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ㆍ어린이 등 약자 보호 최우선"
'농어촌 치안 강화' 전석종 전남경찰청장
전남일보 2013. 09.25.

전석종 전남경찰청장은 취임 후 도농복합지역인 전남 특성에 맞춘 눈높이 치안을 강조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농산물 절도 등 농촌형 범죄를 막기 위한 CCTV 치안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성ㆍ아동ㆍ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치안 서비스 강화도 소홀할 수 없는 분야다. 전 청장의 '정(情)'을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 개선 노력은 일선 현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주민 친화적 치안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 청장에게 '도민이 안전한' 치안활동을 위한 노력을 들어봤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1년 가까이 재직했는데 그동안의 소회는.
△시간이 정말 빠르다. 특히 이곳은 고향이어서 남다른 애착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 남도는 도농복합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농촌형에 가깝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많고 전국 최장의 해안선과 많은 도서를 관할하고 있어 치안상 취약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취임사에서도 강조했듯이 △도민의 안전과 인권보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치안서비스 △도농복합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활동에 역점을 뒀으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청장의 철학을 치안 일선에서 묵묵히 실천해 주고 있는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도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경찰관이 연루된 우체국 절도사건은 전남경찰엔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솔직히 그 때는 어떻게 수습하나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청장이 부덕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마냥 고개만 숙인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전남경찰에 보냈던 도민들의 사랑을 어떻게든 되찾아와야 한다는 일념에서다.
올해 시무식에서 '정의로운 전남경찰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어 가듯이 사람도 한 곳에 오래 있으면 나태와 부패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직 활성화 차원에서 전 직원의 44.7%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이동시키는 등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했고 아울러 경찰관 개개인의 자기혁신을 위한 인성교육도 강화했다.
경찰관들은 정의로워야 한다. 정의롭다는 것은 비단 비리에 물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처리가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경찰은 이런 기조 위에 도민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 지켜본 전남경찰청 조직과 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이곳이 고향이고 함평서장도 지냈기 때문에 지역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남은 전통적으로 '정(情) 문화'가 매우 깊이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정(情) 문화는 조직내 직원들 간에 소통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밖으로는 주민과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
전남경찰청 소속 직원들은 맡겨진 일은 어떻게든 해결하고 마는 프로정신이 강하다. 올 들어 10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전부 해결했다. 이것만 봐도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열정은 박수를 받아도 마땅하지 않나 생각한다.
-농촌지역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을 소개한다면.
△전남은 전체 농업인 중 65세 이상이 58.9%를 넘고 농촌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만큼 치안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농번기 때 빈집털이나 농ㆍ축산물 절도 예방을 위한 자위적 방범시스템 마련이 쉽지 않다. 농민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실인 농산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다면 가격을 떠나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전남경찰은 농산물 절도로 농민들의 얼굴에 주름이 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조해 방범용 CCTV 2469대를 설치했고, 마을 별로도 동네 어귀에 CCTV를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농촌지역 CCTV설치는 범죄예방과 검거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일차적으로 고령노인 실종자 예방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역농협과 업무협약을 맺어 농산물 야적지나 방범시설이 미흡한 비닐하우스 등에 적외선 경보기 5822대를 설치해 CCTV와 함께 촘촘한 방범망을 형성했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범죄 취약지에는 마을 이장단이 주축이 돼 차량에 부착된 블랙박스를 이용한 블랙캅스단을 구성, 활동하고 있다.
-직원간 소통하고 화합하는 조직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는데.
△소통의 물꼬는 위에서부터 터야 한다는 것이 오래된 지론이다. 직원간 소통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지휘부가 열린 마음을 갖고 접근할 때 자연스레 직장분위기는 좋아지고 업무성과도 창출된다.
생일 맞은 직원을 청장실로 초대해 축하하고, 검거 유공 직원과 모범 직원들에 대한 전화나 문자로의 격려, 퇴직과 장기 재직 선배들에 대한 기념사업, 월별로 테마를 선정한 동호인 활동, 전문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통한 무료검진으로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불필요한 공문을 없애는 데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상부에서 내려온 공문들이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아 현장에서 속앓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문이 줄어들면서 직원들이 업무 부담을 덜고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 청장은 직원을, 직원은 청장을 믿고 따르는 전남경찰을 만들겠다. 퇴임 후에도 정말 멋있고 신뢰할 수 있었던 청장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청장으로서 이것만은 해결하고 싶은 분야는.
△지난해 12월 전남청에서 추진할 치안시책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많은 이들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조했다. 이후 독거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정, 낙도 지역민 등 경찰의 손길이 꼭 필요한 주민들이 치안서비스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먼저 찾아가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시책을 지속하고 있다.
낙도 오지에 찾아가는 참수리 IT봉사단을 파견해 정보화 교육과 컴퓨터 수리 등을 실시하고, 파출소에서는 관내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 등에 대한 자료를 파악 관리하면서 순찰시 안부를 묻도록 하고 있다. 조직 외적으로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조직 내적으로는 정의로운 전남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박성원 사회부장 sw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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