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종합계획 증축공사 부지에서 유구가 발견된 후, 정밀 발굴 작업으로 조선시대 후기와 구한말 유적들이 계속 확인됨에 따라 16일 오전 11시 문화재청과 한울문화재연구원(원장 김홍식)이 발굴현장 설명회와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를 열었다.
지난 10월 명동성당 종합계획 증축공사 부지에서 기와와 벽돌 등 유구가 발견되면서,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지난 11월 17일부터 정밀 발굴조사를 벌여왔으며, 오는 2012년 1월 13일까지 총 38일간 정밀조사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차장 부지, 별관 부지, 테니스장 부지에서 발견된 유적은 각각 근대 배수로, 조선 후기 한옥 건물지 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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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배수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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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배수로 전경 | 주차장 부지에서 발견된 배수로는 근대에 조성된 것으로 중심 배수로 1기, 연결 배수로 3기, 가장 선대의 것으로 확인되는 배수로 1기 등이다. 중심 배수로는 바닥에 가지런히 깔린 박석을 특성으로 하며, 양측 장대석 받침돌과 받침돌 상부에 2중으로 쌓은 벽돌 반타원형 아치의 암거형 배수로다. 연결 배수로 3기 또한 전통적인 암거형 배수로로 추정되는데, 상부 덮개돌은 유실된 상태다. 선대 배수로 역시 역시 암거형 배수로로 상부 덮개돌은 유실됐다.
별관 부지에서 발견된 건물지는 조선 말 문신 윤정현(1793~1874)이 살던 집터로 추정되는 한옥터 일부 시설이다. 남향의 '일자형‘ 건물지로 온돌방과 마루터, 댓돌, 부엌 함실 아궁이 흔적 등이 확인됐다. 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윤정현 집터의 다른 일부로 추정되는 누마루형 한옥터, 담장과 기단 기둥열, 배수로, 적심 5기 등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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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발견된 윤정현 집터 구조를 한울문화재연구원 김홍식 원장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주차장 부지에서 발견된 근대식 배수로는 1883년부터 한성부 판윤이었던 박영효가 시작한 ‘한성도로개량사업’에 기초한 것으로 최초의 근대적 배수관로이며, 남대문로의 도로를 확장하고 양편에 배수로를 설치, 지류에서 흘러오는 배수로와 연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명동성당 건축에 사용된 동일한 벽돌을 사용해 한국 전통적 기법인 아치형으로 쌓고 바닥에 박석을 깔아 일본의 근대적 배수로와도 차별성을 갖고 있으며, 1890년대대 전후로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형태를 지닌다.
또 고종이 하사했다는 윤정현 집터는 1883년 경 윤정현의 아들 윤태경으로부터 명동성당 터로 매입됐으며, 이 터를 기반으로 명동성당 부지가 마련됐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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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 관계자가 각 발굴부지의 역사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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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설명회가 끝난 후, 문화재청, 한울문화재연구원, 대우건설 측이 참여한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관리국장 조학문 신부(가운데)도 참석했다. | 지나 10월 이후 추가로 유적이 발견됨에 따라 애초 서울대교구는 16일 문화재청과 함께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이었으나, 15일 오후 계획을 취소했다. 16일 오전 현장 설명회에는 문화재청과 한울문화재연구소 측만 참석했으며 이어서 열린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에는 한울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대우건설 측, 서울대교구 관리국장 조학문 신부가 참석했으나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으로 정밀 발굴조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추후 공사 진행 일정이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는 상태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유적이 연이어 발견됨에 따라 문화재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은 개발계획 변경을 보다 수위 높게 요청할 전망이다. 이로서 명동성당 종합계발 계획 진행은 앞으로 최소 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추후 계획이 어떻게 변경될 지는 전문가 검토회의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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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성당쪽과 개발업체인 대우건설 측은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4일 낮 유적 조사를 감시해온 시민단체와 합동조사원이 새로 발견된 유적의 사진을 찍던 중, 대우건설 직원과 공사 감리회사 직원들에게 저지를 당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고, 카메라 메모리칩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