬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F장조의 생기 넘치는 소나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5번〉과 〈6번〉은 마치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 ‘전원’〉과 연결되는 점들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조성에 있어서 소나타와 교향곡 모두 5번은 c단조, 6번은 F장조로 작곡되었다. 곡의 분위기에 있어서도 소나타와 교향곡 5번은 깊은 내면의 울림과 극적인 분위기가 강조되었다면, 6번 소나타와 교향곡은 전원을 상징하는 F장조의 밝은 분위기 속에서 생기와 활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한 가지, 이러한 평행 이론의 균형을 깨면서 주목할 점은 F장조의 6번 소나타의 2악장에서는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상시키는 음형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1796년에서 1798년 사이에 작곡된 소나타 6번은 F장조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로 시작된다. 짧고 경쾌한 스타카토 음형, 3악장에 등장하는 카논 풍의 전개 등에서는 하이든의 영향이 엿보이기도 한다.
느린 템포의 악장이 생략
〈소나타 5번〉과 마찬가지로 〈소나타 6번〉도 4악장 구조에서 한 악장이 생략된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5번에서는 미뉴에트 또는 스케르초가 등장하는 3악장이 생략된 반면 소나타 6번에서는 느린 템포의 2악장이 생략되었다. 느린 템포의 악장이 없는 6번은 전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흘러가며, 이런 구조는 훗날 베토벤이 자신의 첼로 소나타에서 다시 사용한다.
1악장 알레그로는 소나타 형식으로 스타카토로 화음을 연주하는 짧은 음형으로 시작한다. 느린 템포의 악장 대신 2악장은 스케르초 형식으로 쓰인 알레그레토 악장으로 전개되며, 어떤 학자들은 이 악장의 음악을 5번 교향곡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3악장 프레스토는 왼손에서 먼저 시작하는 스타카토의 경쾌한 음형이 시간 차를 두고 오른손에서 모방하는 카논 풍으로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이 악장은 전체 세 악장 중에서 하이든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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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번 D장조 Op.10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안나 마르가레테 백작부인에게 헌정한 〈세 곡의 소나타〉 Op. 10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쓰인 곡으로 정확한 작곡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Op. 10을 구성하는 작품 가운데 가장 우수하며 2악장에서는 느리고 진지한 내면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후원가 안나 마르가레테에게 헌정
1792년에 오스트리아 빈에 정착한 베토벤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음악의 중심지인 빈에서 기교파 피아니스트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 연주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그를 후원하는 인물도 늘어갔는데, 로브코비츠와 킨스키 그리고 브라운 백작 등이 베토벤에게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였던 후원가들이었다.
베토벤은 1795년에서 1798년 사이에 완성한 세 곡의 소나타를 브라운 백작의 아내인 안나 마르가레테에게 헌정했는데, 그 중에 〈피아노 소나타 7번〉은 제일 마지막에 작곡한 작품이다. 정확한 작곡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796년부터 1798년 사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작곡된 〈Op. 10〉의 두 곡, 5번과 6번 소나타가 모두 세 악장으로 구성된 반면 이 곡은 네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규모와 형식면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악장 안에 담긴 음악적 아이디어 역시 이전 작품보다 다채롭고 생동감이 넘친다.
명암이 공존하는 느린 2악장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번〉은 1악장 ‘프레스토’, 2악장 ‘라르고 에 메스토’, 3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로’, 4악장 ‘론도 알레그로’까지 전체 4악장으로 구성되었다. D장조로 이루어진 1악장은 유니즌에 스타카토 음형으로 상행하는 선율로 시작한다. 마치 승리와 환희, 축제 분위기를 향해 다가가는 듯한 이 선율은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기며 이와 대조되는 2악장은 단조의 서정적인 분위기로 펼쳐진다. 1악장은 아주 여린 pp에서부터 ff까지 다이내믹의 영역이 폭넓게 나타나면서 극적인 긴장감이 고조된다.
2악장은 전체 악장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완성도가 뛰어난 악장으로 꼽힌다. 악장 지시어인 ‘라르고 에 메스토’는 ‘느리고 슬프게’라는 뜻으로 깊은 비애와 진지한 분위기가 악장 전체를 지배한다.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는 1악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2악장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한 베토벤의 새로운 시도들을 엿볼 수 있다. 6/8박자의 애수에 찬 선율이 등장한 후 점차 깊고 강렬한 음악이 등장한다. 3악장은 분위기를 전환하는 미뉴에트 악장으로 우아하고 밝은 춤곡으로 펼쳐지며 마지막 4악장은 론도 형식으로 쓰였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신들러(Anton Schindler, 1795~1864)에 의하면 베토벤은 4악장의 동기로 우울함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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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c단조 Op.13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은 ‘월광’, ‘열정’과 더불어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에 속하는 유명한 음악이다. 베토벤의 초기 작품 세계의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닌 이 곡에서 서정적인 2악장은 영화 등 여러 매체에 등장했고 팝 음악으로도 편곡되었다.
베토벤 초기 피아노 소나타의 대표작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는 그가 남긴 32개의 소나타 가운데 초기 소나타의 절정으로 평가되는 수작으로 1798년 베토벤의 나이 28세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의 정확한 작곡 동기나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으나 베토벤의 주요 후원가 중에 한 사람이었던 리히노프스키 후작에게 헌정되었고 1799년에 악보로 출판되었다.
이 곡에 붙여진 ‘비창’이라는 부제는 한때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오늘날에는 출판 과정에서 붙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이 지닌 c단조의 조성을 바탕으로 한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창’이라는 제목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베토벤의 소나타 가운데 널리 연주되는 대표작으로 사랑받고 있다.
〈‘비창’ 소나타〉를 작곡하면서 베토벤은 피아노 독주 소나타에 교향악적인 어법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한 시도는 특히 1악장에서 잘 드러나는데, 느린 템포의 짧은 서주에 이어서 대조적인 빠른 템포의 음악이 전개되는 구성은 하이든이 교향곡에서 즐겨 사용하던 것이다. 또한 이 서주는 훗날 동일한 부제가 붙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에도 영향을 미쳤다.
c단조로 그려낸 비극의 극치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는 1악장 ‘그라베-알레그로 디 몰토 에 콘 브리오’,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 3악장 ‘론도: 알레그로’까지 전체 세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베토벤이 이 곡에 사용한 c단조라는 조성은 오래 전부터 비극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조성으로 여러 작품에 사용되었다. 베토벤에 앞서 모차르트 역시 〈피아노 소나타 14번〉에 동일한 조성을 사용했는데, 베토벤도 비창 소나타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모차르트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비창’이라는 부제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악장은 1악장으로 베토벤의 독창적인 음악적 아이디어들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호모포니적인 텍스처가 풍부한 서주 부분에서는 내면의 깊은 곳에서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서주 이후에는 템포가 바뀌면서 긴장감 넘치는 패시지들이 쉼없이 이어지는데, 급격히 도약하는 음형, 왼손과 오른손이 교차되면서 대비의 미를 보여주는 음형 등이 펼쳐진다. 느린 템포의 2악장은 1악장과 달리 짙은 서정성과 낭만성을 보여준다. 베토벤이 쓴 소나타의 느린 악장 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멜로디를 가진 음악으로 꼽히는 이 부분은 ‘midnight blue’라는 팝 음악으로도 편곡되었다. 소나타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3악장은 론도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되었으며, 중간 부분에 대위적인 구성도 등장하는 등 짜임새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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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9번 E장조 Op.14-1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베토벤이 〈두 개의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소나타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세 악장으로 되어 있는 피아노 독주 소나타이다. 빈에서 1797년경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며 1799년에 빈의 모로사에서 출판되었다. 브라운 남작 부인의 요제피네에게 헌정되었다.
소규모의 구성이 보여주는 원숙미
이 작품은 자필 악보가 소실되어 정확한 작곡 연도를 알 수 없다. 다만 1797년과 그 이듬해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것은 〈‘비창’ 소나타〉가 작곡된 시기와 거의 겹친다. 그러나 음악학자인 노테봄에 의하면 1795년에 완성된 작품의 스케치와 함께 있던 스케치에서 이 곡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훨씬 이전부터 구상되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베토벤이 이 시기까지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들 중에서 이 곡은 다소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앞서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5번〉이나 〈6번〉의 연장선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원숙함이 묻어나고,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곡에 대한 학자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베토벤 전기 작가인 안톤 신들러는 이 곡을 두고 “내용이 가장 풍부하고 뛰어난 작품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곡”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 곡은 브라운 남작의 부인인 요제피네(Josephine von Braun)에게 헌정되었다. 그녀의 남편인 페터 폰 브라운은 1794년부터 1806년까지 빈 극장의 부지배인으로 있었던 인물로 베토벤은 그의 부인인 요제피네에게 그 이후로도 몇 곡의 작품을 헌정하였다.
악장 구성
이 곡은 규모가 작으며 형식이 매우 명료하다. 제1악장은 E장조, 4/4장조의 알레그로로 시작한다.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명료한 제1주제와 경과부, B장조의 단순한 제2주제를 가지고 있다. 제2악장은 E장조, 3/4박자로 시작하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제1부는 스케르초풍이며, 다소 어두운 느낌을 지닌다. 주제를 공유하는 중간 악절을 거쳐 다시 주제가 반복되며 코데타로 마무리된다. 중간부는 마조레(장조)이며, 중간부도 곡의 처음에 등장하는 주제를 기본으로 한 세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 져 있다. 경과부와 다카포를 거쳐 코다로 이어진다. 코다는 중간부에서 가져온 주제를 바탕으로 한다. 제3악장은 E장조, 2/2박자의 알레그레토 코모도로 시작되는 론도 악장이다. 셋잇단음표가 특징적인 반주 위로 론도 주제 선율이 연주되며, 경과부를 거쳐 B장조의 조용하고 단순한 제2주제로 넘어간다. 론도 주제의 재현을 거쳐 다시 힘찬 제3주제가 등장하고, 다시 제2주제가 A장조로 재현된다. 마지막으로 론도 주제가 장식적으로 재현되며, 마치 코다처럼 곡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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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0번 G장조 Op.14-2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베토벤이 《두 개의 소나타 Op.14》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소나타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역시 3악장으로 되어 있는 피아노 독주 소나타이다. 1797년경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며 1799년에 빈의 모로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브라운 남작 부인 요제피네에게 헌정되었다. 주제의 두 성부(오른손과 왼손의 선율)의 대립이 마치 연인이나 부부가 싸우는 것 같다 하여 ‘부부싸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명료한 곡이다.
명쾌한 형식으로 되어있는 소규모의 소나타
〈피아노 소나타 9번〉(Op.14-1)과 마찬가지로 자필 악보가 소실되어 작곡연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797년부터 이듬해까지 작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명료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 이 곡은 연주에 있어 어려운 기교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피아노 초급자가 연습곡으로 많이 선택하는 곡이기도 하다.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했던 시기 역시 빈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귀족 집안의 자제를 많이 가르치던 때이기도 하다.
부부싸움이라는 별칭
이 곡은 우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부부싸움’이라는 재미있는 별칭도 붙어있다. 베토벤 만년의 비서이자 추종자, 그리고 친구이기도 했던 베토벤의 전기 작가 안톤 쉰들러는 “Op.14 두 곡의 소나타에는 두 개의 생각이 서로 싸우고 있으며, 부부 혹은 연인의 사랑이나 다툼과 같은 대화가 나타난다”라고 했다. 여기에 “특히 제2번곡(소나타 10번)에는 이러한 대화가 제1번곡보다 더욱 분명하게 보이며, 두 성부의 대립이 한층 두드러진다”라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두 성부는 각각 오른손과 왼손을 말하며, 이 곡의 1악장에 등장하는 1주제에서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빈에서는 예부터 ‘부부싸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악장 구성
베토벤 소나타 가운데서도 매우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곡이다. 1악장은 G장조, 2/4박자의 알레그로로 시작하며, 명료한 소나타 형식이다. 1주제는 오른손의 경쾌한 동기와 짧은 저음의 왼손부분으로 이루어지며 경과부를 거쳐 장3도 병진행이 특징인 D장조의 2주제로 넘어간다. 왼손과 오른손이 대화하는 듯 코데타를 지나 발전부가 시작된다. g단조의 1주제 이후, 2주제에서는 앞선 오른손의 동기가 왼손으로 옮겨가며, 클라이맥스를 소나타 형식에 충실한 재현부로 흘러간다. 조용한 코다로 악장이 끝난다. 2악장은 C장조, 2/2박자의 안단테로 시작한다. 변주곡 형식으로, 작품 번호를 가지고 있는 베토벤 소나타 중에서는 변주곡이 악장의 하나로 처음 사용된 경우이다. 스타카토가 특징적인 주제는 세 번 변주되며, 짧은 코다로 마무리된다. 3악장은 G장조, 3/8박자의 스케르초, 알레그로 아사이로 시작되는 전형적인 론도 형식의 악장이다. 3부분으로 되어있는 경쾌한 론도 주제는 e단조의 2주제 후에 다시 등장하며, 온화하고 서정적인 3부형식의 주제로 이어진 후 다시 론도 주제가 나온다. G단조의 코다 부분 이후 마지막으로 론도 주제가 간단히 등장하고 곡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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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 Bb장조 Op.22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800년경에 작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초기 소나타 가운데 가장 장대하고 화려한 규모를 지닌 소나타이다. 베토벤은 이 작품을 ‘그랜드 소나타’라고 불렀으며, 이 작품 이후베토벤은 한층 성숙한 중기 이후의 작품 세계로 접어들게 된다.
초기에 탄생된 ‘그랜드 소나타’
베토벤은 1799년부터 〈현악4중주 Op.18〉과 함께 〈피아노 소나타 11번〉 작곡에 착수했다. 이 소나타는 이듬해인 1800년 여름경에 완성되었는데, 이전까지 볼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서 베토벤 스스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베토벤은 이 곡이 자신의 첫 번째 교향곡과 동등하게 평가되기를 바랐고, 호프마이스터를 비롯한 주변의 음악 인사와 지인들에게 그러한 자신의 의견을 종종 피력했다.
베토벤은 이 곡을 가리켜 ‘그랜드 소나타’라고 불렀는데, 실제로 이 곡은 초기에 작곡된 그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지녔으며 후기의 대작인 〈‘함머 클라비어’ 소나타〉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초기의 걸작이다. 중기와 후기를 구분 짓는 초기 작품의 마지막 선상에 놓인 이 작품은 오늘날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입시곡이나 과제곡으로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만하임 악파에서 유행한 급격히 상행하는 ‘로켓 모티브’와 유사하게 시작하는 1악장의 도입 선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곡은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1802년에 호프마이스터에서 출판되었으며, 베토벤과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가였던 아일랜드계 귀족인 요한 게오르크 브라운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풍부한 피아니즘을 보여주는 4악장 구성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알레그로 콘 브리오’, ‘아다지오 콘 몰토 에스프레시오네’, ‘미뉴에트’, ‘론도: 알레그레토’까지 전체 네 악장으로 이루어졌다. 1악장은 가장 활기 넘치는 악장으로, 16분음표의 리드미컬한 음형과 호모포니로 화성의 울림을 강조한 음형 등이 중심축을 이룬다. 특히 도입부의 주제 선율은 로켓 모티브와 타악기의 드럼 롤과 유사한 느낌을 주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2악장 역시 소나타 형식으로 씌어졌으나 섬세한 감성이 느껴지는 선율로 마치 녹턴과 같은 인상을 준다. 3악장은 스케르초가 아니라 전통적인 미뉴에트와 트리오 형식을 사용했다. B♭장조의 경쾌한 미뉴에트 부분과 이와 대조적으로 단조로 전개되는 트리오가 극적인 대비를 나타낸다. 마지막 4악장은 32분음표와 16분음표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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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2번 '장송행진곡' Ab장조 Op.26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1800년부터 작곡되기 시작하여 이듬해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802년 3월에 빈에서 출판되었고, 리히노프스키 후작에게 헌정되었다. 대담한 형식적 모험이 이루어진 작품이며, 베토벤이 사망하였을 때 연주된 곡으로도 유명하다.
대담한 형식의 파괴
총 네 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나타에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각 악장은 변주곡과 스케르초, 장송 행진곡, 에튀드 등의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러한 대담한 형식적 시도는 낭만주의로 향하는 큰 걸음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베토벤의 작곡시기 가운데 제2기의 시작을 이 곡으로부터 찾아 볼 수 있다.
베토벤 권위자 노테봄(Martin Gustav Nottebohm)에 따르면 1악장의 착상은 1795년경으로 보이며, 이때의 스케치는 b단조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스케치는 1801년에 이르러서야 오늘날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을 것이다. 또한 베토벤은 각 악장들을 소나타의 일부로 계획하고 작곡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이례적인 구성으로 소나타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베토벤의 실험정신을 잘 보여준다.
악장 구성
1악장은 A♭장조, 3/8박자의 안단테 콘 바리아찌오니로 시작하는 변주곡 형식이다. 3부 형식으로 되어있는 주제가 다섯 번 변주된다. 다섯 번 모두 음형 변주이며, 박자와 템포는 변함이 없다.
2악장은 스케르초 악장으로, A♭장조의 3/4박자, 알레그로 몰토로 시작된다.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활기찬 느낌의 악장이다. A♭의 조표로 되어있으나 첫 주제는 E♭으로 제시된다. 제시된 주제가 A♭장조로 반복되고, 중간 악절을 지나 다시 주제는 나란한조인 f단조로 재현된다. 짧은 코데타를 거쳐 트리오로 연결된다. D♭조의 부드럽고 상냥한 느낌의 트리오는 2부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연결구를 거쳐 스케르초가 다카포로 재등장하고 악장이 마무리된다.
3악장은 4/4박자, a♭단조로 되어있다. 2악장과 대조되는 무겁고 느린악장인데, 이 소나타에서 최초로 느린악장이 3악장에 배치된 것이다. 베토벤이 스스로 “영웅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의 장송행진곡(Marcia furebre sulla morte diun Eroe)”이라고 적어 넣었는데. 특정 인물을 지칭하기보다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추정된다. 이 곡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고 있는 악장이기도 한데, 베토벤은 이 작품으로부터 3년 후 작곡한 〈영웅 교향곡〉에서도 큰 규모의 장송 행진곡을 넣었다. 장엄한 부점 리듬의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트리오를 거쳐 주제부가 재현되며 코다로 마무리된다. 4악장은 2/4박자, A♭으로 시작하는 론도 형식이다. 3악장과 대비되는 밝고 빠른 악장으로, 악장 전반에 론도 주재가 지배적으로 등장하여 통일성과 간결한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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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3번 Eb장조 Op.27-1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두개의 환상곡풍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묶어 출판된 〈Op.27〉 가운데 첫 번째 곡으로, 1800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작곡되었고, 1802년에 빈에서 출판되었다. 리히텐슈타인 후작 부인인 요제피네에게 헌정되었다.
환상곡풍의 소나타(Sonata quasi una Fantasia)
이 곡, 그리고 함께 출판된 곡(피아노 소나타 14번)에는 모두 ‘환상곡풍 소나타’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이 곡은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즉흥적인데,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마찬가지로 전 악장이 모두 소나타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곡의 모든 악장은 아타카(attacca)로 되어있어 제목에서 보이는 환상적 느낌이 잘 표현된다.
이 곡은 리히텐슈타인 후작 부인인 요제피네 조피에게 헌정되었다. 요제피네 조피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던 제자일 뿐 아니라, 남편 리히텐슈타인과 함께 베토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기도 하였다. 또한 리히텐슈타인 백작은 베토벤의 또 다른 후원자였던 발트슈타인 백작과 사촌관계이다.
악장 구성
1악장은 가요형식의 느린악장으로, E♭장조, 2/2박자의 안단테로 시작한다. 오른손의 수직화음과 왼손의 아르페지오로 이루어진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의 주제와 중간악절, 다시 주제의 재현을 거쳐 C장조, 6/8박자의 알레그로 부분이 시작된다. 알레그로는 첫 주제와 대조적으로 힘찬 느낌이며, 다시 마지막 부분인 안단테로 돌아오는데 여기서는 첫 부분이 변주되어 나타난다. 조용한 코다를 거쳐 다음 악장이 등장한다.
2악장은 c단조, 3/4박자의 알레그로 몰토 에 비바체로 시작하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일반적인 스케르초 악장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스케르초 느낌의 제1부는 양손의 투티로 이루어진 아르페지오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트리오 부분과 같은 중간부분은 A♭장조로 되어 있는데, 모든 부분이 스타카토로 되어 있어 매우 리드미컬하다. 제3부는 제1부가 스타카토를 사용한 변주로 재현되며 짧고 힘찬 코다를 거쳐 다음 악장으로 나간다.
3악장은 A♭장조, 3/4박자의 아다지오 콘 에스프레시오네, 그리고 같은 조와 박자의 알레그로 비바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다지오 서주부의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보아 서주부와 주부를 각각 3악장과 4악장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이 악장은 론도악장인데 3부 형식으로 되어 있어 소나타 형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소나타들의 피날레와 유사하다. 제1부에서는 8마디로 된 저음의 주제가 등장하고 중간 악절을 거쳐 재현되며, 카덴차를 지나 론도 주제로 향한다. 생기 있고 밝은 주제는 대조적인 경과구들을 거치며 계속해서 전개 및 재현된다. 마지막 코다에는 서주의 아다지오 주제가 다시 등장하여 첫 부분의 심상을 환기시키고, 곧 카덴차를 거쳐 갑작스레 나오는 프레스토에 의해 론도 주제의 분위기가 또다시 환기된다. 곡은 포르티시모로 힘차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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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c#단조 Op.27-2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801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은 〈비창〉, 〈열정〉과 더불어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로 불리는 대중적인 작품이다. 느린 템포로 시작하는 서정적인 1악장의 분위기 때문에 ‘월광’이라는 부제로 더 유명한 이 곡은 소나타 형식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베토벤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달빛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1악장
베토벤의 제자였던 발랄한 아가씨 줄리에타는 어느 순간 스승인 베토벤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아버지는 귀도 들리지 않는 가난한 음악가와의 결혼을 찬성할리 없었고, 줄리에타는 그런 아버지에게 베토벤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고 싶었다. 어느 날 줄리에타의 집에 온 베토벤은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에 놓여있는 새 피아노 앞에 앉았다. 의미 없이 몇 개의 건반을 두드리던 베토벤은 귀를 피아노 뚜껑에 바짝 가져다대고는 연주를 시작했고 그런 그의 모습을 줄리에타와 그녀의 아버지가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베토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에 감정이 북받친 줄리에타는 자기도 모르게 문을 열고 그에게 다가갔고, 그녀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안 베토벤은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간다.
베토벤의 일생을 조명한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는 줄리에타와 베토벤의 인연이 이렇게 그려져 있다. 이때 베토벤이 홀로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던 이 장면을 수놓은 음악이 바로 〈월광 소나타〉의 1악장이다. 실제로도 이 곡은 영화에 등장하는 여인 줄리에타 귀차르디를 위해 작곡되었다. 줄리에타 귀차르디는 베토벤보다 열네 살 아래로, 1800년 브룬스빅 집안을 통해 알게 된 베토벤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다. 베토벤은 그녀와 사랑에 빠졌지만 이 사랑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비극적으로 끝나고, 귀차르디는 다른 백작과 결혼해 이탈리아로 떠나고 말았다.
판타지아풍으로 작곡된 소나타
〈월광 소나타〉는 ‘Quasi una fantasia’, ‘판타지아에 가깝게’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소나타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인다. 보통 이 시기에 작곡된 소나타의 1악장이 빠르고 경쾌하게 시작되는 반면, 〈월광 소나타〉의 1악장은 느리고 고요한 분위기로 전개되는데, 셋잇단음형이 곡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습은 바흐의 프렐류드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베를리오즈는 c#단조의 쓸쓸하고 처연한 1악장을 듣고 난 후, 이 곡은 마치 슬픔의 노래인 ‘비가’를 연상시킨다고 했고, 체르니는 밤의 정서가 느껴지는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월광 소나타〉는 베토벤이 막 30대에 접어든 1801년에 완성되었다. 이 곡은 ‘환상곡풍’이라는 말이 붙은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함께 ‘2개의 환상곡풍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Op. 27〉로 묶여서 1802년에 출판되었다.
하지만 이 곡에 ‘월광’이라는 부제가 붙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인 1832년, 즉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고 5년 쯤 지난 후의 일이었다. 독일의 음악평론가이자 시인인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이 소나타의 1악장을 들은 후에 “마치 루체른 호수에 비친 달빛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 말에서 힌트를 얻은 후대의 악보 출판가들이 ‘월광’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음악이 주는 느낌과 잘 어우러진 부제 덕분에 악보는 더 많이 팔렸고, 오늘날까지 〈월광 소나타〉로 불리고 있다.
3악장 구조로 작곡
〈월광 소나타〉는 전체 세 악장으로 이루어졌다.
1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Adagio sostenuto)
2악장 알레그레토(Allegretto)
3악장 프레스토 아지타토(Presto agitato)
1악장은 느린 템포의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로 셋잇단음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서정적인 선율이 펼쳐진다. 부제로 붙은 ‘달빛’이라는 용어 때문에 이 악장의 선율을 고요하고 서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으나, 학자들 사이에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았던 당시의 베토벤이 c#단조라는 조성을 통해서 내면의 우울함과 좌절을 깊게 표현하는 부분이라는 의견도 있다.
2악장 ‘알레그레토’는 1악장과 3악장을 이어주는 짧은 전주곡 같은 역할을 한다. 길이는 짧지만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이다. 가볍고 경쾌한 스케르초 형식으로 쓰인 이 곡을 놓고, 리스트는 “깊은 바위 틈 사이에서 피어난 꽃 한 송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2악장에서 쉼 없이 이어지는 3악장 ‘프레스토 아지타토’는 1악장만큼이나 유명하다.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음악으로, 16분음표들이 빠르게 상행하는 시작부분의 모티브부터 급격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1악장에 자주 쓰이는 소나타 형식을 3악장에 적용하면서 길이는 과감하게 늘어났고, 음악은 극적이고 풍부하게 펼쳐진다. 베토벤은 3악장의 형식과 내용을 확장시키는 시도를 통해서 이전의 소나타에서는 보기 힘든 변화와 파격의 미를 보여주었다. 음악가들 중에는 〈월광 소나타〉의 3악장이 동일한 c#단조 조성을 사용한 쇼팽의 〈즉흥 환상곡〉에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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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5번 '전원' D장조 OP.28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1801년에 작곡된 네 악장의 피아노 소나타로 이듬해인 1802년 8월, 빈의 미술 공예사에서 출판되었다. ‘전원’이라는 표제가 붙어있다. 이 표제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지만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 현대에도 통용되고 있는 표제이기도 하다. 요제프 폰 존넨펠츠에게 헌정되었다.
전원 소나타
이 작품은 〈Op.27〉과 함께 1801년 작곡된 것으로 자필악보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듬해 출판이 이루어 졌는데, 이때에는 별도로 표제가 붙어있지 않았다. 이 표제가 붙은 것은 1838년, 함부르크의 출판업자 아우구스트 크란츠(August Cranz)는 이 해 베토벤의 음악을 출판하면서 〈전원풍의 소나타〉(Sonate Pastorale)라는 제목을 붙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음악이 유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란츠는 아마도 상업적인 이유로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음악계의 원로에게 헌정
베토벤은 이 곡을 요제프 폰 존넨펠츠(Joseph von Sonnenfels)에게 헌정하였다. 그는 당대 빈의 유명 인사였는데,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후원자였다. 만년에는 미술학교의 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극작가로도 활동하며 계몽주의 운동에 힘을 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인사와 베토벤이 어떤 관계였는지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 베토벤에게 출판사를 소개해 준 것이 헌정의 계기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당시의 베토벤은 이미 수많은 작품을 출판한 바 있는 작곡가였기 때문에, 훌륭한 인격을 가졌던 존넨펠츠에게 단순히 존경을 담아 헌정한 것 일 수도 있다.
악장 구성
이 소나타는 총 네 악장으로 되어있다. 1악장은 D장조, 3/4박자의 알레그로로 시작되는 소나타 형식으로, 왼손에 등장하는 낮은 D음의 연타 위로 흐르는 전원적인 주제가 특징이다. 2악장은 d단조, 2/4박자의 안단테로 시작한다. 우아한 3부 형식의 악장인데, 스타카토 반주 음형이 특징인 첫 부분과, 오른손의 스타카토가 매우 리드미컬한 중간부, 그리고 중간부의 주제에 의한 마지막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3악장은 스케르초 악장인데, D장조에서 3/4박자의 알레그로 비바체로 시작된다. 주제는 옥타브 하강이 특징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다. 스케르초 부분은 이 주제가 지배적이며, 이어지는 트리오는 b단조로 농민의 노래를 연상시키는 소박한 주제선율을 가진다. 4악장은 론도 악장이다. D장조의 6/8박자,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시작된다. 밝고 쾌활한 이 악장은 전원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동기가 대위법적으로 취급되어 단순하지 않고 정교한 전개를 보이고 있다. 론도 주제는 왼손에서 으뜸음과 5음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경쾌한 리듬의 오른손 선율이 특징이다. 경과부와 다른 주제들을 거쳐 이 론도 주제가 계속 재현되면서 힘차게 곡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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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6 ~ 18번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이 청각 장애를 이겨내고 창작에 전념하기로 결심하는 중요한 시기에 작곡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16번〉에서 〈18번〉은 1802년에 작곡되었다. 음악에 대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시기에 완성된 이 곡들 중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가 가장 유명하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시기에 완성
1800년에 들어서면서 베토벤의 창작에 대한 열정은 급격히 높아졌다. 그는 끊이지 않는 아이디어를 음악에 담아내면서 〈현악4중주 Op.18〉, 〈바이올린 소나타 ‘봄’〉, 〈피아노 소나타 Op.26~28〉 등 여러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창작열은 1802년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그해부터 3년간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세 곡을 연달아 완성하기에 이른다.
베토벤의 청각에 심각한 이상이 감지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 베토벤이 빈 외곽 지역 하일리겐슈타트에 머물며 유서와도 같은 편지를 쓴 것도 바로 1802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는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위기의 상황을 창작으로 극복해나갔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시기에 완성된 〈피아노 소나타가 16번〉에서 〈18번〉에 이르는 세 곡이다.
베토벤의 제자인 칼 체르니에 의하면 베토벤은 이 세 곡의 소나타를 작곡할 당시 친구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롬홀츠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나는 이제까지의 작품에 만족하지 않네. 이제부터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하네.”
청각 장애라는 현실의 장벽을 극복하고 음악가로의 인생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베토벤의 의지가 담겨진 편지의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에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아이디어와 음악 어법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16번〉부터 〈18번〉까지의 세 곡의 소나타 가운데 〈16번〉과 〈17번〉은 1803년에, 〈18번〉은 1804년에 각각 출판되었고 세 곡 모두 헌정자 없이 작곡되었다. 그 후에 이 곡들은 〈Op.31〉로 묶여서 1804년 짐로크 출판사에서 출판되었고, 오늘날 베토벤의 자필 악보는 소실되어 남아 있지 않다.
피아노 소나타 16번(Op.31-1)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2악장 아다지오 그라치오소(Adagio grazioso)
3악장 론도, 알레그레토(Rondo, allegretto)
〈Op.31〉에 수록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제일 먼저 쓰인 곡으로, 1802년에 완성되었다. 이전에 완성된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이나 〈소나타 15번〉 등과는 달리, 소나타의 일반적인 구성과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베토벤이 이 무렵 추구했던 ‘새로운 길’이라는 측면과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 싱커페이션과 점 리듬 등을 사용한 리드미컬한 음형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피아노 소나타 16번〉은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2악장 ‘아다지오 그라치오소’, 3악장 ‘론도 알레그레토’까지 전체 3악장 구성이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형식면에서의 변화보다는 리듬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16분음표와 점 리듬을 사용해서 유머러스하고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짧은 음형의 단편들이 반복되고 셈여림에 따라 원근감을 만들어낸다. 아울러 이 짧은 음형의 단편과 대조를 이루는 긴 아르페지오 선율이 등장하면서 극명한 동기를 만들어낸다. 한편 2주제에서는 싱커페이션을 사용해 강박과 약박이 교차되는 변화를 추구했다.
다소 느린 템포로 전개되는 2악장은 가곡과 비슷한 느낌의 선율로 부드럽고 섬세하게 전개된다. 에드윈 피셔나 안드라스 쉬프 같은 피아니스트는 이 악장이 이탈리아 오페라 선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마지막 3악장은 론도와 소나타의 혼합적인 면모를 보이는데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주제 선율이 여러 차례 되풀이 되고 있으며 중간 중간 사용되는 셋잇단음표 음형은 베토벤이 즐겨 사용하던 형태로 〈비창 소나타〉 3악장 론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음형을 볼 수 있다.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Op.31-2)
1악장 라르고-알레그로(Largo-Allegro)
2악장 아다지오(Adagio)
3악장 알레그레토(Allegretto)
〈피아노 소나타 17번〉은 베토벤이 쓴 〈Op.31〉 세 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이자 음악적으로도 그가 이야기했던 ‘새로운 길’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다. 이 곡은 ‘템페스트’라는 부제로 유명한데, 베토벤의 제자인 쉰들러가 이 곡에 대해 질문하자 베토벤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라고 했다는 일화와 함께 이 제목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일화가 사실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떠나서, 폭풍우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어 음악과 잘 맞아떨어지는 부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악장 ‘라르고-알레그로’는 으뜸화음이 아니라 도미넌트 화음으로 시작한다. 아르페지오 화음과 페르마타가 폭풍이 불기 전의 고요함처럼 조용히 흐르고 나면 이내 알레그로로 빠르게 템포가 바뀌며 8분음표 두 개씩을 묶은 아티큘레이션이 급박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세 마디가량의 빠른 패시지가 전개된 이후 다시 템포가 느려지면서 아다지오로 불안하게 마무리된다. 약 여섯 마디가량의 이 도입부에서 느리게 시작해 빨라졌다 다시 느려지는 극적인 템포의 변화는 베토벤의 다른 소나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도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후 셋잇단음표의 반주와 더불어 격렬한 폭풍우를 묘사하는 음악이 펼쳐진다. 극적인 다이내믹과 풍부한 악상이 강조된 1악장의 마무리는 시작 부분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끝을 맺는다.
아다지오의 느린 템포로 전개되는 2악장은 B♭장조로 서정적이고 애틋한 분위기가 감돈다. 점음표를 사용한 우아한 리듬과 북소리를 연상시키는 엄숙하고 진지한 울림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지막 3악장은 1악장만큼이나 대중적인 악장으로, 바람 소리를 표현하는 듯한 16분음표의 아르페지오 음형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강하게 혹은 약하게 쉼 없이 휘몰아치는 바람의 음악은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피아노 소나타 18번(Op.31-3)
1악장 알레그로(Allegro)
2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레토 비바체(Scherzo: Allegretto vivace)
3악장 미뉴에트: 모데라토 에 그라치오소(Menuetto: Moderato e grazioso)
4악장 프레스토(Presto)
〈Op.31〉을 구성하는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18번〉은 3악장으로 구성된 앞의 두 곡과는 다르게 4악장으로 이루어졌고, 악장 구성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피아노 소나타 18번〉에서는 느린 템포의 악장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통상적으로 느린 악장이 나오는 2악장은 스케르초로, 3악장은 미뉴에트가 등장하면서 전 악장에서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전작인 〈‘템페스트’ 소나타〉를 통해서 질풍노도의 감정을 드러낸 베토벤은 한 차례 위기를 겪은 후 안정과 의욕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이 곡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죽음까지 생각했던 이 무렵 그의 삶과도 겹쳐진다.
이렇게 밝은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1악장 알레그로는 소나타 형식으로 친근하게 친구를 부르는 듯한 부점 동기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비슷한 시기에 작곡한 가곡 〈메추라기의 울음소리〉에도 사용되었다.
빠른 템포의 스케르초로 작곡된 2악장은 1악장의 경쾌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음악이 전개된다. 낮은 음역에서 시작하는 음악은 점차 상승하고 스타카토 음형들은 익살스러움을 더욱 강조한다. 이어지는 3악장 ‘미뉴에트’는 우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펼쳐지면서 가벼운 2악장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에 ‘미뉴에트’를 사용한 것은 이 곡이 마지막이며, 이후에는 독자적인 자신만의 스타일로 악장을 구성해 나간다. 소나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악장은 가장 빠른 ‘프레스토’로 열정과 젊음, 생명력이 느껴지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음악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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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9번 g단조 Op.49-1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9번〉은 1805년 1월 빈의 미술공예사에서 ≪2개의 쉬운 소나타≫(Deux Sonates faciles)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두 곡의 소나타 중 첫 번째 곡이다. 현존하는 스케치로 미루어 작곡은 출판 훨씬 이전에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짧은 연주시간을 가진 간결하고 쉬운 악곡으로, 베토벤이 제자의 피아노 연습을 위한 곡으로 작곡했을 것으로 보인다.
간결하지만 예술적인 작품
이 곡은 베토벤 작곡활동 초기에 쓰인 곡이지만, 출판이 늦어져 중기 소나타로 분류되고 있다. 자필 악보는 소실되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런던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스케치 노트는 이 작품이 출판 훨씬 이전에 작곡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스케치에 의하면 약 1795년부터 그 이듬해에 걸쳐 착상이 이루어졌으며, 1796년에는 두 번째 곡인 G장조가 먼저 완성되고, 다음해인 1797년에는 이 곡, g단조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연습용으로 활용되는 소나티네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헌정된 기록이 없다. 또한 이 곡과 함께 수록된 G장조 곡 모두 연주에 있어 큰 기교를 요구하지 않으며, 연주시간도 짧은 소규모의 곡이기 때문에 베토벤이 자신의 제자를 위해서 쓴 연습곡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도 이 곡은 연주가 쉬워 현대에도 피아노 초보자들의 교습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악장 구성
이 곡은 연주시간이 약 8분에 불과하며,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 져 있다. 1악장은 g단조, 2/4박자의 안단테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처음 등장하는 제1주제는 단조의 어두운 느낌이 특징적인데, 이후 짧은 경과구를 거쳐 제2주제가 나온다. 제2주제는 g단조의 나란한조인 B♭장조로 되어있으며, 제2주제 첫머리에 의한 짧은 코데타를 거쳐 제시부의 반복이 이루어진다. 발전부는 제2주제가 지배적인데, 제2주제의 동기가 트릴로 장식되어 유니즌으로 진행된다. 재현부는 제시부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조용한 코다가 악장을 끝맺는다.
2악장은 론도 악장으로, G장조의 6/8박자, 알레그로로 시작한다. 론도 주제는 3부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주제 선율이 등장하고 짧은 중간악절의 페르마타를 거쳐 다시 주제가 반복되는 모양이다. 이 주제는 악장 전반에 매우 지배적이다. 이어지는 경과부는 다소 강한 느낌으로, 이어서 등장할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B♭장조에서 제2주제가 등장하는데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다시 론도 주제에 의한 경과부가 등장하는데 이 경과부는 페르마타로 마무리 지어 지며, 론도 주제에 의한 가볍고 경쾌한 코데타가 곡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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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0번 G장조 Op.49-2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0번〉은 〈피아노 소나타 19번〉과 함께 출판되었으며 〈19번〉과 마찬가지로 역시 두 악장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결하고 소박하며 연주하기 쉽다는 점에서, 오늘날에 피아노 초보자들의 학습용으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곡이다.
늦어진 출판
〈베토벤 소나타 20번〉의 출판년도는 1805년이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스케치에 따르면 1795년부터 스케치 작업이 시작되어 이듬해인 1796년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출판되지 않았고 1805년이 되어서야 빈의 미술 공예사에서 〈베토벤 소나타 19번〉과 함께 출판되었다. 출판이 늦어져 작곡년도와는 무관하게 중기 소나타로 분류되곤 한다. 자필 악보의 완성본은 소실되었으며 초연에 대한 정보도 남아있지 않지만, 그 스케치가 런던 대영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쉬운 소나타
베토벤의 작품 가운데는 베토벤이 직접 표제를 붙이지 않았으나 후대의 사람들에 의해 재미있는 별칭이 붙여진 것들이 있는데, 이 작품도 그 중 하나다. 〈20번〉과 함께 출판된 〈19번〉은 출판 당시 붙여졌던 표제 〈2개의 쉬운 소나타〉 때문에 ‘쉬운 소나타’ 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연주가 쉽고 악곡이 간단한데, 이런 성격 때문에 초보자의 연습곡으로 활용된다.
악장의 구성
이 곡은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악장을 합해도 8분에 불과한 짧은 연주시간을 가지고 있다. 1악장은 G장조, 2/2박자의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차분한 느낌의 제1주제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지만, 그 안에 셋잇단음표, 아르페지오와 부점 등 악장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를 집약하여 가지고 있다. 또한 강약의 대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셋잇단음표를 특징으로 하는 경과부를 지나면 D장조에서 평온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의 제2주제가 제시된다. 경과부와 같이 셋잇단음표로 이루어진 코데타를 지나면 제시부가 반복되고, 아련한 느낌의 d단조 전개부를 거치게 된다. 다시 제1주제를 활용하는 발전부로 곡이 흐르고 리드미컬하게 진행된다. 재현부에서는 경과부가 확장되어 나타나고 악장이 끝난다.
2악장은 역시 G장조로, 3/4박자이며 템포 디 미뉴에트로 시작한다. 론도 형식의 악장으로, A-B-A-C-A-코다의 구조로 되어있다. 처음으로 제시되는 미뉴에트 리듬의 주제는 론도 주제가 되는데, 이것은 〈7중주곡〉 Op.20의 3악장의 주제와 같다. 〈7중주곡〉의 3악장은 1800년, 즉 이 곡이 출판되기 5년 전에 완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 멜로디는 이 소나타가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1796년에 먼저 착상되었고 이후 〈7중주곡〉에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인 인상의 경과부를 거치면 D장조에서 제2주제가 등장한다. 경과부에서 론도 주제가 재현되고 다시 제 2주제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G장조에서 등장한다. 마지막에 론도 주제가 다시 변주되며 재현된다. 그 다음에는 갑자기 C장조에서 포르테의 제3주제가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론도 주제의 동기가 되돌아오며 코다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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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C장조 Op.23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은 1804년에 완성된 베토벤 중기 피아노 소나타의 대표작으로 〈‘열정’ 소나타〉와 더불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꼽힌다. 대담한 화성 전개와 장대한 규모, 화려한 기교 등이 어우러진 이 작품을 계기로 베토벤의 음악은 보다 극적이고 낭만적인 세계로 접어들게 된다. 본 시절부터 지지한 초기 후원가,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중기를 대표하는 드라마틱한 걸작
1800년부터 1802년 사이에 소나타에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들을 담은 소나타를 작곡했던 베토벤은 1802년부터 1808년 사이에는 극적인 요소들을 덧입혀 한층 장대하고 화려해진 소나타들을 탄생시키기 시작했다. 중기 걸작으로 꼽히는 ‘월광’, ‘열정’, 그리고 ‘발트슈타인’ 같은 소나타들이 이 시기에 모두 탄생되었다.
특히 1803년에서 1804년 사이에 베토벤은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하면서 대작들을 잇달아 완성시켰다. 대담하고 파격적인 기교를 보여준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와 길이, 관현악법을 선보인 〈교향곡 3번〉 ‘영웅’, 처음으로 도전한 오페라 〈피델리오〉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1804년에 쓰인 〈피아노 소나타 21번〉은 ‘발트슈타인’이라는 부제로 알려져 있는데, ‘발트슈타인’은 베토벤의 후원가였던 페르디난트 폰 발트슈타인 백작을 의미한다. 그는 베토벤이 고향인 본에 머물 때부터 그를 지지했던 최초의 후원가 중 한 사람으로, 베토벤이 빈으로 가서 하이든에게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주선하는 데 앞장선 인물 역시 발트슈타인 백작이었다.
발트슈타인은 이전의 소나타와는 다르게 극적인 다이내믹과 풍부한 음악적 표현, 그리고 폭넓은 음역의 사용 등을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음악은 모두 1803년 베토벤이 새로 선물 받은 피아노 덕분에 가능했다. 베토벤은 당시 새로 제작된 5옥타브 반을 소화할 수 있는 에라르 피아노를 통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층 개량된 악기를 통해 탄생시킨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피아노를 통해서도 풍부한 관현악 사운드를 연출하고자 하는 시도를 실현시켰다. 그래서 어느 평론가는 이 곡을 ‘피아노 소나타의 영웅 교향곡’이라고 평했으며, 실제로 〈‘열정’ 소나타〉를 작곡하기 전까지 베토벤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소나타로 이 곡을 첫 손에 꼽았다.
독창적인 조성 진행과 비르투오조적인 기교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2악장 ‘도입부, 아다지오 몰토’, 3악장 ‘론도: 알레그레토 모데라토’까지 전체 세 악장으로 구성되었다. 이 소나타는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어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작품이다. 프랑스 음악 애호가들과 몇몇 비평가들은 1악장의 도입부와 이어지는 음악들을 듣고 이 작품에 ‘새벽’이라는 부제를 붙이기도 했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빛과 정결한 빛이 느껴진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었다.
소나타 형식을 바탕으로 한 1악장에서는 참신한 조성의 전개와 재현부 이후에 등장하는 장대한 규모의 코다가 특징이다. 8분음표의 화음이 연타로 나오는 1주제는 C장조에서 B♭장조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진행을 보여준다. 2주제의 조성 역시 소나타 형식의 작품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딸림조나 나란한조의 조성이 아니라 원조인 C장조에서 3도 관계에 있는 E장조로 바뀌면서 분위기의 전환을 꾀한다. 이러한 3도 관계의 조성 진행은 베토벤이 이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훗날 슈베르트도 여기에 영향을 받게 된다. 2주제는 마치 천상의 화음을 보여주는 듯한 코랄 풍의 선율로 등장한다. 주제가 나오기 전까지의 혼돈과 소란은 이 화음이 등장하면서 정리되고 마치 환희의 새벽빛이 등장하는 것 같다.
재현부 부분에서는 길고 풍성한 코다가 나오는데, 베토벤은 중기 작품 이후 코다의 규모를 점점 확장시켜가면서 중요성을 부여했다. 코다에서 그는 대위적인 진행이나 푸가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인 개성을 표출했다.
2악장은 1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느린 악장이다. 원래 베토벤은 그보다 긴 독립적인 2악장을 구상했으나 전반적으로 음악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을 수렴해서 다시 짧은 간주곡 형식의 2악장을 작곡했다. 처음에 구상한 악장은 〈안단테 파보리〉라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28마디에 불과하지만 1악장과 3악장을 연결해주는 정갈한 간주곡인 동시에 분위기를 주도한다.
마지막 3악장은 장대한 규모를 가진 론도 악장으로 화려하면서도 숭고한 천상의 화음이 펼쳐진다. 아르페지오가 쉼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단순하지만 정연한 주제 선율이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는데, 이 부분은 기교적으로도 상당히 난해한 부분으로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들만이 소화할 수 있다.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는 극적인 구성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카타르시스 같은 황홀경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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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2번 F장조 Op.54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의 중기 걸작인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사이에 있는 〈피아노 소나타 22번〉은 두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2악장 구조의 소나타이다. 두 곡의 대작 사이에서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2악장의 함축적 구성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2번〉은 1804년에 완성되었다. 이 시기 베토벤은 ‘발트슈타인 소나타’를 끝냈고, 첫 번째 오페라 〈피델리오〉의 작곡에 한창이었다. 오페라를 작곡하는 도중에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완성 후에는 누구에게도 헌정하지 않았다. 완성된 2년 후인 1806년에 출판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다른 소나타와 달리, 이 곡은 단 2악장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작품이다. 음악의 내용 역시 특별히 이례적인 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평이하고 소박하다. 이러한 이유로 평론가들은 이 곡을 장난스럽게 쓴 곡이라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으로 평가하기도 했으나 짧은 악곡 안에는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구성의 신선한 변화 등을 엿볼 수 있다.
악장의 선명한 대비가 특징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2번〉은 전원풍의 음악에 자주 쓰이는 F장조의 조성을 사용한 2악장 구조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1악장에는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베토벤은 론도와 미뉴에트로 1악장을 작곡했다. 보통 미뉴에트는 3악장에, 론도는 마지막 악장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베토벤은 여기에서 탈피해 3박자의 미뉴에트 리듬을 사용한 론도 형식으로 1악장을 만드는 이례적인 시도를 보였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못갖춘마디의 상승하는 부점리듬은 이후에 작곡되는 ‘열정 소나타’의 도입부와도 유사하다. 1악장에서는 2개의 대조적인 중심 주제가 등장하는데 서정적인 첫 번째 주제 선율과 달리 두 번째 주제는 스타카토의 옥타브 진행으로 강렬하면서도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2악장 알레그레토는 자유로운 3부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1악장과는 달리 16분음표 음형이 오른손과 왼손에서 번갈아 주고받는 형태로 기교적인 면을 강조했다. 1악장과 2악장은 전체적인 면에서 대조를 이루는데 1악장이 여유로운 템포에 3박자, 즉흥적이고 2개의 대조적인 주제가 전개되는 방식이라면 2악장은 격정적인 빠른 템포에 2박자, 무궁동의 리듬에 단일 주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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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3번 f단조 Op.23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비창〉, 〈월광〉과 함께 베토벤의 3대 소나타로 알려진 〈열정〉은 f단조의 비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점차 끓어오르는 내면의 열정이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음악으로 잘 그려져 있으며 특히 1악장에서는 고요하게 시작한 테마가 상승하면서 급격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난해한 기교를 요구하는 소나타
1838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출판업을 하는 크란츠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f단조〉를 악보로 펴냈다. 사실 이 곡은, 이미 20년 전에 악보로 출판되었으나 이때는 피아노 독주를 위한 원곡 외에, 2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편곡 악보를 함께 출판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유는 원곡의 기교가 워낙 까다롭고 어려워서 혼자서 이 곡을 완벽히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2중주 악보를 추가한 것이다. 크란츠는 2중주 악보와 더불어 이 소나타 작품에 〈열정〉이라는 부제도 붙였는데, 음악과 잘 맞아떨어지는 이 부제 덕분에 새로 출판된 악보는 큰 인기를 끌었다.
〈열정 소나타〉는 작곡된 이후 베토벤의 열렬한 팬이자 음악 애호가였던 브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첼로 연주에 뛰어났던 백작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그 중 테레제와 요제피네는 베토벤과 사랑의 감정을 나눈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바덴의 숲 속에서 떠오른 3악장의 영감
〈비창〉, 〈월광〉과 함께 베토벤의 3대 소나타로 알려진 〈열정〉은 f단조의 비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점차 끓어오르는 내면의 열정이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음악으로 잘 그려져 있다.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는 1804년 여름에 시작되어 1806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2악장과 3악장의 스케치가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의 스케치 악보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베토벤이 〈피델리오〉를 스케치할 때 이미 열정 소나타에 대한 구상도 시작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무렵, 이미 베토벤은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로, 빈 외곽에 있는 바덴이라는 곳에서 요양 겸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숲 속을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자제하며 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실제로 베토벤은 제자인 페르디난트 리스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그리고 이런 고요한 침묵의 시간 속에서 열정 소나타 3악장의 한 부분이 구상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편지를 받은 리스가 베토벤을 찾아갔고 두 사람이 함께 산책을 할 때였다. 갑자기 베토벤이 무언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방에 오자마자 악보에 무엇인가 그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열정 소나타 3악장의 일부가 되었다.
중기 양식을 보여주는 걸작
흔히 베토벤의 서른두 개의 피아노 소나타는 작곡 순서에 따라 세 시기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열정 소나타〉는 중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베토벤이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은 고전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스타일과 음악을 추구하던 때로, 곡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코다가 화려하고 길어지고, 발전부가 복잡하고 확장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열정〉은 그러한 베토벤의 독창적인 음악관을 보여준 중기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밖에도 〈발트슈타인〉과 〈고별〉 같은 소나타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포함된다.
〈열정 소나타〉는 전체 세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악장은 알레그로 아사이,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3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구성된다. 조성은 f단조인데, 베토벤은 f단조를 내면의 깊고 음울한 정서, 마음속부터 끓어오르는 감성을 표현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했다. 특히 열정 소나타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과도 유사한 점을 볼 수 있는데, 가령 1악장에 나오는 주제 선율의 상행은 〈피아노 소나타 1번〉에서도 리듬은 다르지만 상행하는 형태로 사용되었고, 조성 또한 f단조로 동일하다.
1악장 알레그로 아사이는 f단조의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점차 상승하는 주제 선율로 시작된다. 마치 내면의 열정이 서서히 분출되는 듯 점차 상행하는 선율은 만하임악파가 자주 사용했던 로켓 모티브와도 유사하다. 한 차례의 폭풍 같은 1주제가 지나고 나면, 단순한 선율을 다채롭게 변주한 2악장 안단테 콘 모토로 이어진다. 주제와 3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이 악장은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수직적인 화성 진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마지막 3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는 1악장만큼이나 유명한 악장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에너지, 그리고 집중력을 요구하는 악장으로, 격정적인 열정이 분출된다. 포르티시모로 격렬한 감7화음이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면 1주제가 등장한다. 코다는 더욱 빠르고 경쾌한 프레스토로 강렬한 마무리를 장식한다. 8분음표의 스타카토가 격렬하게 진행한 후에는 펼침화음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장대하게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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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4번 '테레제' F#장조 Op.78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을 작곡한 이후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완성한 24번째 피아노 소나타는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테레제에게 헌정되었다. 연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듯 사랑스럽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시적인 느낌을 준다.
연인 테레제를 위해 작곡
베토벤은 ‘열정 소나타’를 완성한 후 한동안 피아노 소나타의 작곡을 중단했다. 대신 〈라주모프스키 4중주〉와 〈피아노 협주곡〉, 〈전원 교향곡〉, 〈합창 환상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탐구해갔다. 그런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건 1809년경으로 이 무렵 그는 브룬스비크 백작의 딸인 테레제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좋은 감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당시 베토벤의 나이는 마흔을 바라보고 있었고 테레제는 열일곱 남짓한 어린 소녀로 나이 차이는 컸지만 두 사람은 이를 극복하며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베토벤은 순수하고 풋풋한 테레제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피아노 소나타를 완성했는데, 이 곡이 바로 〈피아노 소나타 24번〉이다.
〈피아노 소나타 24번〉은 악장 구성과 조성 면에서 이례적인 면을 보여준다. 올림표(♯)가 여섯 개가 붙은 F♯장조를 사용했는데 베토벤이 작곡한 32곡의 피아노 소나타 전체 중에서 이 조성으로 쓴 곡은 24번이 유일하다.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지 않고 서정적인 칸타빌레로 시작하는 1악장과 빠른 템포의 2악장까지 두 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악곡은 전문적인 기교나 난해한 구성 보다는 전반적으로 사랑스럽고 다정다감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작곡가인 베토벤은 이 곡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는데, 그는 당시 사람들이 자신의 ‘월광 소나타’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C♯단조 소나타(월광)〉를 저렇게 좋아하지? 나에겐 더 멋진 〈F♯장조 소나타(24번)〉가 있는데...”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사랑을 노래한 아다지오 칸타빌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4번〉의 1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로 시작해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이어진다. ‘아다지오 칸타빌레’ 부분은 단 네 마디로 길이는 짧지만 무척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전개된다. 이 부분에 등장하는 선율은 곡 전체에서 결코 반복되지 않으며 오직 도입부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이후에는 알레그로로 템포가 바뀌면서 유려한 음악이 전개된다. 베토벤이 이전에 보여주었던 격정, 긴장, 불안 같은 감정 대신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음악들이 시종일관 펼쳐진다. 2악장 ‘알레그로 비바체’는 론도와 소나타 형식을 동시에 지닌 독창적인 악장으로 짧은 음형들이 다채롭고 정교하게 맞물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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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5번 G장조 Op.79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809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5번〉은 전작인 〈피아노 소나타 24번〉과 마찬가지로 길이가 짧고 단순하고 작은 규모를 지니고 있다. 3악장 구조이지만 전체 연주 시간이 10분가량인 이 곡은 3도의 도약하는 음정이 마치 새소리 같다고 해서 ‘뻐꾸기’라는 부제로도 불린다.
소나티네 혹은 쉬운 소나타
베토벤은 1809년 〈피아노 소나타 24번〉과 〈25번〉을 연이어 작곡했다. 23번 ‘열정’과 26번 ‘고별’이라는 두 개의 대작 사이에 놓인 이 두 개의 소나타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길이도 짧다. 〈24번〉은 사랑하는 여인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담았다면 〈25번〉은 고향 독일의 민속 춤곡 선율을 바탕으로 뻐꾸기 소리를 흉내낸 멜로디를 통해서 표제 음악적인 성격을 드러내 준다.
〈24번〉과 〈25번〉은 비슷한 시기에 완성되었지만 베토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두 곡을 함께 묶어서 출판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25번〉에는 ‘쉬운 소나타’ 혹은 ‘소나티네’라는 제목을 붙이기를 원했다. 독립적으로 출판되기 원했던 이 곡은 완성된 이듬해인 1810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 사에서 출판되었다.
뻐꾸기 묘사와 민속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
〈피아노 소나타 25번〉은 전체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에는 ‘프레스토 알라 테데스카’라는 지시어가 붙어 있는데, ‘알라 테데스카’는 ‘독일 춤곡 풍으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3박자의 경쾌한 춤곡 리듬을 바탕으로 한 1악장의 시작 부분은 3도 간격의 스타카토로 이루어진 독특한 주제 선율이 등장하는데, 이 선율은 전통적으로 뻐꾸기 울음소리를 묘사하는 것이다. 2악장은 느린 안단테 템포로 이루어지는 우아하고 서정적인 악장이다. g단조에 베토벤이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8분의 9박자로 전개되는 이 부분은 뱃노래 같기도 하고 가곡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템포가 바뀌어 빠르게 전개되는 3악장 비바체는 론도 형식으로 경쾌하고 활기찬 주제 선율이 되풀이 되면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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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6번 '고별' Eb장조 Op.81-a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베토벤 중기 작품에 속하는 피아노 소나타로 1809년부터 작곡되어 1810년에 완성되었다. 출판은 이듬해 이루어졌으며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1809년 발발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와의 전쟁과 관련한 곡으로, 베토벤이 직접 ‘고별’이라는 표제를 붙였다.
가장 열렬한 후원자 루돌프 대공에게
루돌프 대공은 오스트리아 왕 레오폴트 2세의 막내아들이며 그의 형은 로마제국의 마지막 왕이었던 프란츠 1세이다. 루돌프 대공은 베토벤의 많은 후원자중 가장 열렬한 후원자였다고 할 수 있으며 베토벤에게 피아노와 작곡을 배우기도 하였다. 그는 베토벤을 음악적으로 존경하였을 뿐 아니라 후원에도 매우 힘썼다. 베토벤 역시 그를 매우 친밀한 관계로 여겨 편하게 대했다는 것을 서로 나눈 서신들을 통해 알 수 있다.
1809년,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전쟁이 발발하고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를 침공하였으며 곧 루돌프 대공이 살고 있던 빈까지 위협을 받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왕실 모두 빈에서 오펜으로 피난하였다. 루돌프 대공 역시 5월 4일에 빈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고, 베토벤은 자신이 작곡하기 시작한 이 소나타의 1악장에 ‘고별’(Das Lebewohl)이라는 제목을 적어 넣었다. 이후 작곡해나간 악장들에도 진행 상황에 따른 표제들이 붙어있다. 이 곡의 초판이 1811년 브라이트코프&헤르텔 사에서 출판될 때 출판사에서 베토벤의 표제를 임의로 불어로 번역하였는데 이에 대해 베토벤은 매우 화를 냈다고 한다. 이는 프랑스의 승전에 따른 출판사의 처세였을 텐데, 베토벤은 오히려 자신의 작품에 ‘독일어’로 일부 나타냄말을 적어내어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반발하였다.
악장 구성
이 곡은 모두 세 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매우 화려하고 기교적이다. 그럼에도 다정하고 친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그가 루돌프 대공에게 가졌던 친근함의 표현으로 보인다. 제1악장은 “고별”(Das Lebwohl)이라는 표제가 붙어있는데, 스케치를 보면 이 고별이라는 제목에는 선이 그어져 있고, “이별”(Der Abschied)라는 제목도 쓰여 있어서 베토벤이 제목을 정하는데 고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장조의 2/4박자, 아다지오로 시작하는 서주를 가지고 있으며 이 서주의 동기가 1악장 전체에 지배적으로 등장한다. 이후 2/2박자의 알레그로에서 소나타 형식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제2악장은 “부재”(Abwesenheit)라는 표제를 가지고 있는데, 스케치에 따르면 처음에는 “도착”(Ankunft)라는 제목을 사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1809년 10월 14일 전쟁이 끝나고 11월에 나폴레옹의 군대가 철수하자 대공은 1810년 1월 30일 빈으로 돌아왔는데, 2악장은 이 즈음에 작곡된 것으로 추측된다. 베토벤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독일어 나타냄말이 등장하는데, “느릿느릿하게 그리고 표정을 가지고”(In gehender Bewegung dach mit Aus Druck)라고 지시되어 있다. c단조의 2/4박자, 안단테 에스프레시보로 시작하며 A-B-A-B의 형식으로 되어있다. 42마디에 불과한 짧은 악장으로 매우 느리고 슬프며 불안정한 인상을 준다. 제3악장의 표제는 “재회”(Das Wiedersehen)이다. E♭장조, 6/8박자의 비바치시마멘테로 시작되는 소나타 악장으로, 매우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치는 악장이다. 역시 독일어로 “매우 활기찬 빠르기로”(Vivacisimamente)라는 나타냄말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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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7번 e단조 Op.90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814년에 작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7번〉은 2악장 구성이지만 치밀하고 정교한 음악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 모리스는 ‘비창’과 ‘월광’을 헌정 받은 카를 리히노프스키 후작의 동생인 모리스 리히노프스키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1814년 8월 16일에 완성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은 이 곡에서도 자국어인 독일어로 악장의 전반적인 지시 사항을 적어 놓았다.
중기에서 후기로 향하는 과도기에 완성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할 무렵 프랑스 군대가 라이프치히에서 패배하면서 유럽 사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고, 1814년에는 빈에서 회의도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베토벤은 더욱 더 내면의 성찰에 몰두했고 그 결과로 말기의 대작들을 탄생시키게 되는데, 〈피아노 소나타 27번〉은 이러한 과도기에 완성된 곡으로 중기에서 말기로 향하는 베토벤의 내면의 변화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독일어 악장 지시어 사용
“Mit Lebhaftigkeit und durchaus mit Empfindung und Ausdruck”
(1악장) ‘생동감 있게, 감정과 표현에 몰두하여’
“Nicht zu geschwind und sehr singbar vorgetragen”
(2악장) ‘너무 빠르지 않게, 충분히 노래하듯이’
베토벤은 귀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된 이후로 연주 활동도 중단해야 했다. 그 이후로 그는 자신이 쓴 작품의 지시어를 독일어로 표기하기 시작했는데, 연주를 통해 보여주지 못하는 내면의 감정이나 정서를 자국어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시도는 26번 소나타인 ‘고별’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27번과 28번 등 뒤이어 등장하는 피아노 소나타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7번〉은 전체가 2악장 구조로 1악장에는 ‘생동감 있게, 감정과 표현에 몰두하여’(Mit Lebhaftigkeit und durchaus mit Empfindung und Ausdruck), 2악장에는 ‘너무 빠르지 않게, 충분히 노래하듯이’(Nicht zu geschwind und sehr singbar vorgetragen)라는 지시어를 적어 놓았다.
2악장으로 구성된 〈피아노 소나타 27번〉의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다. ‘생동감 있게’라는 악장의 지시어를 반영하듯 4분의 3박자로 생기가 느껴지는 선율로 시작해 상승과 하강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충실한 내용을 만들어간다. 외형 면에서는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로 이루어진 소나타 형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악장은 ‘너무 빠르지 않게, 충분히 노래하듯이’라는 지시어에서 볼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로 시작한다. 특히 E장조로 펼쳐지는 도입 부분의 선율이 무척 사랑스럽다. 중간중간 음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인상적인 패시지, 자주 반복되는 론도 풍의 선율 등 다채로운 단편들이 음악을 풍부하게 채우며 곡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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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8번 A장조 Op.101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첫 번째 작품으로 1816년에 작곡되어 에르트만 남작의 부인인 도로테아에게 헌정되었다. 관습을 허무는 자유로운 형식에, 짙은 서정성을 지니고 있어 훗날 슈만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
후기 양식의 출발을 알리는 첫 작품
1815년은 베토벤의 삶에서 또 한 번의 큰 시련이 찾아온 해였다. 11월 15일 동생 카스파르 카를이 세상을 떠났고, 그 후 베토벤은 동생의 아들의 양육권을 놓고 제수인 요한나와 분쟁을 벌였다. 베토벤은 결국 조카의 양육권을 얻는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조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면서 정신적인 불안과 장애를 노출했다.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 있던 베토벤은 다시금 창작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며 작곡에 전념했는데 〈피아노 소나타 28번〉은 이 무렵에 시작되어 1816년 여름에 완성되었다. 이 곡과 더불어 〈첼로 소나타 Op. 102〉와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 같은 작품들을 비슷한 시기에 썼다.
베토벤이 작곡한 32곡의 소나타를 세 시기로 구분할 때, 일반적으로 28번부터 32번까지가 후기 소나타에 포함된다. 〈피아노 소나타 28번〉은 후기 양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이 작품을 계기로 베토벤은 이전의 전통과 관습을 뛰어 넘어 한층 자유롭고 독자적인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적극적으로 구현해간다. 이 곡은 도로테아 에르트만 남작 부인에게 헌정되었는데, 그녀는 베토벤의 제자이자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멘델스존도 그녀의 연주에 찬사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독일어로 표현한 내면의 악장
Etwas lebhaft und mit der innigsten Empfindung. Allegretto ma non troppo
(1악장) ‘조금 빠르게 매우 깊은 감정을 가지고.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Lebhaft, marschmäßig. Vivace alla marcia
(2악장) ‘생기 있게, 행진곡풍으로. 비바체 알라 마르치아’
Langsam und sehnsuchtsvoll. Adagio ma non troppo, con affetto
(3악장) ‘느리게, 그리움으로 가득차서.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콘 아페토’
Geschwind, doch nicht zu sehr und mit Entschlossenheit. Allegro
(4악장) ‘빠르게, 하지만 너무 빠르지는 않게 투지를 가지고. 알레그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8번〉은 전체 4악장 구성으로, 이탈리아어로 된 템포지시어 외에 독일어로 악장의 분위기를 별도로 설명해 놓았다. 1악장은 독일어로 ‘조금 빠르게, 매우 깊은 감정을 가지고’(Etwas lebhaft und mit der innigsten Empfindung)라는 지시어가 적혀 있다. 1악장으로는 보기 드물게 짧은 악장이지만 8분의 6박자로 시작하는 선율과 화성의 진행은 무척이나 우아하고 아름답다. 빠른 템포로 바뀌는 2악장 비바체 알라 마르치아는, 생기 있는 행진곡 풍으로 펼쳐지는데 엄격한 행진곡이라기 보다는 부점 리듬을 사용한 경쾌한 리듬이 이어지며 중간에는 카논 풍의 패시지도 등장한다. 느린 서주로 시작하는 3악장에 베토벤은 ‘느리게, 그리움으로 가득 차서’(Langsam und sehnsuchtsvoll)라는 독일어를 적어 놓았다. 베토벤 특유의 심오한 서정이 지배하는 악장이며, 이 악장은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4악장으로 쉼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 악장은 베토벤이 말기에 가장 관심을 보였던 푸가 형식이 등장하는데, 정교한 대위법 양식으로 쓰인 패시지들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이 부분은 다음에 이어지는 ‘함머클라비어 소나타’의 푸가 부분을 예견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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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Bb장조 Op.106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베토벤 32곡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혁명적이고 거대한 규모를 지닌 작품이다. 당시 피아노라는 악기의 한계를 시험하는 난해한 기교를 포함하고 있는 이 곡은 ‘함머클라비어’라는 부제로 더욱 유명하며, 베토벤의 절친한 후원가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후기에 접어든 베토벤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 세계를 드러낸 이 곡은 1818년에 작곡되어 이듬해 출판되었다.
후기 양식의 출발을 알리는 첫 작품
1818년 여름, 베토벤은 영국 런던의 피아노 제작자인 브로드우드로부터 피아노 한 대를 선물 받았다. 견고한 액션이 장착된 이 악기는 당대 건반 악기에 비해 강한 타건과 화려한 기교의 표현이 가능했다. 이미 새로운 피아노 소나타의 작곡에 한창이었던 베토벤의 작업은 이 악기와 더불어 한층 빨라졌다. 새로 선물 받은 건반 악기에 탄력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이다. 부제로 알려진 ‘함머클라비어’는 망치(함머)가 장착된 건반 악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런던에서 제작된 피아노를 선물 받은 후 완성한 작품이었기 때문인지, 베토벤은 이 곡을 영국에서도 출판하길 원했다. 그래서 그는 한 출판업자와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편집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베토벤이 출판사에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이 소나타가 런던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곡을 보내줄 수도 있고,
그 쪽에서 라르고 부분을 전부 제외하고
마지막 악장인 푸가를 곧바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첫 악장 다음에 아다지오를 넣고
그 다음 3악장에는 스케르초를 넣고
4악장은 빼도 됩니다.
어떤 것이 가장 좋을지는 당신이 결정하시오.”
출판사에 자신의 작품의 배열과 순서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것은 평소 베토벤이라면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무렵 베토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크게 쇠약해지면서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면모를 보여 왔다. 베토벤이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어떤 의도로 하게 되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이 시기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나온 일시적인 행동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 무렵 베토벤은 조카인 카를의 양육권을 놓고 제수와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조카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그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마음속에 일어나는 격한 감정들, 상처와 혼란스러운 감정 등을 음악에 담아내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빠르고 격렬한 테크닉과 파격적인 음악 어법을 통해서 이렇게 탄생한 ‘함머클라비어’ 소나타를 베토벤의 후원가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하였다.
3도를 중심으로 한 웅장한 전개
베토벤 ‘함머클라비어’는 4악장 구조로 되어 있다. 매우 길고 거대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 악장은 주제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Andras Schiff, 1953~)는 이 곡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3도’에 있다고 밝혔다.
1악장 ‘알레그로’는 영웅의 개선이나 승리를 축하하는 팡파르처럼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화음으로 시작하는데 루돌프 대공에게 바치는 헌사처럼 위풍당당한 도입부가 지나면 서정적인 선율이 대조를 이루며 부드럽게 펼쳐진다. 서로 다른 이 두 선율에서도 중요한 것은 B♭-D로 가는 3도의 관계이다. 이 3도의 관계는 전체 악장 안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중요한 모티브로 쓰인다.
2악장 ‘스케르초: 아사이 비바체’ 빠른 스케르초로 역시 3도 관계의 두 음을 중심 모티브로 사용하면서 이 모티브가 카논 형태로 되풀이되어 등장한다.
소나타 형식을 바탕으로 작곡된 3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는 187마디에 달하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3악장에 느린 템포의 악장이 자리한 건 보통 2악장에 느린 템포를 배치하고 3악장에 스케르초나 미뉴에트를 넣었던 베토벤의 기존의 관습과는 대조적이다. 사실 베토벤은 원래 이 곡을 2악장에 쓰고 3악장에는 빠른 스케르초를 배치하고자 했지만 며칠 만에 마음을 바꾸었다. 그는 그만큼 이 악장에 깊은 애착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깊은 표현력을 요구하는 시작 부분의 마디는 베토벤이 나중에 추가로 덧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음악학자 파울 베커는 이 악장을 가리켜 “고통의 절정”이라고 묘사했으며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1895~1991)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 가장 장대한 고백”이라고 표현했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4악장 ‘라르고-푸가: 알레그로 리솔루토’는 느린 서주로 시작해 알레그로로 빨라진다. 조성은 b♭단조에서 b단조를 거쳐 A장조로 바뀌고 푸가 부분에서는 B♭장조인 원래의 조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조성이 변화하는 과정이 대담하고 파격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서주에서 점차 강화된 힘과 에너지는 빠른 템포의 알레그로 리솔루토에서 분출된다. 이어서 380마디에 달하는 거대한 푸가가 등장한다. 자유로운 3성 푸가라고 적혀진 이 부분에서는 역행, 전위 등 다양한 변형이 이루어지면서 박진감 넘치는 푸가가 이어진다. 푸가는 베토벤이 말기에 깊이 천착했던 음악으로, 〈피아노 소나타 31번〉과 장엄 미사, 현악기로 연주하는 대푸가 등을 통해서도 푸가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준 바 있다. 함머클라비어의 마지막 악장에 등장하는 푸가 역시 대위법에 대한 베토벤의 광범위하고 대담한 해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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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0번 E장조 Op.109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1820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은 후기 소나타 가운데서 비교적 규모가 작고 서정적인 작품에 속한다. 조카 카를의 양육권을 놓고 소송을 벌이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의 음악처럼 서정적인 도입부로 시작한다.
삶의 고뇌를 음악으로 승화
1820년, 베토벤의 가장 중대한 관심사는 조카인 카를의 양육권이었다. 카를의 친어머니와 소송은 계속되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무척 피폐해진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30번〉 외에 별다른 주목할 만한 작품을 완결 짓지 못했다. 이 시기에 완성된 〈피아노 소나타 30번〉도 전작인 〈함머클라비어〉나 이후에 등장하는 후기 소나타에 비하면 규모가 작고 연주 길이도 짧은 편에 속한다.
당시 베토벤은 이 곡과 더불어 〈장엄 미사〉의 작곡에 한창이었는데, 〈피아노 소나타 30번〉에는 〈장엄 미사〉에 사용된 아이디어나 모티브들이 종종 차용되면서 두 곡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힘겹고 지친 베토벤의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베토벤이 종교를 통해 위로와 안식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소나타의 곳곳에도 반영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실제로 1악장의 도입부를 통해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아르페지오 음형으로 서정성을 강조한 1악장의 1주제는, 베토벤의 다른 소나타 1주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다. 또한 곡의 도입이라기보다는 어떤 곡의 선율에 이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변주곡으로 구성된 피날레 악장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의 1악장은 ‘비바체 마 논 트로포-아다지오 에스프레시보-템포 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악적 분위기와 템포 등 모든 면에서 대조를 보이는 두 부분이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사랑스럽고 서정적인 1주제에 이어 대조적인 2주제가 등장하며 14마디의 짧은 제시부가 특징이다. 2악장 ‘프레스티시모’는 포르티시모로 강하고 빠른 템포로 시작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면 3악장 ‘안단테 몰토 칸타빌레 에 에스프레시보’가 등장한다. 변주곡 형식의 세 번째 악장은 전체 악곡의 핵심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데, 주제는 3박자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며 이후 주제 선율은 왈츠 풍으로, 8/9박자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푸가와 카논 풍의 대위적인 형식으로, 스타카토의 날카롭고 명확한 움직임 등으로 다채롭게 변화하며 여섯 개의 변주를 거치고 마지막에는 다시 주제로 돌아와 고요하게 끝맺는다. 주제로 시작해 주제로 끝나는 이런 변주의 형식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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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1번 Ab장조 Op.110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1821년부터 이듬해까지 작곡되었으며 완성된 해인 1822년에 출판되었다.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은 것이 이례적으로 여겨지는 작품이다.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은 작품
이 작품은 바로 앞선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30번〉처럼, 대작으로 꼽히는 〈미사 솔렘니스〉를 쓰는 동안 작곡되었다. 즉 베토벤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가운데에서도 오히려 한층 깊은 창작력을 발휘하던 시기인 것이다. 이 작품의 원고에는 완성일이 1821년 12월 25로 되어있다. 그러나 음악학자 게오르그 킨스키에 따르면 마지막 악장은 1822년에 수정되었다고 한다.
베토벤의 거의 모든 작품이 헌정된 것에 비하여 이 작품은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았다. 이 곡을 작곡하던 시기 베토벤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이 작품은 바로 앞선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30번〉과 함께 브렌타노의 부인인 안토니오에게 헌정될 예정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출판은 헌정에 대한 언급이나 헌정사 없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경우는 베토벤에게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이 시기는 베토벤이 자신의 출판, 즉 작품에 대한 금전적 대가에 신경을 쓰고 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작곡 후 이듬해인 1822년 7월, 이 작품은 파리와 베를린, 빈, 런던 등에서 출판되었다.
악장 구성
총 세 악장으로 되어있는 이 곡은 전체적으로 슬픈 듯한 색채와 꿈같은 아름다움이 묘하게 얽혀있으며, 그러한 정서를 대위법적으로 세련되게 다루고 있다.
1악장은 A♭장조, 3/4박자의 모데라토 칸타빌레 몰토 에스프레시보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제1주제에는 콘 아마빌리타(con amabilita, 사랑스럽게)라고 쓰여 있으며, 이 나타냄말처럼 매우 사랑스럽고 매우 우아하게 전개된다. 이 시기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동기이다. 아르페지오 경과부를 지나 E♭장조에서 제2주제가 맑고 아름답게 등장한다. 발전부는 제1주제의 계속되는 전조 진행으로 이루어지며, 재현부를 거쳐 앞선 경과부의 아르페지오와 유사한 코다가 등장한다.
2악장은 f단조, 2/4박자의 알레그로 몰토로 시작하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스케르초와 같은 느낌으로, 매우 활기차면서도 변덕스러운 분위기이다. 중간부는 D♭장조이며 힘 있게 하행하는 악구의 반복으로 짧게 끝난다. 제3부는 앞선 제1부의 반복이며 코다를 거쳐 악장이 마무리된다.
3악장은 A♭장조, 4/4박자의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 서주로 시작된다. 서주는 변박이 계속되는 레치타티보이며, 주부는 6/8박자의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시작하는 3성부의 푸가이다. 매우 아름다운 푸가는 정교하고 치밀하여, 연주에도 상당한 기교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베토벤 말년의 심오한 음악 세계를 잘 보여주는 악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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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c단조 Op.111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피아노 소나타 32번〉에서는 두 개의 악장이 대조적인 성격을 보인다. 1악장에서는 대위법적인 기법을 사용하였으나, 2악장에서는 변주되는 선율을 통해 초기 낭만주의 느낌을 나타낸다.
상황적 한계를 작품으로 극복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Op.111이 출판된 1822년은 베토벤에 있어서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당시 그는 조카 칼의 양육 문제와 관련하여 법정 분쟁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내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칼의 아버지는 자신이 임종이 가까워오자, 성미 급하고 무심하며 외골수인데다 심한 청각 장애를 가진 천재 작곡가인 자신의 형에게 아들의 양육을 맡기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베토벤은 아이를 돌본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닥친 일을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했다.
전작인 두 개의 소나타 〈Op. 101〉과 〈Op. 106〉 ‘함머클라비어’와 더불어, 마지막 세 개의 소나타인 〈Op. 109〉, 〈Op. 110〉, 〈Op. 111〉은 피아노 소나타 역사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이 마지막 다섯 개의 소나타들은 이전까지 베토벤이 작곡했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서, 음악적으로나 기교적으로 극단적인 난해함을 담고 있다. 청력과 체력의 고갈을 통해 베토벤은 무대에 서는 것을 자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오직 자신의 세계에서만 비롯할 수 있는 상상력으로 현실적, 정신적 한계를 극복했고, 악기와 표현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 초월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제1악장 : Maestoso - Allegro con brio appassionata
c단조 소나타의 1악장 마에스토소의 느린 도입부는 초기작인 ‘비창’ 소나타에 비견할 만하지만, 주제만큼은 명백한 푸가 주제로서 대위법적 발전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첫 번째 주제와 이어지는 몇몇 중요한 요소들은 고전주의 스타일의 화성 가운데 가장 고도의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감7도로 구성되어 있다. 2악장의 신비로운 빛은 초월을 향한 베토벤의 의지력을 보여준다. 베토벤의 c단조에서도 감7도가 먼저 제시되고, 이 작품의 가장 독창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 건 끝까지 감7도의 진행을 유지하였다는 것에 있다. A♭장조로 된 사색적인 분위기의 2주제는 폭풍과도 같은 격정적인 1악장에서 단지 에피소드로만 지나갈 뿐이다. 짧은 코다는 비르투오소적인 패턴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하다가 사라지다가 다음에 이어지는 아리에타 악장을 준비하는 듯 피아니시모로 끝을 맺는다.
제2악장 : Arietta - Adagio molto semplice e cantabile
베토벤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로서 초기 낭만주의의 향기를 머금고 있는 푸가와 자신의 작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변주 형식을 후기 피아노 소나타 양식에 적극 도입하여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형시켜나갔다. 2악장 아리에타는 C장조의 주제와 장대한 다섯 개의 변주로 구성된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1944개에 달하는 32분 음표의 연속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트릴은 베토벤이 작곡한 당시로서는 연주가 불가능한 작품으로 인식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그 어려운 테크닉과 천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해야만 하는 난해함으로 해석가들의 머리를 끊임없이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 이 변주 악장에서 논리적 정연함과 유연한 멜로디, 광채로 쌓여있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L'istesso tempo(똑같은 템포)로 표현되는 모습은 존경스러움을 뛰어넘어 일면 무서울 정도의 요소가 엿보일 정도로 집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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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181018.목요일.14:30> +베토벤현악4중주14번 + 소나타 23, 24, 25번 : 1명 : 핑클김경희
<20181025.목요일.14:30> +베토벤현악4중주15번 + 소나타 27, 28, 29번 :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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