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옻나무를 잡았다. 산기슭 친구의 농장 밭둑에는 옻나무와 음나무 두릅나무 등이 많다. 친구는 옻을 타기 때문에 나무를 못 만져 채취하라는 허락을 했다. 전기톱을 주면서 옻나무를 잘라 달라고 한다. 한쪽 나무를 다 자르고 나니 옆 나무도 가지를 잘라달라고 부탁한다. 결국은 반나절을 옻나무와 씨름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옻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장갑도 끼지 않고 겁 없이 맨손으로 만졌다. 옻나무 가지를 여러 개 잘라 밭에서 삼십 분 동안 안고 밭길로 내려와 자동차 트렁크에 실었다. 새 옷인 등산복 상의에 옻의 진액이 묻어 갈색으로 염색되었다. 물오른 옻나무의 진액도 만졌으니 몸도 성할 리가 없었다. 몸 전체 피부 중 가장 강한 손바닥에 옻 색깔이 배였다. 손바닥에 색깔이 보였는데 비눗물로 씻었더니 말끔히 없어지고 옻이 묻은 자리가 하얗게 나타난다. 집에 도착하자 옻닭이 생각났다. 옻나무를 압력솥에 넣고 끓이는 동안 아내에게 생닭을 싸오라고 했다. 아내는 오십일 정도 된 닭 두 마리에 인삼과 대추도 빠뜨리지 않았다. 압력솥에 모두 넣고 찹쌀까지 닭 속에 넣어서 푹 삶았다. 솥에서 나오는 김에 얼굴을 한 참 쪼이고 삶은 옻닭 한 그릇을 검붉은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이튿날 옻이 남았다고 또 먹었다. 남은 옻나무를 잘라서 정리하고 손바닥에 갈색 얼룩이 보여 따뜻한 비눗물로 씻었다. 이순이 넘어도 옻에 대한 상식을 전혀 모르고 생 옻을 장난감 다루듯 멋대로 만졌다. 옻의 성질은 따뜻하고 매우며 독성이 강하다. 옻을 잘 이용하면 인체에 좋은 점이 많다. 체내에 회충이나 잡균을 없애고 혈흔을 낫게 하며 간을 해독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위암을 포함한 신체의 종양 질환이나 혈액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여자들에게는 냉이 심하거나 월경불순을 막아줄 뿐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동의보감에서 기록하고 있다. 옻의 우루시올이란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게다가 어혈을 삭히는 역할을 한다. 나는 2.5cm의 크기로 간에 뿌리내리던 종양이 십 년에 걸쳐 CT로 촬영할 때마다 보였다. 그런데 옻나무의 진액을 장기간 복용했더니 간에 붙은 종양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것 뿐만은 아니다. 차갑던 몸이 진액 복용으로 항시 따뜻하다. 옻나무를 자른다고 땀을 흘려서 뜨거운 물에 목욕하였다. 목욕탕 밖으로 나왔을 때 손바닥에 옻의 갈색이 사라지지 않고 다시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저하게 남은 옻의 흔적이 그대로 나타났다. 첫날은 손바닥 말고는 몸 어느 곳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나이가 있으니 저항력을 받쳐주지 못하여 체질이 바뀐 모양이다. 사흘이 지나자 손등에서 붉은 점이 생기고 물집이 생기더니 간지럽기 시작이다. 느낌이 심상찮아 동의보감을 펼쳐놓고 옻의 상식을 알아보았다. 몸에 옻이 묻었을 때 절대 비누로 씻으면 안 된다. 옻이 올랐을 때 더운물에 들어가면 화기가 안으로 들어 생명이 위험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옻에 대한 주의점도 확인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만 골라서 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허벅지에 붉은 점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이다. 시일이 지날수록 점점 넓게 번져 사타구니 전체가 붉게 변하더니 피부가 간지러운 것을 넘어 따가웠다. 한 번도 옻을 올라보지 않았기에 옻나무를 마음껏 만진 것이 화근이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처방을 받았다. 주사를 맞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병원에 몇 번을 다녀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약을 먹고 발라도 듣지 않았다. 열흘이 지나니 사타구니에 검붉은 색깔로 번지기 시작하여 배꼽 아래서 무릎까지 붉은 색깔로 앞 부부만 변했다. 붉게 변한 피부는 따갑고 간지럽더니 붙는다. 양쪽 손등이 부어서 주먹이 쥐어지지 않았고 아주 토실토실하여 야생마 엉덩이 같았다. 열흘이 지나니 몸에서 열이 많아진다. 약 먹고 바르고 하여도 아무런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삼 주째 접어들자 얼굴에도 옻의 독이 번져 검붉은 색깔로 나타나 보기가 흉하다. 배꼽 아래는 아주 붉은 색으로 변하더니 볼록볼록 물집이 생겼다. 옻의 독성을 잘 이용하면 인체에 아주 좋은 점이 많다고 내과 의사가 말했다. 옻오름이 심기를 상당히 괴롭히더니 몸에는 열이 높아진다.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다. 열이 많아져서 가슴이 답답하여 옷을 홀랑 벗었다. 옷을 홀랑 벗은 채 손바닥으로 온몸에 약을 반죽하였다. 창살 없는 감옥살이와 같이 두문불출하였다. 보름이 넘게 혼을 빼더니 한 달이 지나자 손등에 부위가 빠지기 시작했다. 찬물에 샤워하면 몸 일부에 피부 색깔이 원위치로 돌아온다. 더운물에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면 옻의 독성이 몸 밖으로 나타나 붉게 보였지만, 이젠 정상적인 색깔이다. 하복부 부위의 피부가 아주 붉은 색깔로 보일 때 다른 사람은 간지럽다고 하는데 나에겐 따가운 것이 이색적이다. 가까스로 독이 진정되었다. 마음이 안정되니 따가운 느낌도 희미해진다. 창고에 넣어둔 옻아 아직 그대로다. 옻이 나의 체질에 아주 잘 맞았는데 갑자기 놀랐으나 조심스럽지만, 면역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옻 물을 먹고 싶은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나의 체질에 옻과 화합하여야 건강이 개선되리라 믿으며 언젠가는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 있다. 옻의 독성을 잘 이용하면 인체에 득이 된다. 옻 진액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반점이 생기고 부어서 심하게 고생한다. 세상일이란 다 이런 것이다.
첫댓글 옻칠액을 장기복용을 했었는데 옻에 감염되어 고생을
했었군요. 선생님께서는 면역력이 있음을 안심하시고
뜨거운물에 목욕을하시고 피부를 자극을하고 비누로
씻고 옻이 좋아하게만 했었습니다.
우스운 얘기 한번한까요.
옛날에 우리아버님 친구분 부인께서는 옻에 약해서
집에서는 옻닭같은것은 생각도 못했었답니다.
부인께서는 옻나무만 쳐다봐도 옻이 오를정도로 옻에
민감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분이 동네사랑방에서 친구들하고 옻닭을 먹고 집에와서는
양치질을 하고 아무말도 안하고 그량잠자리에 들었는데 그게 화근이 되었답니다.
옛날에는 집안에 화장실이 없던시절이라서 요강을 방안에 두고 가족이 사용할때라서 친구분이
소변을보고 또부인도 요강에 소변을 본것이 그만 부인의 하체에 옻이 감염되어 당시에는
시골에 병원도 없고 사람들에게 창피와 망신도 당할까봐 난감해하고 고생을 이루 말할수없을정도로 했었답니다.
선생님의 옻나무에 방심했다가 곤혹스러웠던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