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이사야서 9장 6-7절 (새번역). [6] 한 아기가 우리를 위해 태어났다. 우리가 한 아들을 모셨다. 그는 우리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의 이름은 ‘놀라우신 조언자’,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 이라고 불릴 것이다. [7] 그의 왕권은 점점 더 커지고 나라의 평화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가 다윗의 보좌와 왕국 위에 앉아서, 이제부터 영원히, 공평과 정의로 그 나라를 굳게 세울 것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심이 이것을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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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언어인 히브리어로 ‘메시아’ (기름 부음을 받은 자) 라는 말은, 희랍 (그리스) 어로 ‘그리스도’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입니다. 그런데 ‘기름 부음을 받은 자’는,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성별해서 특별한 일에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왕, 제사장, 예언자가 통상 이 부류에 속합니다.
그런데 ‘구세주’이신 하나님의 아드님께서 ‘메시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보통명사의 예로 사용된 것이 아니고, 고유명사인 ‘메시아’ 곧 ‘그리스도 예수’를 일컫는 말로 쓰인 것입니다.
이사야서에서는 메시아 예언이 수차례 나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의 본문에서는 구약의 대표적인 기독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라는 이름을 대신하여, 몇 가지 별명이 줄지어 나오고 있는데, 이 호칭들이 지니고 있는 뜻 때문에, 이사야서는 구약과 신약의 연결고리가 되었습니다.
1) ‘놀라우신 조언자’ : 개역성경은 ‘기묘자’요 ‘모사’라고 했고, 공동번역은 ‘탁월한 경륜가’, 김회권주석은 ‘환상적인 지략가’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메시아 (그리스도) 께서는, 세상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고도의 지략을 지니신 통치자라고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말이 아니고, 절대적 개념으로 완벽한 왕권의 행사자라는 말인데, 진정 그리스도 예수님은 그의 말씀과 행동에서 온전한 신이시요, 통치자이셨습니다.
2) ‘전능하신 하나님’ : 공동번역은 ‘용사이신 하느님’으로 번역했고, 김회권주석은 ‘강력한 용사’라고 번역했습니다. 히브리 본문에서 ‘엘’(하나님)을 반드시 ‘하나님’으로 번역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메시아 (그리스도) 께서는 ‘강한 용사’들과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 오르셔서, 고요히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마음 내면에는, 대속의 죽음을 끝까지 감당하신다는 메시아로서의 더할나위없는 강한 의지를 지니고 계셨습니다.
3) ‘영존하시는 아버지’ : 공동번역은 ‘영원한 아버지’라고 했습니다. 메시아 (그리스도) 께서는 ‘아버지’로서의, 먹이는 책임과 돌봄의 책임을 완수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압제자의 이미지와는 전혀 거리가 멉니다. 섬기는 종, 청지기 같은 지도자가 바로 그리스도이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4) ‘평화의 왕’ : 히브리 원문에 ‘임금’을 말하는 ‘멜레크’(왕) 단어를 쓰지 않고 ‘부왕’ 또는 ‘방백’을 뜻하는 ‘샤르’를 사용했습니다. ‘평화의 왕’으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평화의 방백’으로 번역하면, 왕권을 휘두르는 왕보다, 긍휼과 자비의 통치를 하는 지방토후의 이미지를 지닌 메시아 (그리스도) 를 나타낼 수 있다고 봅니다.
<기도> 주 하나님, 구약의 예언을 통해 미리 알려 주신 대로, 베들레헴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이 진정 저희들을 구원하실 구세주이심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온 세상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통치자, 참된 하나님을 뵙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