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 식사 후 광장 주위의 토산품과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를 둘러 보았는데, 잉카의 냄새가 풀풀 나는 원색의 상품들이라 관심있게 보았다. 아까 가면서 눈여겨보았던 베틀을 짜고 있는 원주민에게 다가갔다. 내가 관심을 보이자 하던 일을 멈추고 이것저것을 열심히 펼쳐 보였다. 이곳 사람들은 대단히 높은 색채감각을 갖고 있는 듯하였다. 그들이 만든 모든 것의 색상이 내 눈에는 아름답고 조화롭게만 보였다. 낙타 문양이 들어간 올이 굶은 러그가 마음에 들었다. 가판대에 진열된 그 색상 배합이 아름다운 러그를 가르키며, 이곳에 오기 전 열심히 공부한 스페인어로 "콴또 꾸에스타?" 물었더니, "씽 꾸엔따$"(50$) 손가락을 다섯 개 펴 보였다.( 6만 원 정도) 깎아 달라고 했더니, 자신의 갈라진 손끝을 보이면서 힘들게 짰다고 하여. 조금 비싼 느낌이 들었지만, 큰맘 먹고 50유로를 주고 러그를 샀다.
광장 주변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였는데 가게 안에 들어가니, 어두컴컴할뿐더러 같은 상품이라도 노점상보다 가격이 훨씬 높았다. 광장에는 머플러와 모자 등 물건을 들고 다니면서 호객을 하는 행상도 많았는데 모두 색상이 화려하였다. 가방이 작고 아직 남은 일정이 길어 기념품을 사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이곳이 가장 기념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하여 나도 몇 개 샀다. 곳곳에 노점을 단속하는 경찰이 있어 경찰의 눈을 피하여, 우리는 행상인의 보따리를 들고 골목 안으로 따라 들어가서 알파카로 짠 머플러를 샀다. 골목 안에는 집시들의 모여 사는 마당 넓은 가옥이 있었다. 오후 햇살이 포근히 내리는 그곳에서 알파카, 라마 등이 풀을 뜯고, 콧물이 찔질 나오는 어린이들이 천진하게 놀고, 아기를 업은 아낙이 이웃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며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한식을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하여 찾았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필 그날 쉬는 날이라고 하여 발길을 돌려야 하였다. 모처럼 된장국과 김치찌개로 헛헛한 배를 채우려고 하였는데 아쉬웠다. 집에서 먹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김치가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어둠이 밀려드는 광장에서 요란한 음악이 울려 나왔다. 축제가 많이 열리는 남미라고 하더니 무슨 축제가 열리는 모양이었다. 각기 요란한 의상에 가면을 쓴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거리 행진을 하였는데, 인근 지역의 대학생 축제라고 하였다. 우리 일행들도 그 무리 속에 들어가 함께 춤을 추며 축제의 분위기를 즐겼는데 나는 발목이 아파서 구경만 하였다. 내 구닥다리 사진기는 플래시가 작동하지 않아 그 흥겨운 장면을 남기지 못하여 아쉬웠다
길에서 점심을 먹는 현지인.
내가 산 러그.
골목의 12각돌.
첫댓글 여행을 가면 사실 현지인들과의
간단한 소통이 큰 즐거움인데
저희 또래 한국인들은 그런 소통을
대개 어색해하지요.
푸른비님은 그런 소통을 아주
즐기시는 편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편입니다. ㅎ
네. 한국에서는 말 못 붙이는데, 밖으로 나가면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듯 합니다.ㅎㅎ
여행을가서 현지인과 소통하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되지요.. 그래서 가기전 기초회화만 배우고 가도 큰도움이 되지요..
네. 그 나라의 단어만 몇 개 나열해도 그들은 좋아하더군요.
인카 제국의 수도였던 역사적인 도시,
쿠스코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로
인카 문화와 관련된 전통적인 공예품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유서 깊은 유적지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이네요.
12각돌은 멋지게 잘 짜여져 있네요.
네.
우리의 석공들의 돌 다루는 기술도 우수하지만, 그쪽 사람들의 돌 만지는 기술이 특출한 듯 합니다.
원주민들이 직접 짠 러그!
탐나네요
화려하고 예쁘던데 솜씨가 좋아요
여행 중 쇼핑은 정말 즐겁던데요
다만
짐이 늘어나서 고민이죠~ㅎ
이제는 해외 나가도 눈감고 거의 아무것도 사지 않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모자를 샀습니다 .
그곳 원주민이 저는 왠지 친근감이 가더군요.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자유여행을 했다는데 놀랐습니다 .
그곳의 원주민들 정말 순박하고 친절하더군요.
잉카의 냄새는 원색.
원색의 옷은 자신있게 소화하지
못하지만, 잉카의 원색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가 오더군요.
러그의 색상이 곱습니다.
네. 저는 아까워서 못쓰고 농 안에 넣어두었어요.ㅎㅎ
울푸른비님이 구입하신 러그 욕심납니다. ^^
아기를 업은 아낙이 이웃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며 뜨개질하는 정경을 떠올려 보자니 저도 모르게 제 입가에 웃음이 달립니다. ^^♡
네.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