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가장 ‘보수다움’으로 쇄신을
김용식
약 2주가량 ‘지도부 공백’ 상황에 머물러 있는 국민의힘이다. 총선 참패를 겪은 후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또 미뤄졌다. 위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아니 또다시 서두르다 망치지 말았으면 한다.
지난 22일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당선자들이 두 번째 당선인 총회에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국민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기사를 통해 이들의 사진을 접한 국민은 과연 진정성을 느꼈을까? 도대체 무슨 새로움으로 어떻게 거듭나겠다는 것인지 ‘WHAT’도 ‘HOW’도 없는데 서둘러 현수막부터 펼친 것이다. 우리가 선거에 패배한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보수우파 정당의 이념과 가치가 무엇인지, 그에 맞도록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선거 때마다 허공에 대고 누군지도 모르는 중도들에게 헛공약이나 남발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 당원에 대한 파악이 우선이다. 죽어도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을 좌파들은 국민의힘이 좌파 시늉을 살짝 낸다고 절대 찍어주지 않는다.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이에 맞지 않는, 낙선한 조직위원장들은 차기 당선된 지도부가 집으로 혹은 본인이 원래 있던 곳으로 빠르게 돌려보내야 한다. 이미 낙선인들 몇몇이 혼란을 틈타 보수우파 정당이 국민의 민심과 괴리가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당의 체질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 정통 보수는 전부 어디로 가고, 당에서 혁신을 외치는 자들의 면면이 얼치기 보수인 바른정당계나 좌파의 아류들만 보이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당장 전당대회 룰부터 당원 100%에서 또다시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7대3 혹은 5대5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상기했듯 가장 ‘보수다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 당원들이 원하는 당으로 바로서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러한 보수당이 싫으면 당선했든 낙선했든 보수가 아닌 자들은 자연스레 도태되거나 당을 이탈할 것이다. 선거에 나서서 열심히 뛰어준 것은 고맙지만, 그들 개인에게도 여당 국회의원 후보라는 이력은 그것만으로도 꽤나 큰 영광일 것이다. 그들이 내미는 청구서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혁신’(革新)은 ‘풍속·관습·조직·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을 뜻하는 표현으로 ‘혁신 세력, 기술 혁신’에 사용할 수 있다. 비슷하지만 ‘쇄신’(刷新)은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분위기 쇄신, 인사 쇄신’ 등에서 쓰인다. 죄다 바꾸자며 늘 외쳐왔던 ‘혁신’보다는 보수 여당에 어울리지 않는 자들과 그 목소리들부터 털어내는 ‘쇄신’이 우선하길 바란다.
관련기사
김용식 前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