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전국연합 농업인협의회 회원들과 마늘 주산지 농협 관계자들이 2019년산 마늘 적정 재배와 중국산 종구 사용 자제를 결의하고 있다.
2019년산 2만6500㏊ 전망 평년보다 12% 많은 수준
‘대서종’ 재배 많은 영남·충청 평년 대비 26%·31%나 ↑
중국산 수입도 꾸준한 상황 생산 증가 땐 값 회복 어려워
마늘전국연합 농업인협의회 “농가 자율감축” 한목소리
2019년산 마늘 파종이 시작됐다. 8월말 제주를 시작으로 전남·경남 등지에서도 파종에 들어갔다. 이달말쯤이면 마늘 파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파종이 한창인 요즘 업계 안팎에서는 벌써 2019년산 마늘의 과잉생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상찮은 산지 분위기에 마늘전국연합 농업인협의회는 4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2018 마늘전국연합 농업인워크숍’을 열고 마늘 적정 재배에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2019년산 마늘 재배의향 높아=“마늘 재배면적이 더이상 늘어서는 안된다. 면적을 늘리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품질 개선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조규숙 마늘전국연합 농업인협의회장의 호소다. 그는 “농가들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마늘 재배농가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2018년산 마늘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도 산지에서 2019년산 재배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다. 더구나 중국산 마늘 수입이 꾸준한 상태에서 2019년산 생산량마저 증가한다면 마늘값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8월20일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산 마늘 재배의향 조사를 보면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의향면적이 약 2만6500㏊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령화와 생산비 부담으로 2017년에 비해선 7%가량 준 것이지만 평년보다는 12% 많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남도종> 마늘 주산지인 전남과 제주의 재배의향은 평년에 견줘 감소했다. 하지만 <대서종> 마늘이 확대되고 있는 영남과 충청은 평년 대비 각각 26%,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경북과 충북은 2018년산 마늘 재배면적이 각각 28.6%, 33.9% 증가했던 곳이다. 이 지역의 마늘재배 확대는 국내 전체 생산량 증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의향면적에 평년 단수를 적용하면 2019년산 마늘 생산량은 34만1000t으로 추정된다.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3%, 12% 증가한 양이다.
김원태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재배의향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평년보다는 늘었다”며 “평년 작황을 반영해도 생산과잉이 예측되므로 신중한 재배규모 결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농가 자율감축 결의=마늘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감안해 농가 스스로 재배면적을 줄이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시·군 마늘공동출하회장과 주산지 농협 담당자 100여명은 이날 워크숍에서 마늘산업이 처한 현실을 농가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동참을 유도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백사현 충남 서산시공동출하회장은 “나만 생각하고 막무가내식으로 재배에 나서면 공멸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마늘산업 회생을 위해선 적정 재배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솔선수범한다는 마음으로 나부터 파종면적을 줄이겠다”며 “매년 1만1550㎡(3500평) 정도를 재배해왔지만, 올해는 9900㎡(3000평)만 파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숙 회장은 “재배면적 증가는 소규모 농가보다는 기업형 농가들의 책임이 크다”며 “무작정 늘리기보단 마늘농가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쪽으로 지혜를 모으는 데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민 농협경제지주 마늘연합사업단장은 “농업인협의회는 마늘 동향을 지역회원들에게 신속히 전파해 장기적으로 생산조절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농가 스스로 적정 재배에 나서고 품질향상에 전념해야 국내 마늘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