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촌장 이계진입니다.
또 하나의 계절이 끝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은 덥고 비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위대했지요......
여러분에게 지난 여름은 어땠는지요?
벌써 선선한 바람결이 느껴지는 또다른 행복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나에게 지난 여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 연해주의 극동대학교 자연사 박물관에 걸린 남자상입니다. 그 지역에 아득한 옛날에 살았던 원주민의 모습인데 어쩜 그렇게 우리네 할아버지의 얼굴을 닮았던지요...... 우리의 조상인......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변방사라며)라고 왜곡하고 있는 분통 터지는 현실 앞에서 그들은 우리의 접근조차 막고 있는데, 러시아는 대국답게 연해주 지역의 고대 유적을 공동발굴하는 등 우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함께 유적발굴 현장을 시찰하고 유적현황, 보존 관리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8월 3일부터 4박5일의 출장을 다녀 왔습니다.
※ 우측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 한나라당 박진 의원, 최구식 의원, 이계진, 그리고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 그리고 국립문화재연구소 김용민 실장과 러시아측 극동대학 박물관 세르게이 교수.
연해주는 눈으로 보기에도 편안한 한국의 어느 한 지방 같았습니다. 마치 충청도 어느 지역 같았어요. 이곳에서 농사 짓고 사냥하고 물고기 잡으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을 겁니다.
발굴 현장의 모습입니다. 고고학자와 우리측 대학생, 러시아 극동대학교 학생들이 열심히 발굴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인데, 이 곳이 마치 멀리에서 보면 브로치카(러시아의 흑빵 덩어리) 같다고 하여 그렇게 명명했답니다. 브로치카!
'브로치카'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발굴단의 거처인 텐트들이 보이지요?
현장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불땐 흔적과 온돌의 흔적(최초 발견이라지요?), 사용했던 토기와 파편들, 처음 보는 생활용구등...... 우리의 아득한 예적 조상들이 살던 모습이 아련히 느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때 주부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앞서 보여드린 그 할아버지와 알콩달콩 살았을 할머니의 모습이 고귀해 보이지 않습니까?
발굴작업으로 드러난 생활터전의 흔적을 해석해보면 '불이 나서' 집이 망가져버린 현장 같다는군요...... 기둥이 불에 타서 넘어져 있는 생생한 모습이......
묘한 흥분감이 느껴지는 발굴 현장이었습니다.
발굴단원들은 고생이 막심했습니다. 인가가 전혀 없는 드넓은 연해주 초원의 한 자리는 습해서 무더웠으며 낮에도 모기가 극성이었지요. 낮에도 모기가 쏘는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박진 의원님이 긁고 있고 유홍준 청장님이 쏘고 있는 모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벌건 대낮에 도로에서도 모기는 사람을 괴롭히는 연해주이니, 브로치카 발굴지의 숲에는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끓여 먹더군요. 러시아측 단장 부인이 손수......
그날 대접(?) 받은 음식은 그들이 늘먹는 음식이 아닌 모양인데 손님(?)이 온다고 좋은 메뉴로 장만한 식탁이라더군요. 꿀꿀이 죽 같은.... 그들이 먹고 자는 고생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6명이나 오고 해당 문화재청장이 왔던 터라 한국측 발굴단은 너무나 감격해 했고 러시아측 사람들은 부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방문단인 우리가 더욱 용기를 얻었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이렇게 텐트를 치고 잠자고 모기에 괴롭힘을 당하고..... 그래서 팔뚝에는 수없이 모기에 뜯긴 흔적이..... 하루 이틀이 아닌 몇 개월 긴긴 여름을 끈끈하고 습한 숙소에서 그렇게 잠을 자야 하다니.... 고생이 너무 많더군요.
인적은 드물고 갈길은 멀고 멀어서 소변이 급하면 가다가 잠시잠시 노변방뇨를 감행해야 했습니다. 의원이고 청장이고 고고학자고 체면도 없었지요....
러시아인 기사는 우리가 돌아 오기를 죽치고 기다리지요. (해군출신인데 툭 터진 성격이었음)
‘브로치카’를 돌아 보고 난 다음날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연해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은거지를 찾아 보기도 했는데, 일본인 러시아인 중국인을 피해 깊은 산속에 숨어 살면서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 생을 바쳤던 숭고한 삶의 흔적을 숙연한 마음으로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녀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어두운 사진으로 대신했습니다만 아주 대단한 미모의 10대 소녀인데 러시아계 4세(?) 한인이었습니다. 동포 소녀들의 춤과 노래를 감상하는 자리에 갔었지요. 우리를 위하여 노래를 불렀는데 그 소녀는 노래를 매우 잘했는데 아마 서울에 있는 모 방송국에 출연이 예정돼있다는 것 같았습니다.
연해주 출장은 뜻깊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잘먹고 잘사는 것이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애국애족정신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가능했겠습니까? 보다 더 아득한 옛날로 돌아가서 우리 옛적 조상님들이 터를 잡고 살던 연해주는 소중한 역사의 땅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우리가 지금 소중히 생각할 것은 책속의 역사 뿐 아니라 마음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고대사’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함께 출장을 갔던 의원님들은 국회 고구려사 특위 위원들과 문광위원회 위원님들이었습니다.
그럼 또..............
※이 포스트의 글과 그림에 대한 (비상업적 목적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적극 권장합니다.
바흐 : 바이올린 소나타 1번 2악장
(Bach : Violin Sonata No.1 BWV 1014, 2nd mvt.)
바이올린 : 예후디 메누힌 (Yehudi Menuhin)
피아노 : 루이스 켄트너 (Louis Kentner)
1951/01/22,23 & 05/04
No.3 Studio, Abbey Road, London EMI
|
첫댓글 아니 유홍준?...권영길하고,,,소변을?...ㅎㅎㅎ...ㅎㅎㅎ...
그림은 하나도 안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