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더방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어느덧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혐중정서와 외교전략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가 깊더라도, 외교전략은 정서와 분리해, 미-중 갈등 속 실리를 추구하는 지혜로운 외교전략이 필요하다는 요지입니다.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글을 작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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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머릿말 : 중국에 대한 혐오와 경계가 높아지고 있는 2022년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중국에 대한 정서가 매우 차갑습니다. 국민들 집단정서 속에는 중국에 대한 냉담함을 넘어 혐오정서가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의 반중정서가 가장 높습니다.
국민들이 반중정서를 갖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사드배치 이후 보복차원에서 이뤄진 한한령, 중국발 미세먼지, 고구려-발해를 중국역사로 주장하는 동북공정, 김치와 한복 등 한국의 고유 음식을 중국의 것으로 주장하는 문화공정, 홍콩과 대만을 무력으로 짓밟으려는 권위주의 사회, 코로나 창궐의 최초 발생국가, 서해안의 불법 조업, 동계올림픽의 편파 판정 등이 있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반중정서와 혐중정서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은 결과임을 나타냅니다. 더구나, 중국은 미국에 필적할 정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려는 팽창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과 바로 이웃인 우리나라 국민 입장에서는 그들의 팽창에 깊은 우려와 경계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패권국가를 넘어,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유라시아와 태평양으로 뻗어나가려는 패권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Ⅱ. 본문 : 혐중정서와 외교전략은 왜 분리되어야 하는가?
한마디로, 혐중정서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과 더불어 경계심이 결합된 국민들의 집단 정서입니다. 그러나 혐중정서에 기초한 외교전략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교는 감정에 기초해서는 안됩니다. 직장생활에서 직장동료에 대해 비호감 정서를 갖더라도, 업무상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인관계를 감정에 기초하지 않는 것처럼, 중국에 대한 혐오정서에 기초한 외교전략은 국익을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구체적 이유 3가지(지정학적 환경, 지경학적 구조, 한반도-동아시아 평화질서 구축 필요성)를 들겠습니다.
① 지정학적 환경 :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한반도
한반도는 미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해양세력과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대륙세력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합니다. 그렇기에 한반도는 세력균형의 균형추 역할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은 미국과는 군사동맹관계입니다. 중국과는 제1교역국(무역 비중 25%)으로 전략적 상호동반자관계입니다. 둘 중 어느 한쪽만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중국과의 외교관계도 미국과의 외교관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중국과 척을 지고, 미국에 올인하는 외교는 한반도 평화 및 동아시아 평화에 먹구름을 불러오는 외교적 실책입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할수록, 반작용으로 북-중-러도 상호 연대를 촉진시켜, 한반도와 동아시아 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의 평화로운 남북관계 구축 노력과 더불어, 해양세력(미국, 일본)과 대륙세력(중국, 러시아) 모두 척을 지지 않으려는 실용외교 노력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만드는 지혜입니다.
물론, 중국에게 저자세를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게 동북공정과 문화공정 등에 대해 당당히 항의하면서도, 외교적으로 미국-중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일관성있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미-중 실용외교뿐 아니라, 우리의 외교적 보폭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미-중사이에 끼어있는 인도와 아세안, 튀르키예와 유럽연합, 남미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틈새외교가 필요합니다.
② 지경학적 구조 : 한국-미국-중국이 복잡하게 얽힌 경제 생태계 구조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은 무역, 기술로 대표되는 경제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원천기술을 둘러싸고 미-중간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신재생 에너지(태양광, 풍력)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세계 패권을 결정짓는 요소로 판단하여, 두 국가는 사활을 걸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모두와 밀접한 경제 생태계를 맺고 있습니다. 반도체의 경우, 한국은 미국과 설계 기술표준을 협력을 하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 반도체 원자재를 수입하며 완성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수출 비중의 40%를 중국이 차지합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양극재의 핵심 원자재가 '리튬'인데, 중국 수입 비중이 64% 차지합니다. 반면, 완성 전기차의 경우, 2022년 상반기에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전기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이 큰 손입니다. 중국과의 무역과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공급망 다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지만, 당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중국과의 협력적 경제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중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입니다. 우리가 가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지렛대로 삼아 미-중갈등구조를 역이용하여 실리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인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처럼, 우리나라도 '미국-중국-러시아 신다극질서'에서 강대국들로부터 실속을 챙기는 '유연한 돌고래'가 못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③한반도-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 필요성 : 남북미중러일몽 모두가 참여하는 [동아시아평화안보공동체] 비전
한반도는 38선 기준으로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이는 2차 세계대전으로 패망한 일본을 전후처리 과정에서 미국과 소련이 타협한 결과입니다. 미국은 소련이 동아시아로 진출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만주는 소련이, 일본 본토는 미국이, 한반도는 38선을 기점으로 이북은 소련이 이남은 미국이 통치하는 것으로 타협을 소련에 제안하여 양국이 타협했습니다. 분단은 6.25전쟁으로 고착화되었습니다. 6.25전쟁은 남북간 동족상잔인 동시에 미국과 중국이 참전한 국제전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간 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북핵문제와 종전선언-북미수교-평화협정을 맞교환하기 위해서 미국과 중국 모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북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체제보장(안정권)과 경제발전(발전권)이 주변국 모두가 보장해야 확실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남북미중러일몽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평화안보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다면, 평화의 실익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주변국 어느 한 나라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미국 의도대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닌 중국마저 포용하여,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도하는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익입장에서 동아시아 평화 주도적 역할이 '평화'와 '경제번영' 두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Ⅲ. 마치며 : 깨어있는 시민들의 집단 지성을 믿으며
미-중간 갈등이 본격화되는 상황입니다. 러-우 전쟁으로 미-러간 대립도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미국 주도의 일극체제가 아닌 미-중-러간 신다극질서가 열리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민하게 국제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와 미중갈등 심화 속에서 미국쪽으로 기우는 여론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응답자 절반가량이 '중립' 내지 '균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시민 각자의 판단은 다르겠지만, 미-중갈등 속에서 미-중 어느 한쪽을 쉽게 편승하지 않은 신중함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도 '내치의 연장'이라고 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국제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외교전략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미-중 갈등 및 미-중-러 신다극질서에서 중요한 '공공외교'입니다. 우리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대한민국의 국익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고민하고 의견을 나타내는 것이 한국의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결코 쉽지않는 국제정세이지만, 저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믿습니다. 촛불혁명을 일궈낸 저력이 있는 시민들이기에, 탈냉전이 종료되고 새로운 국제정세가 펼쳐지고 있는 형국 속에서도 지혜로운 판단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참고로, 저는 친중도 아니고, 반중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에 그다지 호감은 없습니다. 비호감 정서가 많지는 않지만 일부 있습니다. 저의 입장은 우리 국익 입장에서 미국과 중국을 활용하자는 '용미용중'입니다.
- 리더방 올림.
첫댓글 일단 제목에서 어떤 주제로 말하고 싶었는지가 읽혔습니다.
ㅎㅎㅎ, 제가 리더 방님과 친한 척 하고싶었나 봅니다.
우리 한국의 현실 정치와 사회생활 정서에서 정말 취약한 부문이 이글에서 잘 설명되여 참 좋았습니다. ㅎㅎ
아주~~좋은 글이네요!
글에~~~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