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건축, 2012년 가톨릭에 매각...2019년7월 17일 그리스도교 대성당 축성식
Christ Cathedral 전경 (THE ROMAN CATHOLIC DIOCESE OF ORANGE)
수정교회의 축성(築城)과 몰락
1955년 개척한 가든그로브 공동체 교회(Garden Grove Community Church)가 폭발적인 성장을 기념이라도 하듯, 슐러 목사는 1980년 수정교회를 건축하게 된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였던 필립 존슨을 고용하였으며, 34에이커의 부지를 동원하여 화려하고도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엘에이타임즈(LA Times)는 이러한 수정교회를 가리켜 키치(kitsch)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 모습을 비꼬았다. 첨단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축하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저급해 보인다는 것이다. 성장과 성공이 절대적인 미덕이 되어버린 사회 가운데 교회마저 그 시류에 휩쓸려가는 모습에 대한 뼈아픈 비판이다.
하지만 수정교회는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장과 성공을 향한 폭주를 멈추지 못하다가, 결국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공격적인 확장을 거듭한 결과로 방만해진 재정 구조와 비대해진 조직은 다변화되는 지역 사회의 신앙적 요구에 적응할 수 없게 되었고, 2010년 비로소 파산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본당 밖 자동차와 본당 내부에서 예배하는 이들에게 동시에 설교하는 로버트 슐러 목사 (THE ROMAN CATHOLIC DIOCESE OF ORANGE 자료)
한국교회의 축성(築城)과 포스트 수정교회
수정교회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불길하게도 한국 교회가 겹쳐 보인다. 건축이 끝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서울 사랑의교회 건물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무리 비판을 하다가도 막상 교회 건물 앞에 서게 되면 그 규모와 화려함에 입이 벌어진다고 한다. 한번 예배라도 드리고 나면 더욱 그 세련됨과 편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수많은 비판이 쏟아져도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제 모습을 뽐내는 이유다. 상승과 팽창의 욕망이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 가운데 교회가 보여주는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높고 큰 몸집을 자랑해도, 결국 한국 교회는 서구 유럽 교회의 몰락과 미국 교회의 하락세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그 모습이 아무리 화려하고 세련되었다 하더라도, 성장과 성공의 동력으로 가닿을 수 있는 최선은 오늘 수정교회가 서 있는 자리일 것이다.
한국과 미주의 한인 교회가 또 다른 수정교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자신을 위한 축성(築城)을 멈추어야 할 것이다. 그 견고한 성을 박차고 나와, 더 낮은 곳으로 더 연약한 모습으로 흩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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