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가셔두 되요.
완결 부분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
역시 하늘이랑 이은 부분이 이상해서
원래 했었던 태현이랑 할까 하거든요.
ㅎㅎ그럼 수고하세요~^^
SOSULNATION─────────────────────────A
[퍼니렌소][[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61~完)
* 제 목 -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연재방 - 맑은하늘①
* 닉네임 - 퍼니렌소
* 이메일 - candyahj@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funyrenso
* 작가말 - 잘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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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1
"말도 안돼."
"설마..."
"큭- 나 한세영 맞아. 한빛고 공식 전.따. 한.세.영. 나 맞아."
"허.... 헙........."
"빛.... 빛나 누나. 정신 차려요!"
뭐가 그리 놀랍다고 그런 표정들을 짓고 그래. 특히 왕빛나... 멋지구나. 기절을 해버렸다. 그에 세진이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아예 테이블 하나를 가져다 놓고 빛나를 눕혀놨다. 괜히 고생시킨 게 아닌가 몰라.
그렇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모두들 현실(?)을 서서히 인정했다. 아무튼 축제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기억 저 편으로 밀려난지 오래고. 나의 화려한(?) 전따 생활기를 달려달라며 묻는 애들의 등쌀에 못이겨
일일히 답해주느라 힘들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내가 하는 애기를 들으며 식은 땀을 뻘뻘 흘려대는 빛나가
조금은 안쓰럽...기는 개뿔. 재미있었다. 그 모습에 힘들었던 것도 잊고서 더더욱 얘기를 해줬던것인지도
모르겠다.
"..."
"빛나 누나. 괜찮아요? 무슨 일 있어요? 왜 그렇게 땀을 흘려요."
"아무 것도 아니야. 나 좀 쉬고 싶네... 나 먼저 갈게."
"빛나야."
"어...?"
"생긋- 내일 학교에서 보자."
"...어...어..."
다른 애들이 보기에는 나와 빛나가 무슨 얘기를 나누는 지도 잘 모를 거다. 하지만 느낌이라는 게 있다고
뭔 일이 있기는 있었다고 생각 하겠지. 후아~ 알게 뭐야. 그렇게 밤새~도록 나는 전따 경험기에 대해서
말을 했고. 나중에는 괜찮다 싶겠지. 해서 빛나가 나를 괴롭혔던 그 애기들도 좀 해줫다. 그러자 이제서야
아까의 내용들이 조금 이해가 간다는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얘들. 그 중에 세진이는 내게 빛나를 대
신해서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흠... 괘씸하고... 그렇지만 어쩌겠어. 세진이 여자친군데. -_-...
"아니야. 다 지난 일이고. 뭐 세진이 네 여자친구만 아니였다면 진작에 어떻게 해볼수도...."
"..."
"있었겠지만. 괜찮아! 짜식- 등 쫙펴고! 누나 나 풀었다니깐~"
"역시 누구 마누란지는 몰라도 존나 착하다니깐."
"어어- 박태현. 점점 기어오르지?"
"에이~ 그딴거 언제부터 신경썼다고~"
"오우 박태현. 많이 변했다~"
정말 모두들 많이 변한 것 같다. 나도 전보다는 엄청 변했다고들 하고... 그렇게 변한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얘들이 그러다면 그런 거겠지. 자자 이제 내일 빛나가 내게 뭐라고 할까? 엄청 기대대네. 큭큭.
- 다음 날
"세영아... 정말 미안해!"
"...한세영.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별 일이야 없었다만 예전에 내게 한 짓을 생각해서 저러는 것이란다. -_-... 상은이 너도 내 원래 모습을
알면 저랬을라나? 아니겠구나. 넌 별로 내게 한 짓(?)이 없구나. 아무튼 이 시선들은 또 뭘까? 빛나가 내
게 두 손을 모아서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그리도 잘못 되었는가. 어째서 동물원 동물 구경하듯이 나를 쳐
다 보느냔 말이다!
"돼써돼써~ 다 지난 일인 걸 뭐. 말이야 바로 하랬다고 세진이만 아니었으면 어떻게 해볼수도 있었을 텐
데... 쩝-."
"꿀꺽-"
"큭- 한세영 네가 무슨 힘이 있다고 빛나를 어떻게 해보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좀."
"-_-..."
"상은아. 조용히 좀 해."
"이미 끝났다고. 왜 하필 우리 세진이 여친이어가꼬는... 에휴. 복수의 칼을 제일 많이 갈아놨는데... 뭐.
어쩔수 없지."
"후아~ 세영아. 고마워!"
"저.. 저리 안가?"
갑자기 나를 껴아는 빛나. 이봐 이봐 난 스킨쉽 같은 건 싫다구! 나는 도망가고 빛나는 쫓아오고 그런 우리
둘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는 상은이. 이젠 나도 우리 반 얘들과도 약간 친해졌다. 예전에 괴롭히고 욕을
했던 그 얘들과... 그래서 아쉽게도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 멈춰버렸다.
"야. 거기 좀 조용하면 안되겠니? 시끄럽잖아."
장미년과 하얀. 내가 시끄러워서 어쩐다고 난리야. -_- 지들도 시끄러우면서... 그나저나 언제 온거야?
후- 짜증난다 짜증나. 왜 장미년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하나 모르겠어.
"야. 한세영. 잠깐 나 좀 봐."
"-_-... 왜."
"아. 좋은 말 할 떄 오라면 와라?"
"큭- 그러던지."
조용히 교실 밖으로 나간 장미년과 나. 막 말을 하려다가 안되겠다 싶은 건지 나를 어디에서 나왔을지 모를
힘으로 옥상으로 끌고갔다. 오호~ 오랜만에 다.구.리? 당하면 그 날로 내 분장은 풀리는 거다. +ㅁ+ 그게
내가 만들어 놓은 나만의 법칙 이니깐.
"나한테 무슨 용건인데?"
"후- 글쎄."
아깝다... 옥상에는 아무도 없다. 쳇- 빨리 분장을 풀기는 풀어야겠는데 어쩐담... 후- 그나저나 요 가시나
왜 이렇게 진지한거야. -_-
"하늘이... 어때?"
"뭐가."
"하늘이를 보면 어떻냐구."
"이미 끝난 사이야. 그리고 나한텐 태현이가 있다구."
"그래? 내가 보기엔 아닌 데?"
"그건 무슨 소리야?"
"내가 볼 때 넌... 아직 하늘이를 못 잊었어."
-_-... 얘가 무슨 소리를 해대는 거야. 내가 하늘이를 못 잊는다니? 하긴 못 잊지. 내게 어릴 적 유일했던
친구였고.. 또 연인이기도 했었으니깐. 그렇지만 얘 눈빛이 장난이 아닌데... 갑자기 왜 이러지?
"그래서 어쩌라구 나보고."
"넌 태현이에게서 하늘이를 찾고 있어. 항상."
"장난하니? 지금."
"..."
지 말만 하고서 나가버린 장미년. 그런 말들을 왜 하는 건데? 나한테 그딴 소리해서 지한테 얻어지는 게
뭔데? 오히려 지한테 손해일 그런 소리를 왜 하는 건데? 옥상에서 잠시 쉬다가 밑으로 내려갔다. 아니...
내려가려고 했었다. 갑자기 들어오는 무리들 때문에. 대충 보기에도 3학년. 선배다. 대뜸 나와 일부러 부
딪치더니 다짜고짜 화를 낸다.
"아오. 이 년이 어딜 부딪쳐!"
"..."
"눈 안 깔아?"
"큭- 안 깔았는데. 왜."
원래 시비 같은 건 안 걸려고 했는데 말이지. 이걸 어째? 지금 나가고 있는 캐릭이 활기찬 전따거든. 마침
기분도 꿀꿀하고 분장하는 것도 슬슬 질렸는데 말이지. 나랑 놀아주지 않으련? 반말까지 해주니 알아서
나를 옥상으로 모셔간다. 쿡- 나 기분 엄청 심란한데 정말 고맙다. 대신에 다른 때보다 깔끔하게 상대해
주지.
"야. 까딱-"
'시작해'란 뜻으로 고개를 까딱거리는 인간1. 그에 인간 2.3.4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거기에서도 그냥
그만두자고 말한 착한아이도 있었는데 인간1이 처참히 말을 씹었다. 저런... -_-... 좀 막나가겠군. 후- 일
단 가볍게 맞고 시작해야겠지?
"아.... 때리기 좀 그런데..."
퍽- 퍼억!!
저만치서 구경만 한다... 큭- 넌 내가 특별히 봐준다. 가볍게(?) 시작되는 인간 1.2.3의 움직임. 그런데 이걸
어쩌냐. 남자새끼들 치고는 니네 너무 비리비리 한거 아냐? 큭- 차라리 빛나가 날 괴롭혔을 때가 더 아프
다. 어휴... 자자 슬슬 풀어볼까나?
"우드득우드득"
벌떡- 일어서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주먹을 쥐자 우드득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드디어 오늘로써 왕
따 생활을 접는구나. 보통 때라면 질러버리고 학교를 안 다니지만 여기는 특별한 관계로 계속 다닌다. 빛
나를 제외한 나머지들에게 조금의 벌을 내려줘야하고 말이지. 후후후-
우지직- 콰직-
안경과 가발을 벗고선 발로 짓이겨버렸다. 그러자 얼굴들이 잘익은 토마토마냥 빨개진다. 큭- 왜들 저러
실까. 아까처럼 나한테 대들란 말야! 왜 아무런 행동도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는데. 짜증나게시리. 어쩔수
없지. 내가 먼저 시작해 주는 수밖에.
"니들이 안하면. 내가 해도 되지? ^^"
"///"
"...///...."
미친. 얼굴 붉히기는... 먼저 인간 1에게 가차없이 주먹을 뻗었다. 큭- 내가 미친다 미쳐. 어떻게 주먹 한
방에 넘어가냐. 다음 인간 2.3.역시 마찬 가지 였다. 뒤에서 바들바들 떨고있는 인간4. 큭- 걱정마라. 넌
특별히 제외니깐. 난 가볍게 인간4의 어깨를 쳐준후에 옥상밖으로 나갔다. 가볍게 머리를 흔드니 오우-
찰랑거리는 내 머릿결. 얼마만이니.
"-_-"
"...///"
"ㅇ_ㅇ??"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한 번 웃긴다. 너무 놀라는 인간들이 있는가 반면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거나 무표
정인 얘들도 있다. 나보고 어쩌라고. 큭- 진짜 웃기다. 여태 돌아다녔었던 학교보다 여기가 최고다. 최고.
저 멀리에서 소문을 들었는지 빛나가 달려오고 있다. 그 옆에서 상은이도 열심히...
"세영아!!!"
"...한세영?"
모두들 내 이름을 듣자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긴... 한세영이라고만 하면 한빛고 전따 한세영이라고만 알
고 있을테니깐. 그렇지만 내 이름이 한세영. 맞는걸. 우후후후후. 빛나가 와서 내게 친한척을 하자 점점
표정이 굳어지는 인간들. 날 괴롭혔던 녀석들. 한 명씩 짖밟아 주겠어.
"소곤- 그런데 갑자기 왜 풀은 거야?"
"킥- 그거야 내 맘이지. 내 스스로 정한 룰에 합당한 대가를 치뤘다구. 후후-"
"...설마 한세영?"
"오케이. 그럼 누구라고 생각한 거야?"
"전학생인줄 알았지. 뭐. 분장 푸니깐 이제야 사람답구나."
"뭐...뭣이 어째?"
"메에롱~"
"거기 안서!!!"
퍼억-
"아... 쏘리."
"..."
엥? 내 옆을 보니 상은이의 오빠 상흔이다. 부짖친게 미안해서 잘 안하는 쏘리라는 사과까지 했건만 받아
주지도 않네. 상은이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내게 조그마한 소리로 '미안.' 이라고
하더니 곧바로 내 팔을 잡고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시츄레이션? 저기요... 근데 내가 한세영이란
거... 아십니까. 상흔 오빠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음악실. 말이야 음악실이지 이제는 아무도 쓰지 않는 텅 빈
교실 중에 하나다. 사람도 하나 없고. 조용하고 약간 어둡고. 과학실 같은 기분이 조금 드네.
"여기까지 불러온 목적은?"
털썩.
-_-... 세상에. 갑자기 무릎을 꿇으시면 저더러 어쩌란 말이이시오. 후아-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 시츄레이션
인 거야. 머리 아프네. 입은 꾸욱 다물고 있으면 나 무지 곤란하걸랑요?
"아무 말도 없으면. 갑니다."
"....저기..."
"예. 말씀 하시죠. 아. 일단 일어나셔서."
"하늘이랑... 다시 시작하면 안되는 거냐?"
"....그 얘기는 왜 꺼내시는거에요? 그리고. 제가 한세영이란건 어떻게 아셨어요?"
"느낌. 직감. 빛나랑 상은이 옆에 있는 건 너 하나니까. 제발 부탁이야. 더 이상 장미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1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2
하...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 장미년말이 말한 것만 해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댁까지 그런 소릴 해대면
어쩌라고... 아오. 썅!
"큭- 장미년이 슬퍼하는 꼴을 못 보신다고?"
"년이라니..."
"아~ 알았어요. 장미가 슬퍼하는 꼴을 못 보면. 댁이 즐겁게 해주시면 될 거 아닙니까. 제게 부탁하지 말
고. 장미를 댁이 지켜 주면 되잖아. 나... 더 이상 존대 안 씁니다. 그리고 방금 있었던 일 아예 모르는 일로
생각 할꺼구요. 그럼 이만."
하... 미치고 폴짝 뛸 일이네. 채하늘 그놈은 도대체 뭔 짓거리를 해대길래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는 거야.
음악실에서 나가자 언제 따라왔는데 빛나와 상은이가 있었다. 뭔가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빛나의 제지에 상은이는 더 이상 나에게 묻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대충 감을 잡았으리라고 생각된다.
"세영아. 오늘 우리 뭐하고 놀까?"
"글쎄."
"근데... 일단은 교복 좀 줄이지? 항상 내가 생각해왔지만 넌 그 교복 쪽팔리지도 않아? 이미지도 바꼈으
니 교복도 좀 확! 타이트하게 해봐."
"그러지 뭐."
학교 끝나고 가는 길에 빛나를 통해서 교복집에 맞겨 놓고서 상은이의 집으로 놀러갔다. 사복을 입고 놀
자는 의견이었다. 어차피 난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고 시내에 나가면 좀 그런다나 어쩐다나...
아무튼 두 여인네들의 잔소리에 못 이겨 이렇게 따라가는 중이다.
"다왔다!"
"오우- 기대하겠어."
"응..."
상은이의 집은 평범한 주택이었다.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는... 적당한 집. 들어가자 조그맣게 꾸며진 정
원이 한 눈에 보였다. 큭- 넓은 집보다 더 잘 가꾸어졌잖아..
"자- 들어와."
상은이의 안내에 상은이의 방으로 바로 갔다. 2층으로... 2층에 있는 세 개의 방이 자신의 것이라 말하는
상은이. 그 정도면 못 사는 건 아니구나. 큭- 일단 첫번째 방은 평범한 여고생의 방...일까? 온통 초록과
파랑으로 이루어진 상은이의 방은... 뭐라고 표현 해야 되지? -_-;; 두번째 방으로 가니 웬 옷들이 쫘악
깔려있다. 오우- 그래도 지난번에 갔던 시내의 방보단 덜하는 구나. 마지막 세번 째는 두둥- 왠 창고같았
다. 아. 상은이 말로는 세번째 방은 상흔 오빠의 물건도 꽤나 있다고 했다. 조금 둘러보다가 왠 일기장
하나를 발견했다. 이건 일년 전꺼네... 나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일기장을 넘겼다.
'오늘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의 이름은 장미라고 한다. 어쩌면 이름도 그렇게 이쁠
까? 아무래도... 첫눈에 반한 것 같다.'
'처음엔 쳐다보기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갈수록 장미에 대한 마음이 깊어 간다. 어떡하지...?'
'장미가 내게 사귀자고 말을 했다. 나는 너무 기뻤다. 그래서 바로 허락했다. 사실 허락이고 뭐고가 어디
있을까? 내가 먼저 사귀자고 하려 했는데.'
'사귀고도 장미는 약혼자의 얘기만 한다. 약혼자... 그 남자가 왜 이렇게 부러울까?'
.........
'....오늘 장미가 헤어지자고 했다. 역시 난... 안 되는 걸까. 제발 울지 않고 항상 웃기만 했으면 좋겠다.'
.... 이런... 이렇게 장미를 좋아했었단 말이야? 그러면 장미 그년을.. 잡으면 되잖아. 후- 갑자기 상은이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 일기장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는 상은이를 따라갔다.
"음... 우리들이 사이즈들이 대충 비슷하니깐 괜찮을꺼야. 기장차이라고 해도 짧은 게 더 이쁘구."
상은이는 너무나 좋아하면서 이리 저리 옷을 보며 나와 빛나에게 몇 벌 건내 주었다. 오우- 우상은. 시내
못지 않게 한 센스 하는데? 쿡- 대충 상은이가 골라준 의상을 입고 나자 이번에는 빛나가 화장을 해준단
다. 둘이서 이러면... 나는 할 줄 아는게.... 딱 하나 있구나. 머리 해주는거. 뭐. 이것도 빛나가 훨씬 잘 하
는 관계로 나는 멀뚱멀뚱 가만히 구경만 했다.
"자- 이제 대충 꾸몄으니 놀러갈까? 어머.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다. 가자~"
상은이와 빛나... 너무 좋아한다. 자신들이 자주 다닌 다는 나이트로 나를 데리고 왔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저 멀리에 하늘이가 앉아 있는 것 같거든? 나 지금 하늘이 볼 자신 없는데. 하늘이가 뭐라고 할지
도 모르고. 아니야. 한세영. 아니 래드엔젤. 너 이렇게 약했었냐? 그냥 무시해. 너가 가장 잘하는 거 잖아.
그냥 무시 하고 예전 평소의 모습으로만 있으면 되.
"세영아. 뭐해."
"응. 갈께. 간다고!"
조용히 하늘이를 스쳤다. 휴- 다행이다. 아직 나를 못 알아챈 것 같다. 술과 안주가 적당히 나오자 몇 잔
가볍게 마시고선 바로 스태이지로 나간다는 빛나와 세영이. 그렇지만 나는 자리에 앉아 있겠다고 했다.
뭐 나중에라도 나가서 놀면 된다고. 얘들이 나가고 나는 하늘이 쪽을 쳐다봤다. 조명 때문에 어둡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 잘 보인다. 이내 장미년이 하늘이에게 오더니 울며 불며 난리다. 그렇지만 시끄러운
나이트 음악에 묻혀 아무도 ... 아니 하늘이를 제외한 모두는 못 들은 것 같다. 이내 장미년을 상흔 오빠가
데리러 오고. 발악을 하다가 힘이 빠졌는지 그대로 같이 나가는 장미년. 갑갑하다. 갑갑해. 화장실이나
가야겠다.
"어? 한세영. 어디가!!!"
빛나가 뒤에서 고함을 지르자 조금 들린다. 어디가 냐고. 큭- 어차피 너무 멀리와서 내 목소리는 안 들릴
테니깐. 핸드폰으로 '나 화장실 가.' 라고 문자를 보냈다. 알아서 확인 하겠지.
"흑...흑...."
"장미야... 울지마."
"흐....읍.....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건데. 나... 나..."
"괜찮아. 울지마...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신경 안 써도 되..."
저렇게 슬퍼하는 장미년과 상흔 오빠. 에잇. 무시하자. 이내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아마도 둘 다 그만
간 모양이다. 대충 손을 씻고서 밖으로 나오자 보이는 하늘이의 얼굴. 에? 하늘이의 얼굴....?! 이런... 나
는 뛸 자세를 취했는데 곧바로 잡혀버렸다. 이를 어떡한담. 이를 어떡하면 좋아.
"나... 할 말이 있어."
"뭔데?"
"잠깐 나가자."
갑자기 문자가 왔다. 태현이.... '집 앞에서 만나자'라는 문자... 그렇지만 하늘이의 눈빛이 너무도 슬퍼보
여서... 너무도 오랜만이라서 하늘이를 따라가버렸다. 그 모습을 누군가가 쳐다보며 슬퍼할 거 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채 말이다.
"할 말이... 뭐야?"
"나... 아직도 너 좋아한다. 아니... 사랑해 한세영."
"우린 이미 끝났잖아."
"한번만... 다시 기회를 주면 안될까? 응....?"
그러고선 포옹을 해버렸다. 이젠 힘이 다 빠져버렸다. 끝내 들어버렸어. 난 어떡해야 되지...? 아니야. 뭘
어떡하긴 어떡해? 내겐 태현이가 있잖아. 태현이 생각이 난 나는 하늘이를 약하게 밀었다. 하늘이가 쉽게
떨어지는 가 싶더니 이번에는 키...스까지 한다. 떨어지려 했지만...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린다. 안되는
데 이 모습을 태현이가 보기라도 하면...............!!!!............... 안돼... 태현이가 봐버렸다. 그리고선 차
갑게 돌아선다. 안돼. 나 가야된 단 말이야! 밀어도 꿈쩍 않는 하늘이. 제발... 제발 놔주라구. 놔주란 말
이야!
"어떡할 거야.. 너 때문에... 너 때문에..."
"하... 안되는 거구나..... 안되... 안되...... 미안했어. 세영아. 나.... 이만..... 갈께."
하늘이에게 뭐라고 하려 했는데... 하늘이는 모르는 모양이다. 황급히 태현이가 간 곳을 둘러 봤지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되지? 어디로 가야 하냐구! 끝내 그 날 밤 태현이를 찾지 못하고 집에
들어왔다.
"누나. 누나 일어나!!! 누나!!!"
"...으음... 세진아. 왜?"
"오늘이 축제잖아!"
"추...축제?"
"응!"
맙소사... 오늘이 축제 당일이라니... 얘들이랑 춤 연습 한 번 노래 연습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단 말이
다! 얘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누나. 연습 안했구나?"
"끄덕끄덕"
"걱정마. 누나는 특별히 혼자 노래 부르는 거 할 테니깐. 노래 선정은 누나 마음대로~ 다행스럽게도 장기
자랑 같은 건 내일이지롱~"
"뭐....?! 한세진 너어!"
"그렇지만 오늘이 축젠건 맞단 말이야. 우리 학교 축제 3일이라구!"
그 말에 멈칫- 했다. 가만 축제 라면 사복을 입어야 하나 교복을 입어야 하나. 뭔 축제를 해본 적이 있어
야. 알던지 말던지 하지.
"아참. 누나. 축제땐 교복 입구 간데. 그리구 여기. 빛나 누나가 어제 누나 한테 주라고 했어. 교복 맞지?"
"어."
교복을 꺼내 보니... 몸에 따악 달라붙는다. 오랜만에 이런 교복을 입고 있노라니 느낌이 참 새롭다. 그런
데 어째서일까? 내 교복은 치마와 더쫙 줄인 바지가 함께 있는 걸까? 뭐. 알게 뭐야. 편하면 장땡이지.
금방 준비를 끝내고 오랜만에 세진이와 함께 등교를 했다. 항상 오던 태현이가 오늘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
이다. 그렇지만 세진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물어보지도 않는다. 후-
"누나. 그럼 좀 이따가 봐."
"어..."
우리 학교 축제의 규모는 어마어마 하다고 한다. 특히나 학교 두 개가 동시에 여는 거라서 더 거대하다고.
그리고 개방적이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다. 단. 고등학생들만 가능하다는거. 대학생이나
어른들도 간혹 볼 수 있지만 얼굴이 어느정도 되야 된다나? 물론 이것은 빛나와 상은이에게 들은 이야기
중의 하나다. 내가 축제에 대해서 뭘 알겠는가.
"상은아. 지금 도민이가 얼른 좀 오라는데?"
"어디로?"
"이상하게 말이지... 우리학교 옥상으로 올라오라는데?"
"응. 알았어."
이것들이 나만 놔두고 어디를 가려고 한다. 아니. 어디로 가는지는 아는데 왜 나에겐 같이 가자는 소리가 없을
까? 도민이는.. 내 B.F 란 말이다! 도민이도 왜 나를 부르지 않은 게야. 끝내 나를 부르지 않고 지들끼리 간 빛나
와 상은이. 나는 말 없이 조용히 둘을 따라갔다. 둘이 들어가자 옥상 문이 닫혔다... 젠장. -_- 그렇지만 누군가
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비하. 역시... 비하 너 밖에 없구나. 없어.
"어서 들어오십시오.^^"
"어...;;"
"머야. 한세영. 넌 여기 왜와."
"난 오면 안 되? -_-"
"아니. 그건 아니고. 에이씨- 몰라."
"그냥 무시하고 연습이나 하자구."
나를... 이 한세영님을 무시하겠다라. 오냐. 무시해봐라. 그나저나 연습이라니. 혹시 축제 때문에? 나도 노래
연습을 해야되는데... 노래 연습을 하려면 노래방에 가야될까? 아아~ 고민하다가 앞을 보니... 뜨악. 언제 의상
을 맞췄는지 똑같은 옷들을 입고서 춤을 추는 여인네들. 내가 생각하기에 저 옷은 시내가 준비해 온 것 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러고 보니 남장소녀에 전따인간이네. -_-... 아무도 내게 말을 걸어주지도 않고... 마땅히 할 짓
거리도 없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일도 이젠 지겨워 졌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
연습이나 하련다~ 고 생각했었는데.. 우리 학교...에 노래방이 있는 곳도 있단다. 지금은 비하의 소개로 그 곳
을 찾아 가는 중. 오우- 정말 학교야 노래방이야. 정말 노래방처럼 생긴 이곳. 끝내 준다. 이미 여러 명이 들어
가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거 동전 노래방이랑 그냥 노래방이랑 섞인거 같다.
"그럼 연습 열심히 하다가 오십시오.^^"
"응. 알았어."
음... 뭐를 부를까.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으니까 긴장 되네.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2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3
음... 막상 노래방 기계 앞에 서서 마이크를 들고 있노라니 부를 노래가 없다. 젠장... 나도 같이 끼워주지.
하긴... 혼자 있는 게 더 좋....아. 지금은. 태현이랑 하늘이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되고. 큭- 그럼 모두에게
고마워 해야하나? 후- 갑자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 ...
"여보....세요?"
- ...
"누구 세요?"
분명히... 발신자에는 태현이란 이름이 버젓이 떠있었어. 왜 전화를 걸어놓고도 말을 안 하는 거야. 어째서
하... 막 뭐라 말하려 할 때 태현이가 말했다. 시리도록 차가운 목소리로. 저런 지난 번... 하늘이 같은...
그런 목소리잖아. 그런 차가운... 설마.. 설마겠지? 아무나 내게 말해줘. 내가 생각하는 일 그런 일 따위
절대로 일어나지도 않을거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누가 말해달라구...
- 나야 박태현. 할 말이 있어. 우리 학교 옥상으로... 아니다. 내가 네가 있는 곳으로 갈께. 뚝.
전화를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태현이가 왔다. 마침 노래방 기계에선 노래가 나온다. 린의 사랑했
잖아... 잔잔한 멜로디가 흐르고 태현이가 조용히 내게 말했다.
"우리 끝내자."
"뭐...?"
"끝내자고."
"이유가... 뭐야? 하- 오라며. 오라고 했으면서..."
"나... 약혼자 있어. 하얀이. 새하얀. 내 약혼자야. 이번주에 약혼 한다. 결혼은 어른이 되면 할꺼고."
"그럼 난... 난 뭔데?"
"그렇게 좋아하던... 채하늘한테 가. 그 놈이라면 끔찍하게도 아껴줄테니 말이야."
붙잡기도 전에 나가버렸다. 채하늘이랑 박태현이랑... 둘 다 똑같구나.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려고 나같은
건... 자신들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건가. 역시... 래드엔젤에겐... 사랑 같은 감정 따위
진작에 버렸어야 했어. 큭- 나도 참 바보 같았지. 어떻게 이리도 멍청한 사랑놀음이나 하고서 지냈다니.
곧바로 비하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냥 사무실로 가버렸다. 갑자기 생각난 것도 있고... 이번 축제. 하긴...
나한테 축제라는 게 있었던가.
"앗... 안녕하십니까!"
건물에 들어서자 곧바로 내게 90도를 유지하며 인사를 하는 깍두기들. 큭- 역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
구나. 오늘따라 편하게 느껴지는 군. 지난번에 비하와 갔었던 기억을 되살려... 아니 오직 감으로 내 방을
찾았다. 찾기도 참 쉬웠다. 제일 높은 꼭대기 층이었으니깐.
"래드엔젤."
바로 방 앞에서 음성과 지문인식을 한 후에야 들어온 내 공간. 나의 세계. 자리에 앉자마자 보이는 서류.
앞에는 주작&청룡이 있었다. 파일을 대충 본 나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주작 쪽 보스의 딸은
장미. 청룡 쪽 보스의 딸은 새하얀... 이거 무슨 상황인거지? -_- .... 후- 두 조직한테 분풀이라도 해줘야
속이 시원해 질까. 그런데 백호는 어디에 있지? 아무리 뒤져보아도 백호에 대한 자료는 없었다. 다만 관
련된 자료라고는 '비밀투성이. 후계자는 남고생. 얼굴이 알려진 적이 없음. 뒤처리가 깔끔함.' 이라는
간단한 내용들만 있었다. 이 쪽 보스쪽은 후계자가 고등학생이라. 이 문서에 의한다면 곧 주작이랑 청룡
이서 손을 잡고 잡아 먹으려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겠군.
"무슨 용건 이십니까?"
"주작&청룡 쪽 요새 수상하지? 우리 쪽 더 관리 철저리 해."
"예! 하고 있습니다만 세영님의 분부시라면 더 열심히 처리하겠습니다."
"땡큐-"
또르르르- 쳇. 또 눈물이란 놈이 나와버렸네. 하- 한세영. 다시는 안 울꺼라고 했는데... 박태현이 안울릴
꺼라고 했는데.. 끝내는 울리는 구나. 역시 남자들은 믿을 놈이 없어. 주머니에 뭔가가 들어있는 것 같아
보니 박하사탕이 들어있다. 박하사탕... 태민이! 오랜만에 태민이가 잘 있나 병문안이라도 가볼까. 기분
전환 겸... 그래야 겠다. 대충 로보트 같은 장난감과 먹을 거리를 간단히 사 갔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도 해야할지 태민이는 아직도 병원에 있었다.
"누나! 태민이 보러 온거야?"
"응. 미안해. 누나가 너무 늦게 왔지?"
"아니야. 헤헤- 얼른 가자 누나. 나 밖에 오래 있으면 막 돼지들이 화내고 그래."
"태민아. 나와있지 말라고 했잖아!"
"흐익! 누나 빨리 가자."
돼지라니... 간호사한테 돼지라니... 큭- 태민이의 병실에 가서 태민이의 재롱을 봤다. 신기하게도 엄청
어린데... 어린 태민이에게 위로를 받고 있는 것만 같다.
"누나."
"응?"
"울고 싶으면 울어. 막 울고 싶은 거 참으면 병이랬어."
"아니야. 누나가 왜 울어? 누나는 절대로 안 울어요~"
"쳇-"
"어쩌지? 누나 너무 오래 있었나봐. 친구들 기다리겠네. 누나 이만 갈께."
"다음에도 꼭 와야되. 알았지 누나?"
"응. ^^ 그럴께. 걱정마. 다음에는 더 맛있는 거 가지고 올께."
병원 밖에까지 나를 배웅해주겠다는 태민이를 태민이의 엄마께서 합세해서야 겨우 말릴 수 있었다.
참 젊어보이시네. 태민이와 놀아준 것에 대해 연신 고맙다고 하면서 다음에도 오라고 말씀하시는 태민이
엄마. 그럼 좋겠지만. 태민이가 빨리 아픈 게 다 나아서 퇴원하면 좋겠다. 다 나으면 이것도 인연인데
재미있는 곳에 데려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되려나... 병원에서 집으로 갔다.
"누나. 어디에 갔었던 거야? 오우 병원 냄새. 어디 아파?"
"아니. 오랜만에 태민이한테 갔었어."
"태민이라면... 아 그 병원에서 만났던..."
"응. 후- 피곤하다. 나 좀 쉴께."
"어... 아참. 내일도 축젠 거 알지 누나?"
축제라.... 큭- 모두가 기뻐하고 좋아할 그 축제가. 난 왜 이렇게 싫은 건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축제
따위 하기도 싫은 데 이미 하기로 했고 또 안한다고 하면 실망할 것 같아 마지못해 대답했다.
"응. 당연하지.^^"
방에 들어오자 침대에 누웠다. 후- 오늘 일어났던 일들이 다 꿈이었으면...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거운 눈커플이 내려가고 나는 깊은 잠이 들었다.
다음 날.(축제 두번째 날)
"누나. 느긋하게 학교 와."
"..."
후- 세진이는 먼저 학교에 갔다. 학교 가기 싫은데... 그렇지만 얘들이 다 갈테고. 하는 수 없지. 그냥 가
는 수밖에. 내가 언제부터 얘들 분위기에 내가 하기 싫은 것도 했었던가. 시계를 보니 7시다. 저녁... 7시.
집에서 너무 빈둥빈둥 놀아버렸네. 그럼 슬슬 준비를 해볼까? 아참... 나 노래 연습 안했는데. 급하게
컴퓨터 전원을 켰다. 음... 무슨 노래를 부를까? 큭- 어제 나왔었던 린의 사랑했잖아. 그거라도 불러볼까?
가사를 프린트한 뒤 미치 도록 외웠다. 노래도 계속 들으면서. 가사를 보니... 큭- 뭐야. 가사가 꼭... 에이
씨...
"알았어. 알았다구. 곧 갈테니깐 염려하지 마."
혹시나 내가 안 올까봐 빨리 오라고 재촉 전화까지 한 도민이. 큭- 간다니깐 그러네. 재빨리 나갈 준비를
했다. 화장은 꿈도 안 꾸고 그냥 머리를 풀어헤치고 단정한 원피스를 입었다. 될대로 되라지.
"언니!!"
"어? 시내구나. 왜 마중나오고 그래. 큭- 다른 얘들은?"
"아- 저기들 계시는 데요. 언니 옷이 그게 뭐에요. 내가 챙겨오길 잘했네. 후후후- 언니 이거 가지고 저기
화장실 가셔서 옷 갈아입구 오세요. 아셨죠?"
"어..? 어...?"
괴력을 발휘해서 친히 나를 화장실 안에까지 밀어 넣어 준 시내. 안 입으면 문을 안 열어 줄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옷을 입었다. 원피스 같기도 한 투피스. 그나마 단정해서 다행이다. 만일 찢어진 청바지에 후드
티라던가. 너무 섹시한 의상은 내가 부르는 노래에 어울리지 않을 테니. 그러고 보니 얘들은 내가 태현이
랑 끝낸거 모르겠구나. 큭-
"한세영. 화이팅이다. 아자아자!"
옷을 다 갈아입고 나오지 시내가 없다. 엥? 쇼핑백 안에 렌즈가 들어있다. 오~ 색이 파란색. 예쁘다.
맑고 투명해 보여. 바로 거울을 보며 렌즈를 끼우는 나. 큭- 보통 때의 나완 좀 색다른 감이 느껴지는 데?
"에- 잠시 뒤 장기자랑이 있을 예정이오니 학생 여러분들은 강당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장기자랑에 참가하실 분들은 지금 당장 강당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후- 그럼 가 볼까? 그나저나 얘들은 무슨 무대를 준비했을지 무진장 기대된다. 여기저기 카메라들도 있
다. 대학 축제도 아니고 그냥 고등학교 축젠데 무슨 방송국에서까지 나올까? 첫 축제라 그런지 조금 떨리
기도 하네. 막 피를 봤을 때 흥분한 것과는 조금... 아주 조금 다르게.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3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4
"누구지?"
"와... 디게 이쁘다."
큭- 못알아보는 건가? 하긴... 분장을 푼 지 몇일 되지도 않은 데다가 칼라렌즈까지 꼈으니... 강당 안에는
꽤 많은 학생 들이 있다. 솔직히 학생이라고 하기엔 헤어스타일들과 의상들이 조금 안 어울렸지만. 뭐. 축
제여서 그런지 잡지도 않고 오히려 선생님들은 너무 좋아한다. 큭-
"자- 순서는 저기 게시판에 있으니까 사회자가 부르면 즉각즉각 무대 위로 올라가면 된다."
이내 사라져버린 선생님. 저 쪽 구석에서 아직도 연습중인 얘들도 보였고 다른 학교 얘들도 보였지만
나는 별 관심이 없어 아까 가져온 코코아를 한 잔 마셨다. 따끈따끈한 것이 꽤나 달콤하다. 그런데 나를
향한 이들의 시선은 뭐지? 다들 코코아를 향해 시선들이 있다. 큭- 먹고 싶나? 그렇지만 나 먹기도 바쁜
데 줄 수야 없지. 그렇게 시선들은 무시하며 코코아를 조금씩 마셨다.
"네~ 그럼 지금부터 축제의 하이라이트 장기자랑을 시작하겠습니다. 캬~ 오늘도 역시 한빛고 축제에는
여러 방송국에서 오셨군요. 학생 여러분들의 많은 끼와 자랑을 보여주시길 바라겠구요. 그럼 참가 번호
1번 학생부터 나와주십시오."
내 옆쪽에 가만히 앉아있던 아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그대로 무대를 향해 나갔다. 저 아이가 1번이구나...
천천히 게시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젠장... 왜 나는 마지막 번호지? 그럼 나가서 구경이나 해야지. 큭-
어차피 날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 테고 말이지.
"안녕하세요. 참가번호 1번 진선화 입니다. 잘부탁 드려요."
잠깐 진선화..... 선화 라면........ 사과의 걸프렌드? 큭- 그 때 쿵쿵따가 떠오르네. 갑자기 신나는 음악이
나오더니 이내 신들린 듯 헤드뱅잉을 시작하는 선화. 갸날프고 청순해보이는 선화는 진정 신들린 듯한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락을 불렀다. 락커.... 큭- 옷도 무슨 드레스 같은 것을 입고 나와서 저렇게
하다니... 모두들 놀라워한다. 방송국 사람들은 열심히 찍고... 밑에는 사과가 선화에게 하트를 보내고
그런 하트를 또 받아주는 선화다. 아이고. 머리야. 축제... 은근히 재미있네.
.....................
"에- 그럼 참가번호 10번. 오- 이번엔 네 명이서 나오는 군요? 1학년과 2학년의 합동 무대입니다. 박도민,
은빛나, 최시내, 우상은 양. 나와주세요."
펑- 하고 앞에서 뭔가가 터지더니 이내 무대 위로 올라오는 네 명의 아이들. 큭- 다 나와 아는 사람들이란
말이쥐~ 오오- 의상이 꽤나 화려한 걸? 이내 커다란 음악이 나옴과 동시에 격렬하게 몸을 흔드는 애들.
큭- 연습 많이 했나보네. 중간중간에 프리스타일로 춤을 추는데 섹시. 큐트. 우아 등 네 명이서 각기 다양
한 모습을 내 비추었다. 마지막에는 손바닥에 키스를 하고 뿌리고선 끝- 아주 남자애들 쓰러진다. 쓰러져.
"자- 그럼 다음 순서~ 한빛고의 전따~ 엥? 전따라구요? 음음... 한세영양. 나와주세요."
목소리가 촤악- 가라앉은 사회자. 그리고 강당안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하긴. 전따가 나온다는데... 별
생각 없는 듯 나가려고 하는 애들. 큭- 잘 나가렴. 나는 밑에서 그대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표정이
오묘하게 바뀐 사회자. 쳇- 마이크를 들고서 무대 중앙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한빛고 전.따. 였. 던. 한. 세. 영 입니다."
나를 보고 놀라는 인간들. 큭- 이럴 줄 알았다니깐. 이내 린의 사랑했잖아. 반주가 흘러나온다. 무대 밑에
선 어느새 옷을 갈아입은 얘들이 내게 힘을 내라고 응원을 하고 있다. 그런 애들에게 살짝 웃어주고선 노
래를 불렀다.
"나만 원한다 했던 말도 지켜준다던 약속들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버리고 있잖아
너만 바라본 많은 날들 물거품이 돼버린 오늘 또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을 너잖아
정말 좋았잖아 행복했었잖아 가슴 아픈 그런 일들도 견뎌냈던 우리잖아
제발 그러지 말아 아직 사랑하는 날 너도 알고 있잖아 매일 밤 울며 전화하는 날
(중략)
니가 원했던 만큼 많이 원했던 만큼 잘해주지 못한 날 미안해 용서해 이해해줘
끝까지 이기적인 것 이것도 이해해줄래 바보 같은 난 마지막까지 이렇게 마지막까지 미안해."
후- 끝났군. 아무 반응이 없는 아이들과 사회자. 뭘 바래. 나는 조심히 마이크를 내려 제자리에 놔두고선
내려갔다. 아까 내가 있던 곳에 아직도 있는 따뜻한 코코아. 그 코코아를 먹으며 장기자랑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내 내게 오는 도민이들.
"어머어머~ 한세영. 언제 그렇게 준비한거야~~"
"오늘."
"뭐...뭐? 오늘?"
"끄덕-"
"말도 안돼...."
"흑... 언니 너무 잘 부르던데? 감동 받았잖아~ 첨에 전따라고 소개했던 사회자 새끼. 뿅 간 거 같애. 큭."
"곧 있으면 발표 할 꺼야. 세영이 넌 옷 갈아입을 필요도 없겠다."
"그래두. 난 편한게 좋아."
옷을 갈아입지 말라는 얘들을 제치고서 내가 입으려고 했던 옷을 꺼내어 화장실로 가서 갈아입었다. 윗
도리는 해골이 그려진 티셔츠에 밑에 바지는 펑키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위에는 진하고 밑으로 갈수록 연
해지는 색의 청바지를 입고선 흰색과 검정으로만 이루어진 모자를 쓰고 귀걸이와 목걸이는 십자가로 했
다. 이게 내가 원하는 거지. 그러고 보면 아까 선화한테 이 옷을 빌려줄 껄 그랬나?
"네- 그럼 마지막 순서.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들의 댄스를 보시겠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오니 벌써 마지막 순서라고? 무대 위를 보니 역시나 다 내가 아는 얘들 투성이다. 채하늘.
한세진, 박태현, 김사과, 진류하, 진휴하. 하늘이까지 다 뭘 하는 거야. 큭- 남자얘들이 한 번 한 번 어려운
동작을 선보일 때 마다 환호성을 하는 여자아이들. 간혹 남자 아이들도 그 틈에 섞여 우렁찬 소리를 낸다.
'형 멋져요!' 라던가 '멋지다...' 라던지 그런 소리를 질러 끝내 여자아이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목소리를
줄이는 모습들이란... 대단했다. 남자 애들의 모습... 정말 멋지다. 멋져. 멋지긴 한데. 왜 이렇게 슬픈 걸
까. 큭- 태현이가 누군가를 향해 웃어준다. 나...? 아니다. 내가 아니었다. 내 바로 앞에 있는 하얀이라던
그 여자아이에게 웃어준 것이었다. 하... 비참하네. 이내 긴 듯 짧은 무대가 끝이 나고 이젠 상을 준단다.
"자- 그럼 잠시 뒤 결과가 나오는 데로~ 바로 발표해 드리겠습니다. 5분만 기다려 주세요!"
정말 5분이 지나자 마자 튀어 나오는 사회자. 시간은 칼이구나. 이내 무슨 종이를 들고 무대 위에 있다.
두그두그두그 라는 효과음과 함께 말을 하는 사회자.
"먼저 인기상. 인기상은 참가번호 1번. 진선화 학생입니다. 메달과 상금 십만원을 드리겠습니다."
"오오오오~"
"좋겠다!!!"
돈 얘기라면 다들 저러지. 큭- 이내 계속 되는 발표. 인기상 두 명과 금.은.동상 마지막으로 대상까지 있
다. 이미 동상까지는 발표가 났다. 동상은 빛나와 도민이 시내 상은이 팀. 은상은 새하얀과 장미가 받았
다. 난 쟤들 본 적이 없는데... 아. 봐도 내가 잊어버렸구나...
"그럼 금상~ 아~ 이 분들이시군요. 대상이실 줄 알았는데. 금상은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들이 타셨
습니다. 여기 메달과 함께 상금 칠십만원입니다."
상금이 다양하네... 인기상 십만원. 동상 삼십만원. 은상 오십만원. 금상 칠십만원. 그럼 대상은 얼마지?
"아아- 대상은 메달과 함께 상금 백만원입니다. 과연 누가 대망의 대상을 탔을까요~ 두그두그두그~ 네~
대상은 한빛고 전따 한세영양입니다."
응...? 내가 대상이라구? 하- 미치겠군. 이야 대단한걸. 다 내가 아는 인간들만 상을 받았네. 분명 이건
작가의 농락이야. 뭐 아무렴 어때. 내가 대상을 먹었는데.
"한세영양. 없습니까?"
"...여기요."
"아~ 의상을 바꾸셨군요. 그럼 한세영양의 앵콜송을 듣고 장기자랑은 마치겠습니다."
이내 반주가 흘러나왔다. 큭- 이 스타일의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노라니 참 웃겼다. 하지만 나는 끝
까지 불렀다. 이내 무대로 내려가니 애들이 기다리고 있다.
"꺄~ 한세영. 상금이 백만원이라지? 한턱 쏴~"
">ㅁ< 누나 쏠꺼죠? 그쵸?"
"언니. 입 싹 씻으면 안되~"
"태현이는 어디루 갔어? 박태현. 축하안 하냐?"
"어어? 박태현!!!"
태현이는 나와 마주치더니 이내 그냥 돌아서서 가버렸다. 저 멀리서 새하얀이 뛰어와 태현이의 팔에 다
정스럽게 팔짱을 꼈다. 빼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 태현이. 얘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 같다.
"태현이. 저 새끼를..."
"세진아 가만히 있어."
"누나..."
왜 그러냐고 묻는 듯한 눈빛에 나는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했다.
"태현이랑...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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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엑!!!!"
"정말....이야? 아무렇지도 않아?"
"글쎄... 한 구석에서 막 시리다구... 하는 데.. 정말 이상하다? 이젠 하늘이 다 잊고 태현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두 아니더라구. 아직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세영아..."
"분위기가 왜들이래? 나보고 쏘라며. 가자. 술 한잔 하러 가야지. 나를 따르라~"
일부러 웃었건만 얘들 너무 하는 거 아니야? 후- 아무튼 내가 운영하는(?) 나이트로 갔다. 가자 마자 나를
반기는 떡대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2층으로 올라갔다. 가장 큰 방에 들어간 우리들. 이 곳은 노래방
기계까지 있다. 옆엔 침대도 있고. 참 편리한 곳이랄까?
"아. 세영님. 오셨군요."
"반말 하라니깐."
"아, 죄송합니다. 버릇이 되서.."
"후- 알아서 준비 좀 해 줘."
"네.... 아.... 응."
비하는 항상 존대를 쓴다. 간혹 반말을 하기도 하지만 역시 자신은 존대가 편하다나? 그렇지만 내가 불편
한 걸 어쩌라구. 이내 비하가 나가고 얼마 안 있자 테이블 위로 수북히 쌓이는 안주들과 술들.
"자- 취해보자!!!"
모두들 술을 보고서도 좋아하는 눈치들이 아니다. 큭- 난 괜찮다니깐 그러네.
"자자- 마시자고! 나보고 쏘라며. 쏠 때 즐겨. 싫으면 나 혼자 먹는다! 에이씨. 억지로라도 먹어!"
손수 얘들에게 병 하나씩을 쥐어주었다. 잔에 따라먹는거 솔직히 귀찮다. 이내 병을 들고 건배를 했다.
갑자기 일어서서 도민이가 말하기를...
"세영이가 슬프지 않기를 위하여!"
"태현이가 슬프지 않기를 위하여!"
도민이와 함께 타락범생도 함께 일어났다. 커플은 일심동체라더니...
"커플은 일심동체라더니. >ㅁ< 둘이 모야~~~"
"오빠. 커플이 아니라 부부에요. 부부. 부부는 일심동체."
"아아~ 그렇군아~"
쟤들도 천생연분이구나. 그러고 보니 모두들 짝이 있는 것 같은데... 아. 상은이도 짝이 없구나.
"근데 세진아."
"네, 누나."
"너희 축제 준비할 때 하늘이랑 같이 한다는 말은 없었잖아."
"몰라요. 그렇게 되버렸네요."
뭔가를 숨기는 듯한 세진이지만. 모두들 그냥 넘겼다. 그리고서 한잔씩 원샷을 때리는 아이들. 갑자기 문
이 열리더니 상은이의 오빠와 장미가 들어온다. 그리고 뒤에는 태현이와 하얀이가 들어왔다.
"너흰 뭐야. 누구 허락 맡고 들어와?"
"너희에겐 관심없어. 한세영. 나 할 말있어. 잠깐 나 좀 봐."
화를 내는 도민이와 얘들을 무시한채 나만을 바라보는 장미. 뭔가 할 말이 있기는 하나 보네. 망설임
없이 나를 쳐다보는 장미의 표정. 애들이 가지말라는 것을 뒤로 한 채 나는 장미를 따라갔다.
"우상흔. 너도 한 잔 해. 사람은 많은 수록 좋으니까."
애써 태현이와 새하얀을 무시한 채로 장미를 따라 나갔다. 밖으로 나가기는 뭐해서 내가 쓰는 사무실로
갔다. 문을 닫고 들어오자 마자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미.
"미안해."
"뭐?"
"미안했다구...."
"뭐라는 거야 얘가."
"여태 미안했어. 하늘이... 약혼자였던건 사실이지만 하늘이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어. 하늘이를 향한 내
마음. 난 항상 사랑인 줄로만 알았어. 그런데 그게 집착이란 걸... 늦게서야 알아버렸지 뭐야. 다행히도
상흔이 오빠가 나에게 일깨워줬어. 이제 내가 너를 괴롭힐 일은 없을 꺼야. 정말 미안해."
"일어서. 내가 너한테 용서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일어서. 일어서라고 했어."
"나... 용서해 주는 거야?"
"용서고 뭐고 없어."
"아... 참. 알려줄게 있어. 하얀이 언니를 조심해. 빛나랑 같이 일년 꿇었는데 하얀이 언니는 엄청 무서운
사람이야."
"알어. 너네 둘다 조폭 집안 이잖아. 큭- 나 한세영은 그런거 가지곤 안 쫄아. 이만 가지? 얘들이 많이
기다릴꺼야. 특히 넌 상흔이가 기다리고 있을껄?"
마지막까지 꾸벅-하고 인사를 하고서 나가는 장미. 미안하다라... 진작에 미안하다고 했다면 그랬다면...
이렇게 꼬일 필요까진 없었을 텐데. 정말 미치겠네. 난 누굴 좋아하고 사랑했었던 거지? 둘 다. 라면 난
최악이야. 둘 다 아니라고 해도... 하- 이제와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한세영. 넌 래드엔젤이야. 피도
눈물도 없는... 감정 또한 차갑게 식어버린 이중인격 아이스걸이라구. 네 스스로 원한 거였잖아. 예전의
너를 찾아야지. 이렇게 망설이면 어쩌자는 거야...
"세영님. 여기 계셨군요."
"내가 존대 쓰지 말라고.... 후- 무슨 일이야?"
뭔가 심각함을 느낀 나는 바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비하.
"메...메롱."
"푸하하하하하- 너 뭐하냐."
"이제야 웃으시는군요. 이제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지하게 메롱이라니... 큭- 아 미치겠네. 비하 덕에 정말 오랜만에 웃어버렸다. 여태 웃는 모습은 좀 봤
었지만 이렇게 메롱이라는 유치한 장난을 할 줄이야... 의외인걸.
"현재 주작과 청룡이 곧 움질일 거라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거기에 스파이들 다 심어놨었지?"
"그럼요. 예전에 했었습니다. 다들 꽤 높은 직급에 있다고 합니다. 곧 쳐들어올꺼라는데 빼낼까요?"
"어. 조심스럽게 행동해. 갑자기 높은 직급에 있던 놈들이 사라지면 눈치를 챌 테니깐. 조심에 또 조심을
하고."
"예."
비하는 서류 하나를 내게 건내주고선 나갔다. 서류를 보니 역시나 주작과 청룡에 관한 자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정도의 자료라면 역시 꽤나 높은 간부가 됬다는 소리로군. 아... 빼내는 거야 비하가 전문이니
잘하겠지. 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후- 그럼 가볼까?
"얘들아. 나...."
-_-... 주인공은 빠져있건만 어느새 하늘이까지 와서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큭- 미치겠군. 얘들은 내가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도민이만이 나를 아는 체 해준다.
"장미는?"
"갔어. 근데 쟤는 아직도 안 갔네. 씨바- 가라고 했었는데도 도통 말을 안 들어."
"지 알아서 하라지 뭐. 큭- 아참. 도민이 너도 알지?"
"뭘?"
"저 새하얀. 조폭 집안이다. 그것도 주작."
"뭐어?!"
"쉿- 아무튼 조심하라구. 비하 말로는 곧 쳐들어 올꺼같다니깐."
"응..."
애들은 신이나있다. 내 일은 이제 잊은 듯 한 모양이다. 순간 태현이와 눈을 마주쳤지만 먼저 고개를 돌
려버리는 태현이. 나도 고개를 돌렸는데 이번엔 하늘이와 눈이 마주쳤다. 후- 두 눈을 마주치고 나니 가슴
한 켠이 에려온다. 이젠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 일까. 채하늘도 박태현도 모두 나를 이용하고 버린 재수
없는 자식일 뿐이야.
"도민아. 난 먼저 간다. 마저 놀다가 가. 세진아. 누나 먼저 간다."
"어..."
"어. 알았어. 누나. 여기 열쇠."
세진이가 준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선 집으로 향해 갔다. 그런데 나이트 밖을 조금 지나 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미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이트에서 부터 쫓아 온 모양인가?
"거기 서!"
내가 뛰자 아예 대 놓고 거기 서라고 악을 쓰는 떡대들. 젠장... 우리 애들은 뭐하고 있었던 거야. 하긴...
먼저 시비를 걸지 않은 이상 손대지 말라고 내가 누차 경고를 했었지. 아오. 술 먹었는데... 뭐. 취할 정도
가 아닌 잠시 목을 축이는 정도로만 먹었지만...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
주지 않는다. 불쌍하다는 듯한 시선들일 뿐. 하는 수 없지. 나는 일부러 막다른 골목으로 향했다.
"큭- 막다른 골목이군. 야옹아~ 이젠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 데 어쩌니?"
"야옹이? 씨바 누구한테 야옹이라는 거야. 이 떡대 새끼야."
"그만 대들어라. 조용히 우리만 따라오면 되."
"미친."
계속 화를 부추겼다. 그러자 알아서 넘어오는 떡대. 떡대는 나를 향해 주먹을 뻗더니 이내 쓰러져 버렸다.
왜냐. 내가 다리를 걸었으니깐. 엎어져서는 일어서지도 못한다. 거북이처럼... 슬슬 몸을 풀어 볼까? 작가
는 참 착하기도 하지. 내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알아서 인간들 보내서 즐겁게 해주고 말이야. 큭-
퍽- 퍼억- 빠악!!!
그렇게 신이 나게 떡대들을 죽도록 때렸다. 내 알 수 없는 감정들을 주먹에 실어서 멀리멀리 보내버렸다.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5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6
"윽..."
술...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왜 이러는 거지. 몸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 나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 떡
대들 수가 줄어들지를 않는다. 뻗어 있는 놈들은 늘어가지만 줄어들지를 않아. 아... 이러면 안되는데... 갑
자기 떡대 한 놈이 뒤에서 손수건으로 내 입을 막았다. 안돼...... 안돼...... 마음속으로 안돼만을 외치면서도
끝내 쓰러져 버렸다.
"얘들아, 가자. 아가씨 기다리신다."
"예!"
으음.... 여기가 어디지? 읍... 이럴 수가. 손과 발이 묶여있다. 입도 테이프로 막아져 있고. 하- 한세영.
살다살다 별 꼴을 다 당하는 구나. 후- 미치겠군. 누가 한 짓이지? 도대체 누구냐고.
"후- 잡아 왔으니 된거야. 그나저나 왜 안 깨?"
"아, 곧 깨어날 겁니다. 아가씨. 일단은 이 차라도..."
"흠... 알았어."
흐릿하게 보이고 흐릿하게 들리지만... 저건 분명 새하얀이다. 박태현의 ..... 젠장. 난 이미 끝났는데 왜
나를 끌고 온거지? 알 수 없는 인간이군. 장미의 말 무시하는 게 아니었는데.
"어머~ 깨어났네~"
"예?"
"저년 일어났다구. 눈을 살짝 뜨고 있지만. 왜 꼬라봐 이년아?"
퍽-
"윽..."
무방비 상태로 굽 높은 하이힐에 명치를 차였다. 이렇게 아팠었나. 아가씨... 맞다. 새하얀은 주작 보스의
딸이었지. 조사한 바에 의한다면 새하얀은 입양아고, 새하얀을 위해서라면 뭐든 물불 가리지 않고 하는..
충견같은 조직 사람들. 어떻게 빠져나가지?
"거북."
"예. 아가씨."
"난 이만 가볼테니깐. 저년 주변 인간들 저년 핸드폰으로 불러서 잠깐 손 좀 봐줘. 내가 하고 싶지만 난
피부관리 하러 가야되거든~"
"예. 염려마십시오. 아가씨."
90도로 몸을 숙이는 거북. 풉- 거북이라. 이내 도도하게 걸으며 나가버린 새하얀. 이내 거북이란 놈이 내
게로 다가오더니 주머니를 뒤진다. 어딜 만져! 쳐내고 싶었으나 움직이지 않는 내 손과 다리다. 발버둥을
쳤는데 젠장맞게도 핸드폰이 주머니에서 알아서 나와준다. 이걸 노렸었나...
"음. 그렇다면 간단하게 1번부터 3번에 저장되 있는 사람들을 불러볼까~"
추악하게 웃으며 내 핸드폰에서 1번과 통화 버튼을 누르는 거북. 젠장... 1번 부터 3번이라면... 도민이랑
박태현. 채하늘이란 말이야. 지웠어야 하는 데 왜 안 지운거지. 빌어먹을. 도민이라면 당연히 내게 올꺼야.
박태현 그 놈은 몰라. 채하늘도 이미 나랑 끝났으니 올 일은 없겠구. 그렇게 되면 도민이가 너무 위험한데.
"여보세요. 네가 도민이냐?"
- 넌 누군데 세영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
"나? 글쎄다~ 한가지 중요한건 한세영이 나한테 묶여 있다는 거지."
- 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난 바쁘니깐 끊는다. 뚝-
"이런 썅!!!"
통화음이 다 들린다. 나와 가깝게 있었기 때문에. 거북이란 놈은 내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그랬는지도 모
르겠지만... 이내 2번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선 도민이에게 했던데로 말을 하는 녀석.
"뭐시? 상관이 없다고라. 네가 지금 장난 하는 기가!"
흥분을 하면서 사투리를 쓰는 거북. 큭- 상관이 없지. 당연히 상관이 있을 리가 없잖아? 안되겠다 싶었는
지 이번엔 3번에 전화를 건다. 이젠 나와 멀리 떨어져서 전화를 하는 거북. 1번에 다시 걸었다.
"야. 한세영. 말해라. 네 여기 있다꼬 퍼뜩 말 하란 말이다."
"으읍 으으으으"
야이 개자식아. 입에 붙여놓은 테이프는 떼어 줘야 하는 거 아냐. 왜 그런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이내 왜 그런지 비로소 알고 테이프를 떼어 주는 거북. 나는 핸드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박도민. 내 말 잘들어. 넌 여기에 올 필요 없어. 왔다간 분명 크게 다칠꺼야."
"이 년이 뭐라 카노. 에잇- 아무튼 한세영이 내한테 있는 건 알았것제. 퍼뜩 안 오면 목숨은 보장 못한다.
여기는 ......이니께 빨리 안 오면 알아서 하그라."
이내 내 핸드폰을 던져버리는 거북. 내가 풀려나기만 하면 너만 집중적으로 공격할 줄 알어.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창고 문이 열렸다. 이내 들어 오는 사람들..... 채하늘? 네가 왜 여기에 나타난거지? 곧이어 도민
이가 들어섰다. 얘들을 다 데리고...
"이 가시나가 돌았나. 네 혼자 와야제. 와 다 데꼬 오노!"
"병신아. 네가 나만 오란 소리는 하지도 않았거든? 씨바- 빨리 세영이 내놔."
"시...싫다. 내가 미쳤노. 야들아. 공격 시작혀라."
"예, 형님!"
현재 수로 본다면 10:30 명. 이건 무모한 도전일 뿐이다. 보통 일진들이라면 11명이라도 이길 수 있겠지만
상대는 전문가다. 학생이 아닌 어른이고, 사람을 죽여보기 까지 했던 그런 놈들이다. 어째서 나같은 걸
위해서 여기로 온 거지? 어째서...
"박도민. 내가 오지 말라고 했었잖아. 왜 온거야!"
"왜냐구? 왜냐구? 왜냐면. 한세영하고 박도민하고는 뗄레야 뗄수 없는 친구니까!"
"..."
멍-해진다. 친구... 큭- 그래 친구. 친구...친구.... 피식- 웃는 내 얼굴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래 친구니까
나를 위해 와준거겠지... 이렇게 복잡한 건 싫은데... 이런것 따윈 정말 싫은데... 갑자기 거북 놈이 칼을
들고선 내게로 다가온다. 이내 내 목에 칼을 대는 녀석.
"이젠 포기하시지? 안그러면 정말로 이 여자 목숨은 보장할 수 없어."
"이런!"
"세진아 멈춰. 저건 평범한 협박 같은 거 아니야. 저런 놈들은 정말로 사람을 죽인다구."
"..."
"우하하하하. 그래야지. 그래야 말이 통하지."
"뭘 원하는 거지?"
"잘 알텐데. 박도민? 어서 꿇어."
"젠장...."
이내 도민이가 무릎을 꿇었다. 모두들 도민이를 말리지만 도민이는 무릎을 꿇었다. 알고 있으니까. 도민
이는 조직이란 어둠의 세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니까 무릎을 꿇은 거다. 천하의 박도민이... 이내 도민
이를 따라서 모두 무릎을 꿇는다. 마음이 따뜻하다. 그런데 무릎을 꿇은 얘들은 9명인데... 분명 온 건
10명이었잖아. 1명은 어디로 간 거야? 세진. 휴하. 류하. 도민. 빛나. 상은. 사과. 선화. 시내. 없는 건.....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6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7
없는 건... 채하늘이잖아. 어디로 간 거지? 갑자기 내 뒤에 기척이 느껴진다. 어떻게 하늘이가 내게 가까이
온지도 모르는 이 거북이란 인간은 뭐야. 하늘이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곧 풀어준다고서 이내 날카로운 물
건으로 손에 묶인 끈과 발에 묶인 끈을 풀어주었다. 애들도 하늘이를 발견하고는 처음엔 놀라다가 이내 무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야들아. 퍼뜩 시작 허들라고."
"예!"
사투리와 표준어를 자기 맘대로 쓰는 거북. 처음부터 너무 세게 나간다. 기회를 엿보고 재빨리 놈을 제압
해야한다. 그래야 모두가 편해져. 되도록 빨리 해야한다. 그래야 애들이 덜 다친다. 갑자기 전화를 받는
거북. 기회는 이때다. 막 대답을 하던 거북의 칼을 든 손을 잡고선 비틀면서 명치를 무릎으로 찍었다. 이내
힘없이 떨어지는 칼은 내가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항상 빈틈을
노렸다가 잽싸게 칼을 주워서 공격을 한 놈들도 꽤 많이 봤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예방차원이랄까.
"윽... 이 가시나가."
"어이. 그만 하지? 너희 형님 다치는 꼴 보기 싫거든."
"킥- 장난 하냐?"
더 세게 밟는 새끼들. 그런데 저 놈 어디에서 많이 보던 인간인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 녀석은 우리파
잖아. 젠장.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민이도 못 알아 보냐.
"도민아, 쟤 어디에서 봤지?"
"으윽.... 어?"
"흐익!"
맞다가 내 대답에 고개를 올리는 도민이. 둘이 눈이 마주쳤다. 이내 놀라 기겁을 하는 인간. 그럼 그렇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못 알아본 거였구나. 재빨리 공격을 멈추는 인간. 그 인간을 따라 다른
놈들도 멈춘다. 내가 갈치라고 불렀었는데 큭-
"어이 갈치. 너 너무 한다? 이제 우리 조직 배신 하겠다는 거야 뭐야. 너 돌아오면 알아서 해라."
"죄... 죄송합니다."
갑자기 돌변한 갈치의 행동에 모두들 의아하다는 듯 서로를 쳐다본다. 큭- 이런. 거북이 놈 어디로 갔지?
"한세영 위험해!"
"뭐...?"
퍽!!!
"윽..."
젠장. 나도 알고 있다고. 바로 잡아다가 명치를 꽂아주려고 가만히 있었는데 나를 왜 감싼거야 채하늘.
왜 어지럽게 하냐고. 목과 어깨 부분을 맞은 하늘이. 거북이란 놈은 이런 걸 원하지는 않았는 듯 흠칫-
놀란다. 이런 짓 많이 했을 것 같은 데 왜 저러지?
"사... 살려줘."
"큭- 꺼져. 병신아."
젠장. 내가 또 래드엔젤로 바꼈나보네. 갑자기 제어가 힘들어. 나도 몰라. 그냥 내 몸이 하는 데로 가만히
흐름에 맡길래...
(세영이 마음을 편하게 먹자 더더욱 스피드와 힘이 높아졌다. 이내 피를 토하며 바닥을 뒹구는 거북. 세영
은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더 잔인하게 조여간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거북의 부하들이 세영에
게 덤비지만 거북보다 더 빨리 바닥에 나뒹굴어버렸다. 안되겠다 싶은 도민은 얘들과 함께 세영에게로
갔다. 그리고선 하나 둘 셋을 외치며 그대로 세영에게 주먹을 내리 꽂았다. 별 반응이 없던 세영은 잠시
뒤에야 정신을 차린 듯 주먹에서 힘을 뺐다.)
"후~ 죽는 줄 알았네. 한 번에 끝나서 다행이다. 얘들아. 너희 수고 많았어."
"아무리 우리 누나라지만 무서워. 어휴..."
"다행이다. 친구라서."
"적이었다면 큰일 났겠어..."
"휘유-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다들 한숨을 내쉬며 놀란 가슴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내가 그렇게 날뛰었던가. 아. 그러고 보니 하늘이...
채하늘이 다쳤는데 다들 뭐 하는 거야.
"도민아. 119에 전화."
"왜?"
"채하늘 쓰러졌잖아."
"아. 맞다. 이런..."
황급히 전화를 거는 도민이. 타락 범생은 응급처치를 한다. 그나저나 여기에서 빨리 빠져 나가야 되는데.
괜스레 경찰이라도 온다면 일이 복잡해질거야.
"도민아 전화 끊어."
"뭐...?"
놀라면서도 내 말은 잘 들어 주는 도민이. 아직까지 말을 안한 것으로 보아 연결은 안된 듯 하다. 괜히 장
난 전화로 오해받으면 안되지. 큭- 나는 비하에게 전화를 했다. 이내 큰 차를 가지고서 온 비하.
"괜찮으십니까?"
"응. 아... 일단은 병원에 가야되."
"예. 저기 저 차를 타고 가십시오. 마무리는 제가 알아서 처리 하겠습니다."
"그래."
꽤 큰 차에 비하와 우리 조직 사람 몇 명을 빼고서 탔다. 갈치는 어느새 비하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정없이 밟아대는 덕에 빠르게 병원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여긴... 태민이가 있는 병원이네? 하늘이도
걱정이 되지만 태민이에게 가봐도 좋을 것 같다. 수술을 하면 시간이 꽤 걸릴 테니까.
"여기 응급환자요!"
"빨리 수술실로 옮겨."
"네! 자 보호자는 어서 와서 도장찍어 주세요."
"저기 어른이 없고 급한데 저희가 하면 안되나요?"
"하는 수 없죠. 그럼 바로 수술 시작합니다. 나머지 분들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급박한 상황. 무사하겠지? 다행히 머리는 빗맞았으니까. 제발 무사해. 안 무사하면 미워할꺼야. 채하늘.
네가 아닌 나를.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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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어..? 태민이구나?"
"누나 태민이 보러 온거야? 흐익. 이 피들...."
"아.. 누난 괜찮아. 태민아 방에 들어가있어야지."
"누나. 상처 치료부터 하구 와. 응?"
"후... 알았어."
태민이가 억지로 밀어내는 통에 나도 상처를 치료했다. 솔직히 별로 다친 것도 없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이
되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태민이다. 귀여워라. 다른 얘들도 치료를 받고 있겠지? 금방 치료가 끝이
나고 태민이의 손에 이끌려 태민이의 병실로 갔다. 오늘은 태민이의 엄마가 보이시질 않는다.
"누나. 우리 엄마는 잠깐 집에 간다고 했어."
"그래? 그렇구나. ^^"
태민이는 전에 내가 준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고 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먹을 거리도 사오면 좋았
겠지만 지금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태민이와 놀아주기 위한게 아니라 하늘이가 다쳐서 온 건데... 수술은
잘 되고 있을까? 그렇게 태민이와 놀아주면서도 나는 계속 하늘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태민이가
피곤했던지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잤다. 그 모습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 보다.
드르르르륵-
"여보세요?"
- 세영아. 어디야? 이제 수술 끝났어. 얼른 와.
"...어. 곧 갈께."
잘 자고 있는 태민이의 머리를 한 번 넘겨준 뒤 곧바로 얘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가는 도중에 간호사
들이 뛰지 말라고 했지만 내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얘들을 발견하고선 걸음을 멈추었다. 다행히 무슨
일은 없나보다. 표정이 그리 나쁘게 보이지 만은 않아.
"수술은?"
"잘됬데. 약간 위험했다나... 그래도 며칠 병원에 입원하면서 약물치료하면 괜찮아 진데."
"후...."
다행이다... 다행이야. 다행이라고. 난 누가 죽는 꼴 절대 못보니까. 특히나 그게 나 때문이라면. 내가 래
드 엔젤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면... 아버지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선 나를 구하려다가 돌아가셨다.
어리고 아무런 힘이 없던 나를 구하려다가. 그 이후로 아버지께서 지키고 계셨던 조직의 자리를 물려받
았다. 세진이가 하려고 했지만 나 때문이기에 내가 한다고 했다. 차가워 지려고 강해 지려고 얼마나 노력
을 했는지 모른다. 아무도.... 그건 나만이 아는 고통이니까.
"누나. 상처 치료는..? 아. 했구나. 너무 걱정 마. 하늘이 형 괜찮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어."
"어."
며칠 동안 하늘이는 병원에서 지냈다. 얘들이 번갈아 가면서 병문안도 갔고. 어느 새 친해져 있었다. 전엔
사이가 안 좋았던 사과와는 이제 형, 아우라며 진짜 형제 못지 않은 형제애를 보여준다.
"다행이야. 내일은 퇴원이지?"
"어...."
"그럼 다음에 보자."
"난 정말 안되는 거야 세영아?"
"채하늘. 이미 끝난 일이야. 그 얘기 할 꺼면 나 다시는 너 못 봐."
"..."
있지 채하늘. 나 이상하다? 요샌 하루에 한 번씩 잘때마다 꿈 속에서 너랑 태현이가 번갈아 나와. 이상하게
너희 둘이 나오면 난 슬퍼서 눈물이 흘러. 다시 시작할 순 없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마저 들어. 그렇지만
난 포기하려구. 애꿎은 나 때문에 상처받는 거 질색이야. 요새는 주작이 심상치 않아서 마음을 놓을 수도
없고... 애초에 내게 사랑 같은 감정은 존재하지 않았겠지.
"세영님. 주작이..."
"알았어. 얘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잠시 주춤했지만 알아서 잘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쪽에 몇 명 정도가 왔지?"
"아마도 60%가 왔을 겁니다."
"그럼 우리 얘들 40%만 주작을 막고 60%는 쳐들어간다."
"그건...."
"훈련이 잘 됬다면 가능해. 바로 일끝나는 데로 우리 쪽에 와서 도우면 되."
"예!"
시작인가 새하얀. 그러고 보니 얘들이 사라졌....다? 다들 어디로 간거지?
- 여보세요.
"세진아. 거기 어디야?"
- 퍽! 윽... 아무 것도 아니야. 지금 너무 바빠서 끊을께!
"세진... 세... 세진아!!!"
설마 세진이랑 얘들에게까지 손을 뻗은 건가? 젠장 맞을 새하얀. 오늘 확실하게 주작을 끝내주지. 이미
싸움은 시작이 되었고 나도 준비만하고 가면 그만이야. 곧바로 비밀 방으로 가서 붉은 색 옷을 입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아끼는 무기를 들었다. 그냥 보면 봉 같지만 스위치를 누르면 바로 칼이 나온다. 그 다
음 총까지. 솔직히 이런 무기 필요는 없었다. 총? 위협용일 뿐. 어둠의 세계에서 총이 없다면 대화를 할 수
없다. 그만큼 총은 필수품일 뿐이다. 조금 무겁지만 제일 가볍게 만든 방탄복까지 입었다. 손에 붕대를
조금 감고 준비 완료. 비하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주작의 근거지로 쳐들어갔다.
"이런..."
역시나 주작과 동맹을 맺은 청룡이 나와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젠장. 이럴줄 알았으면 현무 쪽이랑 동맹
을 맺는 건데... 현무 쪽에 대해서 조사를 해도 도통 뭔가를 건질 수가 없다. 억지로라도 알아내는 건데...
아쉽군. 그렇지만 이 정도라면 해치울 수 있겠지.
"시작하지."
"예. 모두 가라. 가서 이겨라!"
"우우우우-"
낮은 소리들을 내면서 싸우기 시작하는 검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 쇠파이프와 각목은 기본이고 총을 가지
고서 위협을 하는 놈들도 있다. 그렇지만 총은 방탄복이 있다. 돈은 좀 든다고 해도 방탄복을 다 입은 이상
일단 총의 위험은 덜하다. 한 명이 위협을 받으면 다른 한 명이 뒤에서 총을 든 놈의 급소를 사정없이 내리
찍어버린다. 그리고서 총은 압수~ 뭐 나도 그런 식이긴 하지만. 지금은 무기를 쓸 필요도 없겠다. 잠깐..
저기에 장미가 있잖아? 새하얀도... 장미가 뭐라고 해대지만 새하얀은 미소를 머금고서 안된다고 난리다.
젠장.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조금 뒤면 길이 열릴 겁니다. 래드 엔젤님과 상위 간부들이 올라가면 됩니다. 이미 이쪽에도 상위 간부들
이 심어져 있으니 알아서 길을 열어줄 겁니다."
"오케이. 신호 보내."
"예."
잠시 싸우다가 이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저절로 길이 열린다. 나를 발견한 새하얀이 고래고래 소리
를 지르자 그 때 서야 내게 달라들려고 하지만 금방 쓰러져버린다. 우리 조직원들은 체력분배가 월등하다.
다른 조직원들이 비해서. 또한 훈련 강도부터가 다르니 차이가 날 수 밖에. 이내 뒤에서 갑자기 하얀 양복
을 입은 사람이 내리더니 나를 부른다.
"안녕, 래드엔젤~ 나는 백장미라고 해. 현무 쪽은 내가 관리하거든. 얼른 올라가. 뒤는 내가 알아서 다~
할께."
"그럼 부탁. 비하야 가자."
"예."
"쳇-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듣던대로네."
흰 양복을 입고서 서있는 백장미. 그녀의 이름은 백하윤. 백장미파의 보스인 사람이다. 그녀의 나이 이제
스물 다섯. 아직도 어려보이는 외모 덕에 약간의 고생을 한다. 뒤 이어 차에서 내린 사람들. 이내 오랜만에
몸 좀 풀겠다는 듯 각자 각목과 쇠파이프를 손에 들고서 싸움판에 뛰어들었다.
"래드 엔젤님. 저 쪽입니다."
"어."
엘리베이터는 일부러 그런 듯 고장이 나있다. 젠장. 층마다 올라갈 때마다 인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간단
하게 급소만 노려서 바로 바로 올라왔다. 드디어 마지막층. 상위 간부들이 스파이 노릇을 톡톡히 했던지
중간중간에는 그냥 올라왔다. 후- 마지막 층엔 특별히 문이 있는데 더럽게도 안 열린다. 으으으으으-
힘을 줘서 여니 겨우 열리다가 이내 활짝 열렸다.
"오우~ 그 문을 열다니 역시 보통은 아니란 말이야~"
"새... 새하얀 언제 위로 올라 온거야?"
"그을쎄- 그건 비밀이지. 후후- 아빠. 내가 말한 년이 저년이에요. 근데 저년이 왜 여기로 왔지. 어떻게
친구들이 잡힌 걸 알았나 몰라~"
"뭐...?"
"어머, 몰랐니? 니 친구들 네가 여기 붙잡혀있다니깐 바로 달라들더라? 그래서 잠깐 교육 좀 시켰지. 모."
"큭- 새철민. 역시나 딸이라면 사죽을 못쓰는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년이 어디에서 반말질이야."
"하던말던. 후아- 인질들이나 내놔. (소근) 넌 왜 말 안해준거지?"
"(소근) 죄송합니다. 아시면 감정적이시지 않을까 해서..."
"하는 수 없지..."
새철민. 새하얀의 새아버지. 주작의 보스. 사악하고 악랄하기로 검은 세계에 이미 떨친 명성이 있다.
이내 자기 부하 하나를 시켜서 뭐라고 하자 그 부하가 곧바로 어디로 뛰어가더니 얘들을 데리고 왔다.
세상에... 여자얘들도 장난이 아니게 다쳤다.
"박도민...."
"..."
"채하늘.... 김사과..... 카사랑 타락범생... 씨바 다 왜 이래... 일어나라고!"
"걱정마라. 네 친구들은 곧 일어날 테니까."
"아빠 빨리 저년 혼내줘요. 네?"
"흠... 아빠도 그러고 싶지만 저년은 보통이 아니란다. 저년이 저래뵈도 백호의 보스거든."
"네...? 보... 보스라구요?"
"그래. 그렇지만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야. 얘들아. 가라"
큭- 이내 공격을 퍼붓는 새끼들. 하지만 체력안배는 물론 실력이 월등한 우리 백호가 질리가 없지. 급소란
급소만 골라쳐서 금방 끝냈다. 하지만 어디에서 들어오는지 쳐내도 쳐내도 계속 달라든다.
철컥-
"세영님...."
"큭- 왜. 쫄았니?"
안되겠다 싶은지 새하얀년이 총을 들고 나를 향해 겨누고 있다. 모두들 당황한 눈치다. 이내 자세를 잡고서
나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새하얀.
탕!
"윽..."
"세영님..."
"이럴줄 알았냐? 미친. 큭-"
"으악. 깜짝이야!!!"
"무슨 소리야..."
총소리를 듣고 얘들이 깨어난 모양이다. 갑자기 모두들 일어 난다. 그리고선 내게로 온다. 분명 손과 발은
묶였을 텐데? 의아한듯 쳐다보자 하늘이를 가르킨다. 하늘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심하게 당황한 새하얀. 방탄복 정도는 입는 센스가 필요하건만 너는 센스가 영 꽝이야. 후-
"새하얀. 그만 하지?"
"태현아..."
갑자기 튀어나온 박태현. 여태 뭘 한 거야? 왜 너만 멀쩡한거지? 네 친구들 모습 보이지도 않아?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8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69
"태현아... 왜 나왔어. 들어가 있지 않구..."
"분명 약속 했을텐데. 친구들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 하지만."
"나도 봐주는 데엔 한계가 있어."
"으흑...."
후- 다친 애들 앞에서 유치한 사랑 싸움인가? 큭- 역시 내가 사람 하나 보는 눈이 정확하지 않았어. 역시...
안되는 거였어. 저런 인간에게 한 때마다 내 마음을 나눠준 게 생각만 해도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아.
"새철민. 끝내지? 아무리 우리 검은 세계에 사는 인간들이 싸우는 데에 총을 가지고서 싸우는 거야 그렇게
뭐라고 하지 않겠는데 역시나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
"비겁이라 한다면 오히려 고맙지. 우리에겐 그런 말이 칭찬으로 들리니 말이야. 껄껄."
"미친. 그 입 다시는 못 열게 해주지."
나는 한 걸음 씩 다가갔다. 아버지를 죽이는 데 앞장섰던 그 모습이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젠장... 그 때도
내가 이렇게 강했다면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 따위는 없었을 텐데. 아버지는 돌아가셨는 데 너만 멀쩡하
다니... 세상 참 불공평하다. 그렇지? 후후후
빠악!!! 퍽!!!!!!!
감정적으로 되다보니 눈이 빨개지는 것 같다. 몸에 차오르는 에너지가 증명하고 있다. 보통 때보다 강도가
훨씬 세진 것 같다.
"딸과 비슷한 년한테 당하는 기분은 어때? 좋지?"
"쿨럭... 하.... 살려줘... 살려줘... 쿨럭."
"내가 살려달라고 했잖아. 우리 아빠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도 차갑게 웃기만 했잖아. 이제 와서 살려달라고?
후- 웃기는 군."
"한세영. 그 사람은 우리 아빠야. 나한테 퍼부우면 되잖아. 왜 우리 아빠한테 난리야!"
발악을 하는 새하얀. 꼴에 아버지라고 챙기는 거냐? 어? 그런거냐고. 씨발... 뒤에서 하늘이가 날 말리려고
하지만 세진이가 가로 막는다. 세진이도 아니까.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그 원수가 지금 나한테 당하는
모습을 똑똑히 새기려고.
빠악!!! 빡!!!!!!!!!!!! 퍼억-
"난 누구완 달라서 사람을 죽이진 않아. 죽기 직전까지라면 모를까. 전에 죽이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원망
하진 않았을거야. 너 같은 놈과 같은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노라니 여간 기분이 찝찝한게 아닌걸?"
"으윽...."
"아빠!!! 한세영. 그만하라구. 정말 죽일셈이야?"
"내가 말했지. 죽이진 않겠다구....... 박태현. 비켜."
"못 비켜."
내 앞을 가로막는 박태현. 끝까지 우리들을 배신하겠다 이 소린가? 창고에서도 너는 와주질 않았지. 지금
도 너는 혼자 멀쩡한 채로 이젠 나를 가로 막아. 너에게 심장이 뛰는 줄 알았는 데 그건 아닌 모양이야.
단지 너를 보면 너무 고마워서 그런 것 뿐이었어. 큭- 나를 가로막는 태현이에게 그대로 주먹을 뻗었다.
한 방에 쓰러져버린 태현. 넌 그 정도다. 나보다 약하고. 어리고. 나완 다른 인간일 뿐이야.
"큭- 그래. 이쯤해두지. 만약에 경우라도 우리 쪽에 기습을 하면 바로 끝이라는 거 명심해. 특히 새하얀.
나 박태현이랑 옛날 꽃날에 끝났거든? 그만 나한테 대들어라. 한번만 더 깝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저 세상
사람으로 만드는 수가 있어."
이젠 비하가 대충 마무리를 하겠지. 아 젠장.. 눈이 감겨 오잖아. 나의 최대의 단점이랄까. 완전한 붉은
눈으로 변한 상태에서 싸우고 난 후에는... 너무 많은 힘을 써버려서 쓰러져 버린다. 이번에는 버티리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또 눈이 감긴다. 빌어먹을 몸뚱아리 같으니라고.
(세영이 쓰러지고 나자 하늘이 재빨리 세영을 업고서 병원으로 갔다. 도민은 얘들과 함께 뒤처리를 하고
조금 심하게 다친 사과와 선화. 시내, 휴하. 류하도 하늘과 함께 병원에 가서 간단하게 상처를 치료 받았
다.)
"으음..."
"괜찮아? 다행이다. 세영아."
와락- 껴 안는 하늘이. 이봐 채하늘. 갑자기 껴안으면 어쩌겠다는 거야. 밀려고 해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가
않는다. 제기랄. 하는 수 없이 하늘이에게 안기는 꼴이 되버렸다.
"세영아~ 어머. 미안~"
"아오. 그냥 들어와!!!"
"누나...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야?"
"세진아. 그딴 말 할 시간에 이것 좀 떼어주려무나."
애들은 나를 놔두고서 지들끼리 나가버렸다. 저런 썩을 것들. 믿었던 세진이까지 그냥 나가버리다니...내
이것들을 그냥! 후- 아무튼 심난하네. 채하늘 이 놈은 왜 안놓는 거야. 에이.
"그만 놓지 채.하.늘?"
"싫어."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야."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미안해. 미안. 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 정말 미안해."
연신 미안하다고만 하는 하늘이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아. 하늘이가 어렸을 때
나를 심하게 놀려서 우니깐 미안하다고 했었지.... 큭-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고 난리네. 그 때도 이렇게
나를 안고서 절대 안 놔줬었는데... 나 정말 바본가. 왜 기억이 잘 안나는 거야.
"자- 이제 괜찮은 것 같으니까 퇴원하자."
"어."
"앞으로 주작이 건들일은 없을 거야. 앞으로 조직의 일에서 손을 떼겠다고 본인이 말했어. 그 조직원들도
뿔뿔히 흩어졌고. 대부분이 백호 쪽으로 투입이 됬지만."
"그걸 어떻게?!"
"난 세영이 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으니까."
"하..."
"우리 번지 점프 하러 가지 않을래?"
"번지... 점프?"
"응. 내가 좋은 데 알어. 너두 가봤구. 알꺼야."
환하게 웃으며 애기를 하는 하늘이. 그 곳이 어디일까. 내가 아는 곳은 딱 하난데. 혹시 거기? 후- 번지
점프라... 시원하게 뛰어 내리는 것도 꽤 괜찮을거야.
"하늘이형. 아직도 멀었어?"
"조금만 참아."
"에이- 좀 좋은 데 가지. 이게 뭐야."
"괜히 따라 왔어."
"그러게 누가 니들보고 따라오래?"
원래 내 예상으론 하늘이와 둘만 가는 걸로 알았건만 애들도 다같이 가기로 했단다. 내가 아는 곳은 전망
이 끝내준다. 사람들도 드물고. 문제는 차가 못 들어가서 조금의 시간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지만 그만큼
환경이 보존이 잘 되어있고 끝내주는 곳이다. 가면 갈수록 내가 아는 곳이다. 어렸을 때엔 하늘이랑 몰래
여기에 와서 산책을 했었는데.
"우리 집으로 돌아갈까?"
"빛나 누나. 저기 좀 봐요."
"헙..... 끝내준다!"
"경치 죽여주는 데?"
나보다 더 먼저 번지 점프대로 올라가버린 애들. 큭- 못말린다. 못말려. 이내 커플 번지점프를 한다고들
난리다. 알아서 가위, 바위, 보를 하고선 순서를 정해버렸다. 나와 하늘이가 마지막이 되었다. 나는 혼자서
하겠다고 말했지만 상은이가 지금 솔로 약 올리냐면서 화를 내서 어쩔 수 없이 하기로 했다. 그래놓고 자
기는 혼자가 편하다나...
"으악!!! 무서워 세진아... 으흑..."
"누나. 걱정말아요. 제가 있잖아요. 꽉 잡아요."
"Three, Two, One, 번지!"
무섭다는 빛나를 꼭 껴안고 과감하게 뛰어 내리는 세진이다. 역시 넌 내 자랑스런 동생이야. 뛰어내리면서
빛나를 꺄아아아악! 이라며 괴성을 질렀고. 세진이는 누나 사랑해! 라는 낯간지러운 말을 토해냈다.
이내 도민이와 타락 범생은 그와 정 반대로 도민이가 강한 모습을 내비치는 반면에 타락 범생은 고소 공포
증이 있다면서 안하면 안 되냐고까지 했지만 도민이가 괴력을 발휘해서 뛰어내렸다. 그 모습을 보고 모두
들 웃어버렸다. 이내 사과와 선화 커플은 둘 다 뒤로 도는 커플 묘기(?)를 선보이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시내와 카사도 뛰어내리고 상은이 차례. 상은이는 멋지게 뛰어 내리고 싶다며 언제 챙겼을지 모
를 스프레이를 양 손에 들고서 뒤로 뛰어 내렸다. 공중 회전까지 하는 그 모습은 정말 멋졌다. 위에서 내
려다 보는 모습은 조금 웃겼지만. 아... 벌써 내 차례네.
"한번에 뛰어내려!!!!!!!!!!!"
"얼른 내려와!!!!!!!!!!!"
밑에서 큰 소리로 말을 하는 애들. 하늘이와 점프대 앞에 섰다. 경치 멋지다. 바람도 선선하게 부니 엄청
시원(!)하다. 이제 봄이 되는 터라 엄청 춥다. 후아. 옆에서 카운트다운을 세어준다. '번지!'라는 말이 끝나
기가 무섭게 그대로 뛰어 내렸다. 이거 은근히 짜릿하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가 내게 가까이 온다.
"야... 너 미쳤....웁!!!"
".........하. 한세영. 엄청 사랑해. 우리 다시 시작.......할래?"
그렇게 한세영 번지 점프 하면서 하늘을 날면서 키스를 했다. 애들이 야유를 퍼붓는다. 한편으로는 부럽다
는 듯 다시 한 번 뛰겠다고 난리를 피워댔지만 그냥 가기로 했다. 스트레스를 날려서 기분이 좋았는데 키
스와 고백은 뭐냐고- 그렇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넘어 갔다.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아무
런 대답도 섣불리 나오지가 않는다. 왜 이러는 거야. 하늘이는 내가 뭐라고 하려 하자 재빨리 어디론가로
가버렸다.
"세영아. 잠깐만 여기에서 기다려. 알았지?"
"애들아. 얼른 가자."
"어!"
애들이 가는 곳이 내가 아는 곳이라면 저 곳은 하늘이네 별장인데... 왜 나한텐 기다리라고 한 거야. 그렇
게 기다리라는 말만 남긴지 어언 한 시간이 지났다. 추워 죽겠는데 언제쯤이면 오라고 하는 거야. 아오.
그냥 들어가야지. 이대로 있다간 감기에 걸리고 말겠어.
"세영아.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말한다. 우리 시작하자. 내가 엄청 잘할께."
"채하늘... 애들아...."
별장 안이 엄청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반짝이는 전구들과 화려한 조명들. 여러 모양의 풍선들과 음식까지.
설마 이걸 준비하려고 나를 한 시간 동안 추운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던거야?
"누나. 얼른 대답해야지."
"한세영 얼른 대답해라~"
"당연히 예쓰~ 겠쥐."
"어쩌면 노! 라고 할 수두 있다구."
당사자 앞에 두고 서로들 신경전을 벌이는 애들. 애들아.... 그 말은 내가 하는 거거든? 니들은 좀 빠지려
무나. -_-....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하늘이.
"인심써줬다. 까짓거 용서해준다. ^^"
"고마워 세영아."
와락-
"진작에 받아주지 그랬어. 큭큭- 형 드디어 누나랑 시작 하는 구나."
"어. ^^"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누나랑 하늘이형 시작을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누나랑
하늘이형 시작을 축하합니다~"
대표로 노래를 부르며 케잌을 가져온 세진이. 애들은 폭죽을 터트려 준다. 진작에 이랬으면 좋았을껄.
남들이랑은 다른 고백이라 좋다. 그러고 보니 나 너무 튕겼었네. 뭘 믿고 그렇게 팅겼을까.
"앞으로 잘할께."
"당연히 잘해야지~"
"한세영. 너 너무 팅기지 마라."
"맞아요. 뭐 그리 자신 있다구."
"뭐어~? 니들 거기 안서!"
큭- 모두들 오랜만에 같이 웃었다. 언제 왔는지 장미와 상흔이도 같이 있었다. 축하하러 온거였나... 태현
이랑 새하얀은 안왔구나... 와봤자 서로 성질만 배리는 데 오히려 더 잘된 거일 수도... 하늘아 나한테 잘
한다고 했잖아. 나도 잘할께. 그러니까 다시는 배신같은 거 하기 없기다?
그렇게 끝은 끝이지만 끝이 아닌 나의 사랑은 출발선에 서있다. 이미 다른 얘들은 저 앞에 가고 있으니까
빨리 따라 잡자. 그럴 수 있지. 하늘아?
[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 - 70(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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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렌소][[한빛고 전따는 이중인격 아이스걸?!]](6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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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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