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산행기
김세명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고향 무주향우회에서 계획한 월출산산행을 강행한다고 하여 11월 8일 아침 7시 30분까지 종합경기장 앞으로 나갔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35명 참석 예정자중 24명만이 리무진 대한관광버스 편으로 출발하였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내가 최고령이고 회원 대부분이 40-50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산을 타본 경험이 있는지라 담담한 마음으로 동참하였다. 가는 도중 무주 출신으로 전남 나주시청에서 근무하는 암벽 등반 전문가가 동승하였다. 월출산에 도착하여 오전 10시부터 산행이 시작 되었다. 5년 전에 종주해본 경험이 있었지만 힘이 부치면 2진으로 갈 각오였다.
월출산(月出山)은 해발 808.7m 로 전남 영암군 영암읍 군서면에 위치해 있고 남단이며 육지와 바다를 구분하는 것처럼 우뚝 선 월출산은 서해에 인접해 있어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 하여 월출산이라고 한다.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 구정 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으로 거대한 수석 전시장 같았다. 정상에 오르면 동시에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다. 바위산에다 깎아지른 산세가 차라리 설악산과 비슷했다.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또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패인 나마 등은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칭할만했다.
사는 게 그렇듯 산에 오르는 것도 몇 번의 힘든 고비가 있다. 그 고비를 잘 넘기면 그런대로 갈만 하지만 고비를 못넘기면 뒤처지고 가기가 싫어진다. 매번 경험해 본 터지만 이번 산행은 정말 힘들었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의 철사댜리를 오르고 또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산은 결국 끈기로 버티는 것이지 선수가 따로 없엇다.
바람폭포 옆의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지상 120 미터 높이에 건설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인데 지금은 월출산의 명물이 되고 있다. 경험을 통해 처음 출발할 때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앞장서서 갔다. 항상 등산은 앞서야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구름다리에 도착하자 돌아가겠다는 회원이 5명이나 되었다. 13시 정각에 천황봉 정상에 도착하여 점심 식사를 하는데 나주시청 직원이 삭힌 흑산도 홍어를 내놓아 산해진미를 맛보았다. 식사도중에 비가 오기 시작하고 주변은 안개 같은 구름이 가려 있었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제대로 나왔는지 궁금할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은 인산인해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정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고속도로만 정체되는 게 아니라 이곳도 외줄 철계단이 많아 오가는 사람이 기다려 주지 않으면 오를 수도 내려 올 수도 없다. 다행이 비가 오고 사람이 조금 와서 다행이지 지난주에는 1시간씩 정체하였다고 한다.
바람 폭포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보니 단풍이 무척 고왔다. 월출산의 운해는 평야의 들바람과 영산강 강바람이 맞부딪쳐 천황봉 정상에서 만들어내는 구름바다가 신비롭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영암아리랑 노랫말이 말해주듯 구름을 걸친 채 갑자기 우뚝 솟아 눈앞에 다가서는 천황봉의 신령스러운 모습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무사히 산행을 완주하자 회원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그러고 보니 법률상의 노인이 된 지금 내가 한 등산이 무모하지 않았는지? 내 생애에 또 다시 월출산 산행을 할 수 있을지?
첫댓글 저희도 어제 지리산 함양으로 가는도중 단풍이 장관이더라구요. 산세도 높고 참 좋은 구경했습니다. 비가 온후라 공기가 깨끗해서 칼라 사진 선명한것 보는것 같았어요.^^*
잘 하셨슴다. 월출산도 단풍이 지고 있어요 이제 몇일 지나면 단풍 구경도 끝날것 같아~~아쉬움
산을 정복한다는 것보다는 산에 안겼다 오는 방식의 등산형식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소백산 철쭉제를 할 때쯤은 기온이 따스할 때인데 지인들과 같이 갔을 때는 비바람과 진눈깨비가 몰아치는 것이 체감온도가 영하 5도쯤 되었다고 할까요, 전날온 지인들을 대접을 잘하고 비로봉에 올라서는 날씨도 그렇고 나이도 들고, "비로봉아 이제 다시 올지 기약을 못하겠다," 정성스럽게 쓰다듬었습니다. 지인중에 한명이 "비로봉이 아니라 빌어먹을 봉우리네." 가슴이 털컥 내려앉는 느낌였습니다. 소백산 신령님이 노기를 풀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산하면서 망말을 한 사람이 거의 평지에서 털썩 주저 앉더라구요, 불구가 되었어요.
세상에나 ~ 대가족님은 늘 말씀을 조심스럽게 하시니 그럴 염려는 없네요. 자연앞에서 사람은 아주 작죠.
등산을 해도 정상을 오르면 산에게 미안한 감이 들고,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도 산중턱이 많다고합니다. 등산을 하면서 무리를 안합니다. 운동시간이야 하루에 30분정도 1주일에 5일이면 된다는데 무리할 필요가 있겠어요, 인체도 너무 무리를 하면 쉽게 닳겠지요.
산에 안겼다는 표현이 넘 예의 바른 심성 이십니다. 산을 정복한다는 오만함은 화를 자초 하지요 샘처럼 온화 하신분이 산에갈 자격이 잇슴다
산을 무지 좋아 하지만 너무 힘든 산행은 잘 안하는 편이지요...지금은 단풍철이라 기분 좋았겠습니다....부러운데요...ㅎㅎㅎ
철지나면 못 보니 한번 다녀 오시지요~참 좋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