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청의 우천誤報로 한 차의 희망회원이 반 가까이 줄어든 인원으로 가슴 아린 발길을 옮겨 보지만 성격 탓인지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나 혼자만의 침울한 안내 트레킹이다, 허나 어쩌랴, 길이 225㎞, 유역면적 4,896㎢이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길을 떠난 물이 섬진강이란 이름을 얻어 남해 바다에 몸을 풀기까지 218.6km를 굽이쳐 달리는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긴 물길이다. 화개장터에서 시작하여 평사리까지 걷는 길이다,
섬진강이란 이름에도 이야기가 들어 있다 두꺼비섬(蟾)에, 나루진(津)자를 써 ‘나루터에 두꺼비가 나타난 강’이라는 의미이다. 고려 말 하동에 침입한 왜구들이 강을 건너려 하는데, 다압면 섬진마을의 나루터에 수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모여들어 울부짖자 왜구들이 놀라 도망쳤기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조선지지〉 자료에 의하면 하구에서 약 38.7㎞에 이르는 구례의 토지면까지 배가 다녔다는 기록도 있다, 한국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1965년 12월에 완공되어 하류의 홍수피해 방지에 이바지했다. 화개장터는 1988년 발표한 조영남의 노래 곡목이다. 배우 최명길의 남편 김한길과 조영남이 단칸방 생활을 할 때 신문에 화개장터 이야기가 나오자 즉석에서 김한길이 가사를 쓰고 조영남이 멜로디를 써서 발표한 것이 그를 먹고살게 만들고 스타대열에 합류시킨 것이다, 섬진강의 행상선(行商船)의 가항종점(可航終點)인 이곳에 대규모의 장터가 들어서게 되었다. 영남과 호남의 경계에 있으며 조선 시대 때부터 중요한 시장 중의 하나로 주로 지리산 일대의 산간 마을들을 이어주는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섬진강의 물길을 주요 교통수단으로 하여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이 이 시장에 모여, 내륙에서 생산된 임산물 및 농산물과 남해에서 생산된 해산물들을 서로 교환하였다. 일 년 내내 꽃길로 단장되는 섬진강 길이다, 섬진강 변에서 태어나 섬진강에 기대어 살며 아름다운 글로 노래하는 임실 태생의 김용택 시인에 의해 더 널리 알려진 이 길이다, 아름다운 길이기에 꽃 철에는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섬진강 좌우로 자연의 아름다움은 어느 길이나 품고 있을 테지만, 아름다움 외에도 많은 문화유적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19번 국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19번 도로 옆으로는 화엄사와 운조루, 연곡사와 피아골, 영,호남 화합을 상징하는 남도대교와 화개장터, 화개나루, 벽소령까지 이어지는 화개천 입구의 10리 벚꽃길과 쌍계사, 칠불사, 차밭과 푸른 섬진강물, 화개장터에서 하동읍의 송림까지의 하동포구 80리길,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와 고소성, 동정호, 그리고 악양루, ‘백사청송’으로 불리는 하동 송림과 금빛의 백사장 등 길 따라가며 쉴 틈 없이 길손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정호가 위치한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지형이 비슷하게 닮았다고 하여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수인 소정방이 이름 붙여줬다고 한다. 악양벌이 지리산의 줄기가 병풍처럼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벌판 가운데로 호수가 있어 소정방의 눈에는 장기간 파병 생활로 고향이 그리워 언뜻 중국의 악양으로 보였을 것이다.
섬진강변의 금빛 모래밭을 금당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동정호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악양루를 세우고, 중국의 소상팔경(소수와 상강의 두 물줄기가 합쳐져 중국의 동정호를 만듬)에 버금가는 악양의 소상팔경(악양팔경)을 만들었을 것인데 오늘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동정호 옆으로 악양루를 세워놓고 길손을 손짓하고 있다.
관동팔경(關東八景)과 같이 경치가 아주 뛰어난 곳은 흔히 여덟 가지로 되어 있다. 팔경의 원조가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이다. 송(宋)나라 심괄(沈括)의 〈몽계필담(夢溪筆談)〉이라는 수필에 평사낙안(平沙落雁)·원포귀범(遠浦歸帆)·산시청풍(山市淸風)·강천모설(江天暮雪)·동정추월(洞庭秋月)·소상야우(瀟湘夜雨)·연사만종(煙寺晩鍾)·어촌석조(漁村夕照)라고 나오는데 이것이 문헌에 나타나는 최초의 것이라고 한다. 동정호(洞庭湖)에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의 합류점을 중심으로 하는 일대는 옛날부터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
첫댓글 평사리도 지난 2007년 이후에 무지 많이 변했어요. 산과 강도 그때부터 만들었어요 17일날 구례서 출판회하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