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몸 상처도 추스리고
좀 앉아 쉬었으면
아들 이름에 얼굴도 없이
머리에 인 사랑바구니
언제쯤 내려놓을까
ㅡ 김민철
〚쪽수필/오정순〛
이미지의 수피와 절제된 선이 화가 박수근을 소환한다. 함지박을 인 여인, 아기를 업은 여인, 빨래하는 여인 등, 육이오 전쟁이 끝난 후의 가난한 삶이 고스란히 나목에 오버랩 되는 그림이다. 바위에 그린 듯, 나무껍질에 그린 듯 삶의 척박한 느낌을 나타내기 위한 작가의 수고는 말할 수 없이 수고로왔겠지만, 그것이 우리네 정서와 시대를 대표하는 화법으로 통했으니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 화가로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박수근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 중 아기 업은 단발머리 소녀는 나 같고, 소박한 차림의 여인은 엄마 같고, 나무는 일 잃은 남자들 같다. 고구마를 쪄서 좌판에서 팔던 시절, 그 일도 아녀자가 맡았고, 일 하고 싶어도 할 일 없는 남자들이 늘 조금 기운 듯한 나목으로 그림에 등장하였지. 그 아버지와 엄마가 한 몸인 듯한 이미지, 자식에게 만큼은 고생을 덜어주고 싶어 배워야 산다고 배곯아가며 학교에 보냈으니 ‘The 행복한 학교’였으리라. 장날 아기 돼지 이고 팔러가다가 오줌 세례를 받기도 했다던 누구네 엄마도 사랑바구니 인 대한민국 엄마다.
엄마를 따뜻한 시선으로 읽어준 시인이 마냥 고맙다.
첫댓글 미리 허락 받지 않고 글 먼저 써서 미안합니다
자식은 엄마에게 죄인이지요.
모두가 모두에게 죄인예요
사랑할 기회를 늦추고 배려할 기회를 미루고 그러지요
멀리서도 느껴지는 약간은 거칠고 소박한 느낌과 인생이 묻어나는 주름선에 든 그 옛 이야기를 듣는듯 하였습니다^^
보는 순간 박수근 그림이 떠오르는 거예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왜 이리 꼬 끝이 찡해지는지요
인 모습이나 얼굴이 보이는 것보다
확실하게 연상토록 돕는 이미지가 더 강렬해요
@황의수 그래서 문장도 그렇고
이미지도 연상하게 돕는 게 더 강렬해요
@황의수 무슨 겸손의 말씀을요
엄마 고맙습니다^^
저도 모르게 나오는 속엣말입니다
저는 20년 차 어머니가
항상 나보다 더 건강하고 강해서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치매가 곁들여도 매일 신문을 다 읽고
시사성 발언 정확히 하시는 바람에 헷갈려요
온전한 치매가 아니라 그러려니가 안 되는거지요
저도 마냥 고마워요 시인님
엄마라는 단어속에서는
일제강점기 육이오동란 보릿고개
칠남매 키우시느라 고생한 엄마가
시퍼런 세월의 강을 건너오신 고향 산소에
주말마다 찾아뵙는
나만의 카렌시아
그리움으로 효도하시는군요
산자와 죽은 자가 영적으로 통공하므로
늦은 때는 없다고 봅니다.
어머나 오 선배님도 박수근 팬이시군요. 이제 봤어요. 미술을 보는 미각 통점이 비슷 한가봅니다.
너무나 개성있고 시대를 잘 표현하여서
저는 좋습니다
제 시 문장도 그와 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