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人面獸心)의 교회 장로와 권사 부부
개보다 못한 사람들의 세상입니다. 금주 일요일 KBS1의 '취재파일 4321'을 보았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오더군요! 무대는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참 좋은 곳입니다. 서울에 사는 제가 어떻게 이 곳을 아느냐 하면 처형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늦동이 조카가 화목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구요. 또 처가집이 영덕이다보니 안동에서 청송을 거쳐서 영덕까지 가고는 합니다. 자주 가는 편이죠! 그러다보니 현서이야기에 눈이 뜨이더군요!
대략 프로그램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부부가 고아원에서 입양한 딸(?) 그것도 정신지체 중증 장애인을 30년이나 노예처럼 부려먹은 사건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난 영자라고 하는 장애인은 리어카를 끌고서 농장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혼자서 현서면의 식당에서 얻은 잔밥과 생선등으로 소죽을 끓입니다. 그리고 개도 키우고요! 당근 혼자 일을 합니다.
영상을 보면 대략 일년은 목욕을 하지않은 모습입니다. 집에 가니 우리 영자씨의 보금자리 거의 돼지 우리 수준의 방에서 그것도 한겨울에 냉골이더군요. 그리고 영자씨가 먹는 음식물은 개, 돼지 밥보다 못합니다. 김치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난다고 PD는 이야기합니다. 보다못한 제작진이 닭고기를 사다주니 2마리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웁니다.
그런데 대단한 것은 제작진이 보호자에게 싸준 점심을 문제삼아 질문하였더니 우리의 영자씨 고기를 싫어한다나요!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닭고기 2마리라! 웃기는 일입니다. 그런데 몸둥이로 꼬챙이로 구타도 당했다고 합니다. 다리에 보니 매우 심하게 흉터가 있습니다. 아이큐 51의 장애인을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의 노예로 부려온 것이지요!
그런데 대단한 것은 우리의 영자씨에게 매월 30만원을 지불하였다는 것입니다. 통장을 보니까 잔고 0원 이더군요! 대단한 장사를 한 것입니다. 신나게 부려먹고 개,돼지의 밥을 주고, 주거 환경에는 전혀 비용이 들지않으니 대단히 수지맞는 장사를 한 것입니다. 친딸처럼 키웠다는 변명을 합니다. 그렇겠지요! 친딸처럼 돈은 갈취하고, 노예처럼 부려먹었으니까요!
그래서 화가 나서 청송군 홈피에 항의글을 올리려고 갔더니 이분들이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화목교회의 장로, 권사 부부라고 합니다.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서 확실한 것 같더군요. 예수가 칭찬하겠습니다. 갈취한 돈으로 산 장로가 아니겠습니까? 그 조금만 면에서 1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 공동체가 몰랐을리 만무하잖아요! 아니 몰랐다면 그 동네 서울보다 이기적인 지역 공동체겠구요. 그 교회는 잃어버린 양 한마리에는 관심이 거의 없는 교회니까 변명할 것이 없겠습니다. 장남은 현서신협의 부장이라나요! 지역 유지에 해당하는 가정인 셈입니다. 관습적으로 볼 때 대개 유지들이 개보다 못한 짓을 합니다.
가관인 것은 면사무소의 사회복지 담당이 영자씨에게 뭏습니다. 왜 맞았느냐? 어디를 어떻게 맞았느냐? .... 대답이 없으니까...말을 해야 알지!라고요! 아니 아이큐51의 장애인이 말을 어떻게 한다는 말입니까? 자기 이름도 간신히 말하는데! 그것도 모르면서 국고를 그것도 월30만원 씩이나 주었다는 말입니까? 한심한 일입니다. 대단한 대한민국의 공무원 나리입니다.
축소된 우리 나라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썩어도 썩어도 너무 썩어서 어디서 부터 손을 써야 개선할 수 있을지 대략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교회, 공무원... 그 조그만 공동체에서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물맑고 산좋은 곳에 산다고 마음까지 깨끗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우리의 김근태 장관님 더욱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차기 명함 내밀겠습니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소수자의 권익에 한층 더 매진하여야겠습니다. 정치는 쌩까시구요! 그래야 차기가 열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청송군청 홈피에 가서 보니 사회복지담당이 무슨 죄가 있느냐는 격려의 글이 매우 많이 올라와 있더군요. '고만 해라..많이 뭇다 아이가!!' 대략 이런 이야기들 입니다. 남탓을 하기전에 자기를 먼저 돌아보자는 내용도 많더군요! 짜고치는 고돌이의 전형으로 느껴졌습니다. 시박쉐이들! 도대체 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종자들입니다. 대략 일본으로 수출하고 싶어집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우리는 전라도 사투리로 말하면 '짠하다'는 감정과 함께 돕고 싶어집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귀찮다는 욕망 아니 괴롭히고 싶다는 욕망도 생깁니다. 오묘한 인간의 심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개인차는 있겠지만 약간의 SM적 기질은 있지않습니까?
제가 초딩일 때의 일입니다. 우리 집이 단골인 거지가 있었습니다. 어느 비오는 여름날 글쎄 어머니께서 그 거지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시는 겁니다. 그리고 목욕을 시키시더라구요! 그리고 제 옷을 입혀서 저희방으로 데리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자라고 하지 뭡니까? 무척 싫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지도 표정이 죄지은 표정에 몸둘 바를 몰라하더군요! 제가 우물쭈물 거리자 먼저 간 동생이 "형(거지에게 말입니다.)! 여기 와서 같이 자자!"면서 태연하게 자기 이불로 끌어들이더군요! 물론 동생의 취미가 남색 아닙니다.
그 여름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기능하였구요! 누가 말로 이론으로 가르쳐준 것이 아닌데, 소수자에 대한 배려의 즐거움을 그날 밤 알아버린 것 같습니다. 동생 덕분에요! 다음 날 아침 함께 밥을 먹는데 저와 똑 같은 사람이더군요! 냄새도 나지않구요! 거지도 씻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위대한 사실을 배운 날이었죠..
제도적인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정부 차원에서 우리들의 감시와 격려하에 차분하게 진행하면 되겠는데, 우리의 의식은 쉬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도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크게 두가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는 정부 차원의 안전망이 현재의 장애자 지원와 같이 명분으로 흘러서 국고를 낭비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귀족장애인에게만 유리해 진다는 것이지요. 국고의 낭비이지요! 제 주변에도 장애인이라고 하여 차를 살 때 저렴하게 구입도 하고, 고속도로 사용료 혜택도 받고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비행기표도 반값 이더군요! 사실은 그 사람이 저보다 더 매우 부유한데도 말입니다.
두번째는 소수자와 함께 함으로써 학습될 생명 존중과 이질적인 것과의 공존의 장이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인 경험은 각 사람의 인생에 대단히 긍정적인 기억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사회적 학습기회가 효과를 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소수자에게 열려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우리 사회는 희망을 간직하게 되지 않을까요? 들뢰즈는 이를 '일관성의 구도'라고 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권을 만드는 사회적 욕망기계의 하나가 소수자에 대한 공존의 욕동이 되리라는 것은 환경에 대한 욕동기계 만큼이나 강하게 기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음..저두 이 프로 봤습니다.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매스컴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 사회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아주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걸 보면 과연 사람과 짐승의 근본적인 차이가 무엇일까 되새겨 봅니다.
릴리님은 사회적인 부문에 관심이 많군요..근데 이건 언제적 얘기죠?
좀 됐죠. ~~ 작년 이야긴가해요.
릴리님 전공이 혹시 사회복지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