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왼편 관리사무소 옆 부근, 풍월정(風月亭).
이 정자는 월산 대군(月山大君) 이정(李婷)의 호 "풍월정"과 이름이 같다. 수양대군 곧 세조의
손자이자, 추존(追尊)왕 덕종의 맏아들이며 성종의 형으로서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던
시조시인이다. 후일에 세워진 이 정자에 풍월정 현판을 올린 것은 덕진연못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찬(贊)한 그의 시에 대한 감사의 화답이며 오마주이다.
멋을 알고 예를 아니 전주사람들이다.
풍월정 편액의 글씨를 쓴 계원(桂苑) 민윤식(閔胤植)는 1919년 전북 정읍(井邑)시 정우면에서
4남매 중 외아들로 태어나 88살을 일기로 세상을 뜬 작달만한 키에 후덕하기만 한 재사였다.
27살 나던 해 전주시 완산구 전동에 ‘동양당한의원’을 개원하면서 평생을 지역사회를 위해
다방면으로 봉사한 전북 문화계의 큰 어른으로 평가 받고 있다.
풍월정(風月亭) 안에는 다음과 같은 청암 한상훈(淸菴 韓相熏) 님의 한시(漢詩) 편액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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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月亭(풍월정)
南國烟光聚此城(남국연광취차성)=우리나라 좋은 경치 이곳으로 다모였다
山風水月額楣名(산풍수월액미명)=산바람 물에 잠긴 달 그로써 이름 했네.
靈區窈窕蓮池闊(영구요조연지활)=신성하며 아늑한 곳 연못이 넓고 울창하며
畵棟玲瓏仙境明(화동영농선경명)=단청한 누각 영롱하니 선경일시 분명코나
爲口常連凝靄色(위구상연응애색)=골짜기 어구엔 항상 푸른 노을 엉기어 있고
檻前不絶鼓琴聲(함전부절고금성)=난간 앞엔 거문고 타는 소리 끊이지 않네
暮朝逸景誠難寫(모조일경성난사)=조석으로 뛰어난 풍경 참으로 거두어 쓰기 어려워
世得吾生別有情(세득오생별유정)=함께 즐기는 우리네 인생 각별한 정일레라.
淸菴 韓相熏 謹稿(청암 한상훈 근고)=청암 한상훈 삼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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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공원은 1978년 4월, 4만5천 평의 규모로 조성된 도시공원이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은 전주IC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팔달로(八達路) 변에 위치하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곳 덕진 연못의 역사는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나타나는데 전주 땅의 완산부
(完山府)에 도읍을 정한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쌓은 것으로, 전주가 삼면(三面)이 둘러싸인
분지이나 북쪽만 열려 있어 땅의 기운이 낮아 제방(堤防)으로 이를 막아 지맥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를 만들었다.
전주 동쪽의 건지산(乾止山)과 서쪽의 가련산(可連山)사이가 허(虛)하여 이를 잇는 곳에다
풍수지리를 따라 덕진제(德津堤)라는 둑을 쌓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공원은 둑이 있다 보니 고려시대당시 만들어진 자연호수로 전체 공원면적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연못의 형태는 연못 중앙에 위치한 연화교(蓮花橋)를 중심으로 보트장과 연꽃으로
동서를 가르고 있으며 연못의 주위에는 수양버들과 벚꽃나무 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덕진 연못의 풍광(風光) 중에서 압권(壓卷)은 무엇보다도 연꽃이라 할 수 있다.
전주에서는 예로부터 ‘부성삼화(府城三花)’하는 말이 전해 온다.
말 그대로 예전에 전주가 전주부성(全州府城)이었던 시절에 아름다운 꽃으로 유명하였던
세 곳을 말하는데 동고산(東古山=僧岩山)의 진달래, 다가산(多佳山)의 입하화(立夏花=여름의
시작 무렵 피는 이팝나무)와 함께 덕진 연못의 연화(蓮花)를 말한다.
덕진공원의 연꽃은 매년 7~8월경 절정을 이루는데 연화정(蓮花亭)과 연화교가 어우러져
전주 팔경(八景)의 하나인 ‘덕진채련(德津採蓮)’이라고 하여 아름다운 정경을 만들어 낸다.
‘덕진채련(德津採蓮)’은 완산(完山) 팔경의 하나로서, “풍월정(風月亭)에 앉아 저녁노을과
달빛을 끼고 뜸부기 우는 호면(湖面)의 피리 소리 실은 어화(漁火)에 젖은 채 맞은 편
승금정을 내려다보는 덕진 연못의 풍경”을 말한다.
덕진공원에 가면 호수와 푸른 잎사귀들과 크고 작은 연꽃들을 머금고 있는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운치 있는 곳이지만 봄부터 여름까지 유독 빼어난 경치를 자랑
한다.
어둠이 내린 덕진공원은 더욱 낭만적으로 변신한다. 분수 퍼포먼스와 영상에 음악이 더해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음악분수쇼’가 열린다. 음악이 흐르면 오색조명을 받은 분수가
꽃처럼 피어나는 분수쇼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사랑 고백이나 생일 축하 등을 할 수
있는 ‘이벤트데이’행사도 진행한다.
예전부터 전주사람들은 단오(端午)때가 되면 이곳에 모여들어 창포물에다 머리감기,
그네뛰기 등 단오풍습을 즐기었는데 지금도 덕진공원에서는 연인(戀人), 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함께 만나 평안과 건강, 나아가 이번 해에도 풍요롭기를 기원하는 다양한 민속행사
단오축제마당이 펼쳐진다.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약 50만 명 이상에 이를 정도로 이곳은 전주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