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 카페에서 주로 많이 활동하시는(다르게 말하자면 nba를 좋아하시는)주된 연령층이 주로 90년대 초반을 학창시절로 보내셨던 (이것역시 다르게 말하자면 농구를 마음놓고 즐길수 있었던)분들이기에 글의 호소력도 훨씬 큰것 같네요
90년대 초반...전 초딩이었습니다-_-
조던,피펜,바클리,올라주원,오닐,페니...아는 선수라고는 이들이 전부였던 저였지만 워낙에 농구를 좋아했기에 그래도 그 또래에 비해선 nba를 자주 접하던 편이었죠. 당시 인기 좋았던 카드도 꽤나 모았었고요
물론 경기 수준이라던가 그런거는 잘 몰랐지만 단지 화려한 플레이, 그리고 학교에서의 약간 가다(?)성 넘치는 발언을 위한 자료수집이라고나 할까요(뭔가 세련되지 않습니까?-_-)
그러다가 한번 매직 존슨이 그의 친구들과 함께 '매직 올스타'라는 이름으로 한번 우리나라에 와서 연대와 기아를 상대로 한번씩 시합을 했었었죠. 그때 점수차가 실로 엄청났던걸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방송국에서 당시 준비했던 선수소개 프로필...
카림 압둘자바
주무기 : 스카이 훅 슛(주무기...똑똑히 기억납니다)
당시 그 두팀이 엄청난 스코어로 패배했었고 아이들은 어린나이에 무의식적으로 '야...nba는 정말 엄청난 리그구나 한낱 은퇴한 늙은이들에게 국내 강팀들이 무너지다니...'
그들이 현역시절 어떠한 선수였는지는 알지도 못한채 말이죠^^
아무튼 또래녀석들이 허동택 트리오라던지 연고대 삼성전자...이런얘기를 할때 저는 거기에 항상 잘 알지도 못하는 nba얘기를 곁들여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이를 좀 먹었죠...중학생...
입학식날 학교 한구석에 우레탄 코트를 보고 가슴 설레이던...
국내에는 프로농구가 생기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많은 아이들에게도 외국인들이 국내선수들과 함께뛰는 모습이 낮설어지지많은 않던 시기였습니다..
nba중계는 어렸을때와는 달리 공중파로 접할 수는 없었고, 순전히 가다용이었던 저의 nba사랑은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체질이라 스포츠 뉴스는 꾸준히 즐겨보던게 그나마 다행이었는지...
저는 순전히 우연으로 nba에 빠지게 됩니다..그 계기는 어리던 코비도 신인이었던 카터도 아닌...
그랜트 힐이었죠
우연히 해외 스포츠 코너에서 흑인들 사이로(물론 힐도 흑인이지만 이미지상) 깔쌈한 친구 하나가 벼락같이 덩크를 꽃아넣는데...와...절로..와...ㅋㅋ
집에 nba live 99가 마침 있었고...저는 미친듯이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시즌모드도 아닌...프랜차이즈 모드를 했었다는....제대로 빠졌었죠-_-)
저는 학교에 nba live 전도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선교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같이 해줄 친구가 필요했던거죠 게임방에서 스타하듯이 nba live를 즐긴다는건 저에겐 꿈이었습니다.
프렌차이즈 모드를 하려다보니 선수에 대해 아는게 있어야 했고 저의 부족한 지식으로는 택도 없었습니다. nhk나 star sports에서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알아들을 리도 없고요
그래서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98-99 nba를 잡아라'
장원구 님이 쓰신 책이죠-_-아마 점으로 된 슈팅 분포도까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ㅋㅋㅋ
(오닐은 골밑에 점이 가득 몰려있다던지.. 밀러는 삼점라인 바깥에 점이 많이 찍힌다던지..이런거요)
뭐 작자가 어떤분이든 내용이 어떻든 이 책이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수 없네요. 모든 선수에 대해 간략한 프로필과 플레이 특성 그리고 정확하진 않지만 기량 분석까지..그 책을 앞에 펼쳐놓고 게임을하고 농구를 보는것은(물론 재방송이었습니다만 당시엔 그게 별 의미가 없었죠)저에게 크나큰 재미였고 차츰 좋아하는 선수, 좋아하는 팀, 플레이스타일 같은것도..(정체성이라 해야 하나요?)생기던 시기입니다.
언제부턴가 nba에 관련된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게 되던 저였고 당시 정말 풍부한 뉴스를 전해주던 icc sports를 알게 되곤 지금 이 카페 접속하다시피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그곳 게시판에도 좋은 분이 많았죠...지금 여기 계신분들중에도 제 눈에 익숙한 닉네임이 꽤 있네요...
아 세이클럽도 빼놓을 수 없군요...라카펠라님을 꽤나 많이 만날수 있었다는....ㅋ
저에게는 이때에 비하면 지금은 오히려 시들하다 싶을 정도로 nba에대한 사랑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었던 시기입니다. 지금의 nba mania라는 사이트의 전신이죠 nba best player 약자로 nbp...기억나시는지? 거기서도 촐싹거리며 글도쓰고...그랬죠ㅋ
예 잡소리 그만하고
저에게도 여기있는 많은 분들과는 다르지만 나름대로의 추억과 나름대로의 황금기가 있죠
루키보다는 베켓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고
XXL(대략 잡지 내용은 한달이 늦었었던걸로 알지만)을 보며 해외 유명 칼럼니스트들의 글도 읽어보고...
조던보다는 코비와 카터가 스탁턴보다는 화이트 쪼꼬렛의 화려한 플레이가 유잉,로빈슨보다는 오닐과 모닝이 더 친숙합니다.그리고 지금의 그들에게서 옛날모습을 회상하면서 나름대로 추억에 잠기죠..
첫댓글 딱 접니다 ㅋㅋ 고3.
순간 limp bizkit카페인줄 알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