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소비재 시장 진출, 지금이 적기이다 -
- 도매유통분야 선점 후, 소매유통으로 확대 전략 필요 -
- 소자본 창업은 제과, 제빵, 게스트하우스, 패션, 액세서리, 미용실 등이 유망 -
추 엔터프라이즈 대표 추 현 석
푸네 한인회장/민주평통자문위원/부산시 해외통상자문위원
잠재성이 풍부한 인도의 소비재 유통시장
2017년, 인도의 GDP 규모는 약 2조 4500억 달러(6위)로, 한국의 GDP 규모인 1조5000억 달러(12위)보다 약 1조 달러를 앞서있다.또한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어 구매력평가지수(PPP)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3억을 상회하는 인구수는 중국을 추월하고 있으며, 특히 20세 이하의 청년 인구는 인도의 미래를 밝게 한다.
다수의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인도가 2022년까지 매년 7-8%의 경제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은 산업재 뿐만 아니라 소비재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인도의 소매유통업은 어느 정도 외국인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해 나가는 기업은 노하우 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소규모 자본으로도 창업할만한 분야가 여러 개 있는바 이러한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외국인이 소매유통업(Retail Trade) 진출 시 외국인 지분소유한도 살펴야
외국인이 인도에서 소매유통업을 하고자 할 경우,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Multi Brand인지 아니면Single Brand인지에 따라 지분소유 한도가 다르게 적용된다.
우선 Multi Brand로 소매유통업 진출 시, 외국인의 지분한도는 51%를 넘지 못한다. 즉, 단독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인도인과 합작투자를 통해서 소매유통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Walmart, Carrefou 와 같은 하이퍼마켓 그리고 다수의 브랜드가 입점하는 백화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외국 대형소매유통기업들의 인도진출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반면 Single Brand를 통한 진출 시, 외국인은 10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NIKE, ADIDAS 등이 이에 해당된다. 2018년 1월10일 이전에는 Single Brand도 외국인지분을 최대 49%까지만 자동승인하고 그 이상은 조건부 승인 사항이었으나 외국인투자 확대차원에서 단독투자까지도 자동승인 사항이 되었다.
다만, Single Brand는 현지조달(Local Sourcing) 비중이 최소 30% 이상 되어야
Single Brand는 Multi Brand보다 지분소유한도가 높다. 그러나 정부는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 지분이 51% 이상인 Single Brand 소매유통 기업에 한해서 판매제품의 원부자재 또는 완제품의 인도 내 구매비용이 최소 30%를 넘어야 한다는 큰 제약조건을 걸어놓고 있다. 즉, 인도 산 원부자재를 30% 이상 사용하여 완제품을 생산하거나 완제품의 30% 이상은 인도 제조기업을 통해 OEM으로 조달하여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지조달 비율은 매년 증가하여, 영업 시작 5년차에는 30% 이상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6년째부터는 매년 30%를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첫해에 1%, 둘째-넷째 해에는 매년 5%, 마지막 해에 14%(1+5+5+5+14) 등 총5년간에 걸쳐 업체여건에 맞게 현지조달 비율을 조금씩 증가시켜 나가는 방법 등이 될 수 있다. 이것도 2017년까지는 High Tech로 인정된 제품 이외에는 첫해부터 매년 30%을 현지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2018년부터 동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외국인은 전자상거래(온라인 유통) 벤더(판매자)가 될 수 없다.
49% 이상의 지분 보유한 외국인은 전자상거래 벤더(판매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외국인이 현지에서 생산한 자사제품이나 수입 완제품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현지인 벤더(판매자)를 통해야 한다. 즉, 한국의 화장품 생산기업이 인도 내 100% 지분을 소유한 판매법인 운영 시 전자상거래를 통해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현지인 벤더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외국인이 49%이하의 지분을 소유하는 합작투자를 한다면 그 합작투자법인은 온라인 벤더(판매자)가 될 수 있다.
외국인이 오프라인 소매유통까지 겸임하려면 상기의 Local Sourcing 조건까지도 맞추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모 한국기업이 인도 소비재 시장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하고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업도 직접 하기 위해 현지소매유통법인 설립(100% 지분보유)을 검토하였으나 상기와 같은 제약조건 때문에 불가피하게 도매유통업(B2B) 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
베이커리, 식당, 미용실 등 소규모 상점은 외국인 100% 단독투자 가능
베이커리 운영사업은 외국인이 100% 단독투자가 가능한 분야로, 식품가공 후 이를 도매상에 납품하는 사업(B2B)과 식품가공 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B2C)으로 나눠진다.
제과. 제빵사업은 식품가공업 진출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제품생산설비, 위생, 폐기물, 환경, 전기, 연료사용, 상수시설 등 여러 가지 허가 절차가 이에 해당된다. 한편 생산된 제품을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유통사업은 상기에서 설명한 규정과 같이 원부자재 구입시 최소 30% 이상을 현지에서 구매해야 하며 오직 단일브랜드만 판매가 가능하다. 델리, 첸나이, 푸네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우, 한국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외에 식당, 미용실, 의류 (패션) 등 차별화 된 전략으로 현지화에 성공한 경우가 꽤 많다.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인기 높아
게스트하우스 운영사업은 관광부 관할사항이며 외국인이 100% 단독투자가 가능하다. 최소 6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기타 위생, 보안, 폐기물처리, 주차, 냉난방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법에서 정한 적정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규정은 'The Hotel & Restaurant Approval & Classification Committee'이다. 장소 선정 시 사전에 동 규정을 숙지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무난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델리, 뭄바이, 푸네, 벵갈루루, 첸나이 등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인도는 한국과는 상이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단기 출장자들은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한다. 때로는 투숙객이 해외신용카드로 달러화 결제를 하면, 인도정부에선 달러 유입 즉 수출을 한 것처럼 간주하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일 브랜드 (Single Brand)의 규제가 풀림에 따라, Starbucks, Domino Pizza, Macdonald 등 외국브랜드의 프랜차이즈 및 CCD ( Cafe Coffee Day ) 같은 인도 고유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카페 등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 및 주변지역,대단위 아파트 단지, 신도시의 확장으로 인한 상업지역 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사업기회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소규모 자금으로도 이러한 프랜차이즈 사업이나 가맹점에 투자 해 볼만하다. 인도에도 프랜차이즈 협회와 프랜차이즈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가 있다. 이러한 네트웍을 통해 상담을 받으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소규모 투자 시 주의 할 점
법인 설립 시 CS ( Company Secretary : 법무사와 유사) 또는 CA ( 세무사 또는 회계사무소 )의 도움을 받아 법인 설립 및 세무 관련 등록 ( PAN, AADAR Card, GST, TIN 등 등록 )을 해야 한다. 이때 법인 설립 시 2인 이상 이사(Director)중 최소 1명은 6개월 이상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이거나 인도인이어야 한다.
설립한 회사(법인)를 근거로 상용비자 ( Business Visa) 또는 취업비자 (Employee Visa)를 발급 받아야 하며, 인도 도착 후 거주등록(RP : Residential Permission)을 14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첫 해는 쉽게 등록할 수 있으나, 1년이 지난 후 비자연장이나 RP연장 시,지난 1년간 매출 실적 및 소득세 납부 실적을 제출 해야 한다. 즉 회사매출 1 Cr. ( 약 1.75 억원 ) 또는 개인소득 미화 25,000달러 (약28백만원)에 해당하는 매출 증명서 또는 소득세 납부 증명서를 제출 해야 한다. 투자자 가족의 비자 또한 상기 투자자의 비자 연장에 연동하여 연장해 준다.
프랜차이즈 사업용 점포, 주거용 아파트 또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경우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보아야 한다. 이때, 등기소에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차계약 등기를 꼭 해야 한다. 때로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공증으로 할 수도 있으나 세무서, 경찰서 등 관련 공공기관에서 인정을 해 주지 않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 계약 시에는 실 거주자 이름을 전부 등록해야 한다. 인도에 미처 도착하지 않은 가족이나 직원의 이름을 명기 하지 않으면, 추후 C-form, RP, 은행계좌 개설, 운전면허증 신청, 학교 등록할 때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시사점
소비재유통업(B2C)은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투자에 제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도매유통업(B2B)은 내국인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 따라서 초기에는 도매유통업으로 유통망을 구축한 후 합작투자 등을 통해 소매유통업(B2C)으로 사업을 확대 또는 현지소싱 방안을 마련한 후 단독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인도는 문화의 특이성뿐만 아니라 규정간 상충되는 사항이 많기 때문에 먼저 진출하여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주저하고 있는 지금이 진출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무역이 활발 할수록 그리고 외국인의 진출이 높아 질수록 글로벌화된 제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과. 제빵, 게스트하우스,미용실, 의류(패션) 분야 등은 외국인이 소규모 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인도의 규정은 어렵고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인도를 공부해 가면서 서두르지 말고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창업하여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사례들도 여럿 있으므로 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진출을 추진한다면 그 어느 국가보다 기회가 많은 곳이 인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