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저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오덕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우리말과 우리글로 글쓰기를 주장했지요. 책도 수십 권 내고요. 초등학교 학생도 이해하고, 학력이 아주 짧은 사람도 읽고, 이해하고, 글 쓰자고 주장했지요. 열댓 권이나 곁에 있습니다.
저는 손녀, 손자와도 이야기 합니다. 네 살 소녀, 아직도 기저귀를 찬 손자하고도요.
그 쉬운 말로도 이해하도록요.
100년 전 내 증조부세대들이 한자로 공문 작성하고, 한자어로 공문 작성했대요. 차라리 한자로 작성하면 옥편이라도 펴서 한자 대조나 하지. 100% 한자어(한자를 한글어로 소리내서 적은 단어)로 쓴 것도 봤지요.
전혀 해석이 불가능한... 정말로 유식하대요.
ㅇ 10여 년 전에는 우리글 쓰기 책을 사서 모았지요.
퇴직한 뒤로는 시골로 내려가 엄니와 둘이서 살면서 농사 짓고요.
농사라야 밭 세 자리에 과일나무 400여 그루를 추가로 심고, 정원수, 화초도 숱하게 사다가 심고 죽이고...
이러면서 글쓰기에는 멀어졌지요. TV 안 보고, 신문도 없고, 컴퓨터도 없는 산골마을에서 일하는 재미로 살았지요. 건달농사꾼이라서...
그 어미 흙속에 묻고는 서울로 도로 올라온 지금... 답답합니다.
들바람 갯바람 강바람 산바람 쐬고 싶군요.
자연의 소리가 훨씬 정이 있지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생각나게 하니까요.
어떤 글에 내가 위처럼 댓글 달았다.
여기에 옮겼다.
빠르게 단 댓글도 하나의 글감이 되기에.
묻고 싶다.
'별리'와 '이별'을 외국어의 하나인 영어로 번역하면 각각 다르게 번역되는 것일까?
2.
충남 보령시에 주소를 둔 나.
보령시 남쪽에는 서천군이 있다. 서천군 남쪽에는 금강이 있어서 군산과 경계를 나눈다.
군산은 전라북도 최북단.
이익섭(사울대 국어국문학교수, 극립국어원장 역임)의 '우리말 산책'에는 '한국언어지도'가 나온다. 각 지역의 언어가 어디에 속하는지를 소상하게 지도로 나타냈다. 서천군은 분명히 충남도 행정권역인데도 언어는 전라도말투이다. 왜? 금강을 사이에 두었기에. 예전에는 육로보다 해로가 더 발달되었기에..
나는 보령시 사람이다. 내 말투는 당진 서산 등 서해안쪽의 말투가 아닌 전라도 말투가 더 배어 있다.
왜 그럴까? 보령시는 서천군 최북단 바로 위에 붙어 있다. 과거에는 뱃길이 더 편하기에 전라도인 군산 쪽으로 오고 갔다는 증거일 게다.
이런 이유로 내 고향 말은 충남언어 이외에도 전라도언어에도 상당히 포함되었다.
하나의 예다. 1977년 아버지의 회갑 때다.
나는 해산물을 구입하러 바로 인근인 대천어항으로 가지 않고 서천군으로 내려가서 배 타고 군산어항으로 갔다. 해산물을 자가용에 실고 다시 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2018년인 지금에는 자동차를 타면 대천어항은 불과 20분 이내에 도착하고, 군산으로 가면 시간은 엄청나게 많이 걸린다.
지금에야 자가용이 있어서 대천항으로 해산물을 사러 가지만 옛날 과거시대에는 육상보다 해로가 훨씬 편했으리라.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는 대천어항으로 나가는 게 훨씬 낫다. 교통이 편하니까.
서해안 보령시 특히 남쪽에 붙은 내 고향은 서천군과 바로 붙었고, 서천군은 금강을 사이에 두었기에 내 고향 언어는 전라도 말에도 근접했다.
위 '한국언어지도'에서 거듭 확인한다. 말 하나 하나에도 지역의 특색이 들어 있다는 것을 배운다.
3.
오늘은 2018. 5. 4. 금요일.
어제는 날씨가 고약했다. 비바람이 불었고, 강원도 고산지대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우박이 떨어지고 영하 2.5도까지 내려갔다.
오늘은 하늘이 맑다. 날씨가 따뜻하다.
베란다에 나가서 일전 성남 모란시장에서 사 온 '석작품' 잔챙이를 들여다 보았다. 싹이 틀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에 시골 가져가서 심을 계획을 포기했다. 솔로 겉껍질을 문질러서 흙을 털어내고는 칼로 석작품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잘라냈다. 삶아서 먹으려고.
베란다 위에 놓인 화분들을 내려다 보았다.
화분 속의 수분을 눈대중했다. 흙이 마르지 않았다. 당분간 물 주지 않아야겠다.
실내에 둔 화분은 물기가 지나치게 많다. 화분 속의 수분이 잘 마르지 않는데도 물을 자주 부어주기에 식물 뿌리는 숨 쉬지 못하고 죽는다. 물에 빠져 죽는다는 뜻이다. 한자어로는 익사(溺死).
첫댓글 요즘은 가로수길에 이팝꽃이 피었어요
그리고 아까시 꽃도요
나가면 볼게 많네요
제 시골집 앞밭에는 이팝나무가 있고.
윗밭 왕대나무 숲에는 아까시가 있지요.
올 3월 시골에서 잠깐 머물 때 아카시 묘목을 캐내고는 그 자리에 목백일홍 네 그루를 심었지요.
오늘은 울고 싶대요.
늙은이가 시골 내려가지 못하고는 손녀, 손자(기저귀를 참)이 오면 돌봐주려고... 며느리네는 전월세 사는데 아파트 수리가 다 끝난 모양인지 오늘은 아이들을 맡기지 않대요. 나만 종일 집에서 기다리다가 바람 맞고...
사실은 시골 내려가야 했는데... 아내가 영 움직이려고 하지 않네요.
그래요. 내일은 아파트 근처에 있는 석촌호수를 돌던가, 아니면 양재동꽃시장에 나가서 화목이라도 봐야겠네요.
지하철 타고 가니 묘목은 살 수 없고...
@최윤환 제 귀에는 '동구 밖 과수원길 아까시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가...' 들리네요. 상상의 소리가 되어...
카페에서 잡글 쓰는 것도 그렇고...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잡글...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흥얼거리면서 댓글 답니다.
서해안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서낭댕이를 떠올립니다. 엄니 땅속에 묻고는 서울 올라온 지가 3년 넘었고...
퇴직자의 무능과 무기력이... 오늘 종일 새(조류)에 대한 책 두어 권을 보면서 마음을 달랬네요.
자꾸만 길 떠나고 싶은데..
댓글 쓰다보니 다시 웃기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조 선생님. 댓글 달아주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