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듀오 콘서트 여는 정경화·조성진
"평생 내 속을 썩인, 뼈마디가 다 힘들었던 게 베토벤입니다. 특히나 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말도 못하게 훈련이 필요하고, 함께하는 피아니스트는 악보대로만 쳤다간 큰일 나죠. 그런데 제가 한마디를 하면 성진이는 열 마디를 알아들어요! 60년 넘는 연주 인생 동안 기억에 남는 피아니스트는 라두 루푸, 크리스티안 치머만, 케빈 케너 등 다섯 손가락도 안 되는데 성진이는 6년 전부터 그 안에 있었습니다."
나이 차만 '46'.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0)와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한 무대에 오른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듀오 콘서트를 연다. 고3이던 조성진을 정경화가 자신의 독주회에 세운 지 6년 만이다.
나이 차만 '46'.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0)와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한 무대에 오른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듀오 콘서트를 연다. 고3이던 조성진을 정경화가 자신의 독주회에 세운 지 6년 만이다.
정경화가 농도 짙은 유화라면, 조성진은 산뜻한 수묵화다. 10일 간담회에서 만난 '바이올린 여제(女帝)'는 말투도 표정도 즉흥적이면서 여유로웠다. 조성진은 차분했다. "태어나서 소리 지르며 화를 내본 적이 없다고 했더니 정경화 선생님이 깜짝 놀라셨어요."
첫 곡인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은 아내였던 클라라를 미칠 듯이 사랑한 슈만의 광기가 세차게 요동하는 곡이다. 베토벤이 서른둘일 때 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7번은 귀가 멀기 시작한 베토벤이 목숨을 끊으려던 와중에 칸타빌레로 써내려간 느린 악장이 일품이다. 예순네 살 프랑크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에게 결혼 선물로 준 바이올린 소나타는 한 남자가 겪은 사랑의 희로애락이 우아하게 펼쳐진다. 조성진이 6년 전부터 정경화에게 같이하자고 조른 곡이기도 하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 3년이 된 조성진은 "지난 3년간 제일 힘든 건 '거절'이었다"고 했다. "뭘 해야 하는지보다 뭘 안 해야 하는지를 아
첫 곡인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은 아내였던 클라라를 미칠 듯이 사랑한 슈만의 광기가 세차게 요동하는 곡이다. 베토벤이 서른둘일 때 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7번은 귀가 멀기 시작한 베토벤이 목숨을 끊으려던 와중에 칸타빌레로 써내려간 느린 악장이 일품이다. 예순네 살 프랑크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에게 결혼 선물로 준 바이올린 소나타는 한 남자가 겪은 사랑의 희로애락이 우아하게 펼쳐진다. 조성진이 6년 전부터 정경화에게 같이하자고 조른 곡이기도 하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 3년이 된 조성진은 "지난 3년간 제일 힘든 건 '거절'이었다"고 했다. "뭘 해야 하는지보다 뭘 안 해야 하는지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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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게 더 중요했어요." 정경화는 "성진이는 내 동생 명훈이가 열세 살 때 처음 보고 라두 루푸와 맞먹는 연주자라고 칭찬한 아이"라며 "아무도 꺾지 못할 고집을 갖고 앞길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음악의 성숙함은 나이와 비례하지 않아요. 성진이가 화를 안 낸다 했지만, 베토벤 소나타에서 벼락이 치듯 떨어지는 스케일을 제대로 표현하죠. 타고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