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호흡기 방호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신 분들이 많으실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번에 설을 지내면서 많은 유동인구들이 여러 지역을 경유했고, 이제는 다시 본래의 일터로 출퇴근하며 서로 모여서 마주하게 됩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드문드문 신종독감 감염자가 나타나는 추세지만,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버스나 지하철을 자주 애용하시는 분이라면, 예방적으로 호흡기 방호를 어느정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호흡기 방호의 가장 기본적인 물품은 { 마스크, 보안경, 손 세정제(+손씻기)}라고 생각됩니다. 본 글에는 가장 기본적인 마스크 구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마스크를 한번 제대로 사려고 하면 여러 등급기준이 있음을 보고 헷갈릴 수 있는데요, 대충 a,b,c,d로 볼 수 있습니다. a가 최고급, d가 최저등급입니다.
a: 특정 기준크기의 입자를 99%이상 거름: N99, KF99, 방진특급
b: 94나 95% 거름: N95, KF94, 방진1급
c: 80% 거름: N80, KF80, 방진2급
d: a,b,c라고 주장하지 않는 것들(!)
거의 모든 마스크는 정전 필터의 원리로 입자를 거릅니다. 이 경우 마스크 자체가 처음부터 특정한 극으로 대전되어 있습니다. 마스크의 정전기가 접촉하는 입자를 대전시키면서 다른 극이면 그냥 그 입자와 마스크 섬유가 정전기적으로 결합하고, 아니면 밀어내는 원리입니다. 이러한 형식의 마스크는 3M(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 만든 그 회사)가 선구자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당연히 정전기는 물이 닿는 순간 약화되며, 시중의 거의 모든 마스크는 물에 젖는순간 미세먼지를 거르는 기능을 크게 상실합니다. 마스크의 등급은 이러한 종류의 필터가 거르기 가장 어려운 크기의 입자를(아마 2um급이었나??) 거르는 성능으로 측정되는데, 정작 이 기준 크기보다 더 크거나 작은 입자는 더욱 잘 걸러냅니다.
마스크의 등급이 커지면 무조건 좋을거라 생각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숨을 내쉬고 내뱉는게 매우매우 어려워지는게 대표적인데, 아동이나 노약자분들은 오히려 너무 좋은 마스크를 드리면 산소부족에 따른 호흡곤란 현상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성인도 높은 등급의 마스크는 장기간 끼기 불편하기 때문에 빠르게 벗어버리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KF99나 N99나 방진특급의 마스크는 경우에 따라 계륵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자체로는 공기중 전염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그 자체가 외부 공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빠르게 사멸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미세한 물방울에 둘러싸이면(포말) 외부로부터 보호받아서 물방울이 다 증발하기 전까진 손쉽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균자가 재채기를 할 때 바이러스는 분무기에서 나오는거와 같은 미세한 물방울에 싸여 주변에 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바이러스보단 훨씬 큰 미세한 크기의 물방울 입자를 거르고 차단하는게 마스크의 역할이 되며, 사실 a,b,c모두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이라도 N95/KF94/방진1급 정도부터는 꽤나 문제없이 방호가 가능하며, c에 해당하는 마스크도 없는거에 비하면 매우매우 좋습니다! 특히 노약자나 아동분에게 장기간 착용을 권한다면요. 무엇보다 사람과 접촉을 안하는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d등급의 마스크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은데, a,b,c중에 아무 등급도 표기가 안 되있는 경우입니다. 이건 불안하니 안쓰는게 좋습니다. 특히 면으로 된 마스크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전혀 아니니 피하십시오.
안타깝게도 마스크는 등급만으로 고를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마스크의 만듦새에 따라서 착용성, 안정성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로 마스크의 만듦새에 따른 종류를 살펴보겠습니다. 빠른 설명을 위해서 반말을 사용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2) 마스크의 만듦새에 따른 종류
2-1)치과형 마스크 - 뭐라고 주장하든 d등급 성능, 사지마라!
>치과형 마스크는 치과의사들이 쓰는 마스크 형태로 직사각형에,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싼게 비지떡(하지만 진짜 싸서 상자로 사면 하나에 100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잘 하는거
-대화중 침이 튀는걸 막는다
-대화중 숨결이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가는걸 막는다.
>단점
-코와 입에 틈새가 진짜로 잘 남아서 김이 잘 새므로 안경착용자는 비추
-입과 마스크가 닿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비추
-남이 재채기한 포말을 마실 가능성 매우 높음
내가 정말 다급한데 마스크가 이거밖에 없다면 이거라도 쓰겠다는 용도. 포말도 콧등과 양옆으로 다 들어오는데, 미세먼지 거르는 기능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무엇보다 쓴지 얼마 안있어 마스크 내부가 입김으로 다 젖고 그게 입에 닿기에 필터의 기능도 곧 맛이 가고 외부의 먼지를 물에 녹여 끌여들일 위험까지 존재!
2-2)입체형 마스크 -> 고리형 아니면 사지마라!, b,c등급까지만 사자
입체형 마스크는 코와 입이 마스크에 닿지 않는다!! 주변사람들 대다수는 이걸 쓰고 다닌다.
그리고 고리가 뒤에 있으면 머리뒤로 걸수 있어서 귀가 안아프며 잘 안벗겨져서 밀폐력이 향상되니, 무조건 고리가 있는걸 사야 한다!!
>잘하는거
-진짜 싸다(뭘하든 20-30개 상자로 사면 하나당 600-800대 가격)
-KF80까지는 밀폐가 잘되고 KF94급까지도 숨은 쉬어짐...
>못하는거
-숨을 내쉬기 힘들고, 숨 내쉴때마다 마스크가 압력을 못견디고 튀어오를 가능성이 싸구려일수록 두드러진다. (덕분에 KF94가 KF94가 아니다...) <수정>하지만 위와 같은 가로세칸 방식의 마스크는 밀폐력이 꽤나 우수해서 이부분의 문제는 없다. 코조절만 하면 턱과 코의 접촉면적이 커서 단단히 밀폐되기 때문이다.
-콧등조절을 위해 마스크 콧등 구부리는 스킬이 필요하다. 못하면 바람이 샌다.
-안경낀 사람은 내쉬는 김이 마스크를 타고 올라와서 10분이상 끼기 괴롭다.(뭘 하든 입주위가 사우나가 된다.)
-밸브가 없어서 마스크 내부에 김이 서리며 당연히 물이 다 젖으면 필터기능이 빨리 상실됨. 내부의 김이 마르면 냄새가 나서 못끼니 결국엔 일회용이다.
이 마스크는 싼맛으로 쓸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2-3시간 끼는건 김서림때문에 괴롭고 재사용하기 껄끄러울 것이다.
<수정> 하지만, 마스크 자체는 제 역할을 잘 해주며, 정식 재해용품으로써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마스크계의 워크호스이기도 하다. 또한, 가격이 저렴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도 적절하며, 코조절만 잘 교육한다면 누구에게라도 바로 건내줄 수 있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 즉 표준 비축용품이라고 볼 수 있다.
2-3)배기밸브 마스크 (접이형) -a,b,c 다 존재하나 b,c형만 쓰는게 마음편함
위의 마스크에 배기밸브만 단 마스크다. 배기밸브는 내뱉는 숨을 낮은 압력에도 배출해주기 때문에, 숨 내쉴때마다 마스크가 널뛰기하는걸 방지해주므로 밀폐력에 아주 좋다. a급형 배기밸브 마스크는 의료진들이 착용한 사진을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어쨌든 2-2보단 확실히 좋다. 본격적인 고급형과 비교하면 좀 아쉽지만.
잘하는거
>숨 내쉬는거 매우 편함. 밀폐력이 업그레이드됩
>안경 김서림 문제도 유의미할 정도로 개선됨(하지만 내쉬는 숨이 밸브로만 빠지지 않고, 마스크 전체면에서도 조금씩 빠지므로 그 김이 타고올라간다. 아직도 밀폐가 잘 안되서다)
못하는거
>콧등조절을 하는 스킬은 여전히 필요(다만 3m꺼는 코조절해서 밀착하기 더 편함)
>밀폐력이 최고는 아니라서 결국엔 입으로 숨쉬게 되는데, 당연히 내부에 김이 끼므로 냄새때문에 재활용하기 힘들다
>다시 껴보니 밀폐력은 꽤 좋다. 다만, 마스크가 오버핸드 머리끈 방식일 경우 끼기 불편하고, 다회용으로 쓰기 어려운 단점은 개선되기 힘들다. 물론 2-2)보단 입주위가 덜 습해지고 숨 뱉기도 훨씬 쉬워지긴 하지만.
2-3)배기밸브 마스크 (컵형) -a,b형으로 사자, 고급형은 페이스실이 있고, 하위형은 없다.
컵형 마스크는 '일체형'이라서 부피가 작게 접는게 불가능하다. 일체형 마스크는 고급형이라면 위의 사진에서 마스크 뒷부분을 조금 덮는 '페이스실'이라는 파란 부분이 추가되면서 밀폐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컵형인데 페이스실이 없이 흰 면체만 노출된 마스크도 있으니 이건 마스크 기종을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마스크가 편하다는 느낌은 (배기밸브, 페이스실)이 모두 포함된 마스크에 적용된다.
잘하는거
>페이스실 때문에 밀폐력이 더더욱 업그레이드됨.
>코로 숨쉬는게 가능해짐. 코로만 숨쉬면 김이 내부에 끼기 힘들며 잘하면 일주일 내내 쓸수도 있음. 그런데 입냄새가 서리면 괴로우니 코로만 숨쉬면서, 껌을 달고 살아야 할거다.
못하는거
>페이스실 때문에 대충 껴도 밀폐가 잘 되지만 그래도 코조절을 좀 잘 해줘야 편하다. 다만 3m 컵형 마스크는 이게 철이라서 플라스틱재질보단 편함.
>마스크가 찌그러지는순간 배기밸브 기능은 못쓰는거나 마찬가지. 버려라.
>오래되면 마스크가 늘어나면서 숨 내쉴때마다 조금씩 팽창했다가 줄어들어서 코로만 숨쉬기 어렵다. 결국 입으로 숨쉬게 되는순간, 입냄새를 먹어서 쓰레기통행
>적어도 3M사의 컵형 마스크는 찜통이다. 덕분에 입주위에 김이 끼고 땀이 난다. 겨울에도!!
>안경끼면 김이 거의 안서리지만 아예 안서리진 않을 거다
싼값에 고급형 마스크의 맛을 보고 싶다면 껴보자. 다만 가방에 넣고다니면 100% 찌그러지며, 이러면 마스크 성능도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어짜피 2-4)가 있는데 왜 이걸 사야할까???
2-4)배기밸브 마스크 (뼈대형) -a,b형으로 사자
방독면 쓰기 싫으면, 이 정도가 최고급형 만듦새 아닐까 싶다. 10개들이에 2만원 중후반대에 살 수 있다. 그리고 플라스틱 뼈대가 내부에 있어서 가방에 넣어도 안 찌그러진다!!! 그리고 귀에 거는게 아니라 고리형을 사도록 하자. 듀퐁(프라이팬 코팅 처음으로 만든 그 회사)와 국내 몇몇 기업들이 팔고있다.
잘하는거
>최고수준의 밀폐력 (페이스실, 잘 맞는 몸체, 배기밸브)
>뼈대에 코부분이 파여있어서 콧등조절 안해도됨.
>배기밸브형중 가장 덜 튀어보임
>가장 장기적으로 편하게 낄 수 있는 마스크
>컵형보다도 더 오랜기간 코로 숨쉬는게 가능해서 가장 오래 쓸 수 있음
>활성탄 분말까지 포함된 마스크는 담배연기냄새도 거르는 수준. 하지만, 수명은 활성탄 없는 마스크보다 훨씬 떨어진다.
>가끔은 내부에 마스크 면체 위로 플라스틱 망이 있어서 김이 서려도 망에 김이 서려서 마스크 필터가 젖는걸 방지할 수 있음. 결과적으로 수명이 더 길어짐.
못하는거
>콧등조절 안해도 되지만, 코에 자국이 남는게 신경쓰일 수 있다.
>부피가 어느정도 있는건 컵형과 뼈대형의 한계. 하지만 컵형보단 작다.
추가
>모든 종류의 마스크는 오래끼고 코로 숨쉬면 결국엔 입주위에 김이 서린다. 이 마스크도 그 한계는 극복 못한다.
>안경끼면 김이 거의 안서리지만 아예 안서리진 않을 거다.
>정말 편한건 맞는데 KF94급부터 숨 들이쉬기 힘든건 모든 마스크 공통사항. 이거라고 예외는 아니다. 석면 다루는 사람 아니라면 a급을 갈거냐 b급을 갈거냐는 취향에 문제에 더 가깝다. a급을 평소에 쓰는 사람은, 직업때문에 전면 밀폐형 방독면도 높은 확률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 사람.
2-3)에서 2-4)까지 왔다면, 마스크에 더 투자를 하지 말고 보안경을 사는게 더 나을 겁니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물방울(포말)은 눈에 닿으면 콧구멍으로 전이되어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눈물이 나는걸 참으면 코로 눈물이 넘어가는데, 이건 눈과 코를 이어주는 통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던가 마스크 외부를 만진다던가 하는걸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아무리 잘 막아도 손을 마스크에 대고 얼굴에 대는순간 모든 방호가 다 뚫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출하고와서는 가족과 접촉을 하기 전에 무조건 손부터 씻고 얼굴도 조심해서 잘 씻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안타깝게도 비상사태가[..] 찾아오게 된다면, 모두가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소모하게 될 테고, 그러면 마스크 소모량이 어마어마해질 수 있으니, 미리 필요한 수량을 사서 준비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이상으로 마스크에 대한 간단한 구매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출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비 방호책] (1) - 마스크 구매 가이드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당........^^*