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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초월(肝膽楚越)
간과 쓸개의 사이가 고대 중국의 초나라와 월나라 사이의 거리처럼 멀다는 뜻으로, 가까이에 있어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肝 : 간 간(月/3)
膽 : 쓸개 담(月/13)
楚 : 모형 초(木/9)
越 : 넘을 월(走/5)
(유의어)
간담호월(肝膽胡越)
출전 :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
간담(肝膽)은 간과 쓸개로, 관계가 매우 밀접하거나 가까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며, 초월(楚越)은 고대 중국의 초나라와 월나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소원한 관계를 말한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훈에 나오는 간담호월(肝膽胡越)과 같은 뜻이다.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에 실린 공자(孔子)의 말 가운데 '서로 뜻이 다른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와 같고(肝膽楚越也), 같은 마음으로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다'라는 구절이 있다.
서로 밀접한 관계일지라도 관점에 따라서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사이가 멀어질 수 있고, 적대시하거나 서로 다른 것도 가까워지거나 같은 생각이 된다는 뜻이다. 입장이나 견해가 다르면 가까운 관계도 멀게 느껴지고 서로 다른 것도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노(魯)나라에 발 하나가 잘린 왕태(王駘)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따르는 자들은 그를 공자(孔子)와 같이 보았다. 공자의 제자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물었다. "왕태는 발이 잘린(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선생님과 노나라를 반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는 서 있을 때라고 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앉아 있을 때라고 해서 제자들과 담론을 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빈 마음으로 찾아갔다가 가득 차서 돌아온다고 하니, 그에게는 무언의 가르침과 드러남 없이 마음으로 감화되어 이루어지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인가요? 그는 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는 성인이다. 나도 진작 한번 가서 뵈려 했으나 기회가 없어 못 갔을 뿐이다. 나도 장차 그를 스승으로 모시려 하거늘, 하물며 나만 못한 사람에 있어서야 어떠하겠느냐. 그리고 어찌 다만 노나라뿐이겠느냐? 나는 장차 천하를 이끌고 그를 따를 작정이다."
상계가 말했다. "그는 발이 잘린 자이면서도 선생님보다 위대하니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겠군요. 그런 사람의 마음 쓰는 법은 대체 어떠한 것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죽고 사는 것이 큰일이기는 하나 그것으로써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지 못할 것이요,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무너져도 또한 그것으로써 그를 버리고 떠나가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진리를 밝게 알아서 사물과 더불어 움직임이 없고, 사물의 변화를 운명에 맡겨 두어 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상계가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모든 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지만, 같은 관점으로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이다. 이렇듯 하나로 보는 사람은 귀와 눈의 즐거움을 벗어나서 마음을 덕의 조화 속에 노닐게 한다. 만물이 하나임을 볼 뿐이요, 그것의 득실은 보지 않는다. 그래서 왕태는 자신의 발을 잃은 것을 마치 한 덩이 흙이 떨어진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仲尼曰 : 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 夫若然者, 且不知耳目之所宜, 而遊心乎德之和. 物視其所一, 而不見其所喪. 視喪其足, 猶遺土也.
이 이야기는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에 나오는데, 뜻이 서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사이가 멀며, 같은 마음으로 보면 만물이 모두 하나라는 공자의 말에서 간담초월(肝膽楚越)이 유래했다.
간담(肝膽)은 간과 쓸개로 관계가 매우 밀접하거나 가까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며, 초월(楚越)은 초나라와 월나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소원한 관계를 말한다. 간담초월(肝膽楚越)은 간과 쓸개가 북방의 오랑캐 나라와 월나라 사이 같다는 뜻의 간담호월(肝膽胡越)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다음의 전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뜻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오랑캐나라와 월나라 사이 같고, 같은 입장에서 보면 만물이 하나인 것이다.
是故自其異者視之, 肝胆胡越, 自其同者視, 萬物一圈也.
- 회남자(淮南子) 숙진훈(俶眞訓) 中에서
시경(詩經)의 작자가 운용한 비(比)와 흥(興)의 방법은 사물을 전면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작자의 생각과) 사물이 오랑캐나라와 월나라처럼 사이가 멀어도 합해지면 간과 쓸개처럼 가까워진다.
詩人比興, 觸物圓覽. 物雖胡越, 合則肝胆.
- 문심조룡(文心雕龍) 비흥(比興) 中에서
호월(胡越)은 오랑캐 나라는 북쪽에 있고 월나라는 남쪽에 있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듯이 둘의 관계가 소원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장자(莊子)는 이 덕충부(德充符)에서도 불구자를 모델로 하여 도를 역설하고 있다. 먼저 왕태(王駘)는 공자와 같은 시대, 같은 나라 노나라에서 형벌을 받아 다리가 불구가 된 사람이다. 그러나 내면적인 덕은 공자보다도 훨씬 나아 제자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고 있다.
이를 이상히 여긴 공자의 제자 상계가 그 까닭을 물으니 공자는 장황하게 대답하고 있다. 이 공자의 말은 물론 유가의 공자 자신의 말은 아니다. 장자가 공자의 말로 가탁, 자기 사상을 피력하고 있다. 곧 그 왕태야말로 자기 해탈을 하여 속인과는 판이하게 생을 영위해나가는 인물이다.
그는 사철 푸른 송백(松柏)같이, 만인이 우러러보는 순(舜)과 같이, 절대부동의 경지를 닦아 명경지수에 자신을 비춰보듯 자신을 죄다 알고 그 여력으로 남을 교화해 나간다. 그러므로 무언(無言)의 교(敎)를 행할 수 있고, 불시(不視)의 효과를 거두는 사람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그에게 갈 때에는 빈털터리 이던 것이 그의 문전을 나올 때는 박학의 도사가 된다. 그래서 소문 없이 사람들이 그의 집으로 모이니 이야말로 장자가 주장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를 터득한 자라 하겠다.
▶ 肝(간 간)은 ➊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干(간; 근원의 뜻)으로 이루어졌다. 생기(生氣)의 근원이 되는 장기(臟器)의 뜻이다. ➋형성문자로 肝자는 '간'이나 '진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肝자는 ⺼(육달 월)자와 干(방패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니 肝자는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干자는 고대에 사용하던 '방패'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이 인체의 기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肝자의 구조로만 본다면 '방어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肝(간)은 (1)간장(肝臟) (2)음식(飮食)에 쓰는 짐승의 간장(肝臟) 등의 뜻으로 ①간(肝), 간장(肝臟) ②진심(眞心) ③충심(衷心: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④요긴함(要緊-) ⑤마음 ⑥요긴(要緊)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담즙을 담낭으로 운반하는 간장 조직 안의 가는 관을 간관(肝管), 좌우로 나누어진 간의 한쪽 부분을 간엽(肝葉), 어린아이가 소화 불량으로 푸른 똥을 누고 자꾸 누는 병증을 간기(肝氣), 어린아이가 소화 불량으로 열이 심하고 자주 놀라는 병을 간열(肝熱), 부녀자의 얼굴에 갈색이나 황갈색의 얼룩이 생기는 병을 간반(肝斑), 간이 약하여 얼굴에 핏기가 없고 힘살이 느즈러지며 눈이 어두워지는 병을 간허(肝虛), 어떤 병이 간 기능의 장애로 생기는 성질을 간성(肝性), 간에 생기는 암의 통칭을 간암(肝癌),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의 총칭을 간염(肝炎), 생선의 간에서 뽑은 기름을 간유(肝油), 소나 염소나 노루 따위의 간으로 만든 회를 간회(肝膾), 소의 간을 넓고 길게 썰어서 만든 적을 간적(肝炙), 간과 뇌 또는 육체와 정신을 간뇌(肝腦), 간과 쓸개 또는 속마음을 간담(肝膽), 간장과 신장 또는 마음을 간신(肝腎), 간과 창자 또는 몹시 애타는 마음을 간장(肝腸), 간과 허파 또는 정성스러운 마음을 간폐(肝肺), 썩 요긴함 또는 썩 중요함을 간요(肝要), 마음에 깊이 새기어 잊지 않음을 간명(肝銘), 썩 요긴한 문장을 간문(肝文), 간과 뇌장을 땅에 쏟아낸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힘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간뇌도지(肝腦塗地),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이르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보는 관점에 따라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도 전혀 다르고 가까운 것이라도 멀리 보인다는 말을 이르는 말을 간담초월(肝膽楚越), 사물은 보기에 따라 몹시 닮은 것도 서로 다르게 보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담호월(肝膽胡越),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이르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간과 쓸개를 모두 내뱉는다는 뜻으로 솔직한 심정을 속임없이 모두 말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토진간담(吐盡肝膽), 한 토막의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주로 애달프거나 애가 탈 때의 마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일촌간장(一寸肝腸), 쥐의 간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매우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이르는 말을 서간충비(鼠肝蟲臂) 등에 쓰인다.
▶ 膽(쓸개 담)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詹(담)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1)쓸개 (2)담력(膽力) 등의 뜻으로 ①쓸개, 담 ②담력(膽力: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 ③마음 ④배짱, 기백(氣魄: 씩씩하고 굳센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 ⑤품은 뜻 ⑥담대(膽大)하다 ⑦씻다 ⑧닦다, 문지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쓸개를 담낭(膽囊), 사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력을 담력(膽力), 쓸개관이나 쓸개주머니에 생기는 결석을 담석(膽石), 담력과 지혜를 담지(膽智), 담력이 약함 또는 겁이 많음을 담약(膽弱), 담력이 큼으로 겁이 없이 용기가 많음을 담대(膽大), 담력이 작음으로 겁이 많고 배짱이 없음을 담소(膽小), 몹시 놀랍거나 불안하여 가슴이 두근거림을 담도(膽掉), 담과 용기로 대담하고 용감함을 담용(膽勇), 담이 써늘해지도록 몹시 두려움을 담한(膽寒), 담력과 지략으로 대담하고 꾀가 많음을 담략(膽略), 간과 쓸개를 간담(肝膽),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풀리는 것을 낙담(落膽), 무섭거나 두렵거나 부끄러운 일을 함에 있어 겁을 내지 않는 상태를 대담(大膽), 곰의 쓸개를 웅담(熊膽), 매우 큰 쓸개를 두담(斗膽),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두려움을 섭담(懾膽), 담력을 강하게 기르는 일을 연담(練膽), 큰마음을 먹고 대담하게 일을 하는 모양을 방담(放膽), 적의 쓸개라는 뜻으로 적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적담(敵膽), 담대하면서도 치밀한 주의력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문장을 지을 때의 마음가짐을 이르는 말을 담대심소(膽大心小), 섶에 눕고 쓸개를 씹는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으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이르는 말을 와신상담(臥薪嘗膽),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이르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몹시 놀라 얼이 빠지고 정신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낙담상혼(落膽喪魂), 보는 관점에 따라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도 전혀 다르고 가까운 것이라도 멀리 보인다는 말을 간담초월(肝膽楚越), 간을 토하고 쓸개를 뿌린다는 뜻으로 마음속에 품은 바를 숨김 없이 드러내 보임을 이르는 말을 토간역담(吐肝瀝膽), 노한 쓸개와 뻣뻣한 창자라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노담탱장(怒膽撐腸), 뼈가 놀라고 담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놀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골경담락(骨驚膽落), 눈을 크게 뜨고 담력으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곧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용기를 내어 일을 한다는 말을 명목장담(明目張膽), 간과 쓸개를 모두 내뱉는다는 뜻으로 솔직한 심정을 속임없이 모두 말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토진간담(吐盡肝膽), 섶나무 위에 앉고 쓸개를 걸어 두고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함을 이르는 말을 좌신현담(坐薪懸膽) 등에 쓰인다.
▶ 楚(초나라 초/회초리 초)는 형성문자로 옛 모양은 도끼로 작은 나무를 베고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楚(초)는 많은 나무를 뜻하는 林(림)과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많은 뜻(叢; 총)을 가지는 疋(필)로 이루어지며, 잘라 모아진 작은 나무의 뜻이다. 그래서 楚(초)는 (1)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나라. 양자강(揚子江) 중류의 유역에 근거한 나라로, 춘추 초엽에 무왕(武王)이 이웃 지역을 정복한 뒤부터 발전함. 장왕(莊王) 때, 제(齋)나라의 환공(桓公), 진(晉)나라의 문공(文公)에 이어 패자(覇者)가 됨. 한때 오(吳)나라의 공격을 받아 쇠했으나 다시 세력을 회복하여 전국칠웅(戰國七雄)의 하나가 됨. 후에 진(泰)나라에 멸망됨 (2)중국 5대십국(五代十國)의 하나. 호남(湖南)과 광서(廣西)를 영토로 하여 마은(馬殷)이 세움. 차(茶)의 재배로 거부(巨富)가 되었는데, 뒤에 내분으로 분열하여, 남당(南唐)에 망함. (3)중국에서 북송(北宋)이 망한 후 1127년에 금(金)나라가 세운 나라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초(楚)나라, 나라의 이름 ②회초리 ③가시나무 ④매(사람이나 동물을 때리는 막대기, 방망이 따위) ⑤아름다운 모양 ⑥우거진 모양 ⑦매질하다 ⑧아프다 ⑨괴롭다 ⑩늘어놓다 ⑪산뜻하다 ⑫곱다 ⑬우거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초나라의 노래를 초가(楚歌), 어떤 범위의 밖에 존재함을 초재(楚在), 가시나무가 무성한 거친 땅을 초지(楚地), 아프고 괴로움을 초통(楚痛), 꼬리가 긴 초나라의 닭으로 변변치 못한 물건을 이르는 말을 초계(楚鷄), 초나라와 월나라라는 뜻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 상관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초월(楚越),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림을 초달(楚撻),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는 벌을 초벌(楚罰), 사람이나 짐승을 때리는 데 쓰는 매를 추초(菙楚), 간난과 고초로 고생이 심함을 간초(艱楚), 억울하게 당하는 고초를 원초(冤楚), 슬프고 가슴 아픔을 비초(悲楚), 몹시 슬프고 괴로움을 통초(慟楚), 말쑥하고 조출함을 청초(淸楚), 심히 아프고 괴로움을 통초(痛楚), 뭇사람 가운데에서 뛰어남 또는 그 사람을 교초(翹楚), 종아리채 또는 종아리를 침을 추초(箠楚), 초나라 왕비가 부를 지킨다는 뜻으로 명분에 사로잡혀 실을 잃음을 이르는 초비수부(楚妃守符), 초나라의 재목을 진나라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뜻으로 남의 것을 가져다 자기 것으로 삼음을 이르는 말을 초재진용(楚材晉用),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나릇을 북쪽으로 향하게 해 놓고 남쪽인 초나라로 가려 한다는 뜻으로 의도하는 바와 행하는 바가 서로 어긋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북원적초(北轅適楚), 아침에는 북쪽의 진나라로 저녁에는 남쪽의 초나라로 간다는 뜻으로 일정한 주거지가 없이 유랑함 또는 이 편에 붙었다 저 편에 붙었다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모초(朝秦暮楚), 보는 관점에 따라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도 전혀 다르고 가까운 것이라도 멀리 보인다는 말을 간담초월(肝膽楚越), 초나라 왕비가 부를 지킨다는 뜻으로 명분에 사로잡혀 실을 잃음을 이르는 말을 초비수부(楚妃守符), 초나라로 간다면서 북쪽으로 간다는 뜻으로 목적과 행동이 서로 배치됨을 이르는 말을 지초북행(至楚北行) 등에 쓰인다.
▶ 越(넘을 월, 부들자리 활)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아날 주(走; 달아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다의 뜻을 가지는 글자 戉(월)로 이루어져, 물건 위를 통과(通過)하다, 넘다의 뜻이다. ❷형성문자로 越자는 '넘다'나 '초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越자는 走(달릴 주)자와 戉(도끼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戉자는 도끼 모양의 창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越자는 무언가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走자가 높은 창(戉)을 뛰어넘는 듯한 모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戉자가 발음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의미도 함께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越(월, 활)은 중국 춘추시대 말기의 나라로 ①넘다, 건너가다 ②넘기다, 넘어가다 ③초과하다 ④지나다, 경과하다 ⑤빼앗다 ⑥멀다 ⑦물정에 어둡다 ⑧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⑨흐트러지다 ⑩떨어뜨리다, 떨어지다 ⑪드날리다, 널리 퍼뜨리다 ⑫달아나다 ⑬다스리다 ⑭월(越)나라, 나라의 이름 ⑮이에 ⑯멀리 ⑰및, 와 그리고 ⓐ부들자리(부들의 줄기나 잎으로 엮어 만든 자리)(활) ⓑ큰 거문고의 하면에 있는)실구멍(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탁(卓), 어조사 월(粤), 뛰어넘을 초(超)이다. 용례로는 권한 밖의 일을 함을 월권(越權), 차이가 현격함을 월등(越等), 남쪽으로 넘어감을 월남(越南), 북쪽으로 넘어감을 월북(越北), 국경 등의 경계선을 넘음을 월경(越境), 물건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을 월가(越價), 차례를 건너뜀을 월차(越次), 담을 넘음을 월장(越牆), 겨울을 살아 넘김을 월동(越冬), 어떤 한계나 표준을 넘음을 초월(超越), 월등하게 뛰어남을 탁월(卓越), 뒤에서 따라가 앞이 것을 앞지름을 추월(追越), 우수하고 월등함을 수월(秀越), 다른 것보다 뛰어나게 나음을 우월(優越), 멀리 떨어져 있게 됨을 격월(隔越), 한 회계 연도의 순 손익금 또는 잔금을 차기로 옮겨 넘김을 이월(移越), 남보다 뛰어남을 도월(度越), 깨끗하고 훤칠함을 발월(發越), 소리가 맑고 가락이 높음을 청월(淸越), 침범하여 넘음을 능월(陵越), 국경을 넘어서 남의 나라로 들어감을 범월(犯越), 월나라 개가 눈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따뜻한 월나라에는 눈이 내리지 않으므로 눈을 처음 본 월나라의 개가 두려워 짖는 데서 어리석고 식견이 좁은 사람이 예삿일에 의심을 품거나 크게 놀람을 이르는 말을 월견폐설(越犬吠雪), 월나라와 제나라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 데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녀제희(越女齊姬), 월나라 사람이 진나라의 땅이 척박한 것을 보듯 한다는 뜻으로 남의 환난을 예사로 보아 넘김을 이르는 말을 월시진척(越視秦瘠), 도마를 넘어가서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 만드는 일을 하다는 뜻으로 자신의 직분을 벗어나 남의 직분이나 권한 따위를 침범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월조대포(越俎代庖), 월나라 즉 남쪽나라에서 온 새는 언제나 고향에 가까운 남쪽 가지에 깃들인다는 뜻으로 고향을 잊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 자기 직무를 완수하고 타인의 직권을 침범하지 않으려고 근신하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월반지사(越畔之思), 자기의 직분을 넘어 부당히 남의 일에 간섭한다고 인정되는 혐의를 일컫는 말을 월조지혐(越俎之嫌), 밤을 타서 남의 집의 담을 넘어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승야월장(乘夜越牆), 서로 멀리 하고 돌아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시약초월(視若楚越), 오나라와 월나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끈질긴 다툼을 이르는 말을 오월지쟁(吳越之爭)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