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더민당의 당 대표가 된 이후에 오랜 세월 정통 진보당으로 명맥이 이어지던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들이 알고 있는 민주당이 아닌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도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따른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에 참여할지를 두고 당내 격론이 일자 ‘전 당원 투표’ 결과를 참여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 당시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위성정당 필요성을 언급하자 강성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찬성 캠페인’이 벌어졌고, 실제 74.1%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었습니다.
양소영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탈당 선언을 하고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이 주축인 신당 ‘미래대연합(가칭)’에 합류했다고 합니다.
양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주당이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소유 논란을 비판한 뒤 당대표실 핵심 관계자로부터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양 전 위원장은 자신을 압박한 핵심 관계자가 이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지호 정무조정부실장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이제 선거가 두 달 조금 남았는데 아직도 민주당은 선거방식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이재명 대표의 눈치만 보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제왕적 대통령도 문제지만 제왕적 당 대표가 있다는 말을 대한민국의 2024년에 듣고 있습니다.
<여야 대표의 회견이나 연설은 대서특필까지는 아니어도 긍정적 기조로 전달하는 게 언론계 오랜 관례다.
논의와 퇴고를 거듭했을 대국민 메시지인 점에서 비중 있는 보도는 가치도 충분했다. 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년회견에선 이런 묵계가 깨진 것 같다. 대통령이 굳이 피한 신년회견을 자청한 것도 호의를 가질 법한 일인데 그 반대였다.
언론이 듣고 싶은 말과, 이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이 달랐던 이유가 커 보인다. 이처럼 이 대표에게 쓴소리하는 이들은 언론, 여당만이 아니다. 진짜 위기는 민주당 중진, 원로들까지 거침없이 신랄하게 목청을 높이는 데 있다. 당내 혼란도 정리하지 못하고 정권과의 싸움 운운하는 것이 공허한 이유일 것이다.
당내의 혼란은 전술 변화 없이 같은 선수로만 답답한 경기를 하는 요즘 한국축구를 보는 것 같다. 이 대표는 어떤 선거 때와 비교해도 갈등이나 균열 정도는 크지 않다고 했다.
막 시작된 공천만 봐도 사실과 거리가 있는 말이다. '개딸공천’ ‘김00공천’이 설왕설래하고 패권공천 논란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일부 86세대 퇴출 논란의 경우 친명 비명이 ‘한동훈 프레임’으로 싸우는, 여권의 아류로 흘러 이상하다.
가슴 뛰는 가치로 86세대를 추월하는 것도 아니어서 허망한 권력 싸움으로 비친다. 그런 사이 공천 룰은 ‘이재명 일병 구하기’라도 공교롭게 이 대표만 피해서 바뀌었다.
공천은 우리 정치에서 불가사의한 영역이긴 하다. 민주화 이후에도 권력 핵심에서 가장 내밀하게 이뤄지는 게 공천이다. 3김 시절의 1인 지배 정당을 위한 형식적 공천에선 탈피했어도 계파공천, 밀실공천의 사천(私薦)은 여전하다.
그런 정치 퇴행이 극명했던 게 2016년 보수여당의 공천인데 이후 대통령 탄핵, 지금의 보수위기마저 저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당시 시스템 공천을 통해 친노의 손발을 자르고 인재를 등용해 원내 1당의 깜짝 승리를 거두었다.
도덕성과 전문성, 능력을 앞세워 다음 총선마저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공천 시스템이 무너지는 소리가 야당에서 커져 있다.
이 대표는 피습 보름 만에 당무에 복귀하면서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다짐했는데, 결국 돌아가는 사정은 이재명식 공정과 혁신일 따름이다. ‘이재명식’은 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금껏 선거제 비례의 가닥도 잡지 않고 있는 데도 있다.
연동형 선거제의 대국민 약속을 한두 번 한 것도 아닌데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침묵만 하고 있다. 당내 비판대로 비례대표 몇 석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냉정하게 돌아볼 문제는 이 대표의 선거 뒤 사법리스크다. 여러 사건 중 위증교사 재판은 특히 오래 끌 사안이 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어떤 경우를 감안하든 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그들만의 리그로 이길 수 없다.
당내 인사들은 지금 민주당 위기는 민주주의 위기라고 한다. 생전 DJ는 당에 전권을 휘둘렀어도 민주주의 위기란 말을 듣지 않았다. 당장 현 정부를 심판한다 해도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그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 정권심판의 힘은 자기 혁신과 희생, 그리고 당내 통합에서 시작되지만 이재명식 민주당에서 자기희생은 희미하다.
지금처럼 득실과 유불리만 따져선 대안이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겉으론 정권의 독단과 무능을 탓한다 해도 실제로는 정권에 오히려 독단의 길을 열어주는 무책임일 수밖에 없다.>한국일보. 이태규 논설위원실장
출처 : 한국일보. 오피니언 이태규 칼럼, 이재명식 민주당 위기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자마자 국방에 관계된 주식을 대량 매입한 일과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될 때부터 이재명 대표의 진로는 정해졌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더민당의 당권을 장악해서 의원들 공천권을 손에 쥐고 더민당을 쥐락펴락하고 싶었을 것인데 거기에 홍위병을 자처하는 무리들이 줄을 섰으니 얼마나 대견하겠습니까?
개딸을 믿고, 이해찬을 믿고, 함세웅을 믿고, 백낙청을 믿으면서 민주당의 기치를 날리고 싶겠지만 이재명식은 이재명식으로 망할 것이라 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