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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하늘
 
 
 
카페 게시글
^^---산행 사진---^^ 스크랩 인간의 꿈이 빚어 낸 환상의 정원, 외도 보타니아(‘15.3.30)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83 15.04.09 05:1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간의 꿈이 빚어 낸 환상의 정원, 외도(外島) 보타니아(Botania)

 

여행일 : ‘15. 3. 30()

소재지 :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산행코스 : 선착장코카스가든비너스가든화훼단지1전망대조각공원에덴가든기념품가게바다전망대(소요시간 : 1시간30)

함께한 산악회 : 좋은사람들

 

특징 : 거제도에서 약 4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136000규모의 조그만 섬 외도(外島)는 흔히들 인간 승리의 현장으로 회자(膾炙)되곤 하는 섬이다. 한 부부의 집념이 만들어낸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1969년 고() 이창호(1934~2003)씨가 부인 최호숙(77)씨와 함께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면서 부터이다. 그때 우연히 찾아들어 하룻밤을 보낸 곳이 바로 외도였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이 섬에는 전기나 전화도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작고(단 여덟 가구) 외진 섬에 불과했더란다. 그러나 외도의 아름다움에 반한 이들 부부는 1973년부터 섬을 사들임과 동시에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시작은 실패로 점철되었단다. 밀감나무를 심었다가 겨울 한파로 물거품이 됐고, 돼지도 키워봤지만 가격파동으로 실패하고 말았더란다. 잦은 실패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식물원이었다. 1976년 관광농원을 시작해 20년 동안 서울에서 나무를 옮겨와 심는 작업을 했다. 직접 나무를 심고 계단을 만들며 섬을 조금씩 바꿔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1995415'외도 해상농원'이란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시켰다. 이후 이국적인 풍경이 입소문을 타자 2005년에는 '외도 보타니아'로 이름을 바꿨고, 계속해서 꽃과 나무를 심어 변화를 거듭해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찾아오는 방법

외도로 들어가려면 일단은 거제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구조라선착장까지 와야만 한다. 이곳에서 외도로 들어가는 유람선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출항시간은 주말과 주중을 구분하나 대충 1시간30분 간격으로 출항한다고 보면 된다. 운임은 성인 기준 14,000, 해금강을 들렀다 갈 경우에는 2,000원을 더 받는다. 물론 외도의 입장료 11,000원은 별도이다. 참고로 구조라선착장 말고도 장승포나 학동, 와현, 도장포, 해금강 등에서 외도로 가는 유람선이 출발하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자신에게도 초상권(肖像權)이 있다는 선장아저씨의 넋두리와 함께 해금강(海金剛)의 투어(tour)가 시작된다. 그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는 이곳이 바로 경상도 땅이라는 증거이리라. 선창(船窓) 너머의 풍경은 아직 바다뿐, 그저 선장아저씨의 만담(漫談)에 가까운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것밖에 달리 할 일은 없다. 배는 조금 낡은 듯하다. 그러나 남해의 푸른 물을 시원하게 가르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해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비취빛 바다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한참, 아니 5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저만큼에 커다란 바위섬이 하나 나타난다. 우리나라 명승2호인 해금강(海金剛)이다. 해금강은 강이 아니다. 낱말 풀이로만 봐서는 바다 위의 금강산’, 그렇다고 산()도 아니다. 금강산을 닮은 풍경이 바다에 펼쳐진다는 뜻, 그만큼 아름답다고 보면 된다. 해발 116m, 37천여 평의 이 섬은 약초가 많았다 하여 약초섬이라고도 불려 왔다. 중국 진시황제의 명을 받은 서불은 동남동녀 3천명과 함께 이곳에서 불로장생초(不老長生草)를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다 서불과차(徐?過此 : 서불이 이곳을 지나다)라는 글씨를 새겨놓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글씨를 볼 수가 없다고 한다. 1958'사라'호 태풍 때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란다. 역사적인 현장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섬 앞에 이른 유람선은 속도를 떨어뜨리더니 바위가 갈라진 틈 사이로 들어간다. 선장님의 말로는 우리가 억세게 운이 좋은 편이란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배가 들어갈 수 없는데, 그런 날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아무튼 안으로 들어가면 물길은 좌우(左右)로 나뉜다. 물론 맞은편으로도 물길은 나있다. 얼마 안가 동굴 모양으로 변하면서 끝이 나버리지만 말이다. 표현이 좀 장황했지만 쉽게 말해 사거리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틈새로 들어서서 가장 먼저 찾아보는 건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물방울이다. ‘신비의 샘물이라고도 불리는 이 물방울을 입안으로 바로 받아 삼킬 경우 자신이 가장 원하는 그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뭄 때문인지는 몰라도 물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난 준비해 온 소망 하나를 빌어보지 못하고 말았다. ‘우리 가족들의 건강과 평화를 말이다.

 

 

이런 곳에서는 물길만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까지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허공에 써진 열 십()자를 또렷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십자동굴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십()자 문양(文樣)을 말이다.

 

 

십자동굴을 빠져나온 후 섬을 오른편에 끼고 돌면 저만큼에 바닷물을 헤치고 솟구쳐 오른 뾰쪽한 바위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촛대바위이다. 바다방향으로 경사(傾斜)가 진 암석층으로 이루어진 이 바위는, 파랑의 작용으로 인해 계속해서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바위는 신랑신부바위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유람선이 섬을 한 바퀴 돌아 나올 즈음 웅장한 바위 하나가 나타난다. 사자바위라는데 이름 그대로 사자를 빼다 닮았다. 어찌 저리도 닮았을까? 자연의 신비를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참고로 이곳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해금강 본섬과 사자바위 사이에 떠오르는 해가 국내 최고의 일출(日出)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1225일부터 다음해 110일까지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니 새해 해맞이 겸해서 한번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

 

 

 

선장 아저씨의 구수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느덧 해금강의 투어는 끝이 나고 유람선은 또 다시 너른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부서지는 하얀 포말을 바라보며 조금 전의 보았던 극단의 아름다움들을 가슴속에 하나 둘 쌓다보면 진행방향 저만큼에 외도가 나타난다. 아랫도리에 암벽의 띠를 두르고 있는 채로 말이다. 외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다. ‘만일 늦을 경우 육지로 되돌아나갈 방법이 없다는 유람선 선장님의 은근한 협박이 꼭 아니더라도 느긋하게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비록 아름다운 풍광을 스케치할 만한 시간은 아닐지언정 말이다.

 

 

선착장에 내려 천국으로 들어가는 아담한 하얀 출입문을 지나면 이미 외도(外島)’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커다란 조형물(造形物)이 길손을 맞는다.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행여 이곳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우()는 범하지 말고 그냥 천국 여행을 나서고 볼 일이다. 한 바퀴 돌고 난 후에 다시 돌아와 보면 조형물 앞이 텅 비어있을 테니까 말이다.

 

 

투어가 시작되면 흡사 정원(庭園)’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것도 사람의 손길이 구석구석까지 꼼꼼하게 미친 정원이다. 보이는 나무 하나, 풀 한 포기까지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가꾸었다는 느낌이다. ‘외도 보타니아라는 이름을 낳게 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보타니아(Botania)는 보타닉(Botanic)이라는 형용사와 유토피아(Utopia)라는 명사의 합성어, 식물의 낙원이라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안내표지판을 따라 걷다보면 가장 먼저 선인장 동산에 이르게 된다. 각종 선인장들과 용설란 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부채선인장과 장군선인장은 고목으로 위엄이 느껴질 정도이고, 겨울이면 희귀한 용설란 꽃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풍경이므로 외국인들에게는 별로일 줄 알았는데, 선인장에다 카메라의 포커스를 맞추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도 꽤 볼만한 볼거리로 작용하는 모양이다.

 

 

 

선인장 동산을 지나면 외국의 궁전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정원이 나타난다. 외도를 대표하는 볼거리라는 비너스 가든이다. 옛 분교(分校)가 있던 자리를 정원(庭園)으로 꾸미고 비너스가든이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어떤 사람들은 베르사유궁전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버킹검궁전을 모티브(motive)로 삼았단다. 정원은 유럽의 정원처럼 긴 직사각형에다 키 작은 나무들과 화초들을 이용해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 놓았다. 곳곳에 조각상을 배치해 놓았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버킹검 궁을 두 번이나 가본 내 기억에는 왜 저런 모양의 정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일까? 대신 베르사유궁전(Versailles Palace)이나 오스트리아의 쇤부른궁전(Schonbrunn Palace),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의 촬영지 미라벨궁전(Schloss Mirabell)에서 보았던 정원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어쩌면 여행지들을 속속들이 살펴보지 못하는 평소의 내 털털함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버킹검 궁의 후원을 축소시켜 놓았다는 비너스 정원은 이 섬을 빚어낸 한 주역인 최호숙여사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란다. 그녀는 버킹검궁 정원의 멋을 그냥 복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섬만의 지형과 남해의 아름다움을 함께 버무려 놓았다. 특히 서쪽의 그리스식 회랑(回廊)의 테라스(terrace)는 백미(白眉)이다. 테라스에 서서 바다라도 배경으로 삼는다면 이 보다 더 나은 포토 존(Photo Zone)은 아마 없을 것이다. 테라스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는 외국인 처자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이 리스하우스. 2002KBS-2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다는 곳이다. 결혼을 앞둔 여자(최지우)에 나타난 옛 연인을 닮은 남자(배용준)가 나타나면서 얘기가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 중 가을동화(2000)’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일본에 한류(韓流) 열풍을 불러일으킨 기폭제가 된 대표적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곳 리스하우스에도 꽤나 많은 일본 여인들이 찾아왔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얼핏 지중해를 여행하면서 보았던 건축물들을 연상시키는 리스하우스는 외모와는 달리 안채와 사랑채를 갖춘 전통적 개념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참고로 리스하우스는 살림집이기 때문에 내부는 구경할 수가 없고, 그저 외부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비너스 가든을 둘러봤다면 이번에는 리스하우스쪽으로 가보자. 그리고 잠시 짬을 내어 벤치에라도 앉아보자. 조금 전까지 조망을 즐겼던 테라스가 아름답게 떠오를 것이다. 이곳도 또 하나의 포토 존(Photo Zone)이니 사진 촬영을 놓치지 말아야할 일이다. 테라스를 배경으로 인물까지 넣는다면 더 좋을 일이고 말이다.

 

 

리스하우스에서 1 전망대로 향한다.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갖가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온통 꽃들에 정신을 빼앗겨버리는 우()는 범하지 말자. 자칫 잘못하다가는 멋진 조망 포인트(point)들을 그냥 지나쳐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섬은 위로 오르면 오를수록 아름다운 풍경 또한 더 심도(深度)있게 펼쳐진다. 오를수록 힘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더 드러나는 이 섬의 아름다움을 보는 즐거움아 더해 간다는 얘기이다.

 

 

 

 

외도의 전경들을 눈요깃거리로 삼으며 언덕을 올라 울창한 대나무 숲길을 통과하면 1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보는 해금강과 숲으로 뒤덮인 절벽 투성이의 이웃 내도는 한 폭의 그림이다. 거기다 중세풍의 파노라마 휴게소까지 더하면 그 아름다움은 더욱 그윽해 진다. 자연과 예술, 인간의 의지가 빚어낸 한편의 교향곡을 들려주는 듯하다. 참고로 약 만여 평 가량의 식물원은 서도(西島)에만 조성되어 있다. 덕분에 눈앞에 보이는 동도는 아직까지도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 전망대옆에 있는 파노라마휴게소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건물을 빠져나오면 놀이조각공원이다. 잔디가 깔린 널따란 뜰에 재기차기, 기마전, 말뚝박기, 물구나무서기 등의 민속놀이들을 표현한 조각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 외에도 근처에 조각공원이 따로 조성되어 있으나 두 곳 모두 인상 깊은 볼거리로 각인될 정도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조각공원 근처에서 또 다시 외도의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배경으로 늘어선 비취빛 바다만 해도 큰 볼거리인데, 울긋불긋한 각종 화훼들이 그려내는 기하학적인 문양의 정원까지 합쳐지니 그야말로 잘 그린 한 폭의 그림이다. 오른편에 보이는 정원도 만만치 않다. ‘천국의 계단을 가운데에 두고 만든 정원이 마치 자로 잰 듯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런 볼거리들이 있어 한 해에 100만이나 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을 것이다.

 

 

 

에덴 가든으로 향하는데 둥그런 모양의 빗돌 앞에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외도 해상농원의 창립자인 고() 이창호(1934~2003)선생에 대한 부인 최호숙여사의 애틋한 추모의 글을 적어 놓았다. 옛날에 이 섬은 바위만이 무성한 무인도에 가까운 섬이었다. 육지에서도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이다보니 전기나 통신시설이 있었을 리가 없다. 물론 8가구만이 살고 있던 이 섬에는 변변한 정박시설(碇泊施設)조차 없었다. 그런 이 섬에 근처에 낚시를 왔던 이창호씨 부부가 태풍을 피해 찾아들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이들 부부가 이 섬을 모두 사들이고 개발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평안남도 순천이 고향이었던 이씨는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고, 이곳에다 그의 영혼을 내려놓은 셈이다. 물론 그가 만들어 낸 흔적들과 함께 말이다.

 

 

조각공원을 지나면 오른편에 아치형으로 생긴 문이 하나 보인다. ‘에덴의 가든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안으로 들면 앙증맞은 꼬마교회가 나타난다. 건국대 건축공학과 강병근교수의 작품이라는데, 그 생김새가 참 묘하게 생겼다. 건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각품을 보고 있는 듯하다. 교회의 문을 열면 작은 십자가가 보이고, 낮은 책상 위에는 아홉 권의 성경책이 놓여있다. 주일에 찾아오는 교인들에게 내어줄 공간인 모양이다.

 

 

 

 

 

에덴의 가든을 빠져나와 수십 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굵은 동백나무 숲을 지나면 명상의 언덕이 나온다. 아테네의 여신들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에서는 여신의 관능에 시선을 빼앗길 필요는 없다. 주변이 엄숙한 고요로 둘러싸인 아늑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공의 멋진 조화를 끌어안은 채로 들어가 쉴만한 곳으로 추천하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이곳을 빚어낸 분들도 이곳에서 그들의 생각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사색(思索)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얘기이다.

 

 

명상의 언덕까지 둘러봤다면, 이제는 서서히 선착장을 행해 발걸음을 옮겨야 할 차례이다. 내려가는 길은 천국의 계단, 계단을 가운데에 두고 대칭을 이뤄 화원을 조성해 놓았다. 옛날 밀감 밭이 있던 자리란다. 화원에는 튤립(tulip)과 수선화 등 각종 화훼들을 심어 놓았다 

 

외도는 일 년 내내 꽃이 피어있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한 겨울에도 아름다운 동백나무의 꽃이 피어있다. 거기다 약간의 분지(盆地) 형태까지 띠고 있어 기후는 더욱 온난해진다. 이로 인해 아열대성 식물들 중 비교적 내한성이 강한 종려나무, 워싱톤 야자, 용설란, 유카, 유카리, 송엽국, 스파르티움 등이 별도의 보온시설 없이 실외에 심어져 있다. 외도에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선화와 튤립, 그리고 마거리트, 아이리스, 꽃양귀비, 수국, 각종허브 등 200여종이 넘는 다양한 꽃식물들이 계절에 맞추어 피어난다고 한다.

 

 

곱게 핀 꽃들에 눈길을 주며 내려서다 보면 잘 지어진 건물이 또 하나 나타난다. 외도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사무실 겸 숙소라는데 이 건물도 역시 지중해풍으로 멋들어지게 지어놓았다. 아마 외도를 개척했다는 이창호, 최호숙 부부의 취향인 모양이다.

 

 

 

서도(西島=밖섬)외 동섬(東島)로 이루어져 있는 외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물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한 편이다. 거기다 강우량(降雨量)까지 넉넉한 덕분에 여러 가지 난대 및 열대성 식물이 자라기 좋은 여건이라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길 위에 선홍빛 동백꽃들이 나뒹굴고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허브차 등의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있고, 그 앞에는 석별의 샘이란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개발 전부터 우물이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석별의 샘은 지금도 약수를 마시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바다전망대이다. 돛단배를 닮은 의자가 바다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려수도의 섬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선착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들르게 되는 곳이 외도 메모리얼 갤러리이다. 외도의 개발과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전시해 놓은 기념관이다. 잠시 짬을 내면 이 회장 부부의 숨은 혼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방파제를 길게 쌓고 그 끄트머리에다 동화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집을 지어 놓았다. 궁금증을 못 이기고 건물로 다가가 본다. 뭔가 특이한 볼거리가 있을까 해서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망 그 자체, 안은 텅 비어있었다. 실소를 지으며 건물을 빠져나오는데 눈앞에 외도의 전경이 펼쳐진다. 그렇다. 이 건물은 외도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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