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합천에 있는 부산한살림 장꼬방에서 장을 담그고 왔습니다. 친정언니한테서 장을 얻어서 먹거나, 한살림된장이나 서운암된장을 사서 먹다가 장을 담그러 가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참석한 조합원들은 가족을 포함해서 마흔 명정도였지요.
먼저 시아천을 깐 큰소쿠리를 큰 물통 위에 걸쳐두고 소금을 부대째로 부어서 소금물을 내렸습니다. 소금을 바로 녹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천을 깔고 소금을 붓고 물을 부어 소금물을 내리면 소금에 있는 불순물(뻘 등)과 가스 등이 제거된다고 하더군요.
소금물을 내려놓고는 국산콩으로 만들어 잘 뜬 메주를 씻어서 말렸습니다.
씻어둔 메주가 마르는 동안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함께 먹고, '우리 장 이야기' 강의를 들었지요. 장에 핀 곰팡이균 중에서 바실라스균은 영하 180도 영상 120도의 극한의 환경에서도 동면상태로 살아견디는 균이라 이런 균들을 이용해 발효된 장을 먹는 우리 민족은 면역력이 더 강하다고 하였습니다.
장독에 두를 새끼도 난생 처음 꼬아보았습니다. 벌레들이 움직이는 것과 반대방향인 왼새끼를 꼬아야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벌레들이 밖에서 장 속으로 못들어간다지요. 대나무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쪼개어두었고요. 장독대로 모두 가서 장신에게 고사를 지냈습니다. 해와 달과 별과 바람이 도와 장이 잘 담궈지도록 해달라 고하고 각자의 기도를 잠시 올렸습니다.
잘 마른 메주를 장독에 6부 정도 차도록 넣고 쪼개둔 대나무를 단지 안에 넣어 메주가 떠오르지 않게 고정하고요. 내려둔 소금물을 단지에 가득 붓고 붉은 고추 말린 것과 숯을 넣었습니다. 10년이 넘은 씨장을 한 국자 넣고 한지로 장독 입구를 봉하고 왼쪽으로 꼬아둔 새끼줄을 단지 바깥에 둘렀습니다. 단지 뚜껑을 덮고 행주로 단지에 묻은 소금물을 닦아내는 것으로 끝났지요.
'거룩함이 실현되려면 먼저 자발성이 있어야 하고, 열성을 갖고 몰입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장담기 전에 해주시던데 장담기를 하며 거룩함을 실현해보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명상도 집에서 합니다.
허리를 쭉 펴고 앉아 활짝 미소짓습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커졌다 여깁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또 내어쉽니다.
빛의성자님들과 함께 온 우주만물과 벗님들께 축복을 전합니다.
기쁜 하루 보내세요.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