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 예술문화축典, 내일이 기다려진다.
원도심 일대(중앙동, 동광동)에서 일상의 축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름 하여 “일상의 축제 매일매일 기다려”입니다.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가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31일까지를 전반典, 6월 1일부터 29일까지를 후반典으로 정하고 축전을 시작했습니다. 무슨 체육경기도 아니고, 전반전 후반전이 뭐냐 싶었는데 典(법 전) 자를 써서 더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보통 축전(祝典)이나 축제(祝祭)라고 하는데 축은 한글로 전(典)은 한자로 써서 전(典) 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구경만 하는 전시나 축제가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의식이나 행사라는 의미 아닐까요?
일상의 축제 매일매일 기다려
도대체 무엇을, 누구를 기다린다는 말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도발적이면서도 은근히 궁금하게 만드는 문구는 역시 예술가들의 끼와 미적 감각을 느끼게 합니다. “또따또가”에는 많은 뜻이 함축 있는데, 또따또가의 또는 라틴어의 포용, 관용을 의미하는 tolerance에서, "따또"는 예술가들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한다는 의미이며, 가는 거리 가(街)짜를 썼다고 합니다.
또따또가 예술문화축典의 전반전典 행사 내용을 봤더니 정말 예술가들의 세심함과 대담함, 예술적 감각이 문득문득 느껴집니다. 하루에 보통 서너 개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온종일 이 행사에만 참여해도 자신이 예술인이 된 듯 한 감동에 흠뻑 빠져들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백년어서원에서 진행된 백년어서원 바까데미아 월강의 제목이 “백운거사 이규보 난세에 붓을 세우다”였습니다. 제목만 들어도 진짜 재미있었을 것 같고, 강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공예 갤러리 시화방에서는 "시화방" 공예교실이 열리고, 중앙동 40계단 에서는 국악그룹 아비오의 거리 콘서트와 풍물놀이 배우기도 계획돼 있습니다. 또따또가 입주 작가들과 일반 시민의 참여로 시를 낭송하는 "시 읽는 계단"은 또따또가 예술문화축전 기간 중 매주 화, 목요일(12:00) 중앙동 40계단 위에서 진행됩니다. 통큰 밀면에서는 "시간의 멈춘 땅 라오스(김효산 사진작가)"의 사진 전시와 박경효 작가의 작품 전시 및 또따또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사랑방입니다.
행사기간 동안 중앙동 문화거리 일대에서는 "지구인 시장 IN 중앙동"이라는 작은 시장이 펼쳐집니다. 가방이나 옷은 물론 사용하지 않은 액세서리 및 각종 소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지구인 통장이라는 어린이 통장도 만들어서 어린이들의 용돈 관리를 도와줍니다. 지구인을 벼룩지구인, 소공예 지구인, 재능 지구인으로 구분하다니 참 재미있습니다.
또따또가 예술가들이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에 자신의 작업실과 전시실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회색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등 주민과 함께 도심을 아름답게 꾸며갑니다. 예술가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데 그들이 함께 시민 속으로 들어와 손을 내밀어 주니 이 또한 기쁘고 좋습니다. 비록 내게 예술가적인 재능을 은 없지만,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옆에서 접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예술가들이 주민과 따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생활하면서 도심 속에서 뛰어난 예술적 자질을 주민들과 함께 즐기고 나누는 것이 바로 "또따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일상의 축제 매일매일 기다려" 가 정말 매일매일 내일을 기다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