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마음과 순박한 지향
1. 사람이 속세를 떠나 위로 오르자면 두 날개가 필요하니 그것은 순박함과 순결이다. 지향은 순박해야 하고 감정은 순결해야 한다. 순박함은 사람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고, 순결은 하느님을 얻어 누리게 한다. 절제 없는 감정에 지배를 받지 않도록 네가 내적으로 자유로워지면 일을 한다고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찾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네 이웃을 돕는 것뿐이라면, 너는 내적으로 자유를 누리리라. 네 마음이 바르기만 하다면 만물이 다 네 생활의 거울이 될 것이고, 너를 성스럽게 가르치는 책이 될 것이다. 하느님이 만드신 물건은 작고 천한 것이라도 하느님의 선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없다.
2. 네 안이 착하고 깨끗하면 모든 것을 지장 없이 분별하고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깨끗한 마음은 천국과 지옥을 투시한다. 이 세상에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고통이 있고 걱정이 있다면, 양심이 착하지 못한 자가 더 느끼게 되리라. 쇠가 불에 들어가면 녹이 다 없어지고 빛나는 것처럼 사람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지내면 악한 것은 다 없어지고 새 사람으로 변한다.
3. 사람이 성의가 부족해지면 작은 일도 어렵게 생각되고 외부에서 위안을 찾으려 든다. 그러나 자기를 온전히 이기고 용감히 하느님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전에 참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일도 어렵지 않게 감당한다.
■ 묵상 자료
영성 세계는 언제나 진(眞)을 찾고, 선(善)을 따르며, 미(美)를 사랑하는 세계이다. 이 세계에 들자면 정신이 순박해야 하고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 감정과 세속사와 오락에 너무 정신이 얽혀 살면 예술 세계도 모르고 더구나 영성 세계를 모르게 된다. 이렇게 살면 인간은 자연히 공허를 느끼게 되고 어두운 실망 속에 빠지게 되니, 이 세상 것은 인간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까닭이다. 정신을 가다듬어 만물의 움직임을 살펴보라. 이는 다 진선미에 속해 나아간다. 그 움직임은 결국 진선미의 근원인 하느님께로 귀결되어 간다. 해가 뜨고 지고, 초목이 자라고 쓰러지고, 동물이 살다 새끼 낳고 죽어가고, 인간이 태어나서 일하다가 그 생명을 자손에게 물려주고 떠난다. 이 자연의 세계가 돌고 도는 데에는 그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성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이 자연의 움직임을 신앙으로 믿어, 조물주 하느님을 알아 찾는 것이 영성 세계이다. 이것만이 우리를 만족시킬 것이고 이 세계에 들자면 마음의 안정을 토대로 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짐이 필요하다.
- 그리스도를 따라/ 토마스 아 켐피스/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