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일요일
짝짓기 이벤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여자 참가자가 수영장을 수영해 건너 남자 참가자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선택 전에 선택하고자 하는 상대방들에게 마음을 떠볼수있는 교류의 시간이 있었다. 나는 아마 머리빠지고 퉁퉁한 마흔넘은 노총각과 매칭될 듯 보였는데(머리도 없고 퉁퉁해 볼품없는 스타일이었지만 적어도 선해보이는 얼굴은 나름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나는 이외에도 최대리에게도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대머리 노총각에겐 양다리처럼 구는거라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최대리는 내가 나이가 많아 좀 당황하고 놀란 모습이었다. 반응으로 봐서 아마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래도 실패를 염두에두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깼다 잠들어서, 공항인지 커다란 항공기 엔진들이 다녔다. 거기서 대통령 연설이 조만간 있을 예정이었다. 어떤 희끗희끗한 머리에 나이든 남자가 캡모자를 눌러쓰고 서슴없이 성큼성큼 대통령이 연설을 준비하며 서있던 연단에 올라가 약간의 대화를 하나 싶더니 바로 작은 총을 꺼내 오른쪽 가슴을 쐈다. 대통령은 처음엔 실감 못하나 싶더니 곧 피가 흐르고 쓰러져 죽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미 실패한 대통령이었다. 자기가 실패한 것에 대해 오늘 연설해야했었다. 차라리 죽여준것을 고마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곧바로 대통령이 죽은것을 알아챘고, 바로 후임자를 찾았다. 죽은 대통령과 얼굴이 닮은 사람을 찾아 조명으로 비췄는데, 죄인취급을 받아서 한 구석에서 손을 뒤로 묶이고 무릎이 꿇린채 짜장면을 개처럼 먹던 한 젊은 여자였다. 이 여자를 사람들은 후임으로 추대했다. 이 여자는 지금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여자였다. 여자는 대통령 후임으로 추대되자 앞에 구경꾼들속에 섞여있던 자기 애인(여자)을 보고 빙긋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