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내려와 있습니다. 고속도로가 막히려고 할까말까 하는 타이밍에 절묘하게 빠져나왔지요. 제가 많이 빨리 출발했걸랑요. 근데 그 시간에 올라가는 차들이 엄청나더라구요. 진천쯤부터는 아예 주차장입니다. 길바닥에서 시간 다 보낼 걸 뭐하러 그렇게 빨리들 나왔는지 원... 아직 날이 훤할 때 소 목장 구경하려고 한 바퀴 도는데 통영 방향으로 굼벵이 걸음입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이나 내려가는 사람이나 분명 점심도 안 돼서 출발했을 텐데 캄캄한 저녁에나 들어가게 생겼습니다. 반칙의 댓가를 치루는 중이지요.
소들은 명절이라는 걸 알까요? 소들한테 설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노래를 불러 줬지요. 다행히 돼지를 잡지 않았는지 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특히 두 녀석은 넋을 잃고 제 노래를 경청하더라구요. 뭘 아는 녀석들이었습니다. 앵콜에 앵콜을 더해서 무려 다섯 곡을 불러 줬습니다.
오늘은 눈까지 내린다지요?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눈 구경도 하면서 안전하게 올라오세요. 오늘 출발하는 사람들은 반칙하지 않은 사람들이니까 길도 뻥뻥 잘 뚫릴 겁니다. 늦게 가면 갈수록 시원한 귀경길이 될 거에요. ~^.^~
♥자식 모르게 사는 보청기♥
한 늙은 노인이 몇 년 동안 귀가 안 들려서 고생을 하다가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노인에게 귓속에 쏙 들어가는 보청기를 주며, 사용해 보시고 한 달 후에 다시 찾아오시라고 했다.
한 달이 지나고 노인이 의사를 찾아왔다. "어떠세요?" "아주 잘 들립니다." "축하합니다. 가족분들도 좋아하시죠?" "우리 자식들에겐 이야기 안 했지요.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그냥 대화 내용이 저절로 들렸소. 그래서 그동안 유언장을 세 번이나 고쳤다오." -사랑밭 새벽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